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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Lunatrix 님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lunatrics/220942715134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앞선 칼럼들을 통해 급사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죠. 그리고 이로 인한 라이딩의 한계점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두 가지 방식의 턴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동안 미처 이야기 하지 못한 두 턴의 소소하면서도 중요한 차이점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서 스노보드와 같은 원리를 공유하는 다른 설상 스포츠에서는 이 차이가 어떤 식으로 드러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스노보드는 사실 스키의 발전 방향을 많이 따라가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스키에서의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이 무엇이고 또 어떤 식으로 변화해 왔는가를 살펴본다면 앞으로의 스노보드의 방향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차는 턴 vs 그리는 턴



그동안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타난 두 턴의 진행 방법이 매우 닮아 있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 턴의 차이점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을 구분하는게 조금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우선은 그동안 알아본 두 가지 턴의 차이점들부터 정리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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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그간 알아본 두 턴의 대표적인 차이점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턴의 원리에 따른 직접적인 차이점들 외에도 턴을 수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작지만 특별한 차이점들이 몇 가지 더 존재한다. 사실 두 턴을 구별하는 데에는 오히려 이러한 차이점들을 눈여겨보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알아두면 두 턴을 이해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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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의 구성> 
차는 턴은 턴의 피크에서 다음 턴의 피크에 가는 과정이 중요한 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턴의 구성은 반원형 C자가 아니라 옆으로 누운 S자의 형태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 
반면에 그리는 턴은 원심력에 의한 회전이 턴의 기본 원리이기 때문에 턴 중간의 연속된 궤적이 가장 중요하고 따라서 턴의 구성은 반원형 C자로 보아야 한다.


<턴의 연속성 (턴 도중의 모션 변화)> 
같은 이유로 인해 차는 턴은 턴의 중간에 (계곡 돌기와 산 돌기의 경계) 움직임이 바뀌게 된다. 이 부분이 낙차로 인한 수평 힘의 작용이 달라지는 경계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는 턴은 낙차가 아니라 강한 횡력으로 발생한 원심력이 턴의 근본 원리이므로 턴 중간에 자세의 변화 없이 동일한 자세로 턴을 진행하게 되며 따라서 대부분의 동작은 엣지 체인지 순간에 몰려있게 된다.


<가속 감속 구간> 
가속과 감속은 딱 나누어 구분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사실상 밖에서 턴을 바라봤을 때 그 턴이 주는 느낌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가감속은 턴의 운영에 따라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원론적인 차원에서 가감속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도만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차는 턴의 경우엔 낙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 낙차에 의한 가속이 주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낙차가 가장 큰 3시 9시에서 가장 가속이 커질까? 꼭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차는 턴의 경우엔 3시와 9시 근방에서 프레스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 순간 설면의 마찰력이 매우 커서 감속의 요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 더 중요한 감속 포인트로는 턴의 전반부 차는 행위로 인한 스키딩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차는 턴의 가속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순간은 이러한 감속 요인 없이 낙차를 받을 수 있는, 턴의 피크 이후부터 다음 턴 전반까지의 언웨이팅 구간이라 말할 수 있다. 반대로  감속이 발생하는 순간은 턴 전반부 차는 순간(스키딩)부터 턴의 피크(프레싱으로 인한 마찰력)까지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차는 턴은 프레스의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느려지다가 턴의 피크 지점을 지나 언웨이팅 구간에 들어서면서 지속적으로 빨라지는 리듬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속도의 변화는 마치 진자 운동과 흡사하며 턴의 피크에서 잠깐 정지하는 듯한 이미지를 느끼게 된다.


그리는 턴의 경우에는 가감속이 조금 더 복잡해진다. 그리는 턴은 차는 턴과는 달리 스키딩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감속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차는 턴에 비해 더 강한 프레스가 지속적으로 걸려있기 때문에 마찰력이 좀 더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특징적인 감속은 없지만 턴 전반에 걸쳐 항상 감속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만약 프레스가 더 강해진다면 마찰력에 의한 감속이 커져서 느려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리는 턴의 가속은 언제 일어날까. 그리는 턴은 턴의 마지막까지 강한 프레스가 걸려있고 턴의 궤적이 좀 더 완전한 원형으로 형성이 되기 때문에 엣지 전환부에서는 차는 턴보다 더 강력한 리바운드가 발생하게 된다. 이 리바운드는 턴 전환부에서 라이더를 새총처럼 날려주게 되어 순간적이고 강한 가속이 발생한다. 이어지는 다음 턴의 전반부 역시 차는 턴과는 달리 스키딩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좀 더 감속 없는 라이딩을 하게 된다. 
결국 그리는 턴의 가속은 엣지 체인지 순간부터 다음 턴의 전반에 걸쳐 순간적이지만 강하게 발생하고, 이후 턴을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마찰력으로 인해 서서히 감속되게 된다. 그래서 차는 턴과는 달리 턴의 속도가 일정한 편에 속하고, 마치 자동차가 코너링 하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된다.


#포토제닉한 턴에서의 가감속


엉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최근의 턴은 위에서 알아본 것과 약간 다른 형태의 가감속을 가진다턴의 막바지에 업힐에 가까운 궤적(=안정화)으로 감속을 만들고 이렇게 느려진 상태로 턴을 진입하여 다리를 뻗어 데크만 보내고 몸은 그대로 떨어뜨린다이후에 몸을 최대한 설면에 붙여 가속한 뒤 다시 턴의 막바지에 사활강 형식으로 감속하는 형태의 턴을 한다이와 같은 턴은 설면에 몸을 많이 기울일 수 있는데 반해 전체적인 턴의 궤적이나 느낌은 기존의 턴과는 조금 다르다그래서 사진이냐 영상으로 봤을 때엔 굉장히 멋있는 반면 실제 라이딩은 그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어떻게 보면 매우 포토제닉한 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턴은 그리는 턴이나 차는 턴의 원리와는 약간 다른 관점에서 턴을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턴에 그리는 턴과 차는 턴이 혼재하는 복잡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러한 턴이 턴의 궤적이나 타이밍을 다르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 투 카브>

약간 번외에 가까운 이야기이지만, 차는 턴의 경우에는 에어 투 카브가 이루어 질 때 데크를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에어 투 카브가 발생하면 데크가 지면에서 떠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중에서 돌려야 한다. 그래야 옆으로 찰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는 턴은 데크가 뜬다 하더라도 절대로 데크를 돌려서는 안된다. 이런 경향은 주로 힐 턴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힐턴은 차는 턴인 경우가 많다.




2. 카빙턴의 스펙트럼



위에서 알아본 두 턴의 차이점들은 실제 라이딩에서도 자주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모든 턴에서 공통적으로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차이점이 눈에 띄게 나타나려면 차는 턴이나 그리는 턴 방식에 충실해야만 하지만 실제 라이딩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럴까. 
그동안 칼럼을 통해 계속 이야기 했던 것이지만 사실 차는 턴은 우리가 배우는 카빙의 원리와는 동떨어져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는 턴을 하는 것은 낙차로 인한 낙하 현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낙차에 100% 대응하는 방식의 턴(?)은 턴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움직임이 될 것이다(7~80도의 직벽을 내려오는 라이더를 상상해보자). 즉 차는 턴은 우리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턴의 모습과 낙차에 의한 움직임이 혼합된 방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 모습이나 수행하는 방법이 굉장히 다양해질 수 있다. 
그리는 턴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리는 턴이 지향하는 퓨어 카빙의 경우 그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서 이론적으로 딱 하나의 궤적만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리는 턴 역시 (차는 턴만큼 다양하지는 못하지만) 여러 가지 변형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카빙턴은 뚜렷하게 차는 턴이 되거나 혹은 완벽한 그리는 턴의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다음과 같이 넓은 스펙트럼 중에 한 곳에 위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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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스펙트럼이 말해주는 것은 카빙의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이며 그 방법들 또한 차는 턴 방식과 그리는 턴 방식이 혼합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빙턴의 방식이 모두 제각각인 것이고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가끔 강습 영상이나 또는 티칭에서 사람마다 완전히 반대되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나, 세간에 떠도는 원포인트들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카빙 턴을 배움에 있어 그리는 턴과 차는 턴의 원리를 먼저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이런 다양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나가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3. 레이싱 방식팀 엣지 방식



앞서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은 이미 구분되어 왔고 이를 칭하는 명칭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만큼 이미 많은 라이더들이 경험적으로 이 두 가지 턴 방식의 차이점을 인식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차는 턴은 레이싱 방식, 그리는 턴은 팀 엣지 방식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데, 물론 약간의 논란은 있겠지만 어째서 차는 턴이 레이싱 방식이고 그리는 턴이 팀 엣지 방식이 되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차는 턴이 레이싱 방식인 이유> 
레이싱 방식이란 게이트를 타는 슬라럼 경기에서 주로 쓰이는 주법을 말한다. 이런 슬라럼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이트에서 다음 게이트를 목표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차는 턴 역시 턴의 피크에서 다음 턴의 피크로 가는 과정이 강한 연속성을 가진 턴 방식이기 때문에(옆으로 누운 S자) 당연히 기문에서 기문을 목표로 삼는 레이싱 방식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레이싱은 급사에서 이루어 질 뿐만 아니라 레이싱의 목적 역시 턴 반경을 컨트롤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턴 반경 조절이 쉽고 급사에서 유리한 차는 턴 방식을 쓰는게 아무래도 맞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엔 약간의 반전이 있다) 특히 레이싱에서는 도저히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턴 반경을 줄일 수 없을 경우 데크를 억지로 돌리는 스윙을 쓰게 되는데, 이러한 스윙 앤 글라이드 역시 차는 턴 방식의 극단이기 때문에 레이싱에서는 차는 턴이 주로 쓰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는 턴이 팀 엣지 방식인 이유> 
팀 엣지는 레이싱과는 다르게 실용성이 아닌 스타일이 목적이며 이름 또한 그러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특정 단체의 이름이기 때문에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팀 엣지라는 말은 단순히 단체명을 넘어서서 이미 그 스타일을 지칭하는 단어로서 일반명사화하여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에 염치 불고하고 잠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팀 엣지 방식의 특징은 하체를 잘 쓰지 않고 상체로 가압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팀 엣지 방식을 배워보거나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어째서 그런 자세를 취하고 또 이것을 통해 달성하려는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런 자세만으로도 팀 엣지 방식이 왜 그리는 턴이 될 수밖에 없는가를 설명할 수 있다. 하체를 쓰지 않고 골반을 이용하여 타게 되면 필연적으로 ◎다운의 폭이 줄어들어 차는 방식의 프레스 관리가 불가능하고 ◎골반이 고정되어 로테이션을 쓸 수 없고 ◎앵귤의 폭이 제한되며 ◎앵귤과 로테이션이 없으므로 몸이 턴 안쪽으로 통으로 넘어가야 하고 ◎상 하체가 고정된 자세로 턴을 돌아 나오게 된다. 
이러한 특징들은 모두 그리는 턴의 특징과 부합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팀 엣지 스타일로 타게 되면 필연적으로 그리는 턴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4. 스키의 경우(테드 리게티와 보디 밀러)



스노보드와 동일한 원리를 가진 스포츠를 들자면 당연히 스키를 먼저 꼽을 수 있다. 물론 스키가 훨씬 더 먼저 생겼고 이론적인 깊이나 폭 역시 스노보드와는 비교할 수 없이 깊고 넓긴 하지만 말이다. 그만큼 스키는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스타일의 변화와 장비의 발전을 겪어 온 샘이다. 


※참고 링크 
<1990년 일본의 기선전과 2014년 일본의 기선전> 
그간 스키 기술이 얼마나 발전하고 변화했는가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긴 역사 덕분에 오히려 변화의 움직임을 거부하는 보수적인 면 또한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스키의 역사에 최근 큰 변화의 바람을 가져다 준 선수가 있다. 바로 테드 리게티다. 
스노보드 칼럼에 왜 생뚱맞게 스키 이야기냐고 할 수 있겠지만, 스노보드와 동일한 원리를 가진 다른 스포츠가 보여주는 변화의 움직임을 살펴봄으로써 스노보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시 시간을 내어 테드 리게티와 보디 밀러라는 두 선수를 통해 스키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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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알파인 스키 레전드 3인방. 테드 리게티, 보디 밀러, 린지 본

http://www.washingtontimes.com/news/2014/jan/6/bode-miller-lindsey-vonn-sochi-winter-olympics/



테드 리게티와 보디 밀러는 모두 미국의 스키 영웅이며 둘 다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보디 밀러는 2번의 월드컵 종합 우승과 6번의 종목 우승, 79번의 포디엄(역대 8위) 뿐만 아니라 유일하게 월드컵 전 종목 우승을 통산 5번이나 한 선수이다. 동계 올림픽에서는 조금 부진하여 2010 밴쿠버에서 하나의 금메달뿐이지만 최고의 선수이자 가장 다재다능한 선수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테드 리게티는 2번의 올림픽 금메달(‘06, ’14)과 5번의 월드 챔피언십 종목 우승, 51번의 월드컵 포디엄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얼핏 보디 밀러에 비해 약소해 보이지만 리게티는 25번의 월드컵 1위 중 24개가 GS(대회전)일 정도로 GS에 관하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페셜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역시 51번의 포디엄 중 40번이 GS) 
그럼 이 두 선수가 어째서 비교되는 걸까. 같은 미국 선수로서 구세대(바디 밀러, ‘77)와 신세대(테드 리게티 ‘84)를 대표하며 최고의 자리를 두고 경쟁한 것도 있지만, 이 두 선수의 라이딩 스타일이 매우 대조적인 이유 또한 있을 것이다. 바디 밀러의 경우 큰 키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스키를 마구 휘두르는 파워 스키를 구사 한 반면 테드 리게티는 매우 기술적인 스키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어떠한 사건 이후로 크게 부각되게 된다. 2011년 국제스키연맹(FIS)는 GS(대회전) 스키의 규정을 길이 185cm, 사이드 컷 27m 이상에서 길이 195cm, 사이드 컷 40m 이상으로 대폭 올려버린 것이다. FIS 측은 그동안 지나친 카빙으로 인해 선수들이 부상을 겪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사이드 컷을 늘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 대해 대부분의 상위 랭커들이 반발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스펙의 스키는 스키의 선단이 매우 좁아져서 마치 카빙 스키 이전인 90년대 스키와 같이 쭉 뻗은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많은 라이더들이 이런 스키로는 경기를 할 수 없으며 부상을 줄이는 효과도 없을 것이라며 집단적으로 반발하게 되었고, 결국 FIS는 한 발 양보하여 40m 이상에서 35m이상으로 규정을 완화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규정 완화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은 라이딩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으며 결국 어떤 라이더가 이러한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것인지가 커다란 관심사가 되었다. 그리고 12-13시즌, 새로운 규정이 적용된 첫 대회에서 테드 리게티는 2위와 무려 2.75초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거머쥔다. 이후 경기에서도 리게티는 2위와 1~2초 이상 벌어지는 큰 격차를 유지하며 우승을 이어나가게 된다. 다른 선수들은 이 같은 리게티의 독보적인 활약에 고무되어 앞다투어 그의 주법을 연구하였고, 새로운 스키에 대한 시선 역시 달라지게 된다. 결국 FIS의 예상은 맞았으며 새로운 스키는 공격적이지만 오히려 더 타기 쉽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고 GS 종목의 수준 역시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 칼럼에서 사이드 컷을 늘리면 급사 라이딩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았다. 


리게티가 거둔 이 놀라운 성적의 비밀은 대체 무엇일까. 이전까지의 GS는 게이트에서의 방향 전환을 위해 슬로프를 강하게 밀어내는 ‘레이싱 방식(=차는 턴)’을 취했다. 때문에 보디 밀러와 같은 파워풀한 스킹이 GS에서도 유효했었다. 하지만 리게티는 애초에 달랐다. 리게티 턴이라고도 불리는 그의 독특한 라이딩 방식은 턴 도중에 슬로프를 옆으로 강하게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턴을 빠르게 시작한 뒤에 역시 빠른 엣징을 통해 스키판을 일찍 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는 지금까지 알아 본 ‘그리는 턴’과 일맥상통한 라이딩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레이싱에서 이런 턴을 하기에는 단점도 만만치 않다. 턴이 둥글기 때문에 기문과 기문 사이의 거리가 길어지고, 스키판을 충분히 휘게 만들기 위해선 엣지각을 더 세워야 하며, 턴 크기의 조절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눈을 뿌리며 스키를 미끄러 뜨리는 구간이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한 감속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새롭게 바뀐 FIS의 규정은 리게티의 이러한 주법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새 스키는 사이드 컷이 밋밋하기 때문에 턴을 하기 위해서는 스키판을 더 휘게 만들어야 했고, 이는 턴을 늦게 들어갈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스키를 미끄러 뜨리는 경향이 강한 ‘차는 턴’ 방식의 라이더들에게는 불리한 변화였지만 리게티처럼 턴을 일찍 시작하여 초반부터 스키판을 휘게 만드는 ‘그리는 턴’을 하는 라이더들이 적응하기에는 더 쉬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게티의 활약 덕분에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반 스키어들 역시 이 ‘리게티 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흉내 내거나 따라 해 보려는 모습도 늘어나게 되었다. 결국 과거 보디 밀러 세대에서 유행했던 ‘차는 턴’ 방식에 머물러 있던 스킹이, 테드 리게티를 기점으로 ‘그리는 턴’ 방식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리게티의 방식이 새로운 기술인 것은 아니다. 그의 라이딩은 어디까지나 퍼펙트 한 카빙, 즉 퓨어 카빙을 위한 방법이며 어찌 보면 턴의 본질에 더 가까운 방법이지만 그 효용성 때문에 외면받아왔을 뿐이다. 하지만 테드 리게티는 이러한 퓨어 카빙 주법(그리는 턴)이 월드컵 레벨의 경기에 통할 정도로 실용적이며 뛰어나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한 것이다. 


※참고 링크 
New York Times 국뽕 기사 On Giant Slalom: Ted Ligety

리게티의 턴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https://nyti.ms/MfYx6i


 

※참고 링크 
<리게티 턴 (그리는 턴) >
리게티 턴을 하고 있는 스키어의 모습. 차는 방식과는 다르게 슬로프에 라인을 그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턴 중간에 슬링샷처럼 단숨에 가속되는 모습 역시 주목할만하다. (리게티 턴은 하이브리드 턴으로도 부른다. 하이브리드란 낙차 에너지와 신체 에너지를 같이 쓴다고 해서 일본 애들이 만들어낸 이름인데...솔직히 이게 뭔 소린지 도통 이해가 안 간다 --;; 개인적으로는 그리는 턴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링크 
<CSIA vs KSIA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의 비교) >
2분 30초 이후 두 스키어의 라이딩 스타일을 비교해보자

KSIA vs CSIA




※참고 링크 
<테드 리게티 초청 세미나>
세미나 중 리게티 턴(그리는 턴)의 특징인 동조 로테이션과 턴의 연속성(C자형 턴)을 말하는 장면. 다른 라이더의 턴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8:50~10:10




#사족


개인적인 생각이지만보디 밀러가 월드컵 전 종목 우승을 5번 할 정도로 다재다능한것에 비해 테드 리게티는 한 곳에 스탯 몰빵을 한 것처럼 GS에서만 특출난 것도 이러한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의 차이가 반영된 것이 아닐런지 상상해본다
차는 턴은 여러 형태로 변형이 가능해서 다양한 슬로프에 적용할 수 있지만그리는 턴은 운용의 폭이 좁아 제한된 상황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실제로 리게티 역시 경기에서 항시 그리는 턴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상황에 따라 스윙앤글라이드(스티봇팅형태의 스킬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역시 그리는 턴의 한계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


참고 링크 
카빙 vs 스티봇팅




5. 프리보드와 그리는 턴의 미래



이러한 스킹의 변화가 스노보드에 시사해 주는 점은 무엇일까. 차는 턴과 그리는 턴(리게티 턴)은 한마디로 ‘데크(스키 판)가 얼마나 휘는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는 턴은 차는 턴에 비해 데크가 더 휘게 마련이고 이는 반대로 말하면 같은 크기의 턴을 할 때 그리는 턴 쪽은 사이드 컷이 더 커도 된다는 것이며 이것이 FIS가 사이드 컷을 큰 폭으로 올렸을 때에도 리게티 선수가 쉽게 적응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월드컵 레벨의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반 스키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기존의 구분대로라면 SL 스키는 작고 다이나믹한 턴, GS 스키는 급사면에서 빠르고 큰 턴을 구사하는 용도이지만 스키판을 적절하게 휠 수만 있다면 GS스키로도 적당한 크기의 턴을 말아 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스키의 선택 역시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라이더의 취향과 선택(그리는 턴이냐 차는 턴이냐)에 따라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이며, 또한 그리는 턴을 쉽게 즐기기 위해서는 사이드 컷은 크지만 하드함은 줄인 형태의 스키가 필요하다는 것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여성용 GS 스키가 그런 대안일 수 있겠다)


그렇다면 프리보드는 어떨까. 스키나 알파인은 그나마 용도에 따라 SL과 GS가 있어서 선택의 폭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과는 달리, 프리는 대부분의 데크가 8~10m 정도의 사이드 컷 범위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는 턴을 위한 긴 보드를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데크 스펙의 조합이 다양하지 못하고 길이, 사이드 컷, 하드함이 동시에 증가하는 경우가 많아 그리는 턴에 적합한 데크를 찾는다 해도 긴 데크는 지나치게 하드하다던가, 반대로 소프트한 데크는 너무 짧다던가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물론 구조적으로 길이가 길수록 단단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프리는 판이 매우 넓기 때문이다) 
이러한 라인업의 빈약함은 그간 프리보드가 올마운틴이나 파크 라이딩의 역할에만 치중했을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요즘처럼 급사에서의 프리라이딩을 추구하는 시대에서는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처럼 겨우 몇 cm 차이의 데크 길이를 두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라이딩 스타일과 그에 따른 데크 스펙의 기준점이 좀 더 자리 잡고 또 그러한 선택권이 보장받을 수 있는 다양한 장비의 인프라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다만 한가지 문제점은 이러한 발전 방향이 결국은 프리의 알파인化를 부추길 수도 있지 않을까란 것이다. 사이드 컷이 커지면 길이 역시 길어져야 하고, 데크가 길어지면 필연적으로 폭은 좁아져야 할 것이다. 부츠와 바인딩은 이와 같은 긴 데크를 다루기 위해 더욱더 하드해질 것이고 말이다. 스탠스 역시(지금도 전향이 대세지만) 알파인처럼 점점 전향각을 향하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프리데크 역시 SL과 GS(그리고 파크)로 나뉘게 될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알파인의 아류 정도에 머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물론 알파인이 어떤 신성불가침의 영역은 아니기 때문에 프리가 알파인을 따라 하거나 비슷해진다고 해서 큰 잘못을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어쩌면 프리와 알파인의 하이브리드 적인 장비가 나올 수도 있으며 누가 이런 끔찍한 혼종을 나중엔 두 스타일의 경계가 희미해질는지도 모른다. 다만 설상 스포츠의 유행이 끝나버린 요즈음에 과연 이런 식의 외연 확장이 가능할 것인지, 오히려 알파인에 흡수되어 프리의 입지를 더욱 좁혀 버리게 만들지는 않을런지를 걱정한다면 단지 기우에 불과할까. 보더 크로스, 하프, 슬로프 스타일, 그리고 슬라럼과 같이 프리와 알파인을 확연하게 구분 짓는 프로 수준의 종목들이 이미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이상 설사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한국의 일반 보더들에게는 이런 종목들이 꽤나 거리가 멀다는 점 또한 빼놓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머와 전향의 유행이 절정에 다른 지금, 프리가 가진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시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6. 남은 이야기들



보드는 재미있어야 한다. 이건 당연한 명제이다. 그렇다면 보드의 재미란 대체 무엇일까. 파크? 하프파이프? 트릭? 슬라럼? 급사? 아니면 파우더? 물론 이와 같은 재미의 다양성이 모두 보장받는다면 고민을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더 줄어드는 보드 인구와 더 적게 내리는 눈, 한국 리조트의 지질학적 한계 등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이런 재미를 모두 찾기란 어렵다. 당연히 관련 사업 역시 대세나 유행을 따라갈 수밖에 없으며 마이너한 ‘재미’는 한쪽 구석으로 내몰리기 마련이다.  
최근 국제적인 설상 스포츠의 화두는 백 컨트리(파우더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백 컨트리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이야기이다. 파크나 하프 역시 아직은 강세를 보이지만 신규 보더 유입의 단절과 라이더들의 노령화로 인해 여의치 않은 선택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과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겹치면서 결국 한국의 라이더들은 라이딩 특화를 선택했다. 이는 프리라이딩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결과가 되었기 때문에 스노보드의 진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봐야 옳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무작정 장밋빛으로 만 볼 수는 없다. 어찌 보면 죽어가는 프리보드에 겨우겨우 링거를 꼽아놓은 격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식으로 보던 이러한 선택이 마이너스가 아닌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프리보드의 미래를 낙관하기에도 힘든 상황이다. 
유럽에선 이미 프리보드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일본 역시 겨울 스포츠 초강대국이지만 스노보드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힙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라이딩’이라는 고전을 택한 프리의 선택은 스키처럼 롱런하기 위한 좋은 선택 (또는 필사의 몸부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하필 왜?’라는 의문을 자아낼 법도 하다. 스키나 알파인이 아닌 프리로 라이딩을 해야 할 이유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말이다.


