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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26251546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저는 4시즌 정도 전에 자세나 턴의 구조에 대한 칼럼을 조금 끄적거려 보았던 언제나 10년차 독학보더입니다.

당시 제가 칼럼을 썼던 이유는 독학보더들이 보드를 배우기엔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강습을 받기 위해 실력이 검증된 강사들을 구하기엔 정보력이 없어 매우 어려웠고, 김현식 프로님의 강좌를 빼고는 독학보더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상 또한  전무 하다시피 했습니다. 거기다가 막 도입되기 시작한 일본라이딩과의 개념차이로 인해 서로 맞다 틀리다 아옹다옹 논란이 많던 시기였죠.

하지만 몇 시즌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틀려졌죠.
이제는 동영상을 통해 누구나 쉽게 최상급 라이더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졌고, 보더들의 전체적인 수준 역시 향상되어서 슬로프에서도 좋은 라이딩이 어떤 것 인지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헝그리보더 및 각 동호회들의 노력으로 최고 레벨의 강사진 에게 쉽게 강습을 받을 수 있는 토양 또한 마련되었죠.
이젠 보더들의 배움의 기회가 무척이나 넓어진 것이지요.

하지만 모든 보더들이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습을 받는다 하더라도 모든 것을 한번에 깨우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항상 라이더들은 자신의 라이딩에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13-14시즌 현재, 라이더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화두는 무엇일까요.


저는 ‘전경 후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경 후경은 사실 독학으로는 정말로 알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겉으로 보아서는 거의 티가 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고수의 동영상을 아무리 보아도 구분해 내기 쉽지 않으며, 애초에 전경 후경이 어떤 자세로 나타나게 되는지 조차 모르기 때문이죠.

게다가 전경 후경을 고민하게 되는 라이더의 레벨은 보통 중급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이 레벨의 라이딩은 개개인의 턴 운용에 따라 전후경 타이밍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라이더를 흉내 내어보아도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객관화된 전경 후경의 이론이 아직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는 업다운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업다운은 프레셔를 컨트롤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프레셔의 운용은 라이더의 턴 방식에 따라 사실 많이 달라지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형화된 타이밍과 동작을 배우기 위해 너비스턴을 연습하게 되죠.
이를 통해 프레셔 컨트롤을 고민하기 이전에 업다운이란 동작을 하나의 레슨 방법으로서 반강제적으로 익히게 됩니다.

하지만 전경 후경은 이러한 정형화된 습득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초보때 전경을 주기 위해 스케이팅과 같은 몇 가지 연습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 으로는 전경 후경을 제대로 배우기에는 부족하죠.

이런 기초적인 습득 과정없이 중급 라이딩에 이르게 되면 어느날 문득 전경 후경이 어떤 것인가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런 기초 이론이 없다 보니 그 부분을 느끼더라도 소홀해 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다른 라이더와 의견 교류를 하고 싶어도 빈약한 용어 때문에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조차 할 수 없는 게 지금의 상황이구요.
 
이런 상황을 타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최상급 라이더들이 주도하는 강습법의 확립이겠지요. 하지만 이것이 쉬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전경 후경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닌, 라이더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중상급의 노하우이고 또 스키와는 달리 보더들의 고유한 특징이 많기 때문에 이것이 정제되고 다듬어져 하나의 레슨법으로 인정받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이론이나 강습법이 나올 때까지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걸까요?

그 이전에 우리 같은 평범한 보더들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경 후경에 대해 최소한의 개념정도는 올바르게 확립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러한 전경 후경에 대해 저는 4년 전과 비슷한 입장을 한번 취해 보려고 합니다.
이럴 땐 전경을 써라,
이럴 땐 후경을 써라,
이런 방식이 아니라 전경 후경의 이론적 배경을 좀 더 디테일하게 분해해서 전경과 후경의 본질적인 가치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실제 라이딩에서는 각각의 라이더들이 그 장단점을 조합하여 전경과 후경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가능해 지지 않을까요.
물론 이 부분은 4시즌전에 진행한 칼럼보다 훨씬 더 실전적인 부분이라 단순한 역학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얼렁뚱땅 넘기거나 과한 비약이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무쪼록 그런 부분은 너그러이 눈감아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결론 부분은 최대한 전경 후경의 핵심에 근접할 수 있게끔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부족한 칼럼이지만... 시작해보도록 하죠.





1.전경,후경에 대한 오해


전경 중경 후경에 앞서 말했듯이 정형화된 이론이 없이 스스로 깨우치는 경우가 많다보니 서로간의 오해의 골이 깊습니다. 아니 오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전,중,후경은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조차 않습니다.
이 용어가 스키에서 왔음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행위나 결과에 대해서 정확한 정의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전,후경’이라는 하나의 용어에 너무 많은 것을 우겨 넣은 결과이지요.

따라서 전경과 후경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테두리를 확실히 정해 놓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 정의의 범위를 확실히 한 다음에 거기에서 파생되는 다른 것들이 대체 무엇이 있으며, 그것들은 또 어떻게 적절하게 표현할 지에 대해 차례대로 고민해 보도록 하죠.



2. 전경 후경이 넘지 말아야 할 정의



전경 후경은 사실 그 용어 자체로만 생각하면 아주 간단합니다.
글자 그대로 표현하면 기울 경傾이므로 앞으로 기울임, 뒤로 기울임이 되겠지요. 하지만 이를 좀 더 역학적인 면을 강조하여 표현을 한다면...
앞으로의 기울임은 앞쪽에 더 많은 무게 배분,
뒤로 기울임은 뒤쪽에 더 많은 무게 배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1-1.jpg 

전경 후경이란 용어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딱 여기 까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자세, 또는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다른 효과들이 많은데, 문제는 이 부분을 지칭하는 용어가 전혀 없다는 것이며 그러한 효과들을 전경 후경이란 용어 하나에 뭉뚱그려 한꺼번에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그런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표현하다 보니 각자 생각하는 전경과 후경의 자세나 느낌이 제각각 틀리게 되어 서로 간의 의견 교환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오해를 방지하고자 앞으로 이 칼럼에서 만큼은 앞서 정의한 뜻으로만 제한하여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전경 후경  vs  반발력



그렇다면 대체 어떤 현상을 우리가 전경 후경이라고 오해해 왔었다는 얘기일까요?
일단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착각 하는 것을 들자면 ‘반발력’이라고 하고 싶네요.
반발력은 다른 말로 수직항력이며 수직항력이란 물체가 바닥을 누르는 힘에 반해 바닥이 물체를 밀어 올리는 힘을 말합니다.

1-2.jpg 

우리 라이더는 데크 위에서 라이더의 체중(중력)만큼 슬로프를 누르게 되고 슬로프는 반대로 우리의 체중만큼 우리 몸을 밀어 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슬로프가 우리 몸을 밀어 올리는 힘을 느낄 수 있고 이것이 바로 반발력이라는 것이지요.

1-3.jpg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무게’와 ‘반발력’ 은 완전히 다른 힘이라는 것입니다.
흔히 이것을 작용 반작용으로 이해해서 두 힘이 언제나 평형을 이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두 힘은 완전히 별개로 작용하는 힘이기 때문에 두 힘이 평형을 이룰 수도 있고 이루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무게가 슬로프를 누르는 힘과, 슬로프가 우리를 밀어주는 힘은 같은 경우도 있지만 다른 경우도 있으며 두 힘은 각각 따로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전경 후경을 생각할 때 이것을 같은 힘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6:4의 무게배분, 즉 전경을 주게 되면 앞 뒷발에 6:4의 반발력을 느끼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힘을 받게끔 행동합니다.

후경이나 중경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반발력의 세기를 따져서 판단하게 되죠. 뒷발에 무게가 더 실렸다고 느끼면(=더 많은 반발력을 느끼면) 후경, 앞발과 뒷발에 동등한 무게감을 느끼면(=같은 반발력을 느끼면) 중경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4.jpg
사실 신체구조상 우리 몸이 어떤 식의 비율로 무게가 배분이 되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피드백이 전혀 없기는 합니다. 따라서 유일한 단서로써 이러한 반발력을 전경 후경의 척도로 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반발력이 전경 후경의 척도임에도 불구하고 <반발력 =  몸의 무게 배분>이라는 의미로 생각하는 것은 전경 후경을 완벽하게 틀리게 사용하게 만드는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이지요.

전경 후경을 정확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이 두 힘이 다른 것이며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1-5.jpg 

그렇다면 왜 두 가지가 다른 것일까요?
다음과 같은 슬로프를 생각해 봅시다.

1-6.jpg 

이 슬로프의 표면은 완벽한 경도를 가져서 절대 표면이 망가지지도 않으며 기울기 역시 완벽하게 일정하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이러한 슬로프를 중력과 마찰력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어서 가속되거나 감속되지 않은 체 등속도로 내려온다고 상상해보죠.

1-6a.jpg 

이러한 완벽한 균형 상태라면 무게와 반발력은 항상 일치하게 됩니다. 데크가 슬로프를 누르는 만큼 슬로프 역시 완전하게 데크를 밀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전경 후경을 반발력의 차이로 판단하여도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완벽한 상황에선 전경 후경이 필요가 없습니다.
전경을 주던 후경을 주던 어떤 차이도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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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전경 후경은 언제 쓰이는 걸까요.
이상적인 슬로프에서는 전경 후경이 아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전경 후경은 이상적이지 못한 슬로프를 내려갈 때 쓰이게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즉 울퉁불퉁하거나 슬로프의 기울기가 다양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생기는 앞 뒤쪽의 반발력 차이를 조율하기 위해 전경 후경이 쓰이는 것이지요.

다음과 같은 슬로프를 가정해 보죠.

1-8.jpg

이 슬로프는 단순하게 보면 내리막 이후의 약간의 오르막 이라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자세하게 슬로프의 곡률 변화를 따져보면 다음과 같이 직선-내리막(A)-직선-오르막(B)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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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이나 오르막이란 용어가 조금 어울리지는 않지만, 내리막 구간에서는 노즈가 아래쪽으로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보이고 오르막 구간에서는 노즈가 위쪽으로 솟구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는 데크가 사실상 ‘회전’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데크가 회전을 했다는 이야기는 데크의 노즈와 테일에 서로 다른 방향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즉 앞쪽과 뒤쪽의 반발력이나 무게배분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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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위와 같은 슬로프를 5:5 중경 상태로 내려오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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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의 각 순간의 반발력은 역시 5:5일까요? 그렇지 않죠. 만약 그렇다면 데크가 회전을 하며 슬로프와 밀착하여 내려올 수 없죠.
때문에 실제 느끼게 되는 반발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1-12.jpg
이렇듯 5:5의 무게 배분으로 슬로프를 내려와도 반발력으로 따지면 A지점에는 뒤쪽 반발력의 증가로 ‘후경’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B지점에는 앞쪽 반발력이 커져 ‘전경’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실제 상황에선 속도와 경사에 따라 많이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상황의 슬로프에서 전경 후경을 사용하면서 내려온다면 어떨까요.

1-13.jpg

데크가 앞으로 곤두박질 칠 때는 적당히 노즈쪽으로 무게(프레스)를 옮겨주고 데크의 노즈가 위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선 적당히 뒤쪽으로 무게를 옮겨주니 반발력이 항상 5:5가 되었습니다. 즉 A에선 전경을 주고 B에선 후경을 주었더니 항상 중경과 같은 반발력을 받는 상태가 되어 라이딩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임을 상상할 수 있죠.

이렇게 적절한 전경 후경으로 슬로프의 변화에 대처하면 5:5의 중경과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전경 후경이 쓰였는지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반발력=전경 후경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정작 전경 후경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필요에 맞는 전경 후경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두가지를 각각 분리하여 전경 후경은 전경 후경대로 사용하고, 반발력은 항상 5:5가 느껴지도록 조절하는 것이 더 정확한 사용법 이라는 것이지요.



‘아닌데요. 전 내리막이나 오르막에서 충분한 반발력 차이를 느낄 수 있던데요.’

이런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그것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1-14.jpg

전경 후경을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다음과 같이 6:4의 반발력을 느끼게 되어서 마치 올바르게 전경 후경이 쓰였다고 착각하게 되죠. 하지만 사실 이때의 전경 후경은 6:4를 넘어서서 7:3또는 8:2 이상으로 훨씬 더 적극적으로 쓰인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반발력의 차이로 생각하는 전경 후경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전경 후경이 쓰이고 있다는 것이지요.
사실 이런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건 라이더가 의도했던 바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간결한 그림을 통해 대강의 모습만 표현하다 보니 비약이 심하긴 했지만 핵심은 충분히 이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우리 몸이 전경 후경 중경중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피드백은 사실상 없다.


그래서 보통 앞쪽 발과 뒤쪽 발이 느끼는 반발력의 차이로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 반발력과 전경 후경의 무게배분이 일치하는 경우엔 오히려 전경 후경의 의미가 없고


반대로 전경 후경이 의미있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반발력과 몸의 무게 배분이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발력의 차이로 전경후경을 판단한다면 슬로프가 요구하는 전경 후경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셈이며


오히려 항상 중경이 되는 듯한 느낌으로 라이딩을 하는것이 정확한 전경 후경을 사용하는 셈이 된다.



물론 이상적인 얘기이며 실전에서 이렇게 타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반발력이 곧 전경 후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임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경후경과 반발력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직 전경 후경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엔 반의반도 못 왔음에도 분량이 너무 많군요. ㅠㅠ 하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전경 후경의 모습을 더듬어 가는 게 이 칼럼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편에서는 이런 분석을 통해 나온 또 다른 전경 후경의 모습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2편에서 뵙겠습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5299309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전편에서 업 동작을 통한 엣지 체인지와 이를 위한 안정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런 방식의 엣지 체인지가 언제든지 엣지를 바꿀 수 있게 해주지만, 그런식으로 ‘언제든지’ 엣지를 바꾼다는 게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특히 힐→토 전환부에는 업을 통한 반발력을 얻기가 어려워 오징어 턴이 되기 쉽다는 것도 알아보았죠.
그렇다면 고수들처럼 빠른 엣지 체인지를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정화 과정이나 리바운드 조차 필요 없는 엣지 체인지 방법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이 마지막 뒤집기 힘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크로스 오버,쓰루,언더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이어서 2편 시작하겠습니다.



1. 크로스 오버, 쓰루, 언더


약간 올드(?)해진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 기술이 바로 이 크로스 오버,쓰루,언더 3종 셋트이다. 사실 이 스킬을 제대로 구사할 줄 안다면 이런 잡다구리한 이론은 알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 스킬은 이미 정답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느낌에만 의존하고 있는 용어이다 보니 제대로 이해하기도 무척 힘들고 아는 사람만 겨우 알아들을 수 있는 지경이어서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최근에는 별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 (라이딩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반면) 그저 그런 용어가 되어 버린 듯 싶다.
그렇다고 이 용어가 아주 올바른 표현인 것도 물론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엣지 체인지를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힌트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우선 이 스킬 부터 짚고 넘어가도록 해보자.


일반 적으로 이야기 하는 크로스 오버,쓰루,언더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21.gif




크로스 오버는 데크는 놔두고 상체(무게중심)가 넘어가는 모습이며
쓰루는 상체는 가만히 있고 데크를 끌어당겨 엣지를 바꾸는 것
언더는 좀 더 적극적으로 데크를 당겨 엣지를 바꾸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크로스 오버 쓰루 언더에 대한 설명 만으로 지금까지 쓴 글만큼 긴 글이 나올 수 있겠지만 길게 하지 않겠다. 이 개념을 잘 알면 물론 좋겠지만 몰라도 칼럼을 이해하는데 아무 상관 없다.)

그런데 이러한 표현 방식에는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크로스 오버에서는 엣지의 역전이 발생하지 않지만, 쓰루나 언더로 가게 되면 체인지 된 엣지가 이전 엣지를 역전하는 이상한 모습이 나온다는 것이다.


22.gif



하지만 그 어떤 라이더도 이렇게 엣지 궤적이 역전되는 라이딩을 하지 못한다. 만약 자기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아무리 엄청난 에어 투 카브를 한다고 해도 데크는 연어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로 바꾼 엣지가 이전 엣지보다 위에 박히는 기적은 일어날 수 없다. 
정말로 이런 현상이 가능한지를 간접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각 엣지 체인지 방법을 입체적으로 묘사해 보았지만 역시 큰 차이를 볼 수는 없다.


23.gif




이처럼 크로스 오,쓰,언은 원리만 생각했을 땐 엣지가 역전되는 큰 차이가 보일 것 같지만 막상 실제 모습은 그렇지 않고 모두 같은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아서는 절대로 구분할 수 없다. (물론 아는 사람 눈에는 그 ‘느낌’ 정도는 보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이 스킬을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해라’라는 방법론으로 바꿔주지 못하는 것이다. 분명히 느낌은 확실한데 그 차이를 모르니깐 뭐라 딱 찝어서 말해주지는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본인의 감각을 그대로 표현하게 되고 그래서 ‘몸은 그대로 두고 데크를 보내라’ 라거나, 반대로 ‘슬로프에 몸을 던져라’, 또는 ‘에어 투 카브로 엣지를 더 위에(??) 박아라’와 같은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느낌적인 느낌은 아무리 설명해도 정말 운이 좋은 몇몇 라이더들 빼고는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이 스킬이 매우 중요함에도 점차 잊혀져 가는 것 역시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핵심을 꿰뚫는 이론이 절실한 것이다.

다시한번 이 크로스 오,쓰,언의 모습을 살펴보자.
궁금한 것은 대체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라는 것이다.


21.gif




정말 이 그림이 진실이라는 가정 하에 세 경우를 극단적으로 단순화 한 뒤, 각각에 어떤 힘이 작용해야 그림과 같은 모습이 되는 지를 한번 생각해보자.


24.gif



이런 식으로 단순화 하자 힘의 작용을 알기가 무척 쉬워졌다. 그림과 같이 크로스 오버가 쓰루나 언더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데크를 밀어주는 또 다른 힘이 필요하고, 이 힘이 상체를 밀어주는 힘과 반대로 작용해야 쓰루나 언더 같은 뒤집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반대로 작용하는 힘이 지금까지 떡밥만 뿌리고 이야기를 미뤄둔 ‘크로스 힘’ 이다.



2. 뒤집기 힘 - ⓒ 크로스 힘



이런 힘은 어째서 생기는 것일까?
사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슬로프에서 이렇게 데크를 밀어 올리는 형태로 작용하는 힘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이런 힘이 존재한다면 당연히 데크는 슬로프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런 힘은 실존하는 힘이 아니며 단순히 라이더가 느끼는 ‘가짜 힘(관성력)’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가짜 힘이 생기는 이유는 라이더와 데크가 서로 다른 관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라이더와 데크가 턴 과정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한번 상상해보자.
보통 라이더와 데크를 한 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라이더가 그리는 궤적과 데크가 그리는 궤적은 일치하지 않으며, 엣지 체인지 순간에는 서로 크로스 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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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몸이 전진할 때 데크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게 아니라 약간 삐뚤게 나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궤적이 크로스 되면 당연히 토크가 발생하게 되고 라이더는 뒤집히게 된다. 이것이 크로스 힘의 정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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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크로스 힘이 바로 엣지를 바꿔주는 궁극적인 힘이며, 크로스 언더나 크로스 쓰루를 가능케 해주는 힘이다. 이 크로스 힘이 없으면 크로스 오버가 될 것이고, 이 힘이 강력해질수록 크로스 언더에 가까워 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크로스 힘은 궤적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롱턴에서는 약하고 숏턴에서는 강력해진다. 따라서 롱턴은 크로스 오버에 가까운 엣지 체인지가 되고 (약한 쓰루) 숏턴은 크로스 언더에 가까운 (강한 쓰루) 엣지 체인지가 되는게 당연하다.