그간 프리 보더는 순수한 열정과 노력으로 많은 것을 이루고 정복해 왔다. 엘리트는 엘리트 대로, 아마는 아마에 걸맞게 꾸준한 발전을 이루어냈다. 비록 스노보드의 인구는 줄었지만, 기술적인 발전은 아직까지도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이 이미 스키가 지나왔던 길을 답습하는데 그친다면 이것은 프리보드의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몰락의 시기를 보여주는 카운트 다운이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한 브랜드가 어이없는 사기경영실책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개인적으로는 납득할만한 가격에 다양한 스펙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심 갔던 업체이기에 그 실망감이 더욱 크다. 스노보드의 발전이 이처럼 특정 업체의 장삿속이나 개인의 영달에 발목 잡힌다면 그것만큼 슬프고 화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스노보드의 발전이 도전의 역사였던 것처럼, 앞으로도 스노보드 역시 도전을 거듭해 나가야 할 것이고 또 그럴 것이다. 지금 프리보드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의 고비에 처해 있다. 프리가 알파인이나 스키에 흡수당하지 않고 ‘프리 다움’을 유지한 체 이러한 변화의 파도를 넘기 위해서는 지금껏 스노보드가 이루어 놓은 혁신과 발전을 다시금 돌아보고 그 가치를 온전하게 쌓아 올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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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Lunatrix 님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lunatrics/22093245443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차는 턴에 이어 그리는 턴을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이론부터 시작하여 방법론까지 자세하게 다뤄볼 예정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서론


그리는 턴은 퓨어 카빙에 충실한 방법이다. 따라서 그 이론 역시 이미 널리 알려진 퓨어 카빙 이론과 동일하기 때문에 무척 간단하고 쉬운 편이다. 하지만 실제 라이딩에서는 수평 힘의 변화로 인해(물론 그 이전에 경사로 인한 몸 넘김의 부족이 더 큰 원인이지만) 그리는 턴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차는 턴에 비해 그리는 턴을 구사하는 라이더들은 많지 않을뿐더러, 그리는 턴을 묘사하는 방법론 역시 지극히 적은 편이다. 즉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이론은 쉽지만 실제 턴을 수행하는 방법론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는 차는 턴과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차는 턴은 이론적인 배경은 얇지만 대부분이 차는 턴을 구사하는 탓에 원 포인트나 요령 같은 방법론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많다. 하지만 그리는 턴은 이론적으로는 널리 퍼져있고 항상 올바른 카빙의 모습으로 회자되는 편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리는 턴을 위한 방법론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카빙 턴이 실상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턴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달성하는 길이 수없이 복잡하게 꼬여있고 저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며 고난의 연속인 까닭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이번 칼럼을 통해 이 두 가지 방식의 턴을 잘 이해한다면, 두 개의 갈림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일 없이 더 즐겁게 카빙 턴을 완성하는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는 턴의 방법론


완사에서의 그리는 턴은 퓨어 카빙과 굉장히 닮아있어서 이론적인 설명이 잘 들어맞고 수행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이러한 완사에서의 그리는 턴이 바로 베이직 카빙, 또는 축으로 타는 카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턴은 퓨어 카빙에 가깝기 때문에 카빙의 기본 원리인 ‘몸을 기울인다’ 만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으로 타는 카빙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턴 안쪽으로 몸을 넘겨야 한다는 이론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뉴트럴 상태를 만드는데 그치거나 아니면 뉴트럴 보다 살짝 더 넘어가는 정도로만 몸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이드 컷이 아닌 낙차를 이용해 턴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그리는 턴이 아니라 차는 턴이 만들어지게 되어 애초에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턴을 하게 된다. 만약 제대로 된 베이직 카빙을 한다면 오직 기울기 만으로도 턴이 가능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약간의 요령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리는 턴을 위해서는 몸만 넘기면 되는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그리는 턴에 있어 몸을 넘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맞지만, 보드는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경사가 높아질수록 단순히 몸을 넘기는 것조차 많은 이론과 요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칼럼인 ‘차는 턴’ 편에서는 ‘차는 턴의 기본형’을 하기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했었다면, 이번 그리는 턴 편에서는 좀 더 다이나믹하고 완성도 있는 그리는 턴을 목표로 진행하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그리는 턴의 기본형은 이미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알고 있으며 그것을 이루는 방법론도 너무 단순해서 딱히 이야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라이더들이 이러한 그리는 턴의 원리를 이미 알고 있음에도 더 이상 발전시키지 못하는 이유 또한 차는 턴의 방향과 그리는 턴의 방향이 다르다는 점을 잘 모르고 더 쉬운(?) 차는 턴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며 이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려면 당연히 그리는 턴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고 또 그 발전된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2. 그리는 법 -  인클의 방향


그리는 턴의 원동력은 원심력(=구심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원심력은 턴의 바깥쪽으로 끊임없이 작용하기 때문에 라이더는 바깥쪽으로 당겨지는 듯한 힘을 느끼게 되고, 이에 저항하기 위해 몸을 버티면서 프레스를 느끼게 된다. 따라서 그리는 턴의 프레스는 항상 턴의 바깥쪽으로 향하게 되며, 이를 위한 라이더의 인클 방향은 턴의 안쪽(구심점)을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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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클 방법은 카빙의 입문 단계에서부터 강조되는 방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잘 알고 있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라이더들이 이런 인클 법으로 카빙 턴을 하고 있을까?
위 모델에 경사도를 추가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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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경사도가 커지면 턴 초반 인클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뜩이나 경사로 인해 기울어진 뉴트럴 상태에 턴 안쪽으로 몸을 넘기는 행동이 추가되면서 데크보다 머리가 더 낮아지는 사태가(살짝 과장이지만) 벌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상의 인클리네이션은 실제 현실에서는 구사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라이더들이 턴 중후반에는 완전히 땅에 붙는듯한 라이딩을 하는 반면 턴 전반에는 그렇게까지 기울이지는 못하는 것이다. 이는 그리는 턴보다 차는 턴이 더 대중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원리로만 따지자면 카빙을 하려면 그리는 턴을 해야 맞지만, 이러한 턴 초반 인클의 어려움 때문에 실제로는 차는 턴 방식을 구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는 턴을 입문(?) 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고 할 수 있다.


※ 턴 전반과 후반의 기울기 차이는 각각에 작용하는 수평 힘의 차이로 인해 생긴다고 볼 수도 있다. 턴 전반에는 수평 힘이 원심력을 강화하므로 더 기울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울기 각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사이드 컷의 휨 정도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되므로 전반과 후반의 턴의 궤적 역시 달라지거나 턴의 궤적과 데크의 사이드 컷이 서로 맞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턴의 궤적을 중시한다면 턴 전반에도 후반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땅에 붙는 인클을 해야 맞다는 것이고, 반대로 수평 힘에 충실한다면 턴의 궤적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것이 퓨어 카빙이 현실에서 불가능한 이유이며 그리는 턴이 가지는 한계점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리는 턴이라 하더라도 급사에 갈수록 완벽한 그립 턴 은 힘들다는 것이다.




# 린 인, 행 오프, 역 앵귤


사실 라이더가 퍼펙트 한 그리는 턴을 한다고 해도 턴 전반의 기울기가 턴 후반의 기울기만큼 나오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그리는 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턴에서 턴 전반과 후반의 기울기가 같은 경우는 없고 후반부의 기울기가 더 크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턴 전반과 후반의 인클 차이를 설명하는 또 다른 이론은 프레스의 크기에 비례하는(=중후반에 더 강해지는) 역 앵귤의 발생이다.
역 앵귤 이란 무엇일까. 이는 앵귤이 데크의 기울기각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약화하는 쪽으로 쓰이는 것을 말한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바이크의 린-인(행 오프) 기술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린-인은 바이크가 턴을 할 때 바이크는 기울이지 않고 몸을 더 안쪽으로 기울이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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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전체 기울기에 비해 바이크는 적게 기울게 되는데, 이로 인해 더 강한 원심력에 대항할 수 있어 똑같은 코너를 돌아도 더 빠른 속도로 돌아 나갈 수 있게 해준다.


그럼 카빙턴에서의 린-인(역 앵귤)은 무엇일까. 역 앵귤 역시 바이크의 린-인처럼 몸의 기울기에 비해 더 작은 엣지각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엣지를 덜 세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라이더에게 강한 프레스가 가해진다 하더라도 엣지각은 크지 않기 때문에 턴의 크기가 축소되지 않은 상태로 이 힘에 저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퓨어 카빙에 대입해보면, 턴 후반에 역 앵귤을 사용한다면 수평 힘에 의한 프레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턴이 작아지는 일 없이 같은 궤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이와 같은 역 앵귤은 라이딩 중 발생하는 힘의 구조로 인해 저절로 생기게 되는데, 특히 프리 데크의 경우 넓은 데크 폭을 가지고 있어서 설면이 데크를 밀어올리는 힘의 작용점과 라이더가 데크를 누르는 힘의 작용점의 위치가 크게 차이 나게 되고 이로 인해 엣지가 풀리는 형태의 토크가 생기게 된다. 이때 이 토크를 소프트 부츠가 완벽하게 막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데크의 엣지각이 약화되는 역 앵귤이 발생하는 것이다.(토 프레스를 강하게 주면 부츠가 구겨지는 이유와 같다) 결국 프레스가 강할수록 이러한 토크도 더 커지게 되고 역 앵귤 또한 더 크게 발생하게 되므로 이는 프레스가 작은 턴 전반에 비해 프레스가 큰 턴 후반부에 몸이 더 기우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다.


이러한 역 앵귤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은 이것이 단순히 발생하는데 그치지 않고 라이더가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엉카, 또는 익스트림 카빙이다. 엉카나 익스트림 카빙은 라이더가 땅에 붙는 정도에 비해 엣지각이 덜 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엣지각에 비해 과도하게 몸이 기울게 되고 이는 바이크의 린-인처럼 역 앵귤이 쓰였다고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중심축의 이동을 과감하게 사용하는 경우 마치 바이크의 행 오프와 유사한 구조가 되므로 역 앵귤이 적극적으로 쓰인다고 볼 수 있다. 중심축을 완전히 이동시키게 되면 마치 엣지에 매달려서 가는 듯한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힐턴에서 이러한 모습이 잘 관찰된다. 토턴 보다는 힐턴의 구조가 좀 더 행 오프에 유리하고 또 이런 식으로 축을 과하게 이동시키면 몸을 닫지 않아도 테일 엣지에 프레스를 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이런 역 앵귤을 ‘사용’ 한다는 의견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단순히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인지는 사실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러한 역 앵귤이 턴의 구조를 설명하는 아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라이딩 방법론들은 대부분 앵귤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처럼 상급의 라이딩에서 오히려 역 앵귤의 역할이 부각된다면 이 또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요약: 그리는 턴을 위해서는 턴 안쪽으로 몸을 넘기는 인클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턴 초반에 뉴트럴 자세를 넘어서는 턴 안쪽으로의 기울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라이더들이 단지  뉴트럴 자세를 만드는 것에 그치거나 아니면 거기서 살짝 더 넘어가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턴 후반에 엉덩이가 닿거나 팔이 닿는다면, 턴 전반에도 엉덩이나 팔이 닿을 정도로 몸을 넘겨야 이론상 올바른 퓨어 카빙이 된다. (다만 실제로는 수평 힘의 차이나, 앵귤과 역 앵귤의 차이, 턴 전반과 후반의 궤적 차이로 인해 그만큼 누울 순 없을 뿐이다) 따라서 차는 턴이 아닌 그리는 턴을 위해서는 차는 턴보다 훨씬 더 과감하게 몸을 던져 넘기는 것이 필요하다.




3. 그리는 법 - 상하체의 고정


이러한 그리는 턴의 인클은 결국 턴 전반과 후반에 대칭 형태의 인클이 쓰여야 함을 말해준다. 때문에 차는 턴과는 달리 데크와 라이더는 항상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게 되어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지 않고 단단히 고정되게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하체(무릎)를 유연하게 써서는 안되고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어야 하며 고관절이나 요추를 비트는 행동(로테이션) 역시 억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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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차는 턴의 경우에는 어깨가 항상 슬로프와 수평인 상태를 유지하는 게 기본형이었지만, 그리는 턴은 이와는 반대로 턴 시작과 동시에 어깨는 턴 안쪽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얼마나 어깨가 많이 떨어지냐에 따라 턴의 모양이 달라지게 된다. 차는 턴의 경우에는 얼마나 세게 차냐에 따라 턴의 모양이 결정되었다면, 그리는 턴의 경우 얼마나 과격하게 어깨를 턴 안쪽으로 떨어뜨리냐에 따라 턴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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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그리는 턴의 특징은 상 하체가 단단히 고정된 상태 그대로 턴 전체를 운용하기 때문에 계곡 돌기와 산 돌기의 경계선이 없이 매우 강한 연속성을 가진 턴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차는 턴의 경우에는 산 돌기와 계곡 돌기의 경계선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것이고 이러한 차이를 통해 라이더가 차는 턴을 하는 중인지 아니면 그리는 턴을 하고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요약: 그리는 턴에서는 상체와 하체가 단단하게 연결이 된다. 차는 턴과 반대로 턴 도중에는 하체가 고정되므로 무릎의 굴신이 커서는 안된다. 대신 턴 시작과 동시에 어깨를 완전히 턴 안쪽으로 떨어뜨리는 (=몸 전체가 넘어가는) 강한 인클리네이션이 필요하다.
(실제로는 약간의 테크닉이 더해져서 엣지 체인지 순간 상체가 하체보다 먼저 넘어가는 앵귤레이션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 때는 순간적으로 상하체가 분리되어 상체가 먼저 넘어가는 느낌이고, 이후 턴 진행 중에는 다시 고정되게 된다. 이것은 엣지를 빠르게 넘기기 위한 크로스 힘 활용법-끌어 차기-의 하나이며 얼마나 강하게 상체를 먼저 넘기느냐에 따라 턴의 느낌이 달라진다.)




4. 그리는 법 - 로테이션


퓨어 카빙은 당연히 데크와 상체가 함께 돌아가게 되므로 상체를 데크보다 먼저 돌리는 순 로테이션이나 데크를 먼저 돌리는 역 로테이션이 필요하지 않다. 즉 동조 로테이션으로 턴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는 턴 역시 이러한 퓨어 카빙의 이론을 따르므로 단순하게 보자면 ‘로테이션이 없다’ 라거나 ‘동조 로테이션을 쓴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조금 복잡하다. 그 이유는 스노보드의 경우 라이더가 완전히 정면을 보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옆을 보는 것도 아닌 상태에다가 스탠스 또한 매우 특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는 턴에서도 로테이션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럼 그리는 턴은 어떤 로테이션을 써야 할까. 일단 기본은 당연히 동조 로테이션이다. 그래서 턴을 진행하는 중에는 되도록이면 몸을 고정하고 턴의 진행보다 상체가 밀리지 않도록 ‘동조’하는 느낌으로 타야 한다. 하지만 동조 로테이션으로만 턴을 하게 된다면 엣지 체인지 순간에 문제가 생긴다. 완전히 닫거나 또는 완전히 연 상태에 따라 엣지 체인지의 유불리함이 달라지기 때문에 좀 더 쉽고 빠른 엣지 체인지를 하려면 특정한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힐→토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힐-테일(또는 힐 엣지 중앙)] 쪽에 걸려있던 프레스가 [토-노즈] 쪽으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엣지 체인지 편에서 이야기한 ‘축 이동’을 말하는 것이며, 이러한 축 이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힐 엣지가 빠지지 않기 때문에 토 엣지로의 트랜지션도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만약 이때 몸이 완전히 열려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렇게 열린 자세는 힐 엣징 상태에서는 [힐-노즈]에 프레스가 걸리기 쉽고, 토 엣징 상태에서는 [토-테일]에 프레스가 집중되기 쉬운 구조가 된다. 따라서 몸을 완전히 열어놓게 되면 [토-노즈]에는 프레스를 주기가 어려워져서 신속한 프레스 이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몸을 완전히 닫아 보자. 그러면 힐 엣징 상태에서는 [힐-테일], 토 엣징 상태에서는 [토-노즈]에 프레스가 집중된다. 따라서 [힐-테일]을 누르면서 [토-노즈]로 프레스(중심축)를 이동시키기가 훨씬 쉬워지는 것이다. (중심축을 이동하려면 당연히 반발력이 필요하므로 [토-노즈]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중심축이 어디에 있다 할지라도 [힐-테일]을 누르게 된다)
따라서 힐→토 엣지 체인지 시에는 순간적이나마 몸이 닫혀야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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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힐에서는 반대의 경우가 생긴다. 힐엣지로의 중심축 이동을 위해서는 [힐-노즈]에 집중된 자세가 필요한데, 이때 몸을 닫고 있으면 토 엣징에서는 [토-노즈], 힐 엣징에서는 [힐-테일]에 프레스가 몰린다. 그래서 [힐-노즈]로의 프레스 전환이 어려워진다.
반대로 몸을 열게 되면 [토-테일] 과 [힐-노즈]쪽이 강화되므로 몸을 열어야만 [토-테일]을 밟아서 [힐-노즈]로 중심축을 보내는 엣지 전환이 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토→힐에서는 몸을 완전히 열어 놓는 것이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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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 하자니 용어가 많이 나와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금방 느낄 수 있다.
이런 연유로 그리는 턴에서 힐→토 전환시에는 몸이 닫혀있어야 하고, 토→힐 전환시에는 몸이 열려있어야 더 유리하다. 이는 사실 그리는 턴뿐만 아니라 모든 턴의 엣지 체인지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앞서 차는 턴 칼럼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차는 턴에서도 역시 엣지 체인 지 순간의 뉴트럴 자세는 힐→토에서는 닫은 상태, 토→힐은 연 상태를 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비기너 턴과 순 로테이션


이 방법이 모든 턴에 사용된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가 바로 비기너 턴이다. 비기너 턴에서 턴을 하기 위해 순 로테이션을 쓰는데, 이 순 로테이션이 바로 힐→토에서는 몸을 닫고, 토→힐에서는 몸을 여는 행동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비기너 턴의 근본 원리는 “순 로테이션의 회전력으로 데크를 돌린다.”가 절대로 아니다.(다시 말하지만 이런 원리는 롤링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실제 비기너턴의 작동 방식은 뉴트럴 포지션 이전에 순 로테이션을 취함으로써 강제로 축이동을 만들어 엣지 체인지와 노즈드랍을 유도한 뒤에, 이후 순 로테이션으로 인해 꼬였던 몸이 풀리면서 생기는 ‘역 로테이션’으로 턴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의 ‘역 로테이션’이 바로 차는 턴에서 말하는 (억지로 차는 카운터가 아닌) 숨어있는 역 로테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는 턴과 끌어 차기


끌어차기는 나중에 또 설명하겠지만, 엣지 체인지를 위한 로테이션을 설명하는 김에 조금 이야기를 꺼내보자. 그리는 턴은 엣지 체인지가 아주아주 빨라야 한다. 왜냐하면 그리는 턴은 턴 전반이 시작되기도 전에 몸이 턴 안쪽으로 완전히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엣지 체인지가 느리면 몸이 넘어가는 와중에 이미 턴이 반쯤 진행되어버리기 때문에 턴 전반에 몸이 턴 안쪽으로 넘어갈 여유가 없다. 그래서 그리는 턴은 신속한 엣지 체인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다운 언웨이트’나 ‘끌어 차기’가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끌어차기를 하기 위해서는 턴 후반부에 강력한 앵귤을 넣어야 하고, 이런 앵귤로 크로스 힘이 생겨 데크가 올라오면 다리로 끌어당겨 다음 턴 궤적으로 밀어 넣는 다운 언웨이트가 필요하다.
여기서 힐→토 끌어차기의 경우 왼쪽 어깨를 안(토 엣지 쪽)으로 당겨오는 느낌으로 하기 때문에 몸이 닫히게 되고, (만약 몸을 열면 앵귤이 줄어들어 끌어차기의 효과가 반감된다.) 토→힐 끌어차기의 경우 왼쪽 어깨를 밖(힐 엣지 쪽)으로 밀어내는 느낌이기 때문에 몸이 열리게 된다. (몸을 닫으면 골반이 데크와 수평이 되므로 등을 뒤로 넘기는 어색한 앵귤을 써야 한다.)
물론 앵귤을 쓰는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넘겨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엣지 체인지 순간의 자세가 다르다고 한다면, 턴 중간에 어떤 식으로든 로테이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그리는 턴의 성격상 턴 중간에는 반드시 동조 로테이션(상하체 고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대체 어떤 식으로 턴 중반을 해야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턴 중반에는 몸을 완전히 연 상태로 고정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이 때문에 그리는 턴의 로테이션 방법이 더 복잡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턴 중간에 몸을 열어야 하는 걸까. 그리는 턴은 어깨선이 턴 안쪽으로 강하게 떨어져야 하는데, 이러한 행동을 위해서는 완전히 몸을 연 자세가 닫은 자세에 비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약 몸을 닫은 상태에서 이런 행동을 취하려고 한다면 토에서는 가슴이 땅에 가까워져야 하고, 힐에서는 등이 땅에 가까워져야 한다. 이런 자세는 아주 강한 허리 힘이 받쳐주지 않는 이상 몸을 꺾이게 만들어서 턴 시작 강한 인클을 넣기 어렵게 만들고 상체와 하체 역시 단단하게 연결되기 힘들다. 하지만 몸을 열게 되면 등이나 가슴이 낮아지는 게 아니라 옆구리가 낮아지는 자세가 되어 상하체의 단단함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그리는 턴에서는 열린 자세가 훨씬 유리하게 된다. 이는 전향각이 카빙턴에 적합한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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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자세들을 기본으로 각 순간의 로테이션 포지션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힐→토 체인지: 닫은 상태

토턴 진행:        연 상태
토→힐 체인지: 연 상태 
힐턴 진행:        연 상태


이 법칙에 따르자면 그리는 턴에서 로테이션의 변화는 힐→토의 엣지 체인지 전후로만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몸이 닫혀야 하는 구간은 여기뿐이고 나머지는 항상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럼 우선 엣지 체인지 이후의 로테이션을 생각해보자. 엣지 체인지 이후에는 닫혔던 몸을 열어야 하는데, 이때 그리는 턴은 몸이 턴 안쪽으로 신속하게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로테이션 역시 아주 빠르게 진행된다. 따라서 토턴 진입시에는 아주 빠른 역 로테이션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아마 이 동작은 많은 라이더들에게 이미 익숙한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 로테이션은 차는 턴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다. 다만 그리는 턴의 경우에는 이런 역 로테이션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져야 하고, 차는 턴의 경우에는 턴의 전반에 걸쳐 천천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는 턴이 빨라야 하는 이유는 되도록이면 턴의 전반 이전에 자세를 만들어 턴 안쪽으로 몸을 기울이기 위함이고, 차는 턴에서 느리게 해야 하는 이유는 턴의 전반에 걸쳐 프레스를 분산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잘 모르는 경우 더 다이나믹한 턴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토턴에서만 몸을 빨리 돌리게 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힐턴은 차는 턴을 하고 토턴은 그리는 턴을 하게 되기 쉽다. (물론 이게 잘못된 방식은 아니지만 균형감 있는 턴을 하고자 한다면 토턴에서도 천천히 돌려줘야 한다)


토턴 돌입시의 빠른 역 로테이션의 이유를 알았다면 이제 엣지 체인지 이전의 로테이션을 생각해보자. 힐턴에서 몸을 연 상태로 턴을 진행했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는 몸을 닫아줘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이 생긴다. 과연 언제 몸을 닫아줘야 하냐는 것이다. 만약 턴의 끄트머리에 몸을 닫는다고 한다면 턴 막바지에 빠르게 몸을 닫았다가 토턴을 시작하자마자 다시 몸을 열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힐→토 전환시에 아예 몸을 ‘덜’ 닫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되면 턴 도중에 몸을 닫아야 하는 구간이 아예 사라지기 때문에 항상 몸을 연 자세로 턴을 하게 된다. 다만 이 방식은 토턴 진입시에 토 노즈에 체중이 확실하게 실리도록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반대로 턴의 시작 부분에 몸을 닫는다고 한다면 옆으로 몸을 기울이는 게 아니라 등으로 몸을 기울여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그럼 과연 언제 닫아야 하는 것일까. 이 문제는 사실 의외로 쉽게 해결(?) 된다. 힐 턴에서 무릎을 편 상태로 고관절을 이용해 앵귤을 주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이 닫힐 뿐만 아니라 등으로 누울 필요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앵귤을 주는 것만으로도 힐턴의 마무리 단계에는 알아서 몸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닫히게 된다. 그러면 그 상태 그대로 일어나면서 (만약 덜 닫혔으면 살짝만 더 닫은 뒤에) 토 엣지로 전환하면 된다. 사실 이 부분은 해결책이라기보다는 힐턴의 태생적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전향각을 많이 줄수록 골반이 더 열리기 때문에 앵귤을 쓰는 법이 달라지게 되어 점점 더 몸을 닫을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는 알파인과 프리의 그리는 턴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 힐턴 시에 순 로테이션을 써야 한다거나 또는 몸이 열려야 함을 강조하는 커리큘럼 덕에 힐턴에서 몸을 닫는다는(=닫힌다는) 것에 큰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보드의 스탠스는 차렷 자세처럼 고관절이 완전히 앞을 바라보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고관절을 강하게 접게 되면 상체는 힐턴 진입시에 완전히 열려있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스탠스에 따른 고관절의 각도만큼 닫히게 되는 게 맞다. 만약 상체가 닫히지 않고 완전히 열려있는 상태라면 고관절을 접었을 때에도 상체가 노즈 쪽으로 접혀야 하고 이때 머리는 노즈 바로 위에 위치하여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상체는 노즈 쪽이 아닌 약간 노즈 옆쪽으로 접히게 되고, 머리 역시 노즈 위를 벗어나 토 엣지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 더불어서 머리가 토 바깥으로 나간 만큼 엉덩이는 힐 바깥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힐 턴 진입시에 완전히 몸을 연 자세(노즈 위에 머리)를 취했다 하더라도, 힐턴 중반에 앵귤을 쓰게 되면 어느 정도 닫히는 게(노즈 밖에 머리)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그리고 머리가 토 쪽으로 나간 만큼 엉덩이는 힐 바깥으로 빠지는 게 맞다. 따라서 테일 위로 엉덩이를 넣으라는 소리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스탠스가 전향이 아닌 경우


그리는 턴은 항상 동조 로테이션을 쓰고 있으며 열린 자세가 유리하기 때문에 기본자세 자체가 열려있어야 편하다. 이것이 전향을 쓰는 이유이다. 그래서 전향각이 아닐 경우 열린 자세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토턴의 경우에는 프레스를 주는 행동 자체가 억지로 몸을 열게 만들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힐턴의 진행이나 토에서 힐로의 엣지 체인지 순간은 큰 문제가 된다. 이때 과도하게 몸을 열어주게 되면 노즈에 너무 힘이 집중되어 테일이 뜨면서 스윙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덕 스탠스 이거나 약한 전향인 경우에는 토→힐의 전환부에 억지로 몸을 여는 게 아니라 반대로 몸을 닫아주는 느낌으로 들어가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토턴에서 프레스를 주다 보면 이미 몸이 과도하게 열려있기 때문에 닫아주는 느낌으로 기본자세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후의 힐 턴 진행 역시 과하게 열려고 하지 말고 닫은 상태 그대로 동조 로테이션을 쓰며 진행하면 된다. 한때 화제였던 히로유키의 힐턴 자세나 와타리 나오의 자세를 생각하면 되겠다. 다만 이 경우에는 힐 턴 초반에 강한 인클을 주는데 상당한 테크닉이 필요해지기 때문에(뒤로 누워야 하므로) 그리는 턴보다는 차는 턴이 되기가 쉽다.