27.gif




이런 크로스 힘 개념의 핵심은, 올바른 엣지 체인지는 라이더 마음대로 수행하는 동작이 아니라는 것이다. 턴 도중 이 힘으로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지는 순간은 단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힘의 원천은 라이더가 억지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턴을 어떤 모습으로 운용했는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란 턴의 모습부터 세심하게 설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매우 제한적이고 계산된 작업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엣지 체인지 개념과는 아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 알고보면 매우 간단한 개념임에도 이렇게 길게 끈 이유 역시 이런 차이점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엣지 체인지를 바라보면 기존의 이론들은 모두 단편적인 방법론에 불과하다고 느껴지게 된다. 다운 언웨이팅이라던가, 크로스 언더라던가...또는 몸을 던지라는 말이나 데크를 보내라는 말들...이런 것들이 다 중요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딱 하나, 크로스 되는 순간을 어떻게 만들고 활용하느냐일 뿐이다.
크로스 되는 순간 낮은 자세로 지나가면 다운 언웨이팅이 될 것이고, 크로스 순간 상체가 넘어가는 느낌이면 몸을 던지는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데크가 지나가는 느낌이면 데크를 몸 아래로 보내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크로스 힘과 함께 엣지 체인지를 만드는 다른 두 힘들이 조합되어 많은 베리에이션을 낳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가지 방법론들은 이런 크로스 힘에 대한 이해 없이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굳이 종류를 나눌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 힘(중력, 업, 크로스 힘)을 잘 알고 상황에 맞게 활용할 줄 알게 되는 것이다.
(크로스 오버,쓰루,언더 이론이 부각되지 못한 이유 역시 이를 ‘스킬’의 범주로 설명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나누는 것은 라이더의 테크니컬한 움직임이 아니라 순전히 턴의 궤적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3. 다시 보는 턴에 대한 이해


크로스 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역시 이 힘이 실존하는 힘이 아니라 상황이 변하면서 만들어지는 가짜 힘(관성력)이라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힘을 만들거나 활용하기 위해서는 몸부림(?)이 필요한게 아니라 좋은 상황, 즉 세심하게 설계된 턴의 궤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수들의 몸 동작이 과장되지 않고 세련되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턴을 잘 하기 위해서는 크로스 힘이 필요하지만, 크로스 힘을 쓰기 위해서는 턴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역시나 복잡한 순환론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턴에 대한 시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턴을 C자형 반원의 연결이라고 보는 기존의 시각은 두 턴이 연결되는 순간의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기 어렵게 만든다.
더구나 C구간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두 턴의 연결부인 엣지 체인지 구간은 단지 엣지만 바꾸면 되는 (죽은) 구간이라고 여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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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 때문에 엣지 체인지는 턴을 끝내고 나서 아무 때나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고, 절대 넣어서는 안되는 안정화 과정을 넣게 되는 것이다. 안정화 과정을 거치면 데크와 라이더의 진행방향이 같아지기 때문에 크로스 힘이 완전히 없어져 버리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타면 엣지 체인지 자체는 신속해 보일지 모르지만, 턴의 궤적은 망가지게 되어 아무리 잘 타도 뭔가 한구석이 비어보이는 라이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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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엣지 체인지 순간을 자연스럽게 크로스 되는 순간에 가져다 놓는다면 설사 엣지 체인지가 느리고 턴이 다이나믹 하지 않더라도 훨씬 더 균형잡힌 턴을 하는 것으로 보이게 된다.
실제로도 이런 방식의 엣지 체인지는 체인지 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그 과정이 길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이 누울 수 있게 된다.
많은 라이더들이 엣지각을 더 세우기 위한 노력으로 엣지 체인지를 빠르게 해보려고 하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하는 것도 안정화 과정 이후 수행하는 빠른 엣지 체인지는 엣지각을 세우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안정화 과정을 생략하고 엣지 체인지 타이밍을 ‘일찍’ 가져가는 것이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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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으로 턴을 다시 바라보면 C자 형으로 턴을 잘라서 생각하는게 잘못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턴을 자른다면 오히려 옆으로 눕힌 S형태로 잘라 생각해야 하며, 이런 형태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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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에 대한 시각을 이런 식으로 바꾼다면 턴을 수행하는 방식도 바뀌게 된다.
기존에는 길게 턴을 하고 그 사이에 짧은 엣지 체인지를 끼워 넣는 식으로 턴을 했다면, 이제는 긴 엣지 체인지 사이에 턴(?)이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라이딩하게 된다.
이 느낌은 <충돌하는 턴>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4. 크로스 힘을 위한 궤적 만들기


턴을 이런 식으로 봐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크로스 힘은 단순히 데크와 라이더가 크로스 되는 순간에만 작용하는게 아니라 데크와 라이더의 진행 방향이 다른 매 순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곡돌기와 산돌기 사이를 경계로 라이딩 내내 꾸준하게 작용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크로스 순간에 이 힘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궤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연속성의 확보가 필수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궤적이 크로스 되는 순간 라이더와 데크는 일종의 충돌을 경험하게 된다. (슬로프와 데크가 만나서 프레스가 생기는 것을 외부의 충돌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데크와 라이더가 크로스 하면서 생기는 충돌은 내부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이더는 이때 자연스럽게 데크를 타고 넘어가게 되고 이것이 엣지 체인지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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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라이더가 데크를 타고 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데크에는 급격한 프레스가 몰리게 되어 턴이 터지거나 몸이 확 접히게 된다. 턴 말미에 이런 급격한 프레스 증가는 아마 다들 겪어 보셨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충돌이 극대화 되면 라이더는 마치 데크에 걸려 넘어지듯이 폭발적으로 날아가 버리는데 이것이 바로 노즈 꽂힘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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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apanese Alpine SnowBoarder FREE


라이더는 직진하려는데 데크가 갑자기 돌아 나오면 이 둘이 충돌하게 되고, 이 충돌이 노즈에서 이루어지면 노즈가 설면을 파고드는 동시에 라이더는 데크를 타고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카빙중의 노즈 다이브가 유독 토에서만 많이 생기는 이유 역시 신체 구조상 토턴이 충돌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물론 힐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생기긴 하지만 노즈가 파고들면서 테일 엣지가 털리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노즈 다이브를 막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그 원인은 궤적의 차이와 노즈에서의 충돌 때문 이므로,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취해 궤적 차이를 줄이거나 또는 턴 말미에 후경을 유지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타면 크로스힘이 테일에 충돌하면서 노즈가 하늘로 솟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두 방법 모두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항상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라이더만 낮아 지는게 아니라 도리어 데크를 턴 안쪽으로 당기는 모습이 되어서 데크가 급격한 호를 그리는 것을 막아 턴이 아닌 엣지 주행 (수박 턴이 아닌 참외 턴)이 되기 쉽다. 게다가 크로스 힘이 생기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과장된 업을 동원해야 하므로 항상 낮은 자세의 라이딩은 하기도 힘들고 썩 좋지 않은 방법임을 알 수 있다.




#여담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업 다운만 강조하는 연습법이 잘못된 이유를 여기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업 다운을 넣게 되면 슬로프와의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프레스가 분산되는 것도 있지만, 라이더와 데크의 궤적이 거의 일치하게 되면서 크로스힘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니 데크가 나를 강하게 밀어 올리는 듯한 크로스 힘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게 되고, 크로스 힘이 없으니 항상 업을 통한 엣지 체인지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크로스 힘이 없다 → 업이 필요하다 → 업을 위한 다운이 필요하다 → 다운을 하니 크로스 힘이 사라진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특히나 너비스턴에서의 무의식적인 다운은 원심력으로 만들어진 프레셔를 느끼고 관리한다는 다운의 본래 목적보다는, 프레셔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안정화’의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반복된 너비스턴 연습이 얼마나 두고두고 악영향을 미칠런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업다운을 하던 보더분들은 반드시 다운을 점차 생략해 가며 턴을 해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얼마나 프레스가 강력해지고, 턴 후반에 얼마나 데크가 나를 향해 죽일듯이 달겨드는 지(강력한 크로스 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턴 말미에 후경을 유지하는 것 역지 좋지 못한 방법이다. 많은 라이더들이 턴의 과정은 전경-중경-후경이라는 생각 때문에 턴 후반에 후경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후경으로 몸을 이동하고 나서 바로 안정화 과정에 들어가버리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테일에 눌러 앉아 버리게 된다.
하지만 전-중-후라는 말 속에는 전-중-후-전-중-후 라는 연속성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턴 후반부 후경을 취했다 하더라도 전경으로 이동하는 가속도를 잃으면 안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즉각적인 엣지 체인지가 뒤따라야 하며 그러려면 데크를 뛰어 넘는 듯한 크로스 힘의 활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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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힘을 살리지 못하고 안정화 과정을 넣게 되면 전-중-후-전-중-후 가 아니라 전-중-후-안정화-전-중-후-안정화가 되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테일이 라이더를 날려주는 힘(리바운드)도 같이 없어지기 때문에 전경으로 이동할 수 없고, 노즈가 완전히 탈출해 버려서 잘해봐야 중(후)-중-후-안정화와 같은 패턴이 되기 십상이다.
(좀 더 방법론으로 이야기 하면, 전-중-후 의 리듬 그대로 후경에서 전경으로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한다면 전-중-후의 의미도 없고 전-중-후를 만들기도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야 맞는 것일까. 크로스 힘과 노즈 다이브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에 크로스 힘이 커질 수록 노즈 다이브의 위험성 역시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크로스 힘을 잘 이해한다면 불필요하거나 실수에 의한 노즈 다이브의 발생 역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크로스 힘을 활용하기 위한 턴 궤적 만들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면, 왜 유독 노즈에서 강력한 충돌이 생기게 되고 또 왜 그렇게 타야 하는 것인지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다시 한 번 턴의 궤적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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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와 라이더가 크로스 되는 모습에서 라이더는 데크보다 계곡쪽으로 더 많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데크는 라이더보다 더 많이 옆으로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딥-카브를 추구하는 최근의 라이딩에서는 턴 초반에 라이더보다 데크가 더 빠르게 옆으로 진행하게 되고, 결국 라이더는 후경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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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의 후반부에는 반대로 라이더가 데크 앞에 서는 모습이 되며 데크는 적극적으로 라이더를 밀어 붙이는 모습이 된다. (기존의 전경 후경 방식으로 표현하면 전경의 모습이지만, 이때 라이더가 느끼는 프레스는 매우 복잡해서 아직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딱 집어 말하기 어렵다. 외부적인 충돌로 보면 테일 프레스가 되어야 하지만, 여기에 내부적인 충돌을 생각해보면 노즈에서도 강한 크로스 힘이 느껴져 복잡한 양상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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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습을 전체적인 턴의 궤적으로 표현하면 다음 그림과 같고, 이러한 궤적 차이는 강력한 크로스 힘을 낳는다는 것과 그 크로스 힘이 노즈에 집중 되기 쉽다는 것 역시 알 수 있다.
즉 딥-카브를 위해서는 궤적 차이를 유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턴 초반에는 후경,  턴 후반에는 적극적인 전경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강력한 크로스 힘이 순간적으로 노즈쪽에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노즈 다이브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예방 하려면 턴의 궤적을 한발 일찍 내다보고 크로스 순간에 부드러운 연속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후-중-전 의 자세 변화(=오쿠리다시)는 역시 지난 칼럼에서 다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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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크로스 힘 개념의 확장


크로스 힘에 대한 시각을 좀 더 넓혀보면, 자연스러운 궤적 차이에 의한 엣지 체인지 뿐만 아니라 모든 엣지 체인지에 필요한 힘을 크로스 힘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력에 의해 당겨지는 뒤집힘이나, 리바운드나 업에 의한 뒤집힘 역시 라이더와 데크의 궤적이 크로스 되기 때문에 크로스 힘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그 힘이 턴의 궤적 차이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느냐, 아니면 억지로 만들어지느냐 의 차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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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억지로 만들어내는 크로스 힘은 당연히 턴을 단절시키거나 왜곡 시켜 올바른 턴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만드므로 ‘크로스 힘’에 대한 정의는 ‘자연스러운 궤적 차이에 의해 생기는 뒤집힘’ 정도로 그 의미를 제한해 두는 게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스러운 크로스 힘은 비단 카빙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턴에 공통적으로 적용이 된다.
특히나 의외로 슬라이딩 턴에서 이러한 크로스 힘 활용이 중요해 지는데, 많은 라이더들이 슬라이딩 턴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안정화 과정을 넣기 때문이다.
슬라이딩 턴 자체가 한턴 한턴 끊어 가며 해야 되는 턴이라고 여기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궤적이 단절되고 연속적인 턴이 막히게 된다.
하지만 슬라이딩 턴 역시 턴과 턴이 연결되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화 과정없이 바로 데크를 뛰어 넘는 듯한 공격적인 라이딩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부분 슬라이딩 턴은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최고 경사에서 수행하다 보니 단순한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공포감까지 극복해야 하는 심리적인 문제점이 있어 개개인에 따라 매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이 이러한 크로스 힘을 충분히 이해하고 꾸준히 연습하여 익숙해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숏턴으로 오면 크로스 힘이 가지는 중요성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중요해진다. 
숏턴에서는 데크와 라이더과 완벽하게 교차하고 그 찰라의 순간을 어떻게 넘기냐가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숏턴에 대한 구체적인 이론이 나오지 않는 것 역시 숏턴은 턴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러한 크로스 힘을 활용하여 다음 턴에 넘어가는 과정의 비중이 훨씬 높음에도 여기에 대한 이론이나 기술적인 탐구가 그다지 이루어 지지 않고 개개인의 피지컬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러한 크로스 힘을 ‘리바운드’라고 착각하다보니 숏턴의 모습이 이상해지는게 당연하다. 물론 그 타이밍이 거의 같아서 두 힘의 경계가 약간 모호하긴 하지만, 리바운드는 데크가 위로 떠오르는 힘이고 크로스 힘은 라이더가 데크를 뛰어 넘는(또는 데크가 라이더를 통과하는) 힘이라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 
이것을 가장 잘 이해하고 수행하는 라이더는 단연코 中本優子(나카모토 유코)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반드시 中本優子의 숏턴 영상을 눈 여겨 보시기 바란다.

크로스 힘이 가지는 또다른 장점 한가지는, 이 힘이 진짜 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힘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라이더가 크로스 힘이 무엇이고 어째서 발생하는지 만 잘 이해하고 있다면 이 힘을 느낌으로서 자신의 턴 궤적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 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라이딩 궤적은 공중에 그려지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결코 알아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크로스 힘 개념의 도입으로 턴의 궤적은 물론 올바른 타이밍 까지 본능적으로 캐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크로스 힘의 근원

크로스 힘은 실제로 작용하는 힘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크로스 힘의 대략적인 느낌은 설명했으니 그 근원적인 원인에 대해서도 한 번 알아보자.

앞서 말한 크로스 오버, 쓰루, 언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오버의 경우에는 라이더가 데크를 넘어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데크가 덤비는 느낌, 즉 크로스 힘을 거의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언더로 갈 수록 마치 데크가 달려드는 느낌이 들게 되고 이것은 그만큼 크로스 힘이 강해졌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세 가지 방법 모두 엣지를 체인지 하는 방법이고, 엣지가 체인지 된다는 점에서 보면 라이더와 데크가 크로스(교차) 되어야 하는 것은 모두 같다. 그래서 겉보기로는 구분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가지 방법의 차이는 대체 무엇일까. 다시 한번 관성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관성은 진행되는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려는 습성이므로, 같은 현상에서(엣지 체인지) 관성(크로스 힘)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바로 이전의 상황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크로스 오버 쓰루 언더의 차이는 그 직전의 상황까지 생각해 보아야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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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같이 오버의 경우 관성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크로스 되기 직전 라이더의 진행 방향이 데크의 방향과 같기 때문이다. 때문에 데크는 계속 직진을 하므로 관성력이 없고 라이더가 적극적으로 궤적을 수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데크를 넘어가는 느낌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언더의 경우는 반대로 크로스 되기 직전의 라이더의 방향과 크로스 되는 순간의 라이더의 방향이 변함이 없다. 따라서 몸은 직진 하는데 데크가 덤비는 느낌이 되는 것이고 이러한 차이가 몸을 뒤집어 주는 크로스 힘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쓰루는 이 중간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크로스 오쓰언의 차이는 그 직전 상황까지 생각해 보아야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고, 이러한 차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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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좀 더 턴의 모양에 걸맞게 다듬으면 이와 같은 모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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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모습을 통해 우리는 안정화가 많이 들어갈 수록 크로스 오버의 모습이 되며, 크로스 언더로 가기 위해서는 (=크로스 힘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정화 과정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엣지 체인지의 시작지점 역시 더 빨리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면, 많은 라이더들이 턴을 깊게 하기 위해 턴 후반에 몸을 일으키지 않고 버티면서 더 데크를 옆으로 잡아 끌려고 하지만 오히려 이런 행동이 안정화로 작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엣지 체인지 순간 몸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어 턴을 길게 끌고 간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다.
도리어 적당한 시점에서 (크로스 힘을 활용해서)빨리 일어나 주는 것이 데크를 더 옆으로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궤적 역전의 진실이 바로 이것이다. 크로스 언더의 경우에는 궤적이 역전되어 올라가는 느낌이므로 라이더가 낙하해도 궤적은 낙하하지 않고 옆으로 많이 유지되게 된다)
물론 빨리 일어난다는 말은 곡률이 줄어든다는 얘기가 되므로, 곡률이 줄어 폴라인으로 돌진하기 이전에 강하게 충돌해 나와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긴 한다. 이것 역시 순환논법이긴 하다. 그만큼 한번 망가진 횡력은 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곡률의 손해를 만회하고 좀 더 강력한 크로스 힘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턴 말미에 강력한 앵귤을 넣는 것이다. 이렇게 강력한 앵귤은 무게 중심을 미리 넘기게 되므로 턴을 끌고 가면서도 상체도 같이 끌려 올라가는 ‘안정화’에 돌입하지 못하게 막아 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엣지각을 끝까지 확보해서 곡률이 줄어들지 않게 한다. 이 방법이 바로 앞 칼럼에서 말한 오징어 턴의 고급 버젼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平間和徳(라마)가 이 스킬을 정말 멋있게 쓰는 것 같다)



6. 크로스 힘의 한계


지금까지 크로스 힘이 마치 만능인 냥 이야기 했지만, 이 힘에도 분명히 한계점이 있다.
사실 라이딩을 지배하는 유일한 힘이자 가장 강력한 힘은 ‘중력’ 단 한 가지 뿐이다. 크로스 힘 역시 이 중력의 영향을 피해갈 순 없다.
예전 ‘충돌하는 턴’ 칼럼에서 우리는 턴의 전반과 후반이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고, 그 이유가 중력의 작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아보았다.
엣지 체인지 역시 턴과 마찬가지로 체인지 과정에서 중력의 작용 방향이 바뀌게 되고 그로 인해 그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즉 엣지 체인지는 연속적인 과정이지만, 그 과정의 전반(릴리즈)과 후반(카도즈케)의 성격이 틀리다는 이야기이다.

그림을 통해 간략하게나마 그 개념을 알아보자.
엣지 체인지 전반부(릴리즈) 구간은 중력과 원심력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고, 엣징을 통해 이 두 힘에 모두 저항할 수 있는 구조이다. 이 이야기는 몸이 일으켜지는 힘(뒤집기 힘)을 라이더가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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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후반부 (카도즈케) 구간에서는 중력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그래서 원심력과 중력이 반대로 작용하는데, 라이더는 원심력에는 저항할 수 있는 엣지 구조이지만 중력에는 저항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라이더는 중력에 고스란히 노출되게 되고, 몸이 넘어가는 힘(뒤집기 힘)을 컨트롤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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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부분은 기울기 변화와 그에 따른 곡률의 변화, 그리고 곡선운동에 의해 중력축이 변하는 모습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는 좀 더 단순화한 모델로 핵심적인 개념만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 과정은 전반부(릴리즈)는 통제 가능, 후반부(카도즈케)는 통제 불능의 특성을 가지게 되고 이 때문에 크로스 힘을 마음대로 쓸 수가 없는 것이다. 크로스 힘에 의한 뒤집힘은 궤적의 차이에 의해 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만들어진 힘이고, 라이더는 이 궤적을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뒤집어 지기 때문이다. (크로스 힘은 데크를 뛰어 넘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뛰어 넘는다는 것은 당연히 일단 뛰어 버리면 더 이상 무를 수 없는 낙장불입의 과정이고 크로스 힘에 의한 뒤집힘 역시 일단 넘어가 버리면 -잠깐 동안은- 통제 할 수 없다)
만약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거나 턴의 궤적이 적절치 않은 경우에는 카도즈케 구간에서 넘어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되고, 당연히 라이더는 크로스 힘을 줄이는 안정화 과정을 넣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본다면 어쩌면 넘어지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단순히 공포감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를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게 핵심이다)


더구나 카도즈케 구간이 통제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는, 이 구간의 엣지각 변화가 자동으로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되고 이는 <충돌하는 턴> 칼럼에서 말한 턴의 전반부 특징인 ‘라이더의 의지와 무관하게 턴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라는 이야기와 같은 말이 된다.
다시 말해서 턴의 전반부(카도즈케 구간)는 그 크기가 고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계곡 돌기 불변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턴의 크기를 늘리고 싶어도 이 구간은 잘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턴의 크기만 무작정 늘리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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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라이더는 컨트롤 불가능한 카도즈케 구간은 버리고, 컨트롤 가능한 릴리즈 구간에 손을 대게 되고 그 결과 안정화가 추가 되거나 엣지 체인지의 연속성이 사라져 크로스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속도를 늘이는 단 한 가지 방법밖에 없는데 이런 해결 방법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하지 실제로는 그 위험부담이나 실현 가능성을 볼 때 썩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속도가 느릴 수록>, <상급으로 갈 수록>, <턴이 커질 수록> 안정화 과정이 추가되어 동키콩 턴이 되는 것은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좋은 라이딩을 위해 노력한다면 당연히 지양해야 할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계곡돌기 불변의 법칙

라이더는 강력한 중력의 힘에 지배 받기 때문에 이 힘에 가장 크게 노출되는 계곡돌기 초입(카도즈케)부분에선 굉장히 무력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초급 슬로프에서는 중력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아래 방향으로 당겨지는 중력을 활용하면 이 부분을 안정적으로 탈 수 있지만, 상급으로 가면 아래로 당기는 중력은 줄어들고 라이더를 넘어뜨리는 중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기하급수적으로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카빙의 시작이자 끝이며, 근본적인 스킬업은 바로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다고 봐야 할 정도로 이 구간은 카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까지도 많은 라이더들이 턴에서 로테이션을 강조한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 구간은 떨어지는 힘이 너무 강하고 자동으로 회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최대한 회전에 저항하고 옆으로 가려고 해야 함에도 (물론 역엣지 상태로) 자꾸 로테이션(선행 로테이션)으로 데크를 돌리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로테이션이 적극적으로 쓰이면 당연히 카도즈케 구간은 더욱 짧아지고, 라이더는 그 짧은 구간에서 더 많은 엣지각을 주기 위해 몸을 더 빨리 낙하시키게 되고, 이런 낙하는 다시 또 카도즈케 구간을 짧게 만들고...그 결과 오이 턴 모습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이를 가리기 위해 또다시 사활강(안정화)이 추가 되는, 전형적인 동키콩 턴의 모습을 만들게 된다.