글로 표현하자니 조금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는 턴은 항상 동조 로테이션을 쓴다는 것, 그리고 엣지 체인지 때엔 축 이동이 중요한데 이러한 축 이동에 도움이 되는 포지션이 따로 있다는 것, 이 두 가지 포인트이다. 다만 턴 도중에는 이들이 서로 얽혀서 조금 복잡해지는 것일 뿐이다. 두 포인트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방법론으로 달달 외울 필요 없이 아주 본능적으로 로테이션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또 중요한 점은 로테이션을 데크를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프레스를 더 잘주기 위한 자세의 변환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테이션이 데크를 돌리는 행위라고만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그 템포나 리듬이 느려질 뿐만 아니라, 턴을 이해하는 방법이 근본부터 꼬이게 된다. 실제 로테이션이라는 행동은 자세를 바꿔 중심축을 이동시키거나 프레스를 관리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턴을 할 때에는) 로테이션으로 데크를 돌리겠다는 사고방식에서는 좀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요약: 기본적으로는 항상 열린 자세를 유지한다. 하지만 힐→토 전환부에서 몸이 닫혀야 유리한 경우가 많아 이를 위해 엣지 체인지 이전(힐턴 시)에는 앵귤과 함께 몸이 닫히게 만드는 역 로테이션이 들어가고, 엣지 체인지 이후(토턴 시)에는 닫혔던 몸을 빠르게 열어주는 빠른 역 로테이션이 들어간다.  물론 완전히 몸을 연 상태 그대로 힐→토 전환부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힐턴을 하는 동안 완벽하게 열린 자세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과, 토 엣지 체인지 시에 후경이 되기 쉽다는 문제점을 극복해야만 한다.

※덕 스탠스의 경우 이러한 로테이션 법이 어려울 수 있다.
※바탕에 깔리는 이론은 조금 다르지만 방법 자체는 ‘차는 턴’과 아주 흡사함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은 더욱 헷갈리기 쉽다. 하지만 방법은 같아도 타이밍이나 로테이션 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어떤 턴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예: 토턴에서 얼마나 빠르게 몸을 여는가, 힐턴에서 몸이 언제 닫히는가)




5. 그리는 법 - 다운 타이밍


원리로만 보자면 그리는 턴은 사실 다운이 필요 없는 턴이다. 기본적으로 엣지각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사이드 컷의 궤적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칼럼에서 알아본 '차는 턴의 기본형'에서는 반드시 다운이 필요하고 또 다운의 세기나 타이밍으로 턴의 크기를 조절했던 것에 비하여 그리는 턴의 기본형인 베이직 카빙이나 축으로 타는 턴은 아예 다운이 필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는 턴은 어떻게 턴의 크기를 조절할까. 말했듯이 턴 초반에 얼마나 강한 인클(엣지각)을 넣느냐로 턴의 크기를 조절하게 되고 프레스의 크기 또한 이에 따라 저절로 달라지게 된다.
물론 이는 다분히 이론상의 이야기이며 실제 라이딩에서는 다운을 이용한 프레스의 운용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는 다운이 그리는 턴의 필수 요소여서 라기보다는 설면이나 라이더의 신체가 강한 충돌을 견뎌낼 정도로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수단이 필요해서이다. 만약 설면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고 라이더 역시 강철같은 신체를 가졌다면 그리는 턴을 하면서 다운을 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롤러코스터에 쇽 업소버나 물렁한 타이어가 필요 없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실제 환경은 이와 다르기 때문에 다운을 통한 프레스의 운용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이를 이용해 턴의 크기나 모양을 조절하는 방법 역시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리는 턴에서 다운이 필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스노보드는 스스로 궤적을 만들어 나가는 롤러코스터이기 때문에 턴의 모양이 일정하기 위해서는 턴의 매 순간에 걸쳐 동일한 프레스가 가해져야만 한다. 따라서 턴 초반과 후반이 대칭되는 형태의 프레스 배분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턴의 초반부터 강한 프레스가 가해져야 한다. 하지만 실제 슬로프에서는 수평 힘의 개입으로 인해 초반에 강한 프레스를 넣기가 어렵고 반대로 후반에는 지나치게 강한 프레스가 생기기 마련이다. 초반에 강한 프레스를 넣으려면 산 위쪽으로 데크를 눌러줘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낙차에 순응하며 타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그렇게 탈수록 그리는 턴의 원리와 벗어나 차는 턴이 되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그리는 턴은 낙차에도 ‘불구’하고 턴 초반에 프레스를 억지로라도 만들어 넣어야 한다. 즉 턴 초반에 데크를 ‘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데크가 그리는 곡률대로 턴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턴 초반부터 데크를 휘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리바운드나 강한 업 이후에 떨어지는 힘으로 한 번에 데크를 찍어 누르는 것이다.
예전에 다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다운이 웨이팅이 되는 경우를 설명한 적이 있다. 그때 라이더의 몸을 낙하시켜 데크에 충돌시키면 순간적이지만 웨이트의 증가를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했었다. 따라서 최대한의 업을 통해 몸을 점프에 가깝게 띄운 뒤(에어 투 카브를 연상하면 되겠다) 턴 진입과 동시에 몸이 떨어지는 힘을 한꺼번에 소모하여 데크를 찍어 누르면 단숨에 데크를 휘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는 막 이렇게 세게 누를 필요까진 없다)
다만 이 방법의 문제점은 강한 업 이후에 다운을 하기 때문에 몸이 업 되었다가 떨어지는 것을 기다려야 하고 여기에 걸리는 시간이 꽤 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턴의 전체 시퀀스 또한 길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방식은 크기가 큰 턴(롱턴)에 어울리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프리데크는 사이드 컷이 작아서 초반에 강한 가압이 필요할 정도로 다이나믹한 턴을 할 경우 롱턴이 아니라 미들턴이 되어 이러한 다운 웨이팅을 쓸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 방법은 엣지 체인지 순간 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세가 굉장히 높아진다. 이렇게 높은 자세는 인클의 변화가 클수록 몸의 이동경로가 길어지기 때문에 역시나 턴의 시퀀스가 길어진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리는 턴은 몸의 이동경로가 슬로프의 경사면을 따라 아래쪽으로 쓸듯이 내려가야 하는데, 이러한 과도한 업 동작은 몸을 뜨게 만들어 엣지 체인지 이후 강한 인클을 넣기 어렵게 만들고, 간혹 강하게 인클을 넣는 순간에 헛발을 차기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 턴이 다이나믹해질수록 다른 프레싱 방법을 쓰게 된다. 그것이 바로 다운 언웨이트 방식이다. 다운 언웨이트 방식은 강하게 업을 했다가 떨어지는 힘으로 프레스를 주는 게 아니라 반대로 빠른 다운으로 데크를 끌어당겨 엣지 체인지를 한 뒤에, 다리를 뻗는 힘으로 프레스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선 엣지 체인지 순간이 굉장히 빨라질 수 있다. 몸을 띄웠다가 떨어지는 것을 기다릴 필요 없이 라이더 스스로 데크를 빠르게 당겨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엣지 체인지 순간 몸을 낮추게 되면 슬로프에 아주 가까워지기 때문에 슬로프를 쓸듯이 내려가게 되어 헛발을 차지 않을 뿐만 아니라 턴 내내 강한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엣지 전환 이후의 프레스의 세기 역시 몸을 펴는 정도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서 프레스의 운용이 좀 더 신속하고 직관적이게 된다. 하지만 이런 프레싱 방법은 산 위쪽으로 데크를 밀어올리는 것이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상급의 테크닉이 요구된다.


이후 이어지는 턴의 진행 구간에서는 처음에 만들어낸 데크의 휨에 따라 턴이 되면서 원심력이 생기게 되고, 이 원심력이 프레스가 되어 데크를 눌러주게 된다. 따라서 라이더는 이 프레스를 견디기만 하면 되므로 추가적인 업이나 다운의 행동 없이 그대로 턴을 진행해주면 된다. 다만 그립감을 유지하고 더 나은 턴 궤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프레스 운용이 필요해지는데, 이때 필요한 프레스 운용의 폭은 그다지 넓지 않기 때문에 굳이 무릎을 쓰거나 데크를 더 누르려고 노력할 필요 없이 앵귤이나 상체의 굽힘 정도를 조절하는 선에서 컨트롤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무릎을 쓸 수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다운의 폭이 커지게 되면 프레스가 분산되어 날렵하고 단단한 턴을 그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요약: 다이나믹한 그리는 턴은 턴 초반에 데크를 휘게 만드는 프레스가 필요하다. 이런 프레스를 위해 강한 업 이후 떨어지면서 누르는 다운 웨이팅을 하거나, 반대로 몸을 낮춰 엣지를 바꾼 후 밀어 올리는 업 웨이팅을 할 수 있다. 이런 초반 웨이팅 이후에는 원심력으로 인해 생기는 프레스에 견디며 그대로 턴을 진행하면 된다. 따라서 턴 중반에는 다운이나 업 없이 무릎을 고정한 상태 그대로 턴을 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데크의 그립을 유지하거나 턴의 느낌을 조절하기 위해 약간의 프레스 운용이 쓰이게 된다.




6. 그리는 법 - 엣지 체인지


다이나믹한 그리는 턴은 턴을 이루는 내내 프레스가 들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프레스가 풀리는 엣지 체인지 구간이 짧아야 한다. 이 말은 차는 턴 처럼 서서히 엣지를 풀고 서서히 엣지를 넣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엣지를 뽑고 다시 순간적으로 엣지각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턴이 다이내믹해질수록 턴의 크기가 작아져서 전체 시퀀스가 짧아지므로 더욱더 엣지 체인지가 빨라야 하는 난관에 처한다. 그래서 그리는 턴의 엣지 체인지는 차는 턴과는 달리 다양한 스킬이 동원되게 된다.


우선 그리는 턴의 엣지 체인지의 가장 큰 문제점은 턴의 최후의 순간까지도 엣지가 박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엣지각을 너무 늦게 풀게 되고, 엣지각이 풀리는 동안 사활강을 하게 되므로 턴이 늘어지게 된다. 게다가 앞서 엣지 체인지 편에서 이야기했듯이 턴의 마지막까지 프레스를 주고 있으면 라이더의 궤적과 데크의 궤적이 같아지기 때문에(=안정화) 크로스 힘이 생기지 않아 엣지를 빠르게 뽑을 수조차 없게 된다. (물론 강력한 리바운드가 도와주기는 하지만 프리데크는 길이와 사이드 컷이 짧아 그 정도가 비교적 약하다) 결국 그리는 턴은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 다른 방식의 크로스 힘이 필요하게 된다.


초보 때 누구나 겪어 보았을 것이지만, 가끔 엣지가 뽑히지 않아 다음 턴에 들어가지 못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때 엣지를 뽑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해보자. 아마도 일단 상체만 먼저 넘긴 다음 그 반동으로 데크를 끌어당겨 뒤로 차는 행동으로 엣지를 바꿨을 것이다. 특히 힐에서 토로 넘어갈 때 이런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끌어차기라고 부르는 이 엣지 체인지 방법은 초보들이 불가항력의 상황에서 쓰는 기술이고 그 모습이 조금 추하다 보니 오징어 턴이라 불리면서 폄하되기는 하지만, 아무 때나 엣지 체인지가 가능하고 그 체인지 속도 또한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리는 턴에서 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끌어차기를 이용한 엣지체인지와 일반적인 엣지 체인지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영상에서 알 수 있듯이 끌어차기의 핵심은 이전 엣징 상태에서 다음 엣지 방향으로 강하게 몸을 넘겨버리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엣지 체인지를 신속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다음 턴을 위한 기울기를 미리 만들어 주기 때문에 그리는 턴을 하는데 매우 적합한 엣지 체인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끌어차기는 이론적으로 들어가 보면 할 말이 매우 많긴 하지만, 실제 수행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부분은 아니므로 생략하도록 하겠다. 이 기술은 초보 때에도 본능적으로 사용했을 만큼 친숙한 스킬이므로 상체를 강하게 넘기는데 집중하여 연습해본다면 금방 그 느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요약: 다이나믹한 그리는 턴은 엣지 체인지가 짧아야 하기 때문에 엣지와 함께 몸을 일으켜 넘기는 고전적인 기술보다 상체를 먼저 던져 넘기는 방식의 끌어차기 기술이 사용된다. 이 기술은 엣지가 바뀌는 시점보다 상체가 넘어가는 시점이 더 빠르기 때문에 앵귤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엣지각을 강화하여 턴의 마지막까지 타이트한 궤적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또한 상체가 미리 넘어가 있기 때문에 이후에 따라오는 엣지를 산 위쪽으로 누르기가 더 쉬워진다.




7. 그리는 턴의 요령


그럼 지금까지 알아본 이론으로 그리는 턴을 하는 요령을 알아보자. 다시 이야기하지만 여기서 알아볼 그리는 턴은 차는 턴과는 달리 턴의 기본형이 아니라 좀 더 다이나믹한 방식의 그리는 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는 턴의 기본형은 축(기울기)으로만 타는 카빙이나 베이직 카빙이라 할 수 있고 이것들은 이미 우리가 충분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는 턴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턴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낙차로 인해 점차 차는 턴으로 바뀌기 쉬워서이다. 따라서 이전 칼럼에서는 차는 턴을 왜 하는지, 어떤 점이 기본 카빙 이론과 다른지를 알기 위해 차는 턴의 기본형을 우선 설명한 것이었고, 이번 칼럼의 경우에는 이미 베이직 카빙이나 축으로 타는 카빙등을 통해 그리는 턴의 기본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상급의 방법론을 설명하는 것이다.
다만 이런 상급의 방법론은 역시나 논란이 생길 여지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이전만큼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고 핵심적인 요소만을 골라 약간 원론적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물론 이는 순전히 필자의 능력이 부족해서이니 이해 부탁드린다. (설명의 기준은 이전처럼 레귤러, 토턴 시작, 전향각이다.)


토턴 시작과 함께 이미 상체는 토 쪽으로 넘어가 있거나 아니면 바로 넘어가야 한다.
*힐턴의 마지막 순간 상체를 먼저 토 쪽으로 던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턴 시작과 동시에 몸 전체가 턴 안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그리는 턴의 가장 큰 핵심이며 또 가장 첫 번째 장벽이다.

그리는 턴은 몸이 열린 상태로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턴이 진행되기 이전에 몸을 열어야 한다. 따라서 신속한 역 로테이션이 사용된다.
*차는 턴과 동일한 방식이지만 그 타이밍이 다르다.
*턴의 시퀀스가 짧아질수록 몸을 넘기는 행동과 이러한 역 로테이션이 동시에 들어가게 된다. 가끔은 몸을 넘기기도 전에 몸을 여는 경우가 있는데 (또는 아예 닫지 않고 연 상태로 진행) 이런 방식은 열린 자세가 더 빨리 자리를 잡는 장점도 있지만, 지나치게 테일에 힘이 몰리게 되어 테일 쪽 설면이 부서져서 데크가 돌아버린다던가 테일 엣지가 벗겨지면서 헛발을 차기도 한다.

몸을 연 상태 그대로 상하체를 고정하여 원심력에 의해 발생하는 프레스를 버티며 턴을 진행한다.
*그리는 턴에서 하체는 일정하고 강하게 돌아나가기 때문에 상체 역시 적절하게 맞춰줘야 한다.

턴의 마무리에는 상체가 완전히 열리게 된다. 이때 상체를 힐 쪽으로 던져주며 마무리한다.
*어깨선을 다음 턴 안쪽으로 기울이는 느낌으로 넘긴다. 차는 턴의 경우 어깨선이 슬로프와 평행을 유지해야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체를 던지면서 다운 언웨이팅으로 하체를 끌어올려 산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 느낌으로 엣지를 체인지 한다.

몸을 연 상태로 프레스를 버티며 힐턴을 진행한다. 하지만 골반을 이용해 앵귤을 넣게 되면 완전히 열렸던 상체가 닫히게 된다.
*골반을 접게 되면 자연스럽게 상체가 닫힌다. 이는 일종의 느린 역 로테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탠스나 골반의 비틈 정도에 따라 상체의 닫힘이 달라진다. 많이 닫히면 역 로테로 작용하여 차는 턴에 가까워지기도 하며, 거의 닫지 않으면 좀 더 퓨어 카빙턴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완전히 연 자세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턴 마무리에는 상체가 약간 닫혀있거나 또는 열린 상태로 마무리하게 된다.
① 닫힌 경우- 무릎을 펴고 양쪽 골반을 동시에 접으면 몸이 ㄴ 형태가 되면서 강한 앵귤이 들어간다. 이런 방식으로 상체를 넘겨주는 것이 끌어차기의 가장 대표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상체가 넘어가는 순간 데크를 끌어올려 다운 언웨이팅으로 엣지를 바꾼다. 
② 열린 경우- 토턴의 반대 느낌으로 어깨를 넘기면서 다운 언웨이팅으로 엣지를 바꾼다. 이때 토-노즈 쪽에 프레스를 집중시키기 위해 앞무릎을 굽혀 완전한 전경 자세를 취한다. (아니면 아예 순간적으로 상체를 닫았다 여는 방법도 있다)

*상체를 열던 닫던 기본 원리는 상체를 확실하게 다음 턴 쪽으로 던져 넣을 것과 다음 턴 진입을 위해 확실하게 축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엣지가 바뀌면 이후 토턴을 진행한다.




8. 그리는 턴의 핵심


왜 필자는 여기에 그리는 턴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그리는 턴은 턴 중간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데크를 이용해 슬로프에 궤적을 ‘그리기’ 때문이다. 이 얘기는 그리는 턴의 모든 행동은 턴 중간이 아닌 턴과 턴의 사이에 집중된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그리는 턴에서는 엣지체인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짧은 순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다음 턴을 위한 자세를 셋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매우 추-_-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는 턴의 핵심기술인 끌어차기가 천대받은 이유 역시 그 모습이 매우 흉했기 때문임을 생각해 본다면 끌어차기를 적극적으로 쓰는 다이나믹한 그리는 턴이 얼마나 못나 보이기 쉬운지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이것이 그리는 턴을 더 멋있게 보이도록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바쁜 벌꿀 움직임을 천천히 하게 된다면 그리는 턴이 아니라 차는 턴이 되어버리기 쉽다. 그리는 턴과 차는 턴의 방식은 매우 흡사하고 단지 타이밍만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리는 턴은 기본형이 매우 간단하고 쉬운 것과는 달리,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특히나 그리는 턴과 차는 턴을 확실하게 차별화 시키지 않는다면 말이다.
게다가 프리 데크의 스펙 역시 문제가 된다. 프리데크의 사이드 컷은 지나치게 작아서 그리는 턴을 하면 턴 역시 꽤나 작아져 버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턴의 시퀀스가 매우 빨라지는 것이고 이 때문에 끌어차기나 다운 언웨이팅 기술이 필수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사실 턴의 시퀀스만 길다면 그리는 턴에서 굳이 다운 언웨이팅을 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스케일 있는 업 언웨이팅을 쓰는 것도 굉장히 박력 있는 턴을 할 수 있다. 결국 그리는 턴은 장비의 특성에 의해 그 발전방향이 많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앞서 퓨어 카빙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장비나 슬로프의 제약을 많이 받는다고 했듯이)
따라서 본 칼럼에서 설명하는 그리는 턴의 모습은 그리는 턴의 한 단편일 뿐이며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단지 본 칼럼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의 핵심을 이해하고 여기에 맞게 노력할 수 있게끔 어떠한 발판을 마련해 보고자 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칼럼은 방법론 위주로 진행되었지만, 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부디 두 가지 방식의 턴이 가지는 원리를 이해하는 기회로 삼으시길 바란다.




9. 마치며


최근 몇 시즌 전부터 일본의 유명 라이더를 필두로 이 그리는 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듯하다. 그래서인지 올해에는 그리는 턴을 굉장히 멋있게 구사하는 고수 라이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 아마도 앞으로 한두 시즌은 전향과 더불어서 이런 그리는 턴이 유행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이런 유행은 스노보드에 국한된 것일까? 사실 이러한 턴 방식의 차이에 대한 고민은 스키나 알파인은 이미 예전부터 해오던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지금까지 미처 꺼내지 못한 이러한 얘기들을 소소하게나마 풀어보도록 하겠다. 아마 각각의 턴 방식을 이해하는데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차는 턴과 그리는 턴 모두 재미있고 좋은 턴이지 어느 한쪽이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사실 100% 그리는 턴을 하거나 100% 차는 턴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대부분 그 중간지점에서 살짝 한쪽으로 치우친 정도의 턴을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를 들어 다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

헝글 누구나 컬럼에 orthodox 님이 올린 글로서 허락을 받고 퍼온 글입니다.


퍼가실 때는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 



그림 2개를 먼저 봐 주셨으면 합니다. 


# 그림1

2017-01-17 15;28;57.JPG


# 그림2

2017-01-17 20;25;48.JPG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운이라는 동작에 대해서 입니다. 


# 그림1과 그림2에 대한 설명 

- 그림1은 먼저 상체의 움직을 주고 다운을 하는 방식을 그려 보았습니다. 

- 그림2는 먼저 골반의 움직을 주고 다운을 하는 방식을 그려 보았습니다. 

- 물론 그림2에는 한가지 그림1과 다른 움직이 하나 더 있습니다. 

- 그 부분은 골반의 움직임이 데크에서 멀어지는 만큼 상체는 데크 안쪽으로 넣어주는 움직이지요

- 한줄로 요약하면 엉덩이 뺀만큼 머리를 데크 안쪽으로 밀어넣는 동작입니다. 


# 그림2 자세에 대한 장점

- 제일 먼저 장점은 데크에서 가까우면서도 강력한 관절기관으로 엣지를 시작한다는 부분입니다. 

└ 그림1의 경우와 비교해도 엣징의 타이밍이 한템포 빠릅니다. 

- 두번째 장점은 기본적으로 낮은 포지션을 잡기가 용이합니다. 

└ 더욱 고속에서 안정 되고 프레스 조작에 유리한 자세로 전개가 됩니다. 

2017-01-17 20;34;20.JPG


# 저 자세가 이상하다구요? 

저 자세를 각도만 바꿔 보겠습니다. 

2017-01-17 15;29;58.JPG


잘 타시는 분들 영상에서 나오는 자세와 비슷하게 나옵니다. 

결코 저 자세가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센스가 있는 분들은 한가지 사실을 발견 하실 있습니다. 

뭐야? 그냥 서 있을때 엉덩이 뺀만큼 상체가 데크 안쪽으로 들어간 자세로 데크 기울기만 주면 되잖아 


네 그렇습니다. 

지상 훈련 충분히 연습하고 데크 기울기만 서서히 주면서 타보면 금방 엉덩이가 닿을락말락한 포지션이 나옵니다. 

토사이드쪽도 동일하게 데크 기울기가 바꾸면서 타보시면 역시나 동일한 자세로 탈수 있음을 아실수 있습니다. 



"엉덩이 뺀만큼 머리(상체)를 반대방향으로 빼서 데크 기준으로 밸런스를 맞추면서 다운을 해 보세요" 

"제일 먼저 급사에서 사이드 슬립할때 털림 현상 절대로 안 일어납니다" 

"데크 리바운딩을 쉽게 느낄만큼 엣지 프레스가 강해진걸 느끼실겁니다 " 

" 고속 라이딩에서 안정감을 느끼실수 있을겁니다 " 



# 그림2 방식의 단점 

- 척추기립근과 복(직)근이 약한 경우 효과 얻기가 어려습니다

- 체력 소모가 많은 방식이므로 2시간 이상 동일한 방식으로 라이딩하기 어려워요 

- 빠른 템포의 미들턴에서는 버티고 뽑아내는 힘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 근력 키워야 해요 ) 



이상 별거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즐거운 시즌 이어가시기를  ~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차는 턴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부분은 굉장히 실전적인 부분이라 좀 멀리 나간 감은 있지만,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여기까지는 꼭 다뤄야 제대로 된 내용이 될 것 같아 끝까지 가보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방법들은 정답은 아니며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부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트렌드나 유행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장하거나 또는 잘 타는 라이더들 몇몇을 카피해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은 스키나 알파인 같은 설상 스포츠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문제점들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스키어나 또는 알파이너 사이에서도 꾸준히 그 해결 방법들이 모색되어 왔으며, 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라이딩에 대한 많은 토론들을 통해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본 칼럼 역시 이러한 점을 적극적으로 참고하여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스키 쪽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점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풀어보겠습니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죠.




1. 서론



앞서 카빙 턴은 차는 턴과 그리는 턴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차는 턴은 사실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차는 턴의 모양새가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이다. 즉 그리는 턴에 비해 차는 턴은 마치 슬라이딩 턴처럼 어떤 정석이나 정형이라고 할 만한 모양새를 ‘이론적으로’ 도출해 내기가 무척 어렵고, 이러한 반증으로 많은 라이더들이 서로 다른 제각각의 라이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은 “과연 차는 턴을 카빙턴이라 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차는 턴을 카빙이 아닌 슬라이딩 턴의 범주에 넣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누누이 말하지만 이론적인 퓨어 카빙은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실제 라이더들이 수행하는 카빙 턴의 모습은 어느 정도 차는 턴의 요소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차는 턴과 퓨어 카빙이 보여주는 괴리감은 카빙턴을 이론적으로 배우려는 노력이나 베이직 카빙을 통해 카빙을 배워보려는 많은 카빙 입문자들(특히나 독학 보더들)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게 된다. 카빙 턴을 잘하기 위해서는 카빙의 원리를 잘 아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실제 현실의 카빙은 이러한 원리와는 몇 발짝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차는 턴을 하고 있지만 정작 카빙 턴에 대한 교습의 순서나 이해를 돕는 개념들은 대부분 퓨어 카빙(그리는 턴) 이론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 그만큼 차는 턴은 실제 라이더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는 정도에 비해 그 이론적인 토대가 거의 없다시피 하며, 그러다 보니 차는 턴을 설명할 때에는 완전히 다른 턴 방식인 그리는 턴(퓨어 카빙)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잘못된 관습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이다. 조금 심한 말을 하자면 차는 턴을 하는 라이더들조차 스스로 차는 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외면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이론과 실제, 즉 퓨어 카빙과 리얼 카빙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원포인트들이 양산되게 되었고, 이러한 원포인트들은 퓨어 카빙이 아니라 차는 턴을 완성 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이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측면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카빙턴의 방법론들은 대부분 이론과의 접점이 없는 말 그대로 ‘방법’에만 치중하게 되었고, 결국 이렇게 명확한 지향점이 없는 방법론들은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면서 한편으론 더 세련된 모습으로 가다듬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여러 가지 다른 모습으로 파편화되어 갈라지게 되면서 이렇게 갈라져 나간 방법론들이 충돌하여 서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경쟁적인 구도가 생기기도 하였다.