7. 크로스 힘과 기존 연습법


크로스 힘 관점으로 바라보면 기존에 높게 평가되던 연습법 들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을 가진 것은 역시 J턴이다.
J턴은 무척 재미있는 연습법이고 엣지감을 늘리는 동시에 엣지각의 변화를 경험하는데 좋은 연습법이긴 하지만 이 연습을 수행하는 구간에 큰 문제가 있다.
J턴의 업힐 구간은 신나는 구간이지만 실제 턴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형태의 구간이고 이 때문에 도리어 나쁜 습관만 심어주기 쉬워 카빙 연습에 독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오히려 카빙에서 엣지감이 가장 요구되는 순간인 턴 초입 역엣지 구간은 빼놓고 있기 때문에 이 연습은 알맹이가 완전히 쏙 빠진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J턴 과정 자체가 안정화를 강요하는 구조이므로 라이더에게 이런 안정화가 습관이 되도록 만든다는 문제도 있다.
엣지감을 늘리는 동시에 뒤집기 힘까지 동시에 이해하는 다른 연습법이 많이 있으므로 반복적인 J턴 연습은 개인적으로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크로스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오히려 만류하고 싶다. 물론 재미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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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턴 역시 약간 문제점이 있다.
당연히 롱턴은 필수적인 연습이지만, 그 포인트를 엉뚱한 곳에 두면 J턴과 마찬가지로 알맹이가 빠진 연습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롱턴은 위에서 말 했듯이 적절한 속도를 가지지 않으면 동키콩 턴이 되기 쉽기 때문에 자칫 안정화 구간만 열심히 연습하기 쉽다. 게다가 로테이션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턴 초입은 로테이션(=슬라이딩)으로 대충 비비고 이후에 길게 사활강(=안정화) 뒤에 다시 슬라이딩 하는 턴을 하기 쉽다.
정작 롱턴에서 배워야 할 것은 역엣지 구간을 버티는 균형감과 턴의 타이밍 익히기, 몸을 크로스 시키는 궤적을 만드는 법(시선), 데크가 돌면 상체도 맞춰줘야 하는 동조 로테이션(역시 시선)등등 굉장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완전히 엉뚱한 연습만 하는 것이다.
때문에 롱턴 연습을 위해서는 속도와 슬로프를 세심하게 골라서 각각의 변화에 따라 맞춰서 타야만 안정화 구간이 없는 턴을 할 수 있고, 때로는 안정화의 필요성 까지 느끼고 이해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기본 자세(중심축 변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앞서 말한 중심축 기울기를 고정한 채로(앵귤 없이) 타는 연습을 통해 각각의 힘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알아본 엣지 체인지의 3가지 힘을 적절히 섞어서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만 안다면 라이더가 원하는 다양한 턴을 구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마지막 크로스 힘은 실제 힘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세나 행동이기 보다는 턴의 궤적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끝-




지금까지 엣지 체인지, 그중에서도 크로스 힘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라이딩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격변을 가져다 준 개념이 바로 이 크로스 힘이었습니다. 이걸 깨닫고 나서는 라이딩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고나 할까요. 훨씬 더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고 턴의 모양 자체를 중요시 하고 세세한 자세에는 그다지 연연하지 않게 되었죠. 왜 고수들인 자연스럽고 중수들은 어딘가 어설픈지의 차이점과 완전히 막막했던 숏턴의 원리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일본 라이더들이 어째서 잘 타는지, 얼마나 이 힘을 충실하게 이용하고 있는지도 느낄 수 있었죠.

물론 이 크로스 힘은 실존하는 힘이 아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자세나, 리바운드처럼 쉽게 느낄 수 있는 힘과는 달라서 약간 막막한 개념이 될 수는 있습니다. 횡력과 조금 비슷한 포지션이라고나 할까요...
이론적인 배경만 풀어내기에도 버겁다보니 조금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예시를 들어드리지 못하는 제 실력이 원망스럽지만 ㅎㅎ 그래도 부디 이번 칼럼이 턴을 바라보는 시각에 도움이 되어서 충돌하는 턴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수행하게 되시기를 모든 보더 분들께 바랍니다. (자세로 시작한 칼럼이 이상하게 끝났네요 ㅎㅎ;;;;)

부족한 글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5243848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엣지 체인지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중심축 이론을 바탕으로 내용 전개가 이루어 지지만 엣지 체인지 과정은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마지막 결론은 꽤 거리가 먼 내용이 나올 듯 합니다.(대제목은 자세 탐구인데 정작 결론은 자세가 아니라는 거;;;;;)  
하지만 내용 전개를 위해 바닥에 깔려있는 개념들이 관련이 깊기 때문에 이번 편을 보시기 전엔 꼭 자세탐구 - 1. 중심축 이론을 심화과정 까지 읽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특히 중심축 이론의 핵심인 ‘인클’과 ‘앵귤’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받쳐줘야만 이번 편을 문제 없이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내용의 흐름이 꽤 길고 복잡한 관계로 천천히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0. 서론


엣지 체인지는 스노보드 라이딩에서 매우 특별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노보드 라이딩 (=턴)은 특정한 힘에 저항하며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정적인 자세가 주를 이루지만, 이 엣지 체인지 순간에는 매우 동적인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심력에 저항하기만 하면 되는 매우 간단한(?) 원리의 턴과는 달리, 엣지 체인지가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은 꽤나 복잡하고 이해하기가 무척 어렵다.
때문에 어떤 관점에서 보면 턴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엣지를 체인지 하는 과정은 매우 상반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엣지 체인지는 스노보드 라이딩이 상급으로 올라갈 수록 그 중요성이 증대되기 때문에 그 원리와 방법을 반드시 익히고 넘어가야 한다고 보지만, 생각만큼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있지는 않다.

그 이유는 첫째로 많은 라이더들이 ‘원심력’ 이나 ‘프레스’로 대변되는 ‘턴의 과정’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원심력이 소실되는 엣지 체인지 순간은 단순히 턴과 턴의 연결부위 쯤으로만 여기거나, 아니면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로 좀 더 근본적인 이유는, 엣지 체인지는 아주 쉽기 때문이다.
많은 라이더들이 라이딩중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대부분 ‘턴’의 구간이지 엣지 체인지 구간이 아니다. 엣지 체인지가 쉬운 이유는 우리 신체가 이렇게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이동하는 것에 매우 익숙 하기 때문이다. 이족 보행은 이론상 무척 복잡한 행동이지만 우리에게는 굉장히 쉬운 것 처럼 말이다.

따라서 초보시절 약간의 공포심만 극복한다면 엣지 체인지는 굳이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쉬운 과정이 되어버린다.
그러다 보니 그 중요성에 비해 이론의 깊이가 매우 얕고 라이더들 역시 엣지 체인지 이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사실 엣지 체인지는 단순히 턴과 턴의 연결 구간이 아니며, 오히려 다음에 이어질 턴의 모습을 좌우하는 굉장히 중요한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턴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턴을 잘 하는 것보다 오히려 이 엣지 체인지 구간이 더 중요해지게 되고, 나중에는 이 관계가 역전되어 ‘턴’보다도 엣지 체인지의 비중이 더 높아지면서 결국에는 ‘턴’을 바라보는 시각조차 바뀌게 된다.

하지만 엣지 체인지에 대한 이러한 시각은 좀처럼 발전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이 엣지 체인지는 ‘당연한’ 행동이지만 설명하기에는 ‘복잡한’ 과정이기 때문에 굳이 험한 길을 들어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잘못된 이론이나 시각들이 너무나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이를 뿌리부터 수정하지 않는 이상 올바른 이론의 정립이 힘들다.
<충돌하는 턴>칼럼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많은 독학 보더들이 느끼는 라이딩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세나 로테이션 등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 턴에 대한 시각 자체를 수정할 필요가 있고, 엣지 체인지에 대한 이해 역시 이러한 과정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1.엣지 체인지의 모습


서론에서 이야기 했듯이 엣지 체인지는 라이딩 중에 가장 역동적인 변화가 이루어 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라이더들은 엣지 체인지를 마치 야구에서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이나 축구선수가 공을 차는 동작처럼 여기게 되고, 라이더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인해 데크의 엣지가 바뀐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더구나 엣지 체인지의 포커스는 데크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라이더가 데크를 조작하여 엣지를 바꾸는 것이라는 발상을 하기가 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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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심축 이론에 입각하여 좀더 엣지 체인지를 단순화 하면, 엣지 체인지에서 가장 크게 변하는 것은 데크가 아니라 라이더(라이더+데크)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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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라이더와 데크 전체가 넘어가는 것이 진짜 엣지 체인지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라이딩중 엣지를 체인지 해야 하는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뒤집힘’이야 말로 엣지 체인지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뒤집힘은 다른 말로 하면 급격한 인클리네이션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편 중심축 이론을 통해 우리는 인클리네이션의 변화는 자세의 변화가 아니며 라이더가 처한 상태가 변하는 것임을 알았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 역시 라이더가 의식적으로 지지고 볶아서 만들어내는 행동의 영역이 아니라, 라이더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태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게 엣지 체인지를 제대로 알기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물론 중심축 이동이라는 행동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인클의 변화는 자세의 변화이거나 라이더의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에서의 인클의 변화 역시 적극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슬로프에 몸을 던져라’와 같은 말이 나오게 되고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또 이런 얘기를 적극적인 행동의 차원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턴 위주로 라이딩을 바라보게 되면 엣지 체인지는 턴과 턴 사이의 연결 부분이 되고, 결국 이전 턴 과 다음 턴 에 의해 엣지 체인지 과정은 둘로 쪼개지게 되어 엣지를 빼는 동작(릴리즈)과 엣지를 넣는 동작(카도즈케)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엣지 체인지는 라이더가 넘어가는 뒤집힘이 필요하고, 이러한 뒤집힘은 라이더의 행동이 아니라 라이더가 처한 상태의 변환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은 분리하여 생각 할 수 없는 연속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결국 엣지 체인지의 핵심은 이러한 뒤집힘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그 뒤집힘을 만들어 주는 힘의 근원을 알아내는 것일 터이다.
그럼 이제부터 이 뒤집힘이 어떻게 발생 하는 지를 차근차근 따져보기로 하자.



# 엣지 체인지의 역설

아마도 많은 라이더들이 엣지 체인지 시점에서 엣지를 빼지 못한 경험이나, 또는 엣지 체인지를 시도했더니 도리어 턴이 말려 올라간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엣지 체인지를 위한 라이더의 자세 변화가 매우 역설적인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1편에서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는 <중심축 이동> 즉 ‘갈아타기’라는 자세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이러한 ‘갈아타기’를 위해서는 무게 중심의 이동이 필요한데, 이 <중심축 이동>을 위한 무게 중심의 이동이 사실 <중심축 기울기 변화>에 필요한 행동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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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라이더의 내부적인 움직임만 보았을 때엔 <중심축 이동>과 <중심축 기울기 변화>를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라이더가 자세의 변환(내부적인 움직임)을 통해 <중심축 이동>을 하려고 시도 했을 때, 자칫 이 행동이 <중심축 기울기 변화>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중심축 기울기 변화>는 앵귤을 뜻하므로 도리어 지금의 엣지각이 더욱 강화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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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수 역시 내부적인 행동인 자세의 변화와, 외부 요인에 의한 상태의 변화를 구별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다.
1편에서 살펴본 이러한 자세의 변화는 라이더의 내부적인 움직임이기 때문에 그 기준점 역시 내부에 있다. 따라서 무게 중심의 이동이란데크를 기준으로 이동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심축 이동은 여기에 한 가지 다른 변화가 필요한데 바로 ‘지지점’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지점의 변화는 슬로프와 라이더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외부적인 변화이고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무게 중심이 슬로프를 기준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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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쉽게 정리하면...
엣지 체인지를 위한 <중심축 이동>은 ‘데크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 이동’과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 이동’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데크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은 자세의 변환이기 때문에 라이더의 의지에 따라 간단하게 만들어 낼 있다. 하지만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의 이동’은 슬로프에 작용하는 또다른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약 라이더가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고 무작정 자세의 변환만 취한다면 <중심축 이동>이 아니라 <중심축 기울기 변화>, 즉 앵귤이 되어 오히려 엣지각이 강화되어 버린다.

1편에서 이러한 차이점을 굳이 이야기 하지 않은 이유는 1편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자세에 대한 이야기 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말하는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의 이동은 자세의 변환과는 다른 이야기이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부 힘에 의한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꼭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힘이 위에서 말한 뒤집힘을 만드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힘이다.
즉 뒤집힘에 대한 이해 과정 없이는 ‘중심축 이동’과 ‘중심축 기울기 변화’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라이더들이 이런 힘을 부지불식간에 이용하고는 있지만, 그 존재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를 자세 변환 만으로 이루려고 하고, 가끔 이러한 자세 변환이 앵귤로 작용하게 되어 더 엣지를 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엣지 체인지를 위한 자세 변화는 ‘중심축 이동’ 뿐이고, 기울기가 변하는 것은 자세의 변환이 아니라 상태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의 변환이 어떻게 작용하고 또 어디서 유발 되었는지 그 ‘뒤집힘’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이 엣지 체인지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엣지 체인지의 역설(엣지 체인지 자세 = 앵귤 자세)은 반대로 말하면 앵귤 자세를 통해 엣지 체인지를 만들어 낼 수 도 있다는 말도 된다.
이 내용은 이전 칼럼 <팔을 흔드는 이유> 에서 다뤘던 내용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전 턴의 앵귤 자세에 팔을 흔드는 힘을 더하면 더 쉬운 엣지 체인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 설명이 좀 난해하다고 느껴질 텐데...그 이유는 각각의 변화가 어떠한 기준점으로 이루어 지고 있으며 그 기준점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일일히 쪼개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반적인 언어 표현방식이나 사고방식은 이렇게 확고한 기준점을 시작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직관적인 표현이나 뭉뚱그린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기준점을 나누고 정의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렵고 때론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딩 이론에서 이러한 기준점 설정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필자의 다른 칼럼에서도 대부분의 분량이 이러한 기준점 설정에 할애 되고 있다는 것을 아마 느끼셨을 것이다. 
그 이유는 기존의 이론(로테이션, 전경후경, 업다운 등등)들이 이러한 기준점을 제대로 찍지 않고 일상적인 표현에 기대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만 디테일하게 들여다 보면 그 일관성을 잃어버리고 많은 모순들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원리에 대한 추론을 이어나가다 보면 기존 이론의 용어들을 활용하기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새롭게 기준점을 찍는 과정과 거기에 맞는 용어를 다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해 진다. 
칼럼을 쓰는 입장에서도 매번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야 하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피곤하지만,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이런 마구잡이식 이론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초급 보더들일 것이다.




2. 뒤집기 힘 - ⓐ 중력


드디어 본론 아닌 본론에 들어왔다.
엣지 체인지를 위한 뒤집기 힘의 가장 기본은 바로 중력이 당기는 힘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중력이 당기는 힘에 의해 라이더가 뒤집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1편에서 말한 “인클의 변화는 넘어지기와 같다”를 생각하면 더 이해하기 쉬워진다.
라이더 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은 균형을 잃는 순간 넘어지게 된다.
그럼 대체 균형은 무엇이고 넘어지기는 무엇일까?
균형이란 사물이 지면을 누르는(=사물이 당겨지는) 힘과 사물을 받쳐주는 힘이 평형을 이루는 상태라고 할 수 있고, 넘어지는 것은 이 두 힘의 평형이 깨져서 사물이 지면으로 당겨지는 힘에 노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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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물이 균형을 잃고 당겨지는 순간 그림과 같이 회전하는 (=뒤집히는) 토크가 발생하게 된다.
라이더 역시 균형을 잃는 순간 중력에 의해 잡아 당겨지게 되고, 이 힘으로 인해 토크가 발생하여 ‘뒤집히게’ 된다. 즉 인클이 변하고 그 결과 엣지각이 바뀌거나 엣지가 체인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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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핵심은 균형 상태가 뒤집힘(넘어짐)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힘의 평형을 깨뜨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바로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의 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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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무게 중심의 이동을 위해서는 무게 중심을 밀어주는 힘, 즉 슬로프에 대한 반발력이 필요한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넘어지는 과정’ 자체가 약간의 힘 만으로도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것을 촉발하는 초기힘은 무척 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주 높은 탑은 살짝만 건드려도 무너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우리 몸은 항상 긴장된 상태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보자면 균형을 유지하는 게 더 어렵지 균형이 깨지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다.

이 얘기는 엣지각 변경을 위해 필요한 초기 힘이 너무나 작고 더구나 그 과정이 자연스러워서 우리가 그런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의식하기가 힘들다는 말이 된다.
그저 기울인다 라는 생각 만으로도 균형이 깨지고 엣지각 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인클의 변화는 사실 앵귤에서 유발된다는 점, 그리고 그 앵귤이 매우 미세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런 방식은 지나치게 자연스럽다 보니 오히려 엣지 체인지를 심층적으로 들여다 보는 기회를 막아버리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엣지 체인지를 위해 필요한 각각의 요소들을 이해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이 동작이 너무 자연스럽다 보니 그 중요성이 저평가 되거나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게 되고 결국 엣지 체인지 동작이 그 중요성에 비해 이론적인 깊이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인클리네이션을 이용한 엣지각 만들기


1편에서 인클의 변화는 결국 미세한 앵귤레이션에서 비롯 된 것이기 때문에 <인클을 이용한 엣지각>, <앵귤을 이용한 엣지각>과 같은 기존의 구분법을 자칫 혼란 스러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엣지 체인지에 대한 이런 구분은 사실 잘못 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아주 중요한 구분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용어의 문제점 때문에 오해를 낳기 쉬울 뿐이다. 인클은 앵귤과는 엄연히 다른 차원의 개념인데도 동일한 관점으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인클을 사용하여 엣지각을 만든다는 얘기 역시 무의미한 동어반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용어는 어떻게 바꿔야 그 본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중심축 이론을 바탕으로 이 두 가지 엣징법을 이름 짓자면 각각
‘중심축 기울기가 고정된 상태에서의 엣지각 변화’ (=인클을 이용한 엣지각)
‘중심축 기울기를 활용한 추가적인 엣지각 만들기’ (=앵귤을 이용한 엣지각)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각 상태의 변화와 자세의 변화이기 때문에 서로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심축의 기울기 변화, 즉 앵귤에 의한 엣지각 만들기는 1편에서 이미 충분하게 설명했으니 넘어가겠다.
그렇다면 중심축 기울기가 고정되었을 때의 엣지각 변화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A.중심축의 기울기를 고정한다는 것은 라이더의 자세 변화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말이 된다.
B.인클(엣지각)이 변한다는 것은 라이더가 처한 상태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A와 B를 더하면 결국 자세 변화 없이 라이더가 처한 상황이 바뀐다는 말이 되고 이는 결국 전적으로 외부 힘에 포커스가 맞춰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이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엣지 체인지를 비롯한 모든 엣지각 변경은 결국 외부 힘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라이딩의 핵심적인 원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자세 변경이 없어도 엣지각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 방법이야말로 외부 힘의 존재를 문자 그대로 명약관화 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방법을 활용한 연습법인 ‘축을 이용한 카빙턴 (=기울기만 이용한 카빙턴)’은 정말 정말 중요해서 아무리 많이 수행한다고 해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 연습법을 카빙을 입문하기 위한 아주 기초 연습법, 또는 균형감을 익히기 위한 연습법 정도로 여기어 그 가치가 매우 저평가 되어 있는 것 같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비기너 턴이나 너비스 턴을 턴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반복 연습하며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이 축을 이용한 턴을 갈고 닦는게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테이션은 절대로 턴의 정수가 될 수 없고, 턴의 정수는 프레스의 활용이며 결국 인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인클과 인클이 만들어 지는 힘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울기만을 사용한 카빙턴은 이것이 가능해질 정도의 실력에 오른다면 대부분 쉽게 느껴지기 때문에 오래 붙잡고 연습할 이유가 없다고 여기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엣지각 변경은 굉장히 자연스럽고 익숙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연습법에서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고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까?
칼럼의 진행을 앞지르는 셈이지만 이 부분을 한번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첫번째 단계로 기울기만을 이용하여 (중심축을 고정한 채로, 또는 앵귤을 사용하지 않은 채로) 천천히 턴을 해보면,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는 억지로 몸을 넘기는 게 아니라 중력(+원심력)에 몸을 맡겨서 자연스럽게 쓰러져야 함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처음 이야기한 중력에 의한 뒤집힘이다. 
더불어서 이런 뒤집힘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세하지만 균형을 깨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 여기서 이 연습을 그쳐버리기 쉽지만, 조금 더 턴의 퍼포먼스를 올려보면 지금 방법의 한계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중력에 의한 쓰러짐은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기 때문에 더 높은 퍼포먼스에서는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턴의 퍼포먼스가 올라감에 따라 ‘새로운 뒤집기 힘’이 생기면서 이 한계를 넘을 수 있게 해준다. 이 단계에서는 이 힘의 존재를 느끼고 활용(또는 억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좀 더 강도를 올리게 되면 이때에는 위에서 말한 두 힘으로도 엣지 체인지가 어려워 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더 적극적인 제 3의 힘이 필요하게 되고, 만약 이 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다면 기울기 만으로도 상당히 퍼포먼스가 뛰어난 턴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앵귤이나 업 다운의 도움이 어느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결국 이 연습법으로 턴의 기본모습(베이스)이 마련이 되는 것이고 여기에 앵귤을 추가하고 업다운을 추가해서 더욱 다양하고 어그레시브한 턴을 만들 줄 알게 만드는 것이 진짜 턴을 배우는 순서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본 칼럼을 다 읽으신 뒤에는 반드시 이 기울기만을 이용한 턴을 해보면서 3가지 힘의 차이점을 느껴 보시길 적극 권해 드린다.