이번 칼럼에서 차는 턴을 다루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파편화된 차는 턴의 모습을 모두 아우르는 어떤 원리를 제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단지 이번 칼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이 보여주는 간극을 좀 더 자세하게 묘사하여 라이더들이 그 차이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결국 스스로가 원하는 카빙 턴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진짜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자 함이다.


필자의 칼럼에서 되도록이면 방법론은 다루려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방법론 위주로 진행이 되는 것 또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차는 턴의 스펙트럼은 마치 슬라이딩 턴처럼 매우 넓고 다양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역시 여러 가지이다. 따라서 필자가 제시하는 방법론이 반드시 맞는다고 할 순 없다. 다만 그리는 턴과 차는 턴의 차이를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 함으로써 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결과적으로는 라이더에게 스타일의 선택권을 넘겨주고자 함이니 이점 이해 부탁드린다.




# ‘퓨어’ 카빙과 ‘리얼’ 카빙의 차이



퓨어 카빙 이론은 카빙턴을 이루는데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만을 추려서 카빙턴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사이드 컷, 중력, 슬로프 기울기, 속도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 외에도 현실 속에서의 카빙턴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더 많이 있다. 슬로프의 마찰력이라던가 공기저항, 눈이 뭉치거나 부서지면서 생기는 힘의 변화, 데크의 반발력 등등이 그것이다. 여기서 더욱 깊게 들어간다면 라이더의 질량 분포, 데크 소재의 전기적 특성, 기온, 습도...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요소들이 더 추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제한된 데이터만을 이용하여 카빙의 원리를 설명하는 퓨어 카빙 이론은 실제 현실에서의 ‘리얼’ 카빙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더 정밀한 측정을 통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매우 복잡한 이론을 만들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이론은 라이더가 통제 불가능하거나 알아 채기 어려운 데이터가 너무 많아서 비록 현실성은 높아진다 하여도 그 이론을 알아야 할 의미 자체가 사라져 버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론상의 ‘퓨어’카빙과, 현실에서의 ‘리얼’카빙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퓨어 카빙에서는 그 불확실성과 모호함으로 인해 생략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매우 중요한 대표적인 요소 두 가지를 들자면 <설면의 관용도>와 <데크의 탄성>을 들 수 있다.


<설면의 관용도> - 퓨어 카빙과 같은 완벽한 카빙을 위해서는 사이드 컷의 모양 그대로 데크를 받쳐주는 설면의 모양이 중요하다. 하지만 설면은 그날그날의 눈 컨디션에 따라 그 성질이 바뀌기 때문에 데크를 충분히 받쳐주기도 하고 반대로 쉽게 부서져 버리기도 한다. 즉 리얼 카빙에서는 이론적으로 계산하거나 예측하기 힘든 설면의 마진이나 유격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데크의 탄성> - 퓨어 카빙 이론에서는 라이더가 누우면 누울수록 데크가 무한정 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더가 90도 가까이 눕게 되면 턴 크기는 0에 수렴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데크의 변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변형이 일어나기는 어렵고 턴 크기 역시 무한정 작아지지는 않는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이야기하는 공통점은, 턴 후반 데크에 강한 프레스가 걸린다 하더라도 턴 크기가 작아지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퓨어 카빙 이론이 얘기해주는 급사 카빙의 어려움이 턴 후반 지나치게 작아지는 턴 크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리얼 카빙에서 나타나는 턴 크기의 한계는 단편적으로 바라보면 퓨어 카빙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매우 하드한 데크를 사용해서 턴 크기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예방한다면 퓨어 카빙이 가지는 턴 후반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이렇게 하드한 데크는 턴 후반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턴 전반의 퓨어 카빙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턴 전반에는 급사일수록 프레스가 작아서 데크를 충분히 휘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엎어치나 메치나 급사에서의 퓨어 카빙의 어려움은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특성이 보여주는 진짜 모습은 하드한 데크를 쓸수록 차는 턴을 하게 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데크가 하드할수록 턴 전반에 데크를 휘기 어려워서 전반이 버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퓨어 카빙 이론을 잘 이해하고 있고, 더 나아가 퓨어 카빙 이론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리얼 카빙의 특징까지 깨닫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 어째서 차는 턴을 하게 되고 또 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알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왜 차는 턴은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지 까지도 말이다. 설면의 관용도나 데크의 변형 정도는 데크 특성과 라이더 스펙에 따라, 그리고 그날그날의 슬로프 컨디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특정 값을 도출할 수도 없고, 도출해 봐야 의미도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다룰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2. 어떻게 찰까 - 인클의 방향



그럼 본격적으로 차는 턴의 특징과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차는 턴의 가장 핵심적이고 바탕이 되는 것은 퓨어 카빙과 차는 턴의 인클리네이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몸을 넘기는 법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퓨어 카빙 이론에 따르자면 라이더는 원심력에 대항해야 하므로 몸은 ‘원 안쪽’으로 기울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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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는 턴의 원리는 낙차와 차는 힘의 조합으로 턴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라이더는 옆으로 차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차는 턴의 전반부에서 라이더의 몸은 원 안쪽이 아니라 비교적 ‘슬로프의 안쪽’으로 기울어야 한다.



02.jpg



따라서 라이더는 턴 초반에 구심점을 향해 몸이 쏟아져서는 안되며 그보다는 슬로프 안쪽으로 기울이면서 슬로프를 옆으로 차야(밀어야) 하고 이것만으로도 알아서 턴이 된다. 사실 스노보드 라이딩은 근본적으로 낙차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초, 중, 고급을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의 턴이 이와 같은 방식의 인클법을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히려 퓨어 카빙의 인클법은 실제로는 잘 쓰이지 않으며 라이더들에게도 매우 생소하고 어색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빙턴 이론에서 턴 안쪽으로 몸을 넘기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것이 퓨어 카빙을 위해 필요한 방법이고, 카빙 이론은 대부분 퓨어 카빙을 모델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인클법이 강조되는 순간이 바로 ‘축을 이용한 카빙턴’에서다. 축을 이용한 카빙턴은 퓨어 카빙에 가깝기 때문에 반드시 턴 안쪽으로 몸을 넘겨야 한다. 하지만 많은 라이더들이 이러한 인클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축을 이용한 카빙, 또는 베이직 카빙을 완성도 있게 해내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턴을 열심히 연습한다고 해서 실제 카빙 실력이 그다지 늘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선 칼럼에서도 말했지만 퓨어 카빙은 급사에 갈수록 한계를 보이기 때문에 이렇게 퓨어 카빙을 지향하는 연습 법이 도리어 카빙의 폭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연습 법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퓨어 카빙과 리얼 카빙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축으로 타는 카빙은 반드시 마스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본다. 물론 그 이유는 그리는 턴을 위해서이다)


결국 축으로 타는 카빙을 잘 못해도 카빙 턴을 배우는데 별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반대로 카빙턴을 아주 잘 하는데도 불구하고 축을 이용한 턴은 잘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만큼 두 가지 방식의 턴은 서로 인클을 주는 법이 틀리다는 것이다.


요약: 턴 전반부에 턴 안쪽(구심점)으로 몸을 넘기려 하지 말고 슬로프 안쪽 (폴라인과 수직 방향)으로 몸을 기울인다.
※ 몸을 안쪽으로 넘기지 말라고 하면 뉴트럴 자세조차 만들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있다. 뉴트럴 자세는 반드시 올바른 타이밍에 만들어야 한다.





3. 어떻게 찰까 - 상체와 하체의 분리



이와 같은 인클 방법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또 다른 특징이 바로 상체와 하체의 분리이다.
원 안쪽으로 몸이 기울어야 하는 퓨어 카빙 인클법의 경우에는 상체와 하체가 매우 단단하게 연결되어 진행되게 된다.



03.jpg



그림과 같이 인클의 방향(프레스의 방향)의 변화와 데크의 회전이 일치하므로 상체와 하체가 동일한 각도를 유지하며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차는 턴의 경우에는 데크는 턴 궤적에 따라 원을 그리지만 몸을 기울이는 인클의 방향은 항상 폴라인 안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라이더가 데크를 누르는 방향이 (데크 기준으로 보면) 변하게 된다. 따라서 데크(하체)와 라이더(상체)가 서로 다르게 작동하기 쉽고 이로 인해 마치 하체와 상체가 분리되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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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상체 하체가 분리(?) 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상체는 턴 진입 순간의 뉴트럴 상태 그대로 진행되게 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강한 앵귤, 즉 외경이 들어가게 되어 상체는 계속 서 있지만 하체는 더 많이 기울게 되면서 마치 골반이 강하게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는 골반 프레스의 이유와 느낌을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신체 구조상 토턴보다는 힐턴에서 이런 모습이 더 강하다.
그리고 라이딩 중에 어깨를 슬로프와 평행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이야기 역시 단순히 앵귤이나 외경을 사용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차는 턴에서는 상 하체가 분리되어야 하고 또 그 시점이 턴 전반부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엣지각의 기울기가 커짐에도 불구하고 앵귤 역시 점차 강해지면서 상체는 항상 수직으로 서 있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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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같은 상하체의 분리 정도나 앵귤의 운용은 라이더가 얼마나 퓨어 카빙에서 멀어지느냐, 즉 얼마나 차는 턴의 극단으로 가느냐에 따라 그 방법이 달라지게 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운용법이 바로 라이더의 겉보기 스타일(자세)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다른 라이더의 자세를 따라 하고 싶다면 무작정 자세만 따라 하는 것보다 그 라이더가 어떤 궤적을 그리고 또 어떤 식으로 턴을 운용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물론 현실적으로 무척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우선은 라이더가 얼마나 차는 턴을 지향하는지, 또는 반대로 얼마나 그리는 턴을 지향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이를 대신할 수 있다. 이를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게 본 칼럼의 목표이기도 하다.



요약: 차는 턴(의 전반)에선 슬로프와 어깨를 수평으로 한 뒤 골반을 통해 데크에 프레스를 전달한다. 이를 위해 상체와 하체를 분리하여 생각한다. 상체는 기울기 없이 항상 슬로프와 수직인 느낌을 가져야 하며 반대로 하체는 천천히, 하지만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4. 어떻게 찰까 - 역 로테이션



아마 카빙턴을 방법론으로 이해하는 보더들이 가진 가장 큰 오해가 바로 이 로테이션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오해를 풀기 위해 꽤 많은 분량으로 로테이션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은 것 같은데 아직도 카빙턴을 할 때 (순)로테이션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로테이션을 단순히 몸을 꼬는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이후에 풀리는 과정에 대해 생각하지 않거나, 또는 로테이션의 기준점을 아무렇게나 잡아 생각하게 되면 결코 로테이션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오해를 풀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려면 상당히 많은 분량의 내용이 필요하기에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이미 몇 번의 칼럼을 통해 로테이션의 개념을 정의했고, 이 로테이션이 단순히 데크를 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전후좌우의 축 이동에도 관여하여 엣징과 프레셔 컨트롤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까지 설명한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칼럼을 참조 바란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직관적인 방법으로 차는 턴의 로테이션 방법을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차는 턴에서는 상체가 미는 방향과 이를 받아주는 하체의 방향이 다르고, 또 턴의 진행 정도에 따라 이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상체와 하체는 마치 분리된 것처럼 따로 움직인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를 도식화해보면 상체와 하체가 마치 경첩 같은 구조로 연결되어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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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를 라이더에 대입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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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모습을 로테이션으로 해석하면 차는 턴은 턴 전반부에 <역 로테이션>이 쓰인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 로테이션은 엣징과 프레셔 컨트롤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전 칼럼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3952983&mid=Colum 참조)
다만 이러한 모습의 역 로테이션은 강제로 데크를 돌리는 ‘카운터’ 로테이션과는 조금 달라서 뒷발을 찬다거나 억지로 몸을 돌리는듯한 느낌이 별로 나지 않을뿐더러 라이더의 적극적인 의도 없이도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에 ‘숨어있는 역 로테이션’ 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상 하체가 분리되어 각각 움직이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카빙턴을 할 때 (순) 로테이션을 써야 한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상 하체의 분리로 인해 턴 전반부에 이와 같은 역 로테이션이 녹아들어 가 있다는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는 애초에 뉴트럴 상태를 잘 만들지 못 해서 순 로테이션을 통해서 강제로 뉴트럴 상태를 만드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일수도 있다. 두 경우 모두 턴에 대한 구조적인 이해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턴을 운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므로 어느 정도의 순 로테이션을 가미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양념일 뿐이지 차는 턴의 구조상 턴 전반에는 반드시 역 로테이션이 들어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차는 턴을 제대로 파악하고 본인의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숨어있는 역 로테이션이 가져오는 또 하나의 오해는 ‘로테이션이 필요 없다’거나 ‘로테이션을 안 하다’라는 이야기이다. 차는 턴의 역 로테이션이 적극적인 카운터의 느낌이 잘 나지 않는다는 점과, 슬로프를 기준으로 로테이션을 해석하면 로테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얼핏 수긍해 버리기 쉬운 의견이다. 하지만 로테이션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절대로 로테이션을 슬로프 기준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로테이션을 슬로프 기준으로 설명하는 것은 한편으론 초보들의 이해를 돕기 쉬운 것 같아 보이지만 오히려 로테이션 개념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주범이다. (특히 비기너 턴이 이런 방식을 취하는데 초보를 위한 친절한 방법은 맞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잘못된 방법이다) 로테이션을 이렇게 잘못된 방법론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해하려면 그 기준점은 반드시 데크에 있어야 하며 데크와 라이더의 상대적인 회전으로만 로테이션을 이야기해야 한다. 따라서 차는 턴 전반에 발생하는 로테이션은 명백하게 역 로테이션이라고 해야 한다. 
(만약 데크 기준으로 본다면‘로테이션이 없다’라는 말은 데크와 라이더가 함께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즉 라이더와 데크가 서로 동조한다고 하여 ‘동조 로테이션’이라 이름 붙인 바 있다. 퓨어 카빙에서는 동조 로테이션만 필요하므로 퓨어 카빙에 한정하면 로테이션이 없다 라는 표현이 맞는 표현이다. 다만 차는 턴을 구사하고 있으면서 로테이션을 안 쓴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잘못된 로테이션 개념이 너무 많이 퍼져있고 또 로테이션 자체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보니 부연 설명이 좀 길어졌다. 그럼 영상을 통해 차는턴에서의 로테이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리해보자.





여기서 턴 후반부에 동조 로테이션 (또는 약간의 순 로테이션도 가능)이 쓰이는 이유는 역시 턴 후반부는 퓨어 카빙과 유사하기 때문에 데크가 도는 것에 상체를 맞춰줘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카빙을 ‘막’ 배운 라이더들이 이 부분을 생략하고 바로 다음 턴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이렇게 되면 턴의 폭이 매우 좁아지게 된다. 즉 후반부 동조 로테이션은 턴을 후반까지 충실하게 완성시킴으로서 낙차를 횡력으로 전환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요약: 턴 전반에는 느린 <역 로테이션>, 턴 후반에는 <동조 로테이션>의 형태가 나오도록 연습한다. (이를 위해 토턴은 몸을 닫은 상태로 들어가고,  힐턴은 몸을 완전히 연 상태로 들어간다.)





5. 어떻게 찰까 - 다운 타이밍



다운 타이밍은 차는 턴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방법이 가장 안 알려져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역시 다운에 대한 여러 가지 잘못된 썰들이 너무 많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상급턴으로 갈수록 다운을 더 빨리해야 한다던가, 다운을 하면 프레스가 더 생긴다던가 하는 썰 들이 그것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는 맞는 이야기들이지만 턴을 깊게 이해하는 데엔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썰들이다.


차는 턴의 다운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우선 횡력과 낙차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횡력>은 스노보드가 얼마나 강하게 슬로프를 가로질러 옆으로 가는가를 표현한 말이다. 엄밀히 말하면 힘(force)은 아니지만 이 횡력에 의해 턴이 얼마나 충실해지느냐가 정해지기 때문에 횡력 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횡력은 라이더의 속도와 턴 진입각에 의해 의해 정해진다. 속도가 빨라도 진입각이 너무 작으면 직활강에 가깝게 내리쏘게 되어 턴이 약해지므로 횡력이 작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진입각이 커도 속도가 느리면 역시 턴이 약해지므로 횡력이 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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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야기하는 딥 카빙이 바로 이렇게 큰 횡력을 가지고 턴을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횡력은 만들거나 유지하기 어려워 턴 중에 쉽게 소실되기 마련이고 한편으론 또 적당한 타이밍에 소실되어야만 턴의 방향 전환이 가능해짐을 예상할 수 있다.


<낙차>는 슬로프의 기울기에 의해 라이더가 받는 수평 힘의 크기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낙차의 크기는 슬로프마다 고정이고 라이더가 조절할 수 없다.



차는 턴은 바로 이 두 가지의 조화로 이루어지게 된다. 낙차에 횡력을 더하게 되면 라이더는 포물선 운동을 하게 되며 이것이 기본적인 차는 턴의 베이스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라이더가 더 타이트하고 강한 턴을 만들기 위해,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는 턴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횡력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데크를 차게(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프레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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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좀 더 다르게 표현하면, 라이더가 횡력에 저항하는 프레스를 가함으로써 횡력을 0으로 만드는 과정이 바로 차는 턴의 전반부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라이더에게 선택권이 생기게 된다. 강한 프레스를 가함으로써 빠르게 횡력을 0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고, 반대로 약하고 지속적인 프레스를 가함으로써 천천히 횡력을 0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빠르게 횡력을 0으로 만들게 되면 낙차(수평 힘)만이 남게 되어 턴의 폭은 좁아지고 이후 라이더는 밑으로만 가속되는 모습이 되기 쉬우며, 너무 천천히 횡력을 줄이면 턴의 폭은 지나치게 넓어지고 턴이 찌그러지게 된다. 따라서 라이더는 보기 좋은 턴을 만들기 위해서는 ‘낙차의 정도에 따라’ 횡력의 크기를 줄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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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라이더가 어떻게 해야 횡력에 대항하는 프레스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을까. 그것이 바로 ‘다운’이라는 행동이다. 역시 지난 칼럼을 통해 다운이란 프레스를 만드는 웨이팅이나 프레스를 빼는 언웨이팅의 의미보다는 프레스를 ‘관리’하는 행동이라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다운이 가지는 이러한 관리의 기능은 빠른 사이드슬립 도중에 다운을 해 봄으로써 느낄 수 있다. 사이드슬립 도중에 빠르게 다운을 하거나 또는 아예 다운을 안 하고 강하게 엣지로 저항을 하면 데크가 급하게 멈추면서 강력한 프레스가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서서히 다운을 하게 되면 데크도 천천히 멈추게 되고 프레스 역시 점진적으로 가해짐을 느낄 수 있다. 즉 다운이란 행동은 없던 프레스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프레스가 충돌 과정에서 발현되는 것을 조절하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해했다면 차는 턴 전반에 어떤 식으로 프레스를 줘야 하는지, 즉 다운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턴 전반에 수행하는 다운은 폴라인 옆 방향으로 프레스를 가함으로써 횡력을 0으로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마치 옆으로 하는 사이드슬립과 유사하다는 것이고, 이렇게 옆으로 진행하는 사이드슬립을 천천히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다운 역시 천천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차는 턴에서의 다운 타이밍과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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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더 다이나믹한 턴을 위해서라면 빠르고 강하게 다운을 주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의문이다. 이 점에 답하기 위해서는 낙차의 또 다른 특징을 이해해야만 한다. 라이더는 낙차에 의해 가속이 되는데, 낙차는 라이더가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낙차에 의한 가속도 역시 라이더가 조절할 수 없다. 게다가 이 가속이라는 것은 0에서부터 서서히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갑자기 생겨나지 않으며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러한 낙차(수평 힘)에 의해 가속되는 정도를 ‘종력’이라고 하자. (그냥 ‘낙하 속도’이지만 횡력과의 비교를 위해서 이렇게 부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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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운으로 인해 횡력이 0이 되는 순간을 생각해 보자. 이때에는 순수하게 종력만이 남게 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 종력은 주로 낙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데 횡력을 빠르게 0으로 줄여버리게 되면 종력이 충분히 커질 시간이 없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종력 역시 아주 작아지게 된다. 여기서 이 종력의 크기가 중요한 이유는 이 종력이 없으면 턴의 후반을 진행할 수 없을뿐더러, 이 순간의 종력과 라이더의 몸 기울기가 서로 맞아야 넘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지금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횡력이 0이 되는 순간 라이더의 상태는 횡력에 저항하기 위해 몸이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일 것이다. 만약 이 상태에서 종력 마저 작다면 당연히 라이더는 넘어지게 된다.
결국 라이더가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턴의 후반을 전반부와 같은 리듬과 크기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 종력의 크기가 적절하게끔 턴의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종력은 낙차와 마찰력(&슬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라이더는 경험을 통해 이를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


많은 라이더들이 힐턴에서 넘어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렇게 횡력과 종력을 조화롭게 이어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엣지각을 더 세우기 위해서는 더 강한 프레스를 주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강한 다운을 주어야 한다는 잘못된 다운 개념 때문에 라이더는 점진적으로 부드러운 다운을 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다운 타이밍을 주게 된다. 이로 인해 낙차가 없는 곳에서는 종력이 너무 작아져서 안쪽으로 넘어지게 되고, 낙차가 심한 곳에서는 종력이 늘어나는 정도를 컨트롤하지 못 해서 급격하게 커지는 종력때문에 데크가 아래쪽으로 덕덕거리게 된다.


즉 횡력←, 종력↓, 횡력→ 아도겐 의 변화를 다운이라는 행동을 통해 매끄럽게 이어주어야 하는데 무작정 다운을 하다 보니 이것이 단절되어 넘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차는 턴을 위해서는 우선 다운이라는 행동이 프레스를 관리하는 행동이라는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하고, 이후에 턴 전반부 횡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프레스를 갑자기 줄이는 게 아니라 낙차에 의해 늘어나는 종력과의 균형을 생각하며 천천히 줄여나가는 방식의 다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한가지 요령은, 턴의 피크 지점(3시와 9시)을 목표로 부드럽게 떨어진다는 느낌으로 다운을 하는 것이다. 당연히 부드럽게 떨어지기 위해서는 다운을 하는 시간이 길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찍 다운을 시작하고 늦게 다운을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다운을 일찍 시작하라고 하면 너무 억지로 앉으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으므로 다운의 시작은 의식적으로 일찍 할 필요는 없으며 턴으로 인해 프레스가 걸리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눌려지는 느낌으로 하는 것이 좋다. 즉 다운은 하는 게 아니라 하게 되는 것, 누르는 게 아니라 눌려지는 것, 버티는 게 아니라 순응하는 것이라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게다가 이렇게 느린 다운을 하게 되면 슬라이딩이 많이 날 것이라 예상하겠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느린 다운은 오히려 엣지가 그립 되도록 도와주는 측면이 훨씬 크다. 때문에 차는 턴 방식의 다운 운용법을 취하면 턴 후반부에는 100% 엣지가 그립이 된다. 게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더 일찍 그립이 되거나, 더 나아가 차는 턴의 모든 구간을 그립 턴으로 수행할 수도 있다. 차는 턴이라고 해서 절대 억지로 차려고 하거나 일부러 슬립을 내려 하지 말자. (반대로 그립에 연연하지도 말자)


그럼 턴 후반부는 어떨까. 차는 턴의 턴 후반부에서의 다운은 전반과는 달리 좀 더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낮은 다운 자세를 유지해서 좀 더 날카롭고 무게감 있는 턴을 할 수도 있고, 일찍 다운 자세를 풀고 업을 한 뒤 여유 있게 다음 턴을 대비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딱히 정해진 룰이나 정답이 없으며 횡력과 종력의 균형 상태에 따라 좌우된다. 다만 지나치게 누르려 하다가 뉴트럴 자세가 늦는다거나 다음 턴에 늦게 돌입하는 실수를 해서는 안되겠다. 물론 이는 차는 턴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 엣지 체인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이고 이 점 역시 예전 칼럼(1,2)에서 다뤘던 주제이다.


요약: 턴 전반부에는 턴의 피크점에 부드럽게 착지하는 듯한 여유 있는 다운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나치게 다리로 펴서 버티는 라이딩보다는 무릎을 부드럽게 굽히면서 프레스에 순응하는 느낌을 가져보자. (물론 앵귤이 다운의 역할을 겸하므로 무릎을 펴고 앵귤만으로도 프레스 컨트롤을 하거나, 하체가 아닌 상체를 숙이는 것으로 프레스 컨트롤을 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은 프레스 운용의 폭이 좁아져 턴이 더 단단해지기 쉽다.)
※ 턴 피크점에서 횡력이 0이 되고 100% 종력만 남았을 때, 남은 종력의 크기가 그 순간의 인클 정도와 어울리는지 집중해서 프레스를 운용해보자.





6. 차는 턴의 요령



지금까지 차는 턴의 특징과 구체적인 방법에 관해 알아보았다. 방법론 위주로 쓴다고 하였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개념 설명이 길어지다 보니 그다지 실질적인 방법을 설명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한번 실제 턴 순서에 따라 차는 턴을 하는 요령을 설명해 보겠다. (레귤러 기준, 토턴으로 시작, 전향각)


토턴을 시작할 때 어깨는 비교적 닫혀있는 상태로 들어간다. 
*따라서 가슴은 폴라인 아래쪽을 바라보는 상태이다. 머리와 시선은 턴의 피크(3~4시)를 바라본다.