3. 뒤집기 힘 - ⓑ 데크의 반발력 (리바운드)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한번 정리해보자.

가장 기본적인 엣지 체인지 메커니즘은
중력이 당기는 힘이며 →
중력이 당기게 만들기 위해서는 균형을 깨야하고 →
균형을 깨려면 무게 중심이 슬로프 대비 이동해야 하는데 →
이를 위해서는 슬로프를 미는 반발력이 필요하다. →
다만 이 힘은 매우 미세하여 거의 무시된다.

라는게 지금 까지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좀 더 상급의 턴으로 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사실 중력을 이용한 엣지 체인지 방법은 그 스피드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턴의 시퀀스가 짧아지면 거기에 맞춰 엣지 체인지도 짧아져야 하는데, 몸을 당겨주는 중력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 시간이 빨라질 수 없고, 오히려 더 다이나믹한 턴으로 갈 수록 엣지각의 변화가 커야 하므로 엣지 체인지 시간은 더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조금 단순화 하였다.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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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중급 이상의 라이더들에게 굉장히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되는데, 이처럼 길어진 엣지 체인지 시간이 턴 구간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더 상급의 턴을 못하게 가로막기 때문이다.
특히나 <충돌하는 턴>의 개념을 익히기 위해서는 턴의 전반을 살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엣지 체인지 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최상급 슬로프에서의 롱턴이나, 또는 중급에서 크고 느린 롱턴을 하면 이 중력이 너무 심하게 작용해서 턴 크기에 비해 너무 빠른 엣지 체인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엣지 체인지을 늦게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엣지 체인지 시간만 줄인다고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제로는 어느 타이밍에 엣지를 바꿔야 하고 턴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같은 많은 문제점들을 모두 생각해 보아야 한다.)
즉 이 단계부터는 엣지 체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이나 강습이 필요해지는 시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계에 이르게 되면 엣지 체인지를 도와주는 또 다른 힘이 등장하게 되고 이 힘으로 인해 어느 정도 느린 엣지 체인지에 대한 고민이 해소되게 된다. 나쁘게 말하면 엣지 체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다시 한번 막혀버리는 것이다.
그 힘이란 바로 리바운드, 즉 데크의 반발력이다.

턴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반경이 좁아지게 되면 자연히 원심력이 증가하게 되고 그로 인해 데크가 더 많이 눌리게 된다.
이렇게 눌린 데크는 엣지 체인지 구간에서 원심력이 해소되는 순간 펴지면서 라이더를 밀어 올리게 되는데 이렇게 데크가 눌렸다가 밀어 올리는 힘을 보통 리바운드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리바운드는 슬로프에서 부터 라이더를 밀어 올리는 모습이기 때문에 슬로프에 대한 반발력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이 반발력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엣지 체인지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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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힘에도 단점은 있다.
일단 이 힘은 항상 같은 타이밍에 일정한 크기로 존재한다고 보장된 힘이 아니기 때문에 전적으로 이 힘만 믿고 사용하기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 힘은 위로 밀어 올려지는 힘이기 때문에 라이더를 뒤집어 주기 위해서는 어찌 되었건 중력과 함께 작용해야 되고, 그렇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 시간을 무작정 줄여주진 못한다. 리바운드가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뒤집기에 쓰이는 힘의 크기는 한계가 있고 그 나머지 힘은 데크를 띄워 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엣지 체인지가 빠르게 되지 않거나 라이딩이 불안정 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리바운드를 이용한 엣지체인지는 효과적이긴 하지만 그 특성상 제한적으로 사용되거나 때에 따라선 오히려 억제 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좀 더 상급의 턴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의 뒤집기 힘이 요구되게 된다.

문제는 라이더가 이 정도 수준에 오게 되면 약간의 요령을 통해 비교적 빠르고 쉽게, 그리고 아무 때나 엣지 체인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엣지 체인지에 대한 스킬업이 완전히 멈춰버리게 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업’동작 때문이다.
엣지 체인지에서의 업은 마치 반발력을 만들어내는 작은 점프과 같다고 볼 수 있고, 다시 말해 인위적인 리바운드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업 동작을 통해 라이더는 언제든지 리바운드와 같은 힘을 만들어서 빠른 엣지 체인지가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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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언제든지 엣지 체인지가 가능하다’라는 것이 오히려 큰 걸림돌이 된다. 엣지 체인지 타이밍은 턴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큰 기준점이기 때문에 그 기준점을 정확한 장소에 찍어야 하지만 아무 때나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져 버리니 그 기준점을 아무렇게나 찍어 버리는 상황이 생기게 되고 더 이상의 턴의 발전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업의 정체


너비스턴 강습에서 우리는 업과 다운을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운은 프레스를 주는 것, 업은 프레스를 해제 하는 것이라고 배우게 되는데, 이 때문에 업과 다운은 서로 반대의 개념이라는 생각이 보더들에게 뿌리내리게 된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라이딩에서의 업과 다운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고 각각 상당히 다른 목적을 가지고 행해지는 것이다.
그중에 다운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 <업 다운> 칼럼에서 다룬 적이 있다. 즉 다운이 가중이냐 발중이냐의 논란 같은 건 중요하지 않으며, 실제로 다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충돌’로 만들어진 프레스를 관리하는 ‘쿠션’의 역할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칼럼에서 업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이유 역시 업 다운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어서 다운을 안다고 해서 바로 업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몇 가지 개념들을 꼭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칼럼에 와서야 비로서 업이 무엇인 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업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기존의 개념에서 업은 프레스를 해소하는 발중의 의미이며, 이러한 발중을 통해 엣지체인지를 쉽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얘기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업은 단순히 자세가 높아지는 것 뿐인데 왜 발중이 되는 것일까?’
‘업과 같이 몸을 펴는 행동은 데크를 밀게 되는데 오히려 가중이 되어야 맞는게 아닐까?’
이와 같은 의문점들이 끊임없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업을 하면 분명히 엣지 체인지가 쉬워지는게 맞다. 대체 왜 그럴까?


첫째, 업을 하면 자세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은 자세는 발중이나 프레스와는 아무 연관이 없고 단지 높은 자세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높은 자세는 필연적으로 불안정해지기 마련인데 이로 인해 낮고 안정적인 자세보다 더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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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같이 높은 자세에 비해 낮은 자세는 뒤집어 지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를 하기 쉬운 높은 자세로 이동하는 것이 바로 업 동작인 것이다.


(※이해 하기 쉽도록 직관적으로 설명했지만 높은 자세에서의 엣지 체인지가 쉬운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자세가 높을수록 ‘온순하게’ 넘어지기 때문이다.엣지체인지 순한맛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자세가 높을 수록 무게 중심의 이동 거리에 비해 인클의 변화량이 적다는 뜻이다. 이 말이 더 어려운가;;;; 쉽게 말해서 업 자세는 넘어지는 과정이 매우 둔해서 컨트롤이 쉬운 반면, 다운 자세는 넘어지는 과정이 굉장히 민첩해서 오히려 더 컨트롤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야구배트를 손바닥 위에 세워보는 놀이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두꺼운 부분이 아래로 가야 안정적이므로 더 쉽게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두꺼운 부분이 위로 가야 훨씬 세우기(=컨트롤 하기) 쉽다. 
엣지 체인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높은 자세에서 넘어지는 것이 더 컨트롤 하기 쉽기 때문에 초보때는 업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신속한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다운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둘째,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는 반발력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뒤집어 지기 위해서는 무게 중심이 슬로프를 기준으로 이동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슬로프를 밀쳐내는 힘이 필요하다. 업은 단순히 위로 몸을 일으키는게 아니라 살짝 기울어진 방향으로 슬로프를 밀어 냄으로써 이러한 반발력을 쉽게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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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업은 가중이 맞는 것일까? 밀쳐낸다는 관점에서 보면 업은 가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밀쳐낸 결과 몸이 들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발중이라는 이야기도 맞게 된다.
즉 업은 가중이면서 발중도 되는, 정확하게 말하면 ‘가중 이후 발중’ 이라는 것이다.
내가 지면을 밀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점프 동작을 한번 생각해보자. 점프는 지면을 밀어내서 몸을 띄우는 것이다. 이 점프는 가중과 발중의 양면성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점프가 가중이냐 발중이냐로 고민하지 않는다.
만약 점프 동작을 에어쿠션과 같이 지면이 물렁한 곳에서 하면 몸은 그대로이고 다리가 펴지면서 지면이 눌릴 것이다. 즉 가중의 측면이 더 커진다. 하지만 바닥이 딱딱해 질수록 지면은 ‘가중’되지 않고 반대로 몸이 떠올라 ‘발중’될 것이다. 즉 발중과 가중의 비율은 상황에 따라 바뀌게 되며 이 역시 기준점이 어떻게 변하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발중이냐 가중이냐라는 고민은 별 의미가 없다.