엣지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턴 전반에 걸쳐 다음 3가지 행동을 한다. ①역 로테이션, ②다운(차기, 밀기, 옆으로 하는 사이드슬립), ③앵귤(골반 떨어짐)
*이 3개의 행동은 갑작스레 하는 게 아니라 턴 전반을 전부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수행해야 한다.
*3번 앵귤은 토턴의 경우 신체 구조상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억지로 몸을 틀어가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 
*만약 데크가 너무 빨리 말리거나 돌아버린다면 다운을 안 하고 다리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무릎을 유연하게 사용하자. 또는 시선 문제일수 있으니 이때는 시선을 턴 피크에 고정한다. 반대로 데크가 잘 안 돌아서 뒷발을 차거나 반동을 주는 식으로 역 로테이션을 넣어야 한다면 축 이동이 확실하게 안되어서 낙차에 노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반동을 쓰지 않는 노즈 드롭을 연습한다.
*다리로 버텨가며 누르는 게 아니라 골반으로 누르는 듯한 느낌이 나야 한다.

턴의 피크에 이르면 역 로테이션, 다운, 앵귤을 멈추고 그 자세 그대로 턴 후반을 진행한다. 따라서 반드시 동조 로테이션을 써야 한다. 
*엣지는 반드시 그립 되어야 한다.
*시선 역시 동조하여 노즈 방향으로 고정 후 데크와 함께 돌려준다.
*만약 턴이 늘어지는 기분이 들면 약간 더 다운을 해서 턴을 단단하게 만들거나 좀 더 상체를 리드하여 (순 로테이션) 턴을 이끌 수 있다. 다만 이럴 경우 힐 턴 진입할 때 몸이 닫혀버리는 사태가 생기게 된다.
*턴을 진행하지 못하고 턴 안쪽으로 넘어진다면 전반에서 종력을 키우지 못한 탓이다. 과도한 슬립이 났거나 너무 빨리 횡력을 죽였거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적당한 타이밍에 업으로 턴을 마무리하고 뉴트럴 상태를 만든 뒤 힐턴에 돌입한다. 힐턴 진입은 몸을 완전히 열어서 어깨와 데크를 거의 직각으로 만든 상태로 들어간다. 
*토턴 전반에 역 로테이션을 잘 썼고, 그 상태 그대로 토턴 후반을 진행했다면 힐턴 진입시 상체는 자연스럽게 열려 있을 것이다.
*시선은 턴의 피크 (9~8시)를 바라본다.

엣징이 시작되면 턴 전반에 걸쳐 ①역 로테이션, ②다운, ③앵귤을 수행한다.
*역시 턴 전반을 모두 쓰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수행한다.
*힐턴은 특히 비기너 턴의 영향으로 순 로테이션을 버릇처럼 쓰기 때문에 뒷발이 슬라이딩 되기 쉽다. 순 로테이션이 아니라 적절한 역 로테이션을 통해 뒷발을 단속해야 한다. 보통 이때의 역 로테이션은 사실 자기도 모르게 써왔던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를 의식해서 하려고 하면 처음엔 조금 어색할 수 있다. 로테이션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부드럽게 차는 게(미는 게) 목적임을 명심하자. 억지로 닫으려 하거나 너무 빨리 닫으면 테일이 꽉 물리면서 횡력이 순간 0이 되어 넘어진다.
*반대로 너무 억지로 열고 힐턴에 진입하는 것 역시 몸을 빨리 닫히게 만든다. 억지로 열면 몸이 꼬여있는 상태가 되므로 힐턴에 들어가는 순간 몸이 풀리면서 데크가 휙 돌아가게 된다. 이는 과도한 슬립으로 이어져서 횡력을 빠르게 소모하게 되고 역시 넘어지기가 쉽다. (쉽게 말해서 억지로 몸을 여는 시도 자체가 순 로테이션과 같다) 힐턴 진입시에 몸이 꼬여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되며, 토턴 마무리 자세를 유지하여 자연스럽게 들어가야 한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거나 아니면 몸이 아예 열리지 않는 경우에는 스탠스를 좀 더 전향으로 손보거나 아니면 시선을 선행시키지 말고 슬로프 옆쪽으로 고정함으로써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앵귤 자세를 제대로 쓸 줄 모르면 이 과정에서 상체가 뒤로 넘어가거나 흔들거리기 쉽다. 적절한 앵귤 훈련으로 상체는 항상 똑바로 서있도록 한다.
*다리로 버텨가며 누르는 게 아니라 골반으로 누르는 듯한 느낌이 나야 한다.

턴의 피크에 이르면 역 로테이션, 다운, 앵귤을 멈추고 그대로 턴 후반을 진행한다.
*엣지는 반드시 그립 되어야 한다.
*동조 로테이션을 사용한다. 시선 역시 노즈 고정한다. 추가적인 다운이나 턴을 리드하는 약간의 순 로테이션 등이 가능하다.
*턴을 진행하지 못하고 턴 안쪽으로 넘어진다면 전반에서 종력을 키우지 못한 탓이다. 과도한 슬립이 났거나 너무 빨리 횡력을 죽였거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턴이 덕덕거린다면 횡력과 종력의 조화가 좋지 않은 것이거나 너무 테일로만 타서 그럴 수 있다. 물론 힐턴의 신체구조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분은 있다.

업으로 턴을 마무리하면서 뉴트럴 상태로 힐턴을 끝낸다. 이후 토턴 진입은 어깨를 닫은 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힐턴 전반에 역 로테이션으로 인해 몸이 닫히게 되었을 것이다. 이 상태 그대로 토턴에 진입한다.
*토턴 마무리 뉴트럴 자세와  힐턴 마무리 뉴트럴 자세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힐턴 마무리=닫은 자세, 토턴 마무리=연 자세. 또한 얼마나 열고 닫을지는 본인의 스탠스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힐턴 마무리에 일어나면서 이미 역 로테이션을 넣는 경우가 많다. 이는 축 이동이 후경으로 이루어져서 노즈 드롭을 방해하기 쉽다. 또한 미리 돌려버리면 토턴 전반에 역 로테이션을 쓸 수 없게 만든다.

이후 반복


 



7. 차는 턴을 망가뜨리는 요소



차는 턴은 사실 퓨어 카빙에 비해 좀 더 현실 친화적이기 때문에 기본 원리만 잘 지킨다면 연습 법이 무척 쉽고 턴 역시 잘 망가지지 않는다. 다만 차는 턴이 망가지는 이유는 정확한 타이밍을 잡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는 차는 턴을 지나치게 퓨어 카빙이나 베이직 카빙 형식으로 운용하려고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첫 번째로 턴의 전반부 엣징에 집착해서 슬립 없는 궤적을 남기고자 하는 욕심이다. 차는 턴의 경우 슬립이 나냐 안 나냐는 턴을 얼마나 잘 하는가도 있겠지만 슬로프의 상태나 데크의 스펙에 의해서도 어느 정도 좌우되는 다분히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여기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턴 전반에 제대로 차지 못 해서 부드러운 턴을 만들지 못하게 된다. 물론 턴 후반에는 반드시 엣지를 박고 진행해야 한다.


둘째로 다운 타이밍을 잘못 잡는 것이다. 퓨어 카빙 방식은 날카로운 궤적을 내기 위해서 턴 초반에 강하게 엣징을 넣고 여기에 프레스를 가하는 방법이 맞지만 차는 턴은 엣지의 사이드컷 보다는 낙차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느낌으로 타야 하며, 이 과정에서 얼마든지 슬립이 날 수 있다. 따라서 다운 타이밍을 급하게 가져가는 것은 차는 턴과 어울리지 않는다.


셋째로 (리다이렉션 없는) 딥 카빙의 시도이다.
딥 카빙은 강한 횡력을 가지고 턴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턴의 돌입각이 폴라인의 수직에 가까워지는 딥 카빙일수록 차는 턴을 위한 ‘옆으로 하는 사이드슬립’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마치 슬로프를 직활강할 때 사이드슬립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딥 카빙은 근본적으로 그리는 턴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차는 턴으로 딥 카빙을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턴 극 초반 데크의 방향을 억지로 바꾸는 리다이렉션이 필요하다. (직활강 중 사이드슬립을 하려면 데크를 억지로 돌려야 하듯이.) 이는 많은 고수 라이더들이 힐 턴에서 데크를 확 돌려버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차는 턴을 잘 이해하고 수행하려면 그리는 턴과 확실하게 구분하여 차는 턴의 특성에만 충실하게 턴을 수행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하는 차는 턴은 너무 쉽고  맹숭맹숭한 느낌이 날 순 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차는 턴의 특성 때문에 차는 턴이 고각에서도 쉬운(?????) 것이고 다양한 슬로프를 커버할 수 있는 것이며, 포즈 또한 우아하고 세련될 수 있는 것이다.




8.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아직 그리는 턴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는 턴과 그리는 턴의 차별화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일단은 차는 턴을 하면서 주로 하기 쉬운 아주아주 치명적인 실수들을 예로 들어 보도록 하겠다.


순 로테이션으로 턴
-이 방법은 차는 턴이나 그리는 턴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이미 좋은 턴을 할 준비가 안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크로스 힘→뉴트럴 자세→노즈 드롭의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기본적인 턴의 베이스를 만들 때 순 로테이션을 쓸 이유는 없다.
한가지 또 다른 이유는, 차는 턴의 기본 뉴트럴 자세(힐>토는 닫고 들어가기, 토>힐은 열고 들어가기)를 만들지 않은 상태로 턴을 들어가다 보니 이를 순간적으로 수정하기 위해서 순 로테이션의 움직임이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토턴에 돌입하기 전 상체를 열고 있으면 토턴 진입시에 순간적으로 상체를 닫아주는 순 로테이션의 움직임이 필요해진다. 반대로 토에서 힐을 진입할 때 어깨가 닫혀있으면 역시 열어주는 순 로테이션 동작이 들어가게 된다. 이런 움직임이 필요한 이유는 차는 턴 전반에 역 로테이션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 로테이션은 숨어있다 보니 깨닫기 어렵고, 단지 사전에 순 로테이션을 썼던 것만 생각해서 순 로테이션으로 턴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턴 진입시 턴 안쪽으로 몸을 던지는 것
-턴 진입과 동시에 어깨를 턴 안쪽으로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더 빠른 엣징과 날렵한 턴을 위해 이런 행동을 하지만 사실 이것은 그리는 턴을 위한 방법이다. 차는 턴은 사이드 컷보다는 낙차를 이용하는 방법이므로 턴 안쪽으로 어깨를 떨궈서는 안된다. 이렇게 하면 턴이 더 다이나믹해지고 날카로워지는 것은 맞지만 차는 턴의 원리와는 부합하지 않는다.
다만 이 몸을 ‘던진다’라는 표현이 현실에서는 ‘뉴트럴 자세를 만든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약간의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턴 후반에는 라이더가 턴 안쪽(산 쪽)으로 많이 기울어있는 상태이고, 이 상태에서 엣지 체인지를 위한 뉴트럴 자세로 가기 위해서는 계곡 방향으로 몸을 던지는 듯한 행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던진다는 표현으로 이를 묘사하는 것이다(크로스 힘의 다른 표현이 되겠다). 이러한 의미의 ‘던진다’와, 정말로 턴 안쪽으로 몸을 ‘던지는’ 행동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후자의 던짐은 턴 안쪽으로 몸을 던지는 것이고, 이런 던짐을 통해 뉴트럴 자세보다도 더 계곡 쪽으로 몸이 기울게 된다. 이때에는 말 그대로 몸이 붕 뜬 느낌이 나게 된다. 이 두 가지를 착각해서 던지지 말라고 했더니 뉴트럴 자세도 만들지 않는 엉뚱한 해석은 하지 않기 바란다.


부드럽지 못한 다운, 다리로 버티면서 누르는 것
-차는 턴은 낙차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턴 전반에 걸쳐 부드럽게 다운을 해야 한다. 프레스를 더 주겠다고 강하게 다운을 하는 것은 차는 턴의 원리와 맞지 않는다. 흔히들 프레스를 더 주겠다고 다리로 꽉 버티면서 프레스를 주는데 이렇게 되면 부드러운 다운을 하기가 어렵다. 다리는 풀어주고 골반으로 눌러줘야(또는 다리에 프레스가 걸리는게 아니라 골반에 프레스가 걸려야) 한다.


부드럽지 못한 역 로테이션
-테크니컬 카빙 스타일의 유행으로 토턴에서는 왼팔을 뒤로 확 돌리는 빠른 역 로테이션 법이 유행이다. 이런 식으로 역 로테이션을 빠르게 써버리면 백이면 백 어깨선이 턴 안쪽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방법 역시 그리는 턴을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차는 턴을 하려면 이렇게 확 돌려서는 안되고 최대한 턴 전반에 걸쳐 부드럽게 역 로테이션을 가져와야 한다.
반대로 힐턴에서는 역 로테이션을 너무 적게 쓰는 경우도 많다. 로테이션의 중요성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유롭게 운용은 가능하지만, 차는 턴의 핵심을 느껴보기 위해서는 힐턴에서 역시 부드럽지만 스케일이 있는 역 로테이션을 해볼 필요성이 있다.




9. 차는 턴은 과연 카빙이 맞나?



지금까지 서술한 방법으로 처음 차는 턴을 연습하면 아마 십중팔구 엄청난 슬립을 동반한 턴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차는 턴의 원리는 사실 스윙앤 글라이드나 스티봇팅, 더 나아가 슬라이딩 턴과 그 기본 원리를 공유하기 때문에 축으로 하는 카빙 턴 같은 ‘퓨어 카빙 ‘류 연습을 많이 했거나 또는 카빙이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라이더들에게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턴이 될 뿐만 아니라 아예 슬라이딩 턴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과연 차는 턴이 카빙 턴이 맞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느낌의 차이는 차는 턴이 가진 특성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퓨어 카빙이 매우 특별한 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퓨어 카빙을 제외한 다른 턴들은 다 비슷한 느낌을 주게 되는 것이다)


자 그럼 차는 턴은 과연 카빙일까 아닐까.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원래 카빙 턴이 그런 거야.”라는 구차한 답변이 가장 정답에 가깝겠지만, 그래도 원리를 추구하는 칼럼의 성격상 좀 더 원리에 접근한 이유를 찾아보자.


일단 슬라이딩 턴과 차는 턴의 근본적인 차이는 슬라이딩은 슬립을 전제로 하지만 차는 턴은 비록 슬립이 난다 하더라도 반드시 슬립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슬라이딩 턴과 퓨어 카빙 턴과의 사이에는 슬립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지만, 차는 턴과 퓨어 카빙 사이에는 그런 벽이 없기 때문에 차는 턴은 슬라이딩 턴에 비해 좀 더 퓨어 카빙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퓨어 카빙을 지향하는 그리는 턴과도 어느 정도 호환성을 가지고 있어서 차는 턴에 그리는 턴의 요소를 집어넣거나 반대로 그리는 턴에 차는 턴의 요소를 넣는 식의 라이딩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차는 턴은 카빙 턴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좀 더 깊게 들어가 보자.
퓨어 카빙이 가능한 턴의 근본 원리는 횡력, 즉 속도의 유무이다. 퓨어 카빙은 속도만 있다면 경사와는 무관하게 무제한으로 턴이 가능하다.
슬라이딩 턴을 가능케 하는 원리 역시 횡력(속도)이다. 물론 카빙보다야 더 급격하게 속도를 소모하므로 낙차의 유무가 턴의 핵심요소이긴 하지만, 역시나 속도가 0이 되기 전까지는 경사와 무관하게 무조건 턴이 가능하다. 
하지만 차는 턴의 근본 원리는 ‘횡력+낙차’이다. 차는 턴은 횡력(속도)만으로는 죽었다 깨도 턴을 할 수가 없으며, 반드시 낙차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째서일까. 차는 턴의 프레스 방향은 횡력을 0으로 만드는 방향으로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사가 없다면 차는 턴은 반턴만에 바로 멈춰버리게 된다.
따라서 형태로 보는 차는 턴은 카빙턴에 가깝고 또 카빙턴이라 부를만하지만, 원리로 보는 차는 턴은 사실상 카빙도 슬라이딩도 아닌 제3의 카테고리이거나 또는 카빙과 슬라이딩의 교집합에 속한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뭐 필자 같은 원리 성애자가 아닌 이상 여기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10. 테크니컬 카빙과 차는 턴?



너무나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 따로 항목에 넣어 보았다. 과연 차는 턴으로 테크니컬 카빙이 가능할까?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라이더가 테크니컬 카빙을 차는 턴 방식으로 구사하고 있다.




11. 마무리



지금까지 차는 턴에 관해 알아보았다. 사실 차는 턴은 급사에 가거나 또는 빠르게 타지 않는 이상 카빙턴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맹탕에 가까운 느낌이 나기 쉽다. 그러다 보니 초보들은 당연히 차는 턴을 배우려 하지 않고 그리는 턴인 베이직 카빙만 죽어라 연습하게 된다. 반면에 차는 턴은 급사에 가거나 빠르게 타면 굉장히 다이나믹해지는 턴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수들은 차는 턴으로도 충분히 다이나믹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굳이 그리는 턴을 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간극을 메꾸지 않는 이상 카빙턴을 배우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본 칼럼에 나와있는 방법론을 통해 차는 턴의 느낌을 익히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베이직 카빙 일변도의 연습 법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느낌의 카빙턴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 


나머지 답변들입니다.






-로테이션-


1. 힐턴의 터짐의 문제는 뒷발에 엣지가 들어가지 않음에 있을 수 있고, 

   힐턴의 상위 부분 토턴의 문제이기도 하고, 즉 토턴 후반부와 힐턴 초반부의 엣지 체인지 시기가 늦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충돌하지 못하는 턴이기 때문이기도 한가요?


  -힐턴의 문제 해결방안은

a. 앞무릎을 편다

     i. 뒷발 엣지감을 강화시키기 위한게 맞나요?


뒷발 엣징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라이더와 데크를 좀 더 단단하게 연결하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b. 엉덩이를 데크 안으로 넣는다

     i. 이것은 바인딩을 전향각으로 했을 때가 맞나요?


엉덩이가 데크 밖으로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굳이 집어 넣으려고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덕스탠스라면 아마 더 많이 빠지겠죠.

c. 하이백을 포워드 린을 강화한다

     i 뒷발 바인딩 하이백을 접는게 맞나요?


네 접는게 포워드 린입니다.

d. 반대로테이션, 어깨를 닫고 탄다 

     i. 이것 역시 뒷발 엣지감을 강화시키는게 맞나요?


네. 닫고 타기, 또는 닫는 과정에서 힐에서의 테일 엣징이 강화됩니다. 하지만 힐턴은 닫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단점도 있으므로 꼭 닫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좀 더 구체적인 로테이션 방법은 다음 칼럼에 나올 예정입니다.



2. 비기너 턴을 위해서는 상체를 이용해야 하고, 요즘 트렌드는 하체를 이용해 데크를 돌린다고 하고, 너비스 턴을 하려면 업 다운이 필요하고, 그래서 고관절 접는것도 어느정도 필요한데, 턴의 발전을 위해서는 앵귤레이션을 자제한 기울기를 이용한 카빙턴을 연습하는게 맞는거 같고, 중급자는 상체보단 하체를 쓸 줄 알아야 할 거 같아서 하체 스티어링을 연습해보고 토션의 사용 방법을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는데 또 다시 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턴의 발전에는 별 효과를 주지 못해서,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연습해야할지 감이 안옵니다.


독학의 한계가 아닐까요 ㅎㅎ 저도 이것저것 건드려본건 많은데 정작 제대로 하는건 없거든요. 한편으로는 카빙턴의 방향성이 다른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최근들어 해봅니다. 이에 관련된 칼럼이 진행중이니 아마 다음 칼럼쯤에 원하시는 내용이 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심축 이론기술-


1. 턴 전반부 엣징 -> 프레스 생성 -> 원심력 생성 -> 충돌하는 턴 -> 턴 후반부에 낙하하는 턴 보다 프레스 운용이 쉽다.

-그렇다면 턴 후반부의 외경(고관절 접고 펴기, 무릎을 굽히고 펴는것)은 왜 필요한가요? 

  턴 후반부의 프레스 운용은 다운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턴 후반 외경은 상체를 똑바로 서게 만들기 때문에 다음 턴 진입을 위한 뉴트럴 자세를 취하기 쉽게해줍니다. 상체를 많이 일으킬 필요가 없어지니까요. 게다가 턴 전반에 이미 외경이 들어갔는데 굳이 후반에 풀어줄 이유는 없겠죠. 물론 경사가 작다면 외경을 유지하려다간 넘어지므로 아예 일어나 버려야 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엣지각을 크게 만들기 위한 이 앵귤은 턴 후반에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턴 전반부에 프레스를 만들기 위해 엣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앞 무릎 펴기나 전진업이 있는데, 턴 후반부는 이미 프레스가 있으니 엣지각 확보가 필요한가요?


턴 전반에 턴을 만들었다고 해서 후반에 풀어버리면 역시 턴이 풀리겠죠. 후반 앵귤은 턴의 원천인 프레스를 유지하고 턴이 늘어지지 않게하여 좀더 샤프하게 진행되게 해줍니다.


-턴 후반부에(중력+원심력)프레스가 더욱 강해져서 이 엣지각이 프레스를 감소시켜주나요? 그렇다면 엣지각은 턴 초반부에 프레스를 만들어주고 턴 후반부에는 프레스를 해소해주는 2가지 역할을 하는건가요? 프레스는 다운의 시간에 따라서만 결정되는것이 아닌가요?


프레스 운용은 감각적인 면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이론들이 복잡한 이유는 현실을 뒷받침 하는 근거를 제시 하기 위해 각 요소들을 잘게잘게 쪼개놓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쪼개진 이론들을 이용해 다시 현실을 재조립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너무 이론적으로 보지 마시고 다양한 프레스 운용을 해보시면 도움이 되실겁니다. 제가 적당한 연습법이나 커리큘럼 같은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다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2. 인클만을 이용하여 어떻게 엣지각을 만들 수 있을까요? 비기너 카빙턴을 연습하는 사람들은 엣지 사용이 익숙치 않은데 J턴을 엣지 사용이 익숙해질때까지 연습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연습밖에 답이 없죠 ㅎㅎ;;; J턴도 좋은 방법이지만, 연습범위가 너무 한정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엣지감의 핵심은 데크를 얼마나 발바닥으로 잘 밟고 있느냐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이드슬립부터 연습하는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물론 올바른 장비 셋팅이 선행되어야겠죠. 이후에는 다양한 진입각도와 속도를 이용한 사활강을 초,중,상급 슬로프에서 해보는 것이구요. J턴의 축소형이지만 이게 더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한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인클을 이용한 턴을 할때 턴 시작지점에서 데크를 살짝 땡겨서 전경을 만들면 굉장히 쉬워집니다.



3. 전경, 후경 - 자세 변화로 만듬

   토, 힐 - 자세 변화, 기울기로 만듬

-토, 힐에서는 어떤 자세 변화로 만들 수 있나요?


토 사이드 슬립 자세가 토 엣징 자세이고, 힐 사이드 슬립 자세가 힐 자세입니다.

-전경, 후경은 그냥 상체를 왼쪽 오른쪽으로 이동시키면 될까요? 아니면 하체 무릎을 이용한 자세 변화를 가져와야 할까요? 상체를 이용한 무게이동과 하체를 이용한 무게이동에는 라이딩시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요?


신체 구조에 따른 변화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하체를 이용하면 큰 폭으로 변하고 상체를 이용하면 미세하게 변하지 않을까요.



4. "기울이기 라이딩은 상체를 넘기고 하체가 따라오게 만드는 상체 위주의 라이딩"

   "갈아타기 라이딩은 하체를 넘기고 상체가 따라오는 하체 위주의 라이딩"

-하체를 넘긴다는 말이 무슨말일까요?


앵귤을 쓰는 방법의 차이입니다. 몸을 기울이긴 기울이는데 앵귤을 이용하여 상체를 새운체로 기울이면 하체만 기우는 모습이 되죠. 골반을 떨어뜨린다고도 합니다. 보통 초보들은 상체를 휘두르기 때문에 하체가 안기울고 상체만 기울기 쉽습니다.

-힐턴에서 엣지각 확보를 위해 무릎을 피듯이 다시 무릎을 굽힘으로써 엣지각이 줄어들고 이에따라 엣지전환 타이밍이 생기는건가요?


무릎을 움직이면 엣지 전환 타이밍이 생기는게 아니라 반대로 엣지 전환 타이밍에 무릎을 움직인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보통 업을 통해 엣지를 바꾸기 때문에 무릎은 펴진 상태 그대로 몸이 일어나게 됩니다. 뭐 다운 언웨이팅을 한다면 무릎을 확 굽혀야 하겠지만요.

-이것이 "하체 위주의 라이딩"이고 "갈아타기 라이딩"인가요? 아니면 그냥 단순히 엣지를 딛고 일어서는 행동인가요?


하체 위주나 갈아타기 등은 커리큘럼이나 구체적인 연습법이 아니라 올바른 신체 사용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입니다.


-이 갈아타기 라이딩과 하체를 넘기기 위해서는 어떠한 연습이 필요한가요?


다양한 앵귤 사용법을 연습하시면 됩니다. 물론 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넉넉한 프레스가 필요하므로 턴 자체를 잘 해야한다는 역설적인 문제점이 있지만요.


-이 '갈아타기'와 중력, 리바운드, 크로스의 힘은 어떻게 연관이 되어있나요?


갈아타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야 크로스 힘의 존재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이런 이론들은 현실에서 한 부분만 떼어서 강조해 놓은 것입니다. 각각의 연결 고리까지 설명하는 것이나 그런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히려 이런 분석을 역행하는 것입니다.



-턴에 대한 이해-


1. "턴을 진입하는 순간 생기는 가상의 벽은 바로 '노즈쪽 엣징'에 의해 생긴다."