이처럼 업을 해서 엣지 체인지가 쉬워지는 것은 ‘발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기존의 강습이론에선 업을 발중, 다운을 가중이라고 가르치면서 마치 이 두 가지가 상대적인 개념인냥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에 혼란이 오는 것이다.
다운이 가중이라고만 가르치는 것도 라이딩을 망치는 주범이고, 업이 발중이라는 이야기 역시 포인트를 완전히 빗나간 이야기이다. 업 동작을 하는 타이밍에 프레스가 해제되는 이유는 단순히 그 구간에서 곡률이 줄어듦에 따라 원심력이 없어지기 때문이지 몸을 일으키는 동작 때문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다운은 프레스를 만드는 것(가중)도 있지만, 관성(충돌힘, 또는 원심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프레스를 관리하는 수단이라는 것.
업은 프레스를 해소하는 것(발중)이 아니라, 몸을 넘기기 쉬운 자세를 만들고 그 몸이 넘어가도록 밀쳐주는 행동이라는 것.



## 다운 언웨이팅


업 언웨이팅(?) 이야기를 했으니 다운 언웨이팅도 뺴놓을 순 없겠다.
다운이 발중이냐 가중이냐라는 논란에서 다운이 발중이라는 증거로써 대부분 다운 언웨이팅을 예로 든다.
다운을 하면 발중이 되고 이러한 발중 덕분에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 진다는 이야기이다.
이 말처럼 분명히 다운 언웨이팅은 발중으로 작용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실제 라이딩에서의 다운 언웨이팅 목적은 발중과는 약간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업 언웨이팅(?) 방식의 엣지 체인지에서 업이 발중으로도 작용하긴 하지만 사실 발중이 목적이 아닌 것 처럼, 다운 언웨이팅 역시 그 동작이 발중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위해 이런 동작을 취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운을 하면 엣지 체인지가 굉장히 신속하고 빨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운 언웨이팅을 좀더 노골적인 표현으로 바꿔본다면, ‘빨리 무너지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동작은 다리를 끌어올려 데크에 몰린 압력을 해소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던 신체의 한쪽 면을 신속하게 무너뜨려서 엣지 체인지 힘을 만들어 내는 게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조물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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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물의 인클이 변하기 위해서는 (=넘어지기 위해서는) 한쪽 기둥을 들어 올려 넘어뜨리거나, 또는 다른 쪽 기둥을 무너뜨려서 넘어뜨리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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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 보았듯이 한쪽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 바로 업 언웨이팅(이제는 이 언웨이팅이라는 표현이 조금 어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방식이며, 다른 한쪽을 무너 뜨리는 방식이 다운 언웨이팅 방식이라는 것이다.

즉 다운 언웨이팅은 발중을 만드는게 목적이 아니고 단순히 몸을 한쪽으로 빠르게 무너뜨려서 ‘뒤집기 힘’을 만들어 내는게 목적임을 알 수 있다.
그 증거로서 다운 언웨이팅에 발중의 효과를 완전히 삭제한다고 해도(오히려 가중이 된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다운 언웨이팅 행동으로 빠른 엣지 체인지가 가능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4. 안정화


이처럼 업을 통한 가짜 리바운드를 만들어 냄으로써 라이더는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지긴 했지만 여기엔 한 가지 제약이 따르게 된다.
작은 점프와 마찬가지인 업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안정적인 상태가 필요하게 되고, 이를 위해서 원심력(프레스)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는 ‘안정화 과정’이 필요해 진 것이다.
특히나 엣지 체인지 구간은 턴이 끝나가는 구간이기 때문에 프레스의 변화가 많아 매우 불안정하며 강력한 리바운드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안정화 과정이 없으면 업 동작을 통한 가짜 리바운드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안정화 과정은 때론 속도를 조절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턴의 완급을 조절하는 (다음 턴의 준비를 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 모든 라이더들이 이런 안정화를 경험해보거나 또는 습관적으로 턴에 집어넣고 있을 것이다.

라이딩이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다시 정리하여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몸을 쓰러뜨리는) 엣지 체인지 방법을 배운다.
                          ↓
업을 하면 몸이 더 쉽게 쓰러지는 것을 배운다.
                          ↓
단순히 쓰러지는 것은 느리다는 것을 깨닫는다. (문제 발생)
                          ↓                   
리바운드를 통해 이런 반발력이 더 빠른 엣지 체인지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경험한다. (PROFIT!)
                          ↓
리바운드를 써먹는 게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문제 발생)
                          ↓
과장된 업 동작이 리바운드를 대신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 (PROFIT!)
                          ↓
과장된 업 동작을 위해서는 프레스의 변화가 없는 안정된 상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문제 발생)
                          ↓
턴의 끝부분에 안정화 과정을 넣어서 편안함이 오래가는 상태를 만든다 (PROFIT!)


과정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 이런 테크 트리를 타게 된다.
그리고 아마 여기까지 오게 되면 왠지 턴을 막 잘하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급격한 프레스 변화를 안정화 과정을 통해 진정 시키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이후에 매우 다이나믹한 몸동작을 통해 빠른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화 과정은 라이딩을 완전히 망쳐버리게 된다. 더 빠른 엣지 체인지는 이러한 안정화 과정 이후 과장된 업 동작이 아니라, 애초에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만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꾸 뜸 들여서 죄송하다;; 충분히 설명 한 뒤에 이 힘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겠다) 그래서 이러한 안정화 과정을 넣는 순간 라이딩의 발전이 가로 막히게 된다.

게다가 안정화 과정의 애초 목적인 빠른 엣지 체인지는 안정화 과정이 추가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느린 엣지 체인지와 다를 바 없게 되어 버린다.
아이러니 하지만 엣지 체인지를 빨리 하려고 안달일 수록 더 안정적인 상태를 요구하게 되고, 더 긴 안정화 과정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동키콩 턴을 하게 된다.
라이더 스스로는 재빠른 엣지 체인지를 했기에 다이나믹한 턴이라고 여기겠지만 실상은 안정화가 거하게 들어간 동키콩 턴이 되어 전혀 다이나믹하지 않은 턴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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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안정화 과정은 턴의 품질을 올려주는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하게 되고 다만 라이더의 공포감이나 안정감에만 영향을 주는 심리적인 효과만 낳게 된다.
(깡이 부족한 평범한 라이더들은 대부분 이 함정에 걸리게 된다)



#오징어 턴 (끌어차기, 또는 템XXX턴)의 정체


일부 깡 좋은 라이더들이 아닌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한 번쯤 이런 함정에 걸리게 되어 이상한 몸 동작을 보이게 된다. 속칭 오징어 턴이라고 하는데 그 원리상 매우 적절한 묘사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상한 몸동작이 나오는 이유 역시 ‘뒤집기 힘’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습관적인 안정화나 기다림으로 인해 엣지를 체인지할 원동력이 없어져 버리다 보니 과장된 몸 동작을 통해서 라도 이런 힘을 쥐어 짜내는 것이다.

이 몸 동작은 특히나 힐→토 전환구간에서 주로 나타나게 되는데,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상체를 미리 앞으로 넘긴 뒤에 데크를 당겨서 뒤로 차는 모습과 같다. 그래서 필자는 끌어차기라고 부르고 있다.
이 방법은 뒷발차기와 마찬가지로 교정이 필요한 모습이지만, 그 교정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많은 라이더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비슷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끌어차기의 구체적인 모습은 (*2015.12 기준) 구글에서 스노우보드배우기, 보드동영상, snowboarding  이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아예 어떤 곳에서는 이러한 방법에 요상한 스키 용어를 붙여서 활용하고 있는데, 스노보드의 발전을 좀 먹는 행태이지만 한편으론 그 고충이 약간은 이해가 간다. 그만큼 스노보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겁이 많으면 더 쉽게 빠지게 되는 주화입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런 모습이 토→힐에선 안보이고 유독 힐→토에서만 보이는 것일까?
끌어차기의 원리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면 그 이유도 쉽게 알 수 있다.
끌어차기는 기본적으로 엣지를 바꾸기 위한 몸부림인데, 이렇게 엣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몸이 폴라인 아래 방향(계곡 방향)으로 넘겨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지탱하고 있는 엣지를 사용해 몸을 밀어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 몸의 관절 구조는 앞 뒤로 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
토엣지에서 몸을 미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신체 구조상 토 엣징 상태는 ‘앞으로 구겨져 있는 상태’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 엣징 자세는 사실상 다운 자세와 비슷하다. 토엣징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도 온 몸이 앞으로 눌려져 있는 듯한 긴장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목만 살짝 펴도 몸은 등 뒤로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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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힐 자세는 완전히 반대로, 힐 엣지를 밀기 위한 방법이 없다. 이미 힐 자세는 ‘등 뒤로 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 엣지와는 다르게 앞으로 몸을 넘길만한 원동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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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온 고육책이 바로 고관절(또는 허리)을 구부려서 억지로 상체를 넘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엣지가 더 서면서 데크가 말려 올라가는데, 이때 살짝 데크를 당겼다가 다시 뒤로 밀어버리면 엣지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말로 설명하려니 무척 어렵다--;; 사실 보기와는 다르게 매우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상체를 구부리는 힘으로 데크를 끌어와서 뒤로 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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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끌어차기는 분명히 나쁜 습관이긴 하지만, 오히려 고수들은 그 메커니즘을 일부 이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 원리를 알아두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마치 초보들의 뒷발차기와 고수들의 스윙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눈치채셨겠지만 이 끌어차기의 원리가 앞서 말한 다운 언웨이팅이과 팔 흔들기의 원리가 혼합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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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많이 길어진 관계로 다음 편에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옥같은 댓글들]


[레벨:7]숏턴의달인∂

2016.01.14 12:25:56
*.219.154.178

늘 좋은칼럼 감사해요
오징어턴 끌어차기가 이게맞나요?

http://youtu.be/rlecK67XmzM

[레벨:23]id: 조로아찌

2016.01.29 00:07:18
*.171.125.56

알고싶어했던 그것을 정확히 알려주시는 루나님의 칼럼~!

추천 찍어요~

 

p.s 제가 올린 칼럼의 주인공이 끌어차기 연속동작의 시범을 보여주시네요... ㅎㅎ

      궁금하신 분들은 구경 한번 하고 오세요.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Colum&page=2&document_srl=3467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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