노즈를 슬로프에 정확히 컨택 시키는 방법은 2가지로

a. 전진업

b. 앞 무릎펴기

-그렇다면, 데크의 방향을 바꾸는 방법은 상체 로테이션, 하체 로테이션(무릎 스티어링, 토션) 그리고 전진업 또는 앞 무릎펴기

맞나요? 궁극적으로 데크의 방향을 바꾸려면 노즈를 슬로프에 정확히 컨택시켜야 일어나는게 맞을까요?


데크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근본적으로 외부에서 힘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를 표현하는 방법이 충돌이라던가 프레스라던가 로테이션이라던가(물론 로테이션은 잘못된 개념이지만..) 하는 여러가지 이름과 상황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요. 여기에 낙차까지 포함되다보니 방향을 바꿔주는 외부힘은 굉장히 다양하고 또 복잡합니다.
그래서 이런 힘을 받는 경우를 모두 다 이야기 할 순 없고, 일반적인 턴을 할때 활용하는 힘에 국한해서 설명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노즈를 컨택시켜 슬로프로부터 받는 반발력입니다.



2. 평지, 토턴, 힐턴에서의 업다운이 다 다르다고 하셨는데, 평지에서 무릎은 굽혀지지 않고 오직 고관절만 꺽이고 힐턴과 토턴에서는 고관절과 무릎이 같이 굽혀지는게 맞나요? 그렇다면 업다운도 앵귤레이션으로 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기울기만을 이용한 라이딩으로 크로스 힘 또는 리바운드의 힘을 느끼려면 다운이 없어야 하는게 맞을까요?


평지에서도 무릎을 굽힐수 있습니다. 힐엣지-플랫-토엣지 상태의 업다운 자세가 달라진다는 말은 중심축의 위치가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첨부한 아이자와 모리오의 캡쳐화면이 이를 완벽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신체 구조상 앵귤은 업다운의 기능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업다운은 앵귤의 기능을 해서는 안되죠. 중심축 이론으로 설명하자면, 업다운은 중심이 위 아래로 움직이는 것, 앵귤은 중심이 양 옆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중심이 양 옆으로 움직이려면 중심의 위치 자체가 아래로 내려오기 때문에(책상위에 서있는 팬을 기울이면 중심점도 낮아지겠죠?) 앵귤은 업다운의 역할도 겸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팬을 잘라버린다고 해서 (=다운) 중심점이 양 옆으로 이동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업다운은 앵귤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론적으로는 다운을 해도 되지만 이 연습법 자체가 기울기에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하는 것이지요. 실제로도 다운을 하면 앵귤이 되기 십상이라 연습을 망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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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문답란에 아헤헤a님께서 하신 질문에 대한 답변들입니다.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Qna&document_srl=38130186

문답게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워낙 분량도 많고 나름 칼럼의 연장선이 아닐까 싶어서 칼럼란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다면 삭제 부탁드립니다.




-엣지 체인지 상-


1. 중심축 이론 기술에서


"축 이동을 제대로 이해해서 엣지에서 엣지의 전환은 자세의 변화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른 방식의 라이딩을 하게 된다"  

"갈아타기 방식이다" 

"갈아타기 방식은 엣지 전환이 적극적으로 자세를 바꿔서 엣지에서 엣지로 갈아 타는 것임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엣지 체인지 상에서 "엣지 체인지 역시 행동의 영역이 아니라, 라이더가 처한 상태가 변하는 것"


-자세의 변화, 상태의 변화 서로 상반되는 말이 아닌가요? 갈아타기 방식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건가요?


갈아타기는 토 엣지에서 힐 엣지로 의식적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즉 몸의 축을 기울이는게 아니라 축 자체가 이동하는 것이죠. 이것을 축을 기울이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인클의 변화(상태 변화)와 축 이동(자세의 변화)이 다른 것임을 구별하지 못하게 됩니다.

-크로스의 힘, 즉 데크와 라이더의 궤적의 차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건 시선이 맞나요? 이 시선은 엣지전환을 빠르게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고, 이것은 상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볼 수 있나요?


시선은 연습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근본적인 원리와 시선은 사실 연관은 없습니다.


-반대로 자세의 변화, 즉 엣지각을 줄여줄 수 있는 앵귤, 예를 들어 힐턴에서 고관절 더 접기등은 자세의 변화로 이끌어 내는 엣지전환이 맞나요?


앵귤 행동에 축 이동 요소가 없다면 이것만으로는 엣지가 바뀌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엣지각이 강화되죠. 슬로프를 밀어내거나 하는 식의 크로스 힘이 필요합니다. 고관절 접기 역시 축이동 요소(크로스 힘)를 추가하면 엣지 체인지로 사용할 순 있습니다. 오징어 턴에서 쓰이기도 하지만 사실 상급의 기술이죠.

-양쪽발의 엣지부분을 딛고 일어난 경험은 업 언웨이티드에서의 크로스 힘이 맞나요?


억지로 밟고 일어나는 경우라면 업을 통해 만든 크로스힘인 경우가 많죠.


2. "엣지 체인지의 역설(엣지 체인지 자세=앵귤 자세)은 반대로 말하면 앵귤자세를 통해 엣지 체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엣지체인지 <- 기울기 변화 <- 상태의 변화 <- 뒤집힘 발생 <- 앵귤자세

-앵귤자세로 뒤집힘이 발생한다는 생각은 틀린가요?

-맞다면 그 앵귤자세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그리고 앵귤자세와 뒤집힘 그리고 중력,리바운드, 크로스 힘은 도대체 어떻게 관련이 된걸까요?


엣지 체인지의 역설이란, 엣지 체인지를 위한 중심축 이동과 앵귤을 위한 중심축 기울기 변화가 결국에는 중심축이 데크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똑같은 형태의 자세 변화라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중심축을 변화시키는 것이 앵귤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엣지 체인지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죠. 뭐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분석이고 실제 라이더는 이런것보다 크로스 힘에 의한 뒤집힘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두 차이가 역설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크로스 힘의 실체를 증명하는 동시에 중심축의 개념을 더 확실히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사활강 도중 강하게 앵귤을 넣으면 순간적으로 엣지가 서게되고 데크는 슬로프 위로 올라가고, 몸은 앵귤로 인해 아래로 떨어지는 힘이 생깁니다. 이때 다리로 데크를 끌어올리는 느낌으로 당겨서 다리 아래로 보내면 엣지 체인지가 됩니다. 이처럼 앵귤 자세 만으로는 뒤집힘이 생기기 어렵고 이를 보조하는 다운 언웨이트 형식의 동작이 이어져야 합니다. 



3. 엣지감을 늘리는 동시에 뒤집기 힘까지 동시에 이해하는 연습법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게 있나요?


사활강 도중 반대 엣지 넣어보기, 사활강중 업 다운&점프, 축으로 타는 턴, 턴 후반 강한 앵귤을 넣고 엣지 체인지 해보기 등등이 있습니다. 핵심은 하나지만 수행법만 나뉠 뿐입니다.


4. <롱턴에서 배워야 할 것> 4가지

a. 역엣지 구간을 버티는 균형감

-엣지 체인지 이후 노즈에 프레스를 만들어서 엣징이 생기는 턴 전반부를 의미하나요?


턴의 극초반에 아주 잠깐 프레스가 걸리는듯 마는듯한 역엣지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상태를 버틸줄 아는 균형감이 필요합니다.

b. 턴의 타이밍 익히기

-time&coordination 또는 엣지전환 타이밍을 말하는건가요?


말 그대로 타이밍입니다. 턴에는 수많은 타이밍이 존재합니다.


c. 몸을 크로스 시키는 궤적을 만드는 법

-시선을 멀리 한 스텝 일찍 턴이 향할 곳을 보는게 맞나요?


한스텝 먼저 시선을 돌리면 엣지 체인지도 되기 전에 로테이션이 되기 쉽습니다. 이말은 반대로 시선을 돌리지 않고 턴의 정점을 바라봄으로써 크로스힘으로만 엣지가 바뀔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말합니다.

d. 데크가 돌면 상체도 맞춰줘야 하는 동조 로테이션

-양발에 엣지가 균등하게 들어가 있으면 동조로테이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되나요?


꼭 그렇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봐야죠. 동조를 못하고 처지거나 또는 너무 앞서가면 양발의 프레스도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5. 비기너 카빙도 결국에는 충돌하는 턴을 해야 카빙이 가능한게 맞나요? 그러면 결국에 중력, 리바운드, 그리고 궁극적으로 크로스의 힘이 필요한게 맞나요? 비기너 카빙을 연습하는데 슬립이 많이 난다면 어떤 처방이 필요할까요?


모든 턴은 충돌하는 턴입니다. 충돌의 과정이 중요할 뿐이지요. 슬립이 난다면 더 하위 연습을 해야합니다.



6. "안정화 과정을 생략하고 엣지 체인지 타이밍을 '일찍' 가져와 보기"

-어떻게 이 안정화 과정을 생략하고 엣지 체인지를 일찍 가져올 수 있을까요?

-이것은 전진 업을 말하는건가요?


애초에 턴을 잘해야 합니다. 턴을 잘 하면 자동으로 데크가 날 밀어올리면서 몸이 반대쪽으로 넘어가는 크로스힘이 생깁니다. 안정화는 턴을 제대로 못해서 이런 힘 없이 그냥 진행이 되거나, 또는 잘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힘을 프레스로 생각하고 눌러서 죽여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전진업이랑은 전혀 무관합니다.


-비기너 카빙에서 힐->토턴 때 엣지 전환을 하려면 중심축을 바꿔야 하는데 이 중심축을 어떻게 일찍 가져갈 수 있을까요?


힐->토에서 축이동이 잘 안되는건 노즈쪽 발가락에 축을 넘기지 않아서입니다. 몸의 구조상 이게 잘 안되는게 당연하죠. 몸을 순간적으로 완전히 닫아주는 방법이 무난한 해결방법지만 우선은 힐턴 마무리를 잘 하는게 더 좋겠죠. 센터링을 손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심축이 '힐'에서 '토'로 전환되기 전에 무작정 전진업 또는 노즈에 프레스를 주면 노즈 드랍이 될까요?


크로스 힘 없이 무작정 하는것은 앞서 말한 엣지 체인지의 역설에 의해 더 강한 엣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힐턴 마무리에서 충분한 크로스힘을 확보하는게 먼저입니다. 이후에 전진업이나 노즈프레스 집중은 당연히 노즈 드랍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7. "턴 초반부 엣징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즈에 프레스를 가해야하고 횡력이 약하기 때문에 전경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딥-카브를 위해서는 궤적 차이를 유지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턴 초반에 후경 턴 후반에는 전경"

-횡력이 약한 초보자는 턴을 전경->중경->후경 / 횡력이 강한 턴은 후경->중경->전경으로 가는게 맞나요?


횡력이 약하면 전-중-후가 훨씬 이득이 되는것은 맞습니다. 횡력이 크면 퍼포먼스가 좋기 때문에 꼭 후-중-전이 정답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운용이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8. 리바운드 - 데크가 위로 떠오르는 힘 / 크로스 힘 - 라이더가 데크를 뛰어 넘는 힘

"크로스 힘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정화 과정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엣지 체인지 시작점 역시 더 빨리 잡야아 한다"

"적당한 시점에서(크로스 힘을 활용해서) 빨리 일어나 주는 것이 데크를 더 옆으로 이끌어 가는 원동력"

-안정화를 줄이고 엣지 체인지를 빨리 시작하는 방법은 엣지를 딛고 일어서는건가요?


단순히 ‘일어선다’가 아니라 ‘적당한 타이밍에 일어선다’가 핵심이겠네요. 뭐 스킬이 좋다면 굳이 일어서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적당한 타이밍’이 더 중요하겠습니다.


9. 인클의 변화는 매우 미세한 앵귤에서 발생한다는데 과연 그 앵귤이 무엇인가요?


음...굳이 이야기 하자면 미세한 몸동작이겠죠? 이건 신체구조를 다루는 항목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자전거를 손놓고 타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10. "기울기만 이용한 카빙턴"

"자세의 변화없이 외부 힘에 포커스가 됨" "외부힘을 활용한 엣지각 변경"

a. 중력에 의한 뒤집힘

b. 리바운드 / 업(활용 or 억제)

c. 크로스의 힘(데크와 라이더의 궤적 차이)

-업 다운 없이 기울기만을 이용한 카빙턴에 리바운드를 느낄 수 있나요?


퍼포먼스가 좋다면 당연히 리바운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생겨야 정상이고요.


-비기너 카빙턴을 연습하는 사람,즉 아직 엣지로 타는 법이 서툰 초보자들은 이런 크로스 힘을 느끼는게 불가능한가요?


크로스 힘은 크로스가 이루어진 이후의 느낌을 아는게 더 중요합니다. 단순히 데크 엣지가 물리면서 나를 밀어올리는 힘은 설사 초보자라 하더라도 의도치 않게 엣지가 물리면서 넘어지는 과정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엣지감이 나빠 역엣지 구간을 버티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크로스 힘을 느끼고 말고는 별로 중요치 않습니다.



11. 턴의 전반적인 문제(힐턴이 터짐, 힐턴 토턴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음, 엣지 체인지가 폴라인 근처에시 일어남 등등)

-> 충돌하는 턴이 아닌 낙하하는 턴이여서  

-> 턴 전반부에 노즈 프레스를 줘야함 

-> 엣지체인지 구간이 폴라인 근처라, 노즈에 프레스 주기 어려움 

-> 엣지체인지 구간을 턴 중앙 또는 일찍 시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함 

-> 엣지 체인지를 위해 2가지 요소가 필요

a. 데크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 이동(앵귤)

     i. 힐턴 엣지각을 작게 한다 - 무릎 접고, 고관절을 핀다 (이렇게 추측하는게 맞을까요?)

b.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중심 이동

     i. 중력, 리바운드/업, 크로스의 힘을 이용하여 무게중심을 이동시킨다

-> 하지만 데크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 이동을 선행하여 연습하면 앵귤이 강화되어 오히려 엣지각이 커질 수 있음으로,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중심 이동 연습이 중요하다.

-여기서 질문은, 이 엣지 체인지를 위한 두가지 무게 중심 이동을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데크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 이동>은 사실 사이드 슬립에서 이미 끝내고 오는 연습입니다. 토 사이드 슬립과 힐 사이드 슬립에 숙달되어 있다면, 토에서 힐로 무게 중심(=중심축)을 이동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 이동>은 이론을 위해 엣지 체인지 메커니즘을 복잡하게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실전에서 라이더가 이를 독립적으로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2. "업을 하면 엣지 체인지 하기가 쉽다"

a. "높은 자세에서 넘어지는 것이 더 컨트롤 하기 쉽다"

b.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는 반발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c. 반대로 신속한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다운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서 질문은, 업을 빨리 하는 이유가 좀 더 빠른 엣지 체인지 타이밍 확보를 위해서인가요? 

  그래서 슬로프가 가파르면 가파를 수록 업이 빨라야 하는건가요?


턴의 시퀀스 자체가 압축되어 업을 ‘빠르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크로스 힘이 부족하여 빠른 업으로 이를 보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빠르게와 빨리는 다릅니다)
업을 ‘빨리’또는 일찍 하는 것은 슬로프의 차이보다는 턴의 운용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엣지 체인지 타이밍을 올리는 연습을 위해서 일찍 하는 것이 당연히 좋습니다. 하지만실제 턴에서는 늦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고각에서는 늦게 하는 편이구요... 어디까지나 트렌드이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13. 끌어차기와 다운 언웨이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제 경험에서 나온 힐에서 토 엣지전혼이 안되서 고관절을 더 굽혀서 엣지체인지를 한건 끌어차기가 맞을까요?


네 끌어차기입니다. 그리고 끌어차기를 하려면 어짜피 다운 언웨이팅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로 비교할 만한 개념은 아니라고 봅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번에 말씀드린 두 가지 방식의 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번 주제를 쓰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동안의 제 칼럼들의 공통적인 진행 방식은 이미 많은 라이더들이 잘 알고 있는 어떤 현상에 대해 그 원인이나 결과를 이론적으로 풀어봄으로써 거기에 관련된 논란을 해결하거나 아니면 더 좋은 방법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에, 이번 칼럼의 진행은 이전과는 반대로 이론부터 살펴보고 나서 그 이론이 뒷받침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알아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진행하게 된 이유는 이 두 개의 턴이라는 현상에 대해 대다수의 라이더들이 공유하고 있는 어떠한 공통된 시각이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두 개의 턴에 대한 이야기부터 불쑥 던지는 것은 되려 논란만 키우게 될 뿐만 아니라 애초에 어떠한 설명도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는 마치 턴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초보에게 카빙턴과 슬라이딩 턴의 차이를 실제가 아닌 말로써 설명하려는 것과 같이 의미 없는 행동이 될 테니까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이론을 먼저 들이밀고 이후에 현상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개의 턴에 대한 설명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이 두 턴은 완전히 실전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그 토대를 전부 쌓아 올려 완성된 모습을 만들 수도 없을뿐더러, 그게 가능하다 하더라도 거기게 동원되어야 하는 이론의 수준 역시 제 능력을 한참이나 상회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많은 고민 끝에 이번 칼럼은 완전한 두괄식 방식을 취해보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두 개의 턴이 가지는 모습을 ‘직접’ 보여 드린 뒤에 각각의 턴이 가진 특징에 대해 부연 설명을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그리는 턴과 차는 턴의 모습



지난 칼럼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수평 힘의 개입으로 인해 퓨어 카빙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카빙 턴은 두 가지 갈래를 취하게 된다.
하나는 수평 힘에도 불구하고 퓨어 카빙을 지향하는 ‘그리는 턴’
다른 하나는 수평 힘(낙차)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차는 턴’ 이 바로 그것이다.
이 두 가지 턴 방식은 이미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실전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그 차이점이나 각각의 방식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지는 못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이 각각의 턴이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설명하는 것이 맞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각각의 턴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라이더의 동영상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조건에 적합한 영상을 구하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하지만 본 칼럼에서 그러한 영상을 예로 들지는 않겠다. 왜냐하면 이미 많은 해외 라이더들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영상을 이렇게 민감할 수도 있는 주제에 동원하여 허락 없이 게시하는 것은 예의에도 어긋나는 것 같고, 더구나 이런 라이더들의 독창적인 라이딩 방식을 작가 입맛에 맞게 평가하거나 규정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 본인의 영상을 예로 하면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겠지만......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는 실제 라이더의 턴이 아닌, 각각의 턴이 가진 특징들을 좀 더 부각시켜서 표현한 가공된 영상을 통해 설명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약간 어색하거나 과장된 연출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그럼 이 영상을 본 후에 본격적인 진행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이 영상을 보면  아마도 각각의 턴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라이더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그만큼 이 두 턴의 모습은 실상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턴이기도 하다. 하지만 왜 이런 차이점이 발생하는 가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제부터 왜 카빙턴에 이런 두 개의 갈림길이 생기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짚어 나가도록 하겠다.





2. 베이직 카빙을 연습해라?



‘5년 차 주말 보더인 라임은 고각에서 카빙을 하는 것이 꿈인 평범한 중급 보더이다. 라임은 이를 위해 꾸준한 연습을 통해 초중급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롭게 카빙턴을 구사하게 되었고, 어느덧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 라임은 상급에 올라가서 가장 쉬운 베이직 카빙을 시도하게 된다. 라임은 과연 베이직 카빙을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


많은 라이더들이 이처럼 상급에서 카빙을 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중에는 당연히 카빙의 기초인 베이직 카빙 또한 포함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각에 가기만 하면 여지없이 탈탈 털리는 것이 현실이다. 충분한 연습과 준비를 했는데도 왜 고각에서 타지 못하는 것일까.
영혼까지 털리고 중급에 내려온 라임은 다시 열심히 베이직 카빙으로 자세를 가다듬고 완벽한 카빙에 매진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상급에 올라가서 더 깊은 좌절감만 느끼고 내려오게 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카빙, 특히나 초급에서 연습하는 베이직 카빙은 잘하면 잘 할수록 퓨어 카빙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각에서의 베이직 카빙은, 카빙을 많이 연습한 사람일수록 성공 시키기 어렵다는 역설적인 결론이 나온다. (물론 완전히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다. 마침 우연하게도 적절한 속도와 적절한 장비를 갖춘 보더는 고각에 처음 올라서도 베이직 카빙과 비슷한 느낌으로 턴을 할 수는 있다.)
따라서 고각에서 카빙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초중급에서 수행하던 베이직 카빙턴의 이미지를 고집하면 도리어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에 가지고 있는 베이직 카빙에 대한 시각을 수정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관점에서 카빙턴에 접근해야만 한다.




3. 베이직 카빙의 딜레마



왜 퓨어카빙(베이직 카빙)이 고각에서 통하지 않는지는 지난 칼럼에서 길게 설명해 놓았다. 다시 짧게 짚고 넘어가자면 초중급에서의 베이직 카빙은 수평 힘의 영향이 적어서 턴의 전반과 후반부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수평 힘의 영향이 적어 대부분 퓨어 카빙에 가까운 방식으로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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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각에 가게 되면 수평 힘이 강해지는데, 이 수평 힘이 미치는 영향력이 턴의 전반과 후반에 서로 반대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부와 후반부의 차이가 커지게 되고, 이로 인해 퓨어 카빙 방식의 턴은 전반은 성공해도 후반에 실패하면서 탈탈 털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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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베이직 카빙은 턴의 전반을 살리자니 턴의 후반에 너무 많은 압력이 몰리게 되어 후반부가 망가지게 되고, 반대로 후반부에 실리는 압력을 줄이려고 하니 턴의 전반부에 너무 적은 프레스가 실리거나 속도가 느려 아예 턴 진입조차 하지 못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결국 고각에서의 카빙은 턴의 전반을 버리거나 후반을 버려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럼 어느 쪽을 버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예전 칼럼 <충돌하는 턴>에서 턴의 전반과 후반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턴의 전반은 ‘어렵지만 필수는 아님’, 턴의 후반은 ‘쉽지만 필수’.
여기에 답이 있다. 턴의 후반은 필수적인 과정이므로 버리려야 버릴 수 없는 단계라는 것이다. 즉 고각의 딜레마에 빠진 라이더가 취해야 하는 선택은 단 한 가지뿐이다. 턴의 전반을 버려버리는 것이다. 아니 버려야만 한다.
(실제로 수많은 턴의 베리에이션 - 스윙앤 글라이드, 슬라이딩, 카빙...이런 것들은 모두 턴의 전반부가 다른 것이 핵심이고 후반부는 비슷비슷한 모습을 취한다. 그만큼 턴의 후반부는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4. 사이드 컷과 프레스의 조합을 대신하는 것 낙차



턴의 전반을 버린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카빙턴이란 데크가 가진 사이드 컷에 데크에 가해지는 프레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데크가 휘면서 설면에 곡선을 그리게 되고 여기에 맞춰 턴을 하는 것이 카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각에서의 카빙은 이러한 카빙의 원리를 버려야 한다.(턴의 전반)
만약 이 원리에 충실하여 턴의 전반부터 데크를 눌러 사이드 컷을 이용한 턴을 하게 되면 턴의 후반에는 너무 많은 압력이 몰리게 되고 이를 버티려다가는 데크가 떨면서 턴이 터지던가, 데크가 하드하여 버틴다고 하더라도 허리가 뜨면서 극도로 낮은 그립력으로 후반부의 강한 프레스를 견뎌내야 한다. 이를 예방하는 방법은 턴의 전반에 강한 프레스를 걸지 않는 방법뿐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의문이 생긴다. 턴 초반에 프레스를 걸지 않으면 데크가 휘지 않고 데크가 휘지 않으면 카빙을 위한 곡선이 생기지 않는데 어떻게 카빙 턴을 할 수 있을까? 답은 바로 ‘낙차’, 즉 강한 수평 힘이다.

건물 옥상에서 공을 옆으로 던지면 중력의 영향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턴을 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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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프 역시 고각으로 가게 되면 낙차가 더 크게 생기게 되고, 옥상에서 던진 공과 같이 데크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떨어지며 포물선(=턴)을 그리게 된다. 다른 말로는 수평 힘에 몸을 노출 시키면(엣지를 풀면) 알아서 턴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수평 힘 때문에 턴을 못하게 되었지만, 도리어 이런 수평 힘을 이용하여 턴을 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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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낙차를 보충하는 행동



이렇게 수평 힘을 턴을 도와주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이용한 턴 방법은 낙차를 활용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낙차만으로는 좋은 턴이 될 수가 없다. 슬로프의 낙차는 아무리 고각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그 힘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너무 커도 문제가 되지만 말이다.)
즉 낙차로 인해 떨어지는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턴의 전반이 지나치게 슬로프를 가로지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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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라이더는 이러한 턴의 모양을 보정해 주기 위해 한가지 힘을 추가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설면을 옆으로 ‘차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낙차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데크와 설면의 마찰력으로 데크가 끌리면서 라이더의 몸통 부위에 계곡쪽으로 넘어지는 토크가 걸리게 되어 금방 넘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넘어지지 않기 위해선 더 작게 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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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차는 힘을 더해주면 데크가 지나치게 옆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주게 되고, 차는 힘의 정도를 잘 조절하게 되면 낙차와 차는 힘이 조화를 이루게 되어 데크가 슬라이딩 되거나 스키딩 되는 요소가 극도로 작아지게 되고, 마치 퓨어 카빙과 흡사한 모습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고각에서 카빙을 가능하게 해주는 하나의 방법이며, 필자가 여기에 ‘차는 턴’ 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이다.




#차는 턴에 대한 오해


차는 턴에 대해서는 차차 설명하겠지만우선 오해하기 쉬운 부분만 짧게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이렇게 찬다라는 행동 때문에 이 차는 턴을 스윙앤 글라이드나 드리프트 턴또는 더 나아가 슬라이딩 턴의 일종으로 오해하거나 또는 그러한 방식으로 수행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차는 턴과 이러한 턴들이 완전히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어찌 보면 같은 범주에 든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차는 턴이 이런 다른 턴들과 비교했을 때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피봇팅이나 스윙과 같은 리다이렉션 스킬을 전혀 구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봇팅과 스윙은 다리를 이용하여 데크 중심축을 기준으로 돌리거나또는 탑과 테일의 압력차(미끌림 차이)를 이용하여 데크가 돌아가게 만드는 행동이다. (보드의 경우는 양발이 묶여 있는 구조상 피봇이 스윙이 되고 스윙에 피봇이 되기는 한다)
이러한 스킬들의 공통점은 라이더가 의도적으로 데크의 방향을 다시 정한다는 것이다이러한 방향 재설정을 통해 이후의 턴의 성질과 진행 방향이 바뀌게 되고이를 이용하는 것들이 스윙드리프트슬라이딩스티봇팅스미어링 등이라 불리는 기술 들이다.
즉 이러한 턴들의 필수 요소 두 가지는 <1.의도적인 리다이렉션그리고 <2. 데크가 그립 되어선 안됨이다

하지만 차는 턴은 데크를 의도적으로 돌릴 필요도 없으며데크가 그립이 되는지 안되는지 역시 중요하지 않다차는 턴의 핵심은 설면을 옆으로 미는 것뿐이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그 결과 만약 데크가 그립 된다면 카빙턴과 유사해 보일 것이고반대로 슬라이딩 된다면 스윙이나 드리프트 턴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핵심은 아니다.
이러한 차이는 슬로프의 낙차와 라이더의 횡력(속도&턴 진입각그리고 차는 정도에 따라 좌우될 뿐이다좀 더 미세하게 들어가면 설질의 상태데크의 탄성과 사이드 컷 크기 등이 관여하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슬로프에 익숙하고 자신의 장비를 능숙하게 다루는 경지라면 차는 턴을 그립 턴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고그렇지 않다면 다소간의 스키딩이 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턴을 스윙이나 드리프트라고 부르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최상급에서의 차는 턴은 리다이렉션을 동원하긴 한다특히나 차는 턴 방식으로 딥 카빙을 시도하면 턴 극 초반 진행이 어렵기 때문에 데크를 의도적으로 돌려야 된다)

다시 한번 당부드리지만 차는 턴을 그립 턴으로만 하겠다는 시도나반대로 데크를 억지로 리다이렉션 시켜서 차는 방법 모두 좋지 않은 연습 법이 되겠다찬다고 해서 너무 차는 것에 집중하지 않길 바란다어찌 보면 차는 것보다는 미는 턴이라는 이름이 더 적절할 것 같기도 하지만차는 턴 방식으로 숏턴을 해보면 왜 필자가 차는 턴이라고 이름 붙였는지 단숨에 이해할 것이다.





6. 그리는 턴



그렇다면 그리는 턴은 어떤 턴일까? 그리는 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퓨어 카빙이기 때문에 딱히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다. 단지 설면의 각도로 인해 상상 이상의 과감한 동작이 필요할 뿐이고 이로 인해 실제 라이딩에서는 몇 가지 스킬들이 추가되는 정도이다. 이 이야기는 차후에 하기로 하자.
이런 그리는 턴은 차는 턴과는 달리 턴 전반에 걸쳐 모든 순간에 프레스를 주려고 노력하는 게 특징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턴 전반의 프레스는 당연히 후반에 비해 매우 약한 게 사실이다. 이러한 턴 전반과 후반의 프레스 크기 차이는 속도와 턴 크기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리는 턴은 차는 턴에 비해 턴의 크기 조절이 어렵고, 장비의 제한을 받을 뿐만 아니라 롱 턴보다는 대부분 미들턴이나 숏턴 위주로 운용이 되게 된다.
(영상은 턴의 비교를 위해 차는 턴과 완전히 같은 궤적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약간 루즈해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그리는 턴은 절대로 데크를 ‘차지’않기 때문에 마치 엣지를 세우고 그 세운 엣지 그대로 설면에 그림을 그려나가는 이미지이다. 그래서 ‘그리는 턴’ 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7. 두 턴의 다른 이름들



지금까지 개략적으로 두 가지 턴의 모습과 핵심적인 특징을 살펴보았다.
앞서 말했듯이 이 두 턴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각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 이름을 밝히는 게 조금 꺼려지기는 한다. 왜냐하면 이 두 턴 방식이 가진 기존의 이름이 본 칼럼에서 설명하는 방식과 약간 다르게 받아들여지거나 또는 다른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두 턴의 개념은 확실하게 자리 잡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어쩌면 필자의 잘못된 견해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
특히나 턴의 이름이 특정 단체를 지칭하는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기 때문에 약간 오해를 낳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쪼록 넓은 아량으로 이해 부탁드린다. 다시 말하지만 첨부한 영상은 부족한 실력으로 많은 양념을 넣어 만들어진 것이므로 실제 라이더들이 추구하는 모습과는 상당히 다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이러한 두 턴의 다른 이름은... 차는 턴은 ‘레이싱(or게이트) 방식’ 또는 ‘낙차를 이용한 턴’으로 주로 불리고 있으며, 그리는 턴은 ‘팀 엣지 방식’으로 불리거나 또는 ‘딥 카빙’으로 자주 표현된다.
이미 이런 이름이 있는데도 굳이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는, 이와 같은 이름들이 턴의 방식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턴의 목적도 어느 정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 정형화된 턴의 모습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는 턴과 차는 턴은 그 운용법을 유지한 채로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이 가능하다. 물론 그리는 턴은 제한이 많이 걸리지만...
특히나 숏턴에서 이 두 가지 턴을 구사해 보면 각각의 턴이 가지는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필자가 이런 이름을 붙이게 된 계기 역시 숏턴에서 크게 느껴지는 각각의 이미지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앞으로 진행될 칼럼에서는 차는 턴을 하는 방법과 그리는 턴을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턴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각각의 턴이 가진 한계점과 앞으로 스노보드가 지향해야 할 극복 방법까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참조 댓글들]


[레벨:11]id: 리베라

2016.12.29 01:26:14
*.7.47.137

주로 상급 이상가야 구분이되는 케이스였는데 궁금증을 많이 해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슬라이딩도 좋아해서 덕을(21/-6) 못버리는중인데 상급이상에서는 그리는턴이 안되고 차는턴 방식으로 타는듯해서 왜그런지 고민했었는데 어떤 방식에 차이다 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편이 좀 시원해졌습니다.
혹시 전향각과 덕에서의 발생되는 차이하고는 상관성이 있을까요^^? 
앞으로도 좋은 칼럼 부탁드리며 감사합니다^^!

[레벨:8]호동이투

2016.12.30 12:13:53
*.244.187.134

차는턴이 드리프트 라고생각하면 되나요~?

[레벨:13]Lunatrix

2016.12.30 22:31:28
*.237.143.246

아닙니다. 의도적인 드리프트는 차는 턴의 핵심과는 거리가 멉니다.

차는 턴이라고 해서 반드시 스키딩이 나진 않을 뿐더러, 애초에 차는 턴은 스키딩이 나는가 안나는가는 중요치 않습니다. 이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일 뿐이지요.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7056487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16-17시즌이 드디어 코앞으로 닥쳤네요. 이번 시즌의 칼럼은 급사 라이딩에 관한 것으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작성자 역시 급사는 못타기안타기 때문에 ‘급사에서는 이런 식으로 라이딩을 하세요.’ 라고 말씀드릴만한 입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단지 급사를 잘 타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급사에 갈수록, 다시 말해 슬로프 경사가 심해질수록 스노보드는 태생적인 한계점을 드러내게 되죠. 특히나 최근 스노보드 라이딩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이런 한계점이 이제는 코앞으로 다가와 실력 향상의 큰 장벽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급사가 대체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에 대해 더 잘 알아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번 칼럼을 쓰게 되었습니다.     
본디 제 칼럼의 모토가 ‘HOW’가 아니라 ‘WHY’라는 점에서도 앞으로의 내용은 급사를 타는 요령보다는 급사가 가지는 특징들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스노보드와 슬로프


급사와 완사는 무엇이 다를까.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급사는 어렵고 완사는 쉽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왜 급사가 더 어렵냐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 답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더군다나 완사와 급사에서 느끼게 되는 난이도의 차이 또한 개인마다 틀려서 급사를 지나치게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대로 아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 역시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급사에서 느끼는 어려움의 이유나 그 폭이 사람마다 틀린 이유는 신체적인 조건이 우선 큰 몫을 하겠지만, 슬로프(경사면)에 대한 잘못된 시각 때문에 급사에서 더욱더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급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앞서 이와 같은 시각을 우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럼 스노보드가 슬로프에서 어떤 원리로 달리게 되는지부터 생각해보자. 아마도 스노보드란 중력에 의해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이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개념은 일상생활에서나 어울리는 시각이기 때문에 슬로프의 기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라이딩에는 잘 맞지 않는 개념이다.
좀 더 라이딩에 어울리는 시각으로 슬로프를 바라보면 슬로프에서 라이더가 받는 힘은 중력이고, 이 중력은 각각 <슬로프와 수평 한 힘> 과 <슬로프에 수직 한 힘>으로 나누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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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슬로프와 수평 한 힘(수평 힘)은 라이더를 폴라인 방향으로 끌어당겨주고, 슬로프와 수직 한 힘(수직 힘)은 라이더를 슬로프에 밀착시켜 주게 된다. 하지만 이 수직 힘은 라이더가 버티는 힘(항력)에 의해 상쇄되기 때문에 사실상 스노보드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수평 힘에 달렸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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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보드에 작용하는 힘의 구조를 단순화하면 스노보드는 ‘수평힘’에 의해 앞으로 당겨지고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수직 힘 역시 나름의 역할이 있지만 일단은 움직이는 원리만 생각해보자)
그리고 보드를 당겨주는 이 ‘수평힘’의 역할을 슬로프에서는 중력이 하게 되지만, 만약 라이더를 당겨주는 다른 힘이 존재한다면 슬로프 없이도 라이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눈 쌓인 도로에서 달리는 차에 연결된 줄을 잡고 하는 라이딩이 바로 그런 예이다. 물론 이때의 줄의 장력은 슬로프에서 작용하는 중력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라이딩 느낌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좀 더 슬로프 라이딩과 닮은 예를 들자면,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라이더를 앞에서 끌어당기고 있다는 상상이 가장 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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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힘의 구조를 나누어 본 이유는 슬로프에서 받는 중력을 단순히 ‘미끄러진다’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중력으로 인해 우리는 슬로프에 수평 한 방향으로 당겨지는 힘을 받고 있으며, 이 힘을 이용하는 것이 바로 라이딩이라는 점을 깨닫기 위해서이다.
어째서 이러한 접근 방식이 필요한지는 급사와 완사의 차이점을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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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사에서는 수평 힘은 작고 수직 힘은 크지만 급사로 갈수록 수평 힘은 커지고 수직 힘은 작아지게 된다. 즉 완사에서는 라이더를 당기는 힘은 작지만 라이더가 슬로프에 밀착하는 힘은 크다. 따라서 완사에서는 작은 가속력과 큰 접지력을 가지게 된다. 반대로 급사에서는 수평 힘이 커지고 수직 힘이 줄어들어 큰 가속력을 가지는 대신 접지력이 줄어들어 더 어려운 라이딩이 되는 것이다.





2. 수평 힘에 대한 거부감



지금까지 급사가 더 어려워지는 구조적인 원인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단지 이러한 구조 때문에 급사가 더 어려운 것일까? 사실 급사가 더 어려운 이유는 오히려 이러한 급사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이야기 한 것처럼 스노보드 라이딩을 중력에 의한 ‘미끄러짐’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완사와 급사의 이미지는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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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사와 급사를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이유는 우리는 본능적으로 항상 중력에 수평 한 구조를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똑바로 서 있고 싶은 것이다. 사실 라이더가 급사와 완사의 차이를 제대로 느끼려면 완전히 수평 힘에 노출되는 자세를 취해야 하지만, 이런 상태는 굉장히 불안하기 때문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게 되고 본능적으로 똑바로 서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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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똑바로 서는 모습은 슬로프의 힘 구조로 보자면 오히려 수평 힘에 저항하여 뒤로 기울이고 있는 듯한 상태가 됨을 알 수 있다. 자동차가 끌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차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몸을 뒤로 기울이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자세는 수평 힘에 저항하고 있는 상황이 되고, 라이딩의 근원이 수평 힘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매우 모순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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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급사를 대하는 생각의 변화 - 수평 힘에 순응하기

   
이와 같은 수평 힘에 대한 거부는 완사보다는 급사에서 더 큰 문제를 낳게 된다. 완사에서는 두 자세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똑바로 선’ 자세를 취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슬로프의 경사가 급해질수록 더 많이 뒤로 눕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라이딩이 더욱 어렵고 힘들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완사와 급사의 차이는 수평 힘이 얼마나 강하냐의 차이이고 결국 급사를 가는 이유는 (허세나 호기심이 아니라면) 이렇게 강한 수평 힘을 이용하여 라이딩을 하기 위해서인데, 급사에 와서 꼿꼿이 서서 수평 힘에 반하는 자세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급사에 올라와야 하는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럴 바에야 완사에서 정상적인 라이딩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급사를 잘 타기 위해서는(완사도 결국 마찬가지이지만) 이와 같은 수평 힘에 몸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는 공격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다만 이 수평 힘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면 아직 그 슬로프에 적응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고, 반대로 이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더욱 경사를 높여야 한다는 말이 된다. 이러한 이해와 준비 없이 무작정 급사에 올라가서 수평 힘을 버거워하거나 저항하면서 타는 것은 마치 스포츠가 뒤에 끌려가면서 너무 빠르다고 불평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두 경우는 완전히 다른 구조이긴 하다)


    

4. 뉴트럴 자세의 진실



수평 힘에 대한 거부감은 뉴트럴 자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론적인) 뉴트럴 자세는 턴과 턴의 중간 부분에서 데크가 슬로프에 완전히 평평하게 달라붙는 플랫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이때에 라이더는 수평 힘에 100% 노출되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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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평 힘에 노출된다는 것은 다음 턴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이 말은 뉴트럴 자세를 취하자마자 다음 턴의 전반부에 돌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좀 더 직관적으로 말하면 ‘뉴트럴 자세를 취한다’ = ‘턴을 시작 한다’ 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이 뉴트럴 자세는 턴과 턴의 중간임과 동시에 다음 턴에 전반부에 속하는 느낌이 되어야 맞다.

하지만 뉴트럴 자세를 턴과 턴의 중간이라고만 생각하는 라이더들은 이 상태가 수평 힘에 노출되는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수평 힘에 저항하고 있는 상태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즉 턴과 턴의 중간이 뉴트럴 자세이므로 이 순간엔 턴이 이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데크를 완전히 플렛 하게 만드는 자세를 취하지 않고 반대로 슬로프에 ‘똑바로 서 있는’ 자세를 취해서 수평 힘에 저항하려고 하게 된다. 이런 상태는 이론적인 뉴트럴에 비해 굉장히 안정적이고 턴 역시 이루지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아직 턴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일 뿐이지만) ‘심리적인 뉴트럴 자세’ 라고 부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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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심리적인 뉴트럴 자세는 라이딩 도중 종종 나타나게 되는데, 특히 경사가 급해질수록 그 빈도가 잦아진다. 그 이유 역시 수평 힘에 대한 강한 거부감 때문이다. 경사가 세질수록 수평 힘이 강하게 느껴지는 뉴트럴 상태가 거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뉴트럴 상태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있는 라이더조차도 이러한 뉴트럴 상태를 완전히 턴 중간에 취하지 못하고 얼마간의 심리적인 뉴트럴 자세, 즉 안정화 구간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은 턴에 돌입하기 전에 다음 턴을 준비하며 타이밍을 조절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히 필요한 스킬인 것은 확실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전 턴을 끝내고 다음 턴에 진입해야 할 타이밍에 사활강 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짜 뉴트럴 자세가 뒤로 밀리게 되어 다음 턴의 전반부가 짧아지는 전형적인 동키콩 턴이 만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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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뉴트럴 상태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초보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원인이기도 하다. 초보 단계에서는 토턴과 힐턴을 연결하지 못하고 따로 연습하게 되는데, 나중에 이 두 턴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안정화 구간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안정화 구간은 연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불필요한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턴과 턴 사이에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이 상태가 ‘뉴트럴 상태’라고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반복된 비기너 턴 연습은 이런 오해를 고착화 시키는데, 비기너 턴은 엣지 체인지 순간이 늦기 때문에 뉴트럴 상태가 턴과 턴의 중간에 올 수가 없고 항상 그 타이밍에는 ‘꼿꼿이 선 자세’를 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기너 턴 개념으로 턴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카빙 턴을 할 때에도 뉴트럴 자세를 취해야 할 타이밍에 몸을 꼿꼿이 세운 ‘심리적인 뉴트럴 자세’를 취하기가 쉽다. 물론 이는 비기너 턴의 잘못은 아니다. 비기너 턴은 원래 그런 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비기너 턴 연습을 그리 권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5. 뉴트럴 자세의 완성



그럼 왜 비기너 턴은 이런 구조를 가지는 걸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말했듯이 이상적인 뉴트럴 자세는 매우 불안한 자세이며 라이더를 바로 턴에 돌입하게 만들기 때문에 라이더는 이 자세가 상당히 거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뉴트럴 자세가 없으면 트랜지션 (=엣지 체인지)은 일어나지 않고 턴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비기너 턴은 어떻게 하면 이 뉴트럴 자세를 더 쉽고 편하게 만들까에 포인트가 맞춰진 연습 법이고, 그 수단으로서 ‘순 로테이션’을 이용하여 데크 엣지를 자연스럽게 풀어버리는(=꼿꼿이 선 자세에서 뉴트럴 자세로 이동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트랜지션 전에 어떤 행동을 해서 좀 더 쉽게 뉴트럴 자세에 도달하려고 하는 시도가 비기너 턴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초보 라이더들은 이런 ‘어떠한 행동’을 취하는 순간이 바로 턴의 시작이라고 착각하기 쉽고, 그러다 보니 뉴트럴 자세에 대해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 비기너 턴의 시작은 로테이션을 수행하는 바로 그 순간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중고급 라이더들이나 올바른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할 강사들까지 이러한 착각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빙턴에서까지 자꾸 트랜지션 전에 어떠한 행동(토션, 로테이션 기타 등등)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러한 행동들이 “간접적인 이유로” 트랜지션 과정을 유발하고 결국엔 뉴트럴 자세가 만들어지긴 하지만, 뉴트럴 자세의 타이밍을 망가뜨린 다는 점에서 썩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카빙턴의 트랜지션 이전 상태는 아직 턴이 끝나지도 않은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태에서 자꾸 토션을 써야 한다고 말하거나 로테이션을 하면 턴이 더 잘 된다는 식의 커리큘럼을 강조하는 것은, 뉴트럴 자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뉴트럴 자세가 턴의 중간에 와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물론 최근에는 로테이션 얘기는 좀 줄어들긴 했지만 말이다)

그럼 뉴트럴 자세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그 내용은 이미 이전 칼럼 <축 이동>과 <엣지 체인지1,2>편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즉 뉴트럴 자세는 ‘축 이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러한 축 이동은 ‘크로스 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몸과 데크가 크로스 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트랜지션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턴을 위한 핵심은 이러한 <수평 힘-뉴트럴 자세-트랜지션(엣지 전환)-크로스 힘>을 아우르는 큰 개념을 먼저 이해하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칼럼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만 비로소 토션과 로테이션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되는 것이다. 토션이나 로테이션은 각각이 가지는 고유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트랜지션을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라이더가 슬로프와 턴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토션이나 로테이션이 가지는 진짜 의미까지 곡해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식의 커리큘럼에 충실한 라이더들은 턴의 수준이 평생 비기너 턴의 아류에 머물 수밖에 없게 된다.





6. 결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 칼럼의 내용을 요약해 보도록 하자.
힘의 구조로 보았을 때 급사에서는 수평 힘이 강하기 때문에 분명히 완사보다 어려운 것이 맞다. 하지만 급사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이런 힘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수평 힘에 저항하려고 하는 잘못된 노력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평 힘에 대한 이해와 이 힘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가 급사에서 올바른 라이딩을 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급사에 적응하기 위해 흔히 거론되는 직활강 연습 역시 그 본질은 수평 힘에 적극적으로 몸을 노출 시키기 위함임을 본다면 이러한 수평 힘에 대한 적응도가 따라 급사의 난이도가 차이 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구체적인 연습 방법과 동시에 수평 힘에 대한 올바른 이해까지 갖춰진다면 훨씬 더 목표 의식을 가지고 급사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직활강보다는 테일 점프를 추천)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수평 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뉴트럴 자세를 만드는 데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턴의 구성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다. 따라서 급사냐 완사냐를 떠나서 여기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더 높은 수준의 라이딩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옥같은 댓글들]

[레벨:1]스콩키

2016.10.23 11:18:33
*.162.18.111

이번 칼럼에서 추천하는 연습법인 '테일 점프' 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레벨:11]Lunatrix

2016.10.23 23:38:21
*.237.143.246

아이자와 모리오의 강습 영상 (https://www.google.co.kr/?gws_rd=ssl#q=%EC%95%84%EC%9D%B4%EC%9E%90%EC%99%80+%EB%AA%A8%EB%A6%AC%EC%98%A4&newwindow=1&tbm=vid ) 24분 30초 경에 급사 적응을 위한 테일 점프 숏턴 내용이 나옵니다.

직활강에 비해 속도가 컨트롤 되어 안전한 반면, 테일을 띄우기 위해선 더 과감한 체중이동이 필요해서 직활강보다 적극적으로 수평힘에 노출되게 됩니다. 템포 조절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도 있기때문에 여러모로 직활강보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레벨:4]orthodox

2016.10.28 13:03:56
*.91.137.23

좋은글 감사합니다.


한가지 첨언 드리면 급사에서 보더가 느끼는 어려움의 실체는 

수평힘이 커지는 부분에 대해서 보더가 심리적으로 밸런스를 맞출려고 시도하는

산꼭대기쪽으로의 기댐 현상이 먼저가 아닌가 싶네요. 

그 기준점으로 인해서 언급하신 늦어지는 뉴트럴 타이밍이 나오는거라고 보셔도 되구요 

(명확한 표현으로 따지자면 늦어지는 뉴트럴 타이밍이라기 보다 뉴트럴이 깨진채로 뉴트럴 구간을 가져가는 습관이 맞을수도 있겠네요 )  


WHY 관점에서의 칼럼이라 제가 생각하는 더 근본적인 WHY를 한번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26508136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너무 어려운 부분을 건드렸더니 다음 편 진행하기가 힘드네요. ㅠㅠ
잠시 머리도 식힐 겸 이번엔 순서를 바꿔서 조금 다른 주제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전부터 뒷말이 많았던 주제죠.
바로 팔 흔들기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격한 토론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요. 그만큼 팔 흔드는 것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거부감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거부감의 이유를 곰곰이 들여다본다면...아니 들여다 보고 싶어도 딱히 명확한 이유를 써 놓은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할 뿐이지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아무래도 이런 현상은 라이딩의 기능적 측면에서 오는 거부감 보다는 심미적인 면에서의 거부감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팔 흔들기가 무척이나 꼴사납고 경박해 보이는 게 맞기 때문입니다.
사실 취미생활이란게 어차피 나 좋으려고 타는 것이니 만큼 이런 부분에서 팔 흔들기가 싫을 수도 있고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팔 흔들기가 틀렸다라고 주장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호불호와 시시비비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니까요.
만약 이런 주장을 하고 싶다면 그것이 왜 틀렸는지, 왜 써서는 안 되는 지를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그런데 그런 얘기 없이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한다는 것은 애초에 팔 흔들기를 시도해 보지도 않았으며 그 기능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다는 얘기밖엔 되지 않겠지요.
 
게다가 때론 ‘라이딩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 ‘정통 라이딩에 어긋난다.’ 이런 식의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기껏해야 수십 년 역사의 보드에 과연 정통 라이딩이라 부를 만한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그보다 스노보드 라이딩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물론 팔 흔들기가 앞으로 올바른 라이딩의 모습으로 자리 잡을런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더 뛰어난 라이딩 방식의 등장으로 한때의 유행으로 사라질 수도 있고, 팔 동작을 다르게 하는 라이딩 방법이 유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치 자신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거나, 과거의 것을 답습 하는 것만이 옳다는 식의 주장이 과연 올바른 라이딩 발전을 위한 행동일까요?

게다가 더 웃긴 것은 그런 ‘정통 정형’, ‘본연의 라이딩’ 조차 -그게 대체 뭘 얘기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느날 보드의 신이 나타나 휙 던져주고 간 것이 아니라 이러한 라이딩의 발전을 통해 차츰 차츰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거죠.
그것을 마치 자기 혼자서 이룩이라도 한 것인 냥 정통 운운하는 행동을 보면 잘 이해가 가지 않네요.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족발집에서나 볼 법한 '원조' 타령 때문에 팔 흔들기가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혼란스러운 분들을 위해 팔 흔들기가 어째서 시작되었는지, 그 기능적 측면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1. 팔 흔들기와 앵귤레이션
 
최근에 보이는 과장된 팔 흔들기는 앵귤레이션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 앵귤레이션을 이해해야만이 팔 흔들기의 이유를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잘 알아볼 수 있게끔 어깨가 완전히 열린 자세를 이용해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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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귤레이션이란 예전 강좌에서도 다뤘지만, 몸의 형태 변화를 통해 엣지각을 더 세우는 방법입니다.
 
엣지를 기준으로 본다면 힐에서의 앵귤레이션은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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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에서의 앵귤레이션은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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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할 것은 어깨의 기울기와 데크의 기울기 차이입니다. 
어깨와 데크의 기울기 차이가 많이 날수록 앵귤레이션이 많이 쓰였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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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어깨의 기울기에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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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힐 앵귤 상태의 어깨 기울기는 토 엣징(앵귤 없음)상태의 어깨 기울기와 같다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토 앵귤 상태는 힐 엣징(앵귤 없음) 상태와 같은 기울기를 보입니다.
 
이 이야기는 두 순간의 상체 기울기가 같다는 것이고 만약 힐에서 토로 엣지 체인지를 해야 한다면 힐 앵귤 자세는 토 엣징을 위한 준비 자세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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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러한 엣지 체인지 과정을 동작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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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업으로서의 앵귤레이션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1 2 3 과정을 의도적으로 빠르게 처리하게 된다면 마치 힐 쪽에만 ‘업’을 하는 듯한 모양이 되어 힐에서 강한 발중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로 인해 힐 엣지가 들리면서 자동으로 토엣지로의 엣지 체인지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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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에서 힐로의 전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2-3 처럼 순간적인 앵귤레이션의 사용으로 토 엣지쪽에 강한 발중이 생겨서 A-B-C와 같이 토가 들리고 힐이 내려가게 되어 엣지 체인지가 빠르게 이루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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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런 앵귤레이션은 다음 턴을 위한 상체 기울기를 미리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엣지 체인지를 수월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방식의 엣지 체인지가 매우 생소해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뒤에서 설명 하겠지만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엣지 체인지는 사실 매우 본능적인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이러한 본능적인 움직임을 좀 더 과장된 모습을 통해 그 원리를 보여주다 보니 생소해 보이는 것이지요.

이러한 팔 동작의 원리에 대해서는 JOINT CREW의 フリーカービングスタイル(프리 카빙 스타일) DVD에서 平間 和徳(RAMA)가 체계적인 설명과 함께 확실한 동작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행히 예고편에 그 부분이 약간 포함되어 있네요. 짧지만 앵귤의 변화에 주목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본편에는 훨씬 더 잘 나와 있습니다.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영상에서 보이듯이 이렇게 상체의 선행동작을 이용하여 엣지 체인지를 하려면 당연히 팔 동작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어깨선을 순간적으로 바꾸기 위해선 어깨의 연장선에 있는 팔 역시 함께 움직여 주어야 하니까요요.
만약 팔 동작을 빼버리면 어깨춤만 들썩이는 자세가 나오게 되겠죠.
 
그리고 이러한 동작이 필요한 이유 역시 영상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영상에선 미들턴에서의 빠른 엣지 체인지를 위해 이러한 방식을 사용 하였음을 볼 수 있죠.
때문에 이러한 팔 동작은 미들턴 뿐만이 아니라 빠른 엣지 체인지가 필요한 급사에서 쓰이거나 심지어 모글에서 엣지를 빼기 위한 강력한 발중을 위해서도 사용되게 됩니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팔 흔들기는 결국 엣지쪽에 실려 있던 무게를 신속하게 빼주는 발중을 위한 것이고, 이러한 발중 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면 어깨를 과하게 돌리지 않고도 단지 팔 자체의 중량만을 이용해서 팔만 강하게 들어 올리는 것 만으로도 발중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선전에서의 平間 和徳의 미들턴 모습을 보시면 이러한 팔 동작 만으로도 엣지체인지가 빠르게 이루어짐을 볼 수 있습니다.
 

 
 
  
3. 팔 휘두르기를 통한 발중과 가중
 
자 그럼 이제 우리는 팔을 휘두르는 것이 어깨선을 바꾸는 앵귤레이션의 역할이며, 이러한 앵귤은 결국 힐과 토 한쪽에만 업을 하여 발중을 하는 행동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중을 이용하여 엣지 체인지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았구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또 하나의 생각이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팔 흔들기는 우리 몸을 좌 우로 나눴을때 좌측이나 우측에 대한 반쪽 짜리 업 동작이라는 것이고, 이러한 업 동작을 ‘발중’이 아닌 ‘가중’으로도 쓸 수 있겠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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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앵귤레이션으로 인한 업 동작을 가중의 형태로 쓰게 되면 이와 같은 모습이 됩니다.
팔을 위로 쳐 올리고 그로 인해 엣지가 따라 올라오게 하는 ‘발중’이 아니라
팔을 위로 올리는 것과 동시에 그 반작용을 이용하여 같은 쪽 엣지에 ‘가중’을 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이것을 연속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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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가압방법은 다운언웨이트와 비슷하게 매우 순간적으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죠. 따라서 이러한 방식은 주로 짧은 숏턴에서 사용되게 됩니다.
 
다시 平間 和徳가 수고해주셔야겠네요. 기선전에서의 숏턴 모습입니다.
 

 
 
이렇게 팔을 카운터의 리듬으로 휘두름으로써 짧은 순간이지만 강한 가중이 가능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중의 역할보다 더 중요한 기능이 있는데요.
숏턴에서는 턴이 깊어질수록 테일이 밖으로 돌아나가게 되어 순간적으로 뒷발이 확 빨려나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이 빨려나가는 뒷발에 맞추어 몸을 확장해 주어야 빠른 타이밍의 깊은 숏턴이 가능해 지죠.
이때 이렇게 팔을 흔들어 그 리듬에 맞추어 몸을 확장시켜 주면 어깨선을 지면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도 깊고 빠른 숏턴이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4. 프리에서만 팔 흔들기가 나타나는 이유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이렇게 팔 흔들기가 다이나믹한 라이딩을 위한 스킬이라면 어째서 더 다이나믹한 라이딩을 추구하는 스키나 알파인에서는 볼 수 없는 기술인 걸까요.

그 이유는 이러한 팔 흔들기가 특별한 스킬이 아니고 이미 있는 동작의 스케일을 좀 더 키워 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살펴 본 엣지쪽의 발중 동작은 단지 팔 흔들기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며 우리가 엣지 체인지 순간에 취하는 평범한 행동 속에 이미 모두 녹아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엣지 체인지 순간에 필요한 행동을 한번 생각해보죠.
토에서 힐 쪽으로의 엣지 체인지를 위해선 2가지 중요한 동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나는 엣지에 물려있는 프레스를 빼는 발중 동작 (언 웨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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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토 엣지를 힐 엣지로 바꾸기 위한 몸 넘김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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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턴 중에 자연스러운 엣지 체인지가 가능하죠.


그래서 실제 엣지 체인지 시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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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보이다시피 두 동작을 함께 수행하면 토 엣지쪽에 발중이 생기고 힐 엣지 쪽엔 가중이 생김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중 가중은 업 언웨이트냐 다운 언웨이트냐, 또는 크로스 오버냐 크로스 언더냐와 상관없이 무조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엣지체인지 자체가 이루어 질 수가 없죠.

결국 이 이야기는 팔 흔들기가 억지스러운 동작이 아니라 평소 우리가 하던 행동 속에 숨어있던 발중 동작을 좀 더 강화 시킨 것이며, 따라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반증합니다.

그렇다면 왜 프리만 유독 이렇게 강화된 모습의 엣지체인지를 하고 다른 곳에서는 쓰이지 않는 걸까요.
제 생각에는 이 팔 휘두르기 기술이 지나치게 강려크강력한 것이 그 이유라고 봅니다. 실제로 이 연습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팔을 치는 순간 강력한 발중으로 데크가 완전히 붕 떠서 반대편 엣지로 꽂힌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겁니다.
 
그만큼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에 라이딩에 특화된 알파인 같은 경우는 굳이 이런 방법을 쓰지 않는 게 아닐까 싶네요. 팔을 티나게 휘두르지 않아도 알파인은 좁은 데크와 하드한 부츠, 그리고 스탠스의 도움으로 인해 아주 작은 발중만으로도 충분히 날렵한 엣지체인지가 가능하니깐요. (사실 알파인을 안타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간혹 알파인에서도 이런 모습이 보이기는 합니다.

반면에 프리는 라이딩에 매우 불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낮은 각도의 스탠스는 관절 구조상 날렵하고 정교한 좌우 움직임을 어렵게 하고, 소프트 부츠 역시 한 박자 느린 동작을 하게 만듭니다. 데크도 훨씬 넓어서 엣지 넘기기가 매우 힘겹죠.
이런 상황에서 신속한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 팔을 쓰는 것은 기술이 아닌 본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증거가 바로 CASI쪽 라이더 역시 이러한 팔 동작을 쓰고 있다는 점이지요.
 
2009년 CASI NTC인 Jeff Chandler의 하이원에서의 라이딩입니다.

전반적으로 조금씩 쓰이는 팔 동작이 보이고 1분 50초 이후 가장 다이나믹한 턴에서 그 움직임을 좀 더 잘 볼 수 있죠.


2012년 역시 Jeff Chandler의 라이딩입니다.


2010년 CASI lvl4 소개 영상입니다.


이처럼 CASI 역시 신속하게 엣지를 빼고 반대쪽 엣지를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팔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팔 움직임과는 다르게 확실한 목적과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죠.
 
결국 팔 흔들기는 흔히 생각하듯이 특별난 스킬이 아니라 오히려 본능적인 몸의 움직임이기 때문에 오히려 팔을 흔들지 않고 신속한 엣지 체인지를 하려면 더 많은 테크닉과 집중력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팔을 흔들면 안 된다고 주장하려면, 이와 같은 효과를 가진 몸동작을 어째서 하면 안 되고 또 그렇게 팔을 흔들지 않음으로써 보는 손해 대신에 어떤 이득을 볼 수 있는 지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5. 심미적인 관점
 
그런데 심미적인 관점으로 보게 되면 팔을 흔들면 안 된다는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주 추한 모습으로 라이딩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깐요. (가끔 영상 찍어보면 손발이 오그리 토그리...흑흑)
 
아래는 赤堀 博之(아카호리 히로유키)의 숏턴 영상입니다.

 
赤堀 博之의 이런 자유분방한 팔 움직임 역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부분이지요.
뭐 저로서는 부러울 따름이지만요.
 
보드도 결국 스포츠이고 스포츠에 있어서 이런 심미적인 부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과도한 움직임의 팔흔들기를 지양하고 다른 방식으로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이나 좀더 절제된 움직임에 대한 고찰 같은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시도에 가장 성공한 라이더가 바로 中本 優子(나카모토 유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데 어째 나카모토상의 숏턴이 잘 나와 있는 동영상을 전혀 못 찾겠네요 -_-;; 대신 아무거나 투척;;;)
 

 
中本 優子의 숏턴은 지극히 절제된 팔 움직임으로 팔 흔들기에서 취할 수 있는 장점을 취하면서도 심미적으로도 나무랄 곳이 없는 모습이라고 봅니다. 정말로 정형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라이딩 이지요.
 
다만 문제는 이런 절제된 모습의 라이딩은 마구잡이(?) 팔 흔들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퍼포먼스가 작기 때문에 이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가 어렵고 많은 집중력이 요구 된다는 것이겠지요.
 
  
슬슬 결론을 내려야겠네요.
 
요약하자면 팔 흔들기는 라이딩의 기능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토와 힐쪽의 부분적인 발중과 가중을 위한 업 동작의 반복이고 이는 결국 평소 우리가 사용하던 크로스 동작을 좀 더 강화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운용하는 방법에 따라 발중을 유도하여 엣지체인지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반대로 가중이 되게 끔 하여 숏턴과 같은 빠른 타이밍의 프레셔 컨트롤 수단으로도 사용 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타이밍의 차이에 집중하여 팔 흔들기를 사용해 본다면, 좀 더 쉽고 재미있는 라이딩을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정확한 타이밍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반감되겠지요.




지금까지 팔 흔들기의 기능적 측면을 살펴보았습니다.
끝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런 칼럼 하나로 팔 흔들기를 호도하는 주장들이 줄어들진 않겠지만, 그래도 밑도 끝도 없는 주장에 휩쓸려 더 쉽고 즐거운 라이딩을 방해 받는 독학 보더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게 제 바램입니다.
그러니 이젠 자신 있게 흔드세요.(으응???)

물론 부끄러움은 당신의 몫 ㅎㅎㅎ -3-)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26374262


이어서 3편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3편에서는 전경 후경의 자세로서의 가치를 살펴볼 것인데요...
이 자세로서의 전경 후경은 행동으로서의 전경 후경과는 포지션도 조금 다를 뿐더러 딱 부러지게 설명하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중요성은 정말 크지요.

어째서 이렇게 자세로서의 전경 후경이 중요하고 또 그것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무척 까다로운 부분이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죠.



1. 전경은 나의 빛

우리는 초보부터 중급 상급에 이르기까지 항상 전경에 대해 강조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이때 강조하는 전경은 행동이라기 보단 자세로서의 전경을 뜻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 이러한 전경 자세를 취했을 때 라이딩이 좀 더 쉽게 된다는 것 또한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토록 전경을 강조하는 것이고 또 전경 자세를 취하면 라이딩이 잘 되는 걸까요?

행동으로서의 전경후경과는 달리 역학적인 설명만으론 이런 현상을 쉽게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굉장히 당연한듯하지만 실제로 조목조목 따져보면 딱히 두드러지는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증거로 ‘왜 전경이 중요한가요?’ 라고 물어보면 저마다 각양각색의 이유를 얘기할 뿐이지 명쾌하게 이거다 하는 답변을 내놓지는 못할 것입니다.

자세로서의 전경 후경을 결정짓는 것들을 생각해보자면 슬로프의 설면 상태부터 시작해서 신체의 구조와 데크와 신체와의 관계, 심지어 바람의 저항까지...수많은 요소들이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험적으로는 알지만, 이론적으로는 모르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그나마 전경을 강조하는 이유로 우리가 제일 많이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보드는 앞으로 전진하므로 몸 역시 거기에 맞춰서 앞으로 기울여 줘야 한다.
둘째, 슬로프는 경사가 있으므로 경사가 있는 만큼 몸을 앞으로 기울여 줘야 한다.

이 두 가지로 전경 자세의 중요성이 충분히 설명 될까요?
한번 이론적으로 분석해 보도록 하죠.



① 보드의 가속,감속

보드가 전진하는 이유는 중력과 슬로프의 접촉입니다. 슬로프의 비스듬한 반발력으로 인해 중력이 추진력으로 변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 추진력은 보드와 슬로프의 접촉면에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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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힘이 어느 한 부분에만 작용하면 당연히 토크가 발생하게 되죠.
(2편에서 데크의 시소와 같은 회전 역시 이러한 힘의 불균형으로 인한 토크에서 비롯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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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런 토크에 대항하기 위해 몸을 앞으로 기울이게 됩니다.
마치 버스가 출발할 때 몸을 앞으로 기울여서 저항하는 것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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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전경을 주는 이유가 확실해집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보드가 항상 가속되느냐? 입니다.
보드가 빨라질수록 설면에서 각종 저항을 받게 되고 이 저항으로 인해 점점 가속도가 줄어 등속운동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감속이 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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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등속운동인 경우에는 전경을 줄 필요가 없어집니다.
게다가 감속이 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후경을 주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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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말은 가속 구간에서의 전경의 중요성은 잘 설명하고 있지만, 가감속이 반복되는 실제 라이딩에 적용하면 썩 좋은 설명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② 슬로프의 경사도와 전경 자세

그렇다면 슬로프의 경사에 맞게 몸을 기울이라는 얘기는 어떨까요.
이 얘기는 슬로프의 반발력에 제대로 대응하라는 뜻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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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눈에 보아도 이 자세는 전경이 아니라 중경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전혀 전경이 아니지요.
그럼 이 말이 전경을 주라는 뜻이 아니라 후경을 방지하기 위한 경고문으로써의 의미로 보면 되는 걸까요?
그렇다면 만약 후경이 되면 반발력의 모습이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 후경이라고 하면 이런 이미지를 상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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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틀린 그림입니다. 우리의 잘못된 상상력에서 나온 그림이죠.

실제 전경 후경상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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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전경이던 후경이던 반발력에 대응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슬로프가 충분히 단단하다면요.
오히려 슬로프가 단단하지 않고 파우더에 가까울수록 후경이 더 좋은 방식이 되겠지요.


결국 이론적으로 살펴보니 이 두 가지 말 모두 전경의 중요성을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초보단계에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전경이 중요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초보가 라이딩중에 느끼는 어려움은 바로 ‘가속’으로 인한 것이고, 이 가속을 잘 처리하려면 적극적인 전경 자세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러한 가속으로 인한 후경과 슬로프의 기울기로 인한 후경이 서로 연속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악영향을 초래하므로 이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전경이 중요하다는 것은 초보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전경은 초보에게만 중요한 것일까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초보 단계를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하더라도 전경은 여전히 라이딩을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1등 공신인 것은 확실하거든요. (노즈가 박히는 특이한 현상을 제외하면요)

이처럼 전경 자세가 중요한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2. 전경 자세와 후경 자세의 차이

앞서 살펴보았듯이 슬로프와 보더간의 힘 관계로는 전경자세의 중요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때 입니다. 우리 몸 자체에 그 원인이 있지 않을 까라는 생각이죠.

전경이 라이딩에 유리하다는 얘기는 바꿔 말하면 후경 라이딩은 어렵다는 말입니다.
결국 전경과 후경이 차이가 있다는 얘기인데요. 이런 전경과 후경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그 첫 번째는 보드의 진행 방향입니다. 즉 보드는 항상 앞으로 전진하기에 전경은 진행방향 쪽이며 후경은 그 반대방향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상당히 중요한 차이점이죠.

두 번째는 신체 내부적인 차이입니다.
전경 후경, 즉 앞발 뒷발을 얘기하려면 당연히 빼놓아서는 안 되는 이야기가 있죠.
레귤러와 구피의 구분입니다.

레귤러와 구피의 구분법에 대한 의견은 참 많습니다.
그만큼 개개인의 신체구조, 습관, 취향이 다르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모델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많은 보더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인정받는 대중적인 방법은 있습니다.
그게 바로 ‘축발’이 앞에 오고 ‘차는 발’이 뒤로 가야 한다는 구분법이죠.

그렇다면 축발이 앞으로 오기 때문에 전경을 주는 걸까요?
이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것은 잘못된 순환논증입니다.
축발이 앞에 와서 전경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전경을 주기 위해 축발을 앞에 두는지는 알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로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전경을 주는 이유를 알려면 축발이 왜 앞(진행방향)으로 오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된다는 것이지요.


3. 축발이 앞으로 오는 이유



어째서 축발이 앞에 위치해야 타기가 편한 걸까요?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그 이유가 ‘당기는 것’과 ‘미는 것’의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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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나무 막대를 정해진 코스를 지나 목표 지점 까지 가져가는 게임이 있다고 칩시다.
이때 이 막대를 앞에서 당기는 것이 편할까요, 아니면 뒤에서 미는 것이 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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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당기는 것이 편합니다. 뒤에서 밀게 되면 조금만 잘못 밀어도 막대기는 돌아버리거나 경로를 벗어나게 될 테니까요.

보드에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보드가 불안한 표면 위에서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당기는 듯한 형태로 나아가는 게 뒤에서 미는 듯한 형태보다 좋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보드는 무게가 실린 부위에서 데크가 나아가는 힘의 대부분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마찰력도 대부분 받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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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전경의 경우에는 앞발이 나아가고 뒷발이 따라가는 듯한 모양새가 됩니다.
후경은 반대로 뒷발이 앞발을 밀어내는 듯한 모양이 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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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전경에서는 앞발이 주도적인 진행을 담당하고 뒷발은 이를 수정하는 무게추, 또는 꼬리날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후경에서는 뒷발이 주도적으로 진행을 담당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약간이라도 실수가 생겼을 때 이를 수정할 방법이 없어지고 도리어 뒷발의 미는 행동으로 인해 이러한 실수가 증폭되어 쉽게 넘어지게 됩니다.
주로 초보들이 후경이 되어 자신의 의도와 무관한 방향으로 돌진하다 전복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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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뒷발차기’는 있지만 ‘앞발차기’는 없는 이유입니다.
생존보딩이라는 말처럼 뒷발차기를 하는 이유는 잘못된 균형이나 진로를 바로 잡기 위함입니다. 당연히 진행 방향의 뒤쪽에서 따라오는 뒷발을 사용하게 되죠.

하지만 앞발차기란 진행 방향의 앞쪽에서 미리 행동을 취한다는 얘기이므로 결국 미래를 예측할 줄 아는 예언가가 아닌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이같이 라이딩의 안정성을 위하여 우리는 축발을 앞에 두고 차는 발을 뒤에 두게 되며 그러한 자세를 잘 활용하기 위해 전경을 취하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데크를 앞발로 타는 듯한 이미지의 라이딩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정리를 해보자면 전경을 주는 이유는 슬로프와의 상호작용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체의 구조적 특징과 라이딩의 불완전함에서 기인하는 바가 더 크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우리가 만약 이러한 신체의 구조적 결함을 극복해 나아갈수록 전경의 중요성은 점점 낮아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라이딩 스킬이 점점 올라갈수록 전경이나 후경과 같은 무게축의 위치가 큰 의미가 없어지고 결국에는 후경 자세의 라이딩도 가능해진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4. 결론

지금까지 알아본 것으로 이제 전경 후경에 대해 어느 정도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전경을 강조해 왔었지만 사실 역학적인 이론으로 살펴보았더니 라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경이 아니라 전경을 가장한 중경이었다는 것,

하지만 초보단계에서의 가속 구간을 잘 내려오기 위해서나 우리 신체구조의 불완전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경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이 두 가지를 혼동하다보니 전경이란 자세에 불필요한 환상을 심어 놓았다는 것이지요.

결국 라이딩 스킬이 올라갈수록 우리는 전경 일변도의 자세에서 해방되어 좀 더 다양한 자세를 선택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 자세를 기반으로 2편에서 배웠던 행동으로서의 전경 후경을 사용한다면 다양한 프레셔 컨트롤 역시 해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이것을 좀 더 알기 쉽고 직관적인 용어로 한번 표현해 보도록 하죠.

자세의 관점에서 전경 후경을 본다면 전경은 앞발 축, 후경은 뒷발 축이란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행동의 관점에서의 전경 후경은 앞발 프레셔 컨트롤과 뒷발 프레셔 컨트롤로 표현할 수 있을 거구요.

이렇게 변화된 용어로 다시 표현을 해보자면


라이딩 수준이 올라갈 수록 앞발 축이나 뒷발 축(또는 그 중간) 모든 자세를 이용하여 라이딩이 가능하며

앞발 축 라이딩 도중에도 앞발과 뒷발 각각의 프레셔 컨트롤이 가능하고

뒷발 축 라이딩 도중에도 역시 앞발과 뒷발의 프레셔 컨트롤이 가능하다

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이렇게 두 가지를 분리해서 생각해 봄으로써 자세로서의 전경 후경의 이득을 취함과 동시에 행동으로서의 전경 후경을 통해 자세에 구애받지 않는 액티브한 프레셔 컨트롤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5. 자세와 행동의 조화

그렇다면 이러한 자세로서의 전경 후경과 행동으로서의 전경 후경은 반드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거나 혹은 양립하는 걸까요?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세의 중요성은 우리가 슬로프를 수동적으로 끌려 내려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어짜피 우리가 적극적인 라이딩을 하게 된다면 필수적으로 행동이 추가가 되고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자세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업다운과 마찬가지로 전경 후경 역시 행동과 그로 인한 자세의 변화를 동시에 생각하게 되는 것이 맞겠지요.

하지만 업다운의 자세와는 달리 전경 후경의 자세는 슬로프의 몇몇 특징들에 의해 많이 좌우됩니다.
그 특징이란 슬로프에는 기울기가 있다는 것과 눈이라는 매우 특수한 성질의 물체로 슬로프가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러한 기울기에 대한 적극적인 몸의 포지션이나, 필요에 의해 테일이나 노즈를 슬로프에서 띄우기 위해 한쪽으로 무게가 집중된 자세(스윙또는 테일점프), 또는 파우더 라이딩을 위한 뒷발축의 유지 등 실전적인 면에서도 자세로서의 측면이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남기 때문에 이를 무시한 체로 행동에만 집중하여 퍼포먼스만 늘리려고 한다면 좋은 라이딩이 되지는 않겠죠.

반대로 자세에 너무 연연하여 항상 앞발을 누르고 있다던가, 반대로 뒷발만 누르고 타는 식의 라이딩 역시 그 효용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고요.

때문에 우리는 슬로프의 상황에 알맞게 대응하는 자세가 무엇 인지를 먼저 생각하여야 하고, 그런 슬로프에서 내가 원하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행동으로 인해 또다시 바뀌게 되는 자세는 과연 올바른 것 인지에 이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고민하며 탈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경 후경이 간단해 보이면서도 어려운 것이구요.


6. 마무리

3편의 칼럼을 통해 전경 후경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그 정체를 밝히는데 집중하여 진행을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전경과 후경이 자세로서의 가치가 있고 행동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고, 이러한 자세와 행동 어느 한쪽에도 얽매이지 않고 양쪽의 중요성을 모두 충족하게끔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라이더들이 진정으로 궁금해 하는 것은 이런 게 아니죠;;;

‘그래서 결국 어떻게 타라는 거냐!!!!’

이게 가장 큰 문제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부분은 저도 전혀 모르겠습니다. --;;; 

물론 슬롶스타일이나 보더크로스 같이 한눈에 보아도 반발력의 차이가 극명한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전경 후경을 조절해야 할지 비교적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턴을 하면서 생기는 미묘한 반발력의 차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는  알기가 쉽지 않죠. 아니 실제로 턴중에 그러한 반발력 차이가 나는 것이 과연 맞는 것 인지 부터가 의문이니깐요.

그래서 다음 편에는 턴중의 프레스 조절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지만 제가 감히 정확한 답을 드리겠다고는 못하겠네요.
다만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정도로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그럼 좀 더 생각을 정리한 뒤 다음 편에서 뵙기로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옥같은 댓글들]

[레벨:6]백만송이장미

2014.01.23 12:58:44
*.206.115.78

멋지십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다만 오류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데..

아마도 Lunatrix님은 열린 마음으로 재검토 해보실 거란 믿음으로

하나만 지적해보고자 합니다

 

① 보드의 가속,감속 ..에서

추진력은 보드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드와 라이더의 모든 질량점에 작용합니다

오히려 보드에 작용한다기 보다는 라이더의 무게중심에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속을 방해하는 힘 중에서 마찰력은 보드에만 작용하므로

가속운동 등속운동에서도 토크는 진행방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레벨:11]Lunatrix

2014.01.23 13:24:15
*.237.143.224

얼렁뚱땅 넘어가려다 딱 걸렸네요 ㅎㅎ 저도 물리학도는 아닌지라 이부분을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 몸이 강체라면 말씀하신대로와 같다고 생각은 합니다. 근데 그러면 항상 후경을 주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와버려서 으어버버...

좀더 복잡한 원리가 작용하는 것 같은데 그걸 제 짧은 지식으로 메꾸려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양해부탁드립니다. (__)

[레벨:6]백만송이장미

2014.01.25 00:22:26
*.206.115.78

자연설, 습설 등에서는 접설베이스와 설면과의 마찰력이 상당히 커서

슬로프가 데크를 붙잡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감속이 크게 일어납니다

 

또한 프레스는

감속을 유발하는 마찰력에서, 수직항력에 해당하므로

프레스가 증가하면 할수록 감속도 증가하게 됩니다

 

일차적으로는

이처럼 접설베이스와 설면과의 마찰력에 의한 감속의 크기에 따라서 발생하는 토크의 정도에 맞게

적당한 크기의 후경을 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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