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멋진 글이라, 공부에 대해 저도 하고 싶었던 말을 이렇게 조리있게 말할 수 있을까 생각되어 윤민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읍니다. ( 출처 : http://blog.naver.com/krysialove/150091614704 )
지난 6월 25일 미국의 Coxsackie-Athens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수석 졸업생 Erica Goldson 양의 연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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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선(仙)을 공부하는 수도자가 있었는데, 하루는 스승을 찾아가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 제가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면 도를 깨우치는 데 얼마나 걸리겠읍니까?" 스승은 곰곰이 생각한 후,
"10년 정도? " 라고 대답했읍니다. 제자가 다시 물었읍니다. " 제가 빨리 깨우침을 얻기 위해 진짜 많이 노력하면 얼마나 걸릴까요?" 그러자 스승은 " 그렇다면 20년 정도 걸리겠군" 이라고 대답했읍니다. 제자가 또 물었읍니다. " 제가 진짜 진짜 무진장 노력하면 어떨까요? " 스승은 이 질문에 대해 "30년" 이라고 묵묵히 대답했읍니다. 실망한 제자가 다시 물었읍니다. " 이해를 못하겠읍니다. 열심히 노력할 수록 오래 걸린다니요? 왜 그런 말씀을.." 그러자 스승이 말했읍니다. " 하나의 목표를 세워 놓고 정진하면, 하나의 길만 바라보며 걸어야 하기 때문이니라.."
저도 미국의 교육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면서 비슷한 딜레마에 부딪혔읍니다. 우리 학생들은 시험이니, 석차니, 모두들 어떤 목표를 세워 놓고 학습에 임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진정한 배움을 얻을 수 없읍니다. 단지 목표 달성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할 뿐이니까요.
( 이 부분은 우리나라와 너무나 비슷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놀랐읍니다. 미국은 좀더 창의적인 교육 문화인 줄 알았거든요 )
아마 이런 생각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 아니, 시험도 무사히 통과하고 졸업생 대표까지 맡게 되었으면 뭔가 배웠을 거 아니냐?". 네, 뭔가 배우긴 했겠죠. 하지만 잠재력을 발휘했다고 할 수 는 없읍니다.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 지명, 역사적인 사건의 발생일자 같은 것을 외우고, 시험이 끝나면 또 다음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머리 속에 입력된 지식을 지우고.. 학교 역시 제 역활을 못하고 있읍니다. 지금 대부분의 학생들은 " 최대한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자" 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실정입니다.
( 우리도 대학에만 입학하면 이란 목표로 고등학교를 다녔던 것 같은데...)
저는 이제 그 목표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읍니다. 이번에 졸업을 하거든요. 게다가 수석이라는 영예까지 얻었으니 즐거워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제가 동기생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결코 애기 할 수 없을 것 같읍니다. 저는 그저 시스템이 요구하는 것들을 잘 해냈을 뿐입니다.그리고 지금, 학교의 세뇌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이행했다는 공로로 이 자리에 서 있읍니다. 이걸 자랑스러워 해야 하는 것입니까? 이제 가을이 오면 저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제가 직장에 들어가서도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증서(대학졸업장)를 따내기 위해 말입니다. 하짐나 저는 일꾼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 사고하는 인간, 그리고 모험을 하고 싶은 인간입니다. 일꾼이라는 것은 반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시스템이 준비해 놓은 체제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사람 말입니다.저는 이 노예들 중에서도 최고라는 사실을 인정 받았읍니다. 저는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일들을 아주 잘 해냈읍니다.
수업시간에 경청하지 않고 노트에 그림 연습을 했던 동기생들은 나중에 위대한 화가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수업 시간에 열심히 필기를 한 저는 어느 누구보다 시험을 잘치는 사람이 되었읍니다.방과 후 자신이 읽고 싶은 책들을 읽느라 바빴던 동기생들은 다음 날 숙제를 해오지 못해 혼이 났지만, 저는 한번도 숙제를 빼먹은 적이 없읍니다. 다른 친구들이 작곡과 작사에 열중하는 동안 저는 학과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따기 위한 특별활동까지 마다하지 않았읍니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왜 수석이 되기 위해 그리도 발버둥을 쳤을까? 네, 물론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긴 합니다만,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제가 고등 교육을 마치고 나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영원히 헤매게 될 지 잘 모르겠읍니다. 제 인생을 앞으로 어떻게 설계해야 할 지 전혀 모르겠읍니다. 특별한 관심 분야도 없어요. 저는 학교에서 배운 모든 분야에서 남보다 앞서 나갔읍니다. 하지만 그 분야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매달렸던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 저는 지금 두렵습니다.
( 이 부분은 저도 학창 시절에 많이 느꼈던 부분이며, 지브리 스튜디오사의 "귀를 기울이면" 이라는 애니를 꼭 추천해 주고 싶읍니다. 자신의 맘 속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 제가 좀 더 이른 시간에 이것을 보고 느겼더라면 학창시절은 좀더 유익했으리라 생각했었읍니다 )
교육자인 John Taylor Gatto 씨는 이렇게 말했읍니다: "수업 시간,교과목, 시험 같은 것들을 보다 덜 엄격하게 관리하고, 학생들에게 뛰어난 스승들을 붙여주고, 학생들에게 자율을 허용하고 때로는 모험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치면 젊음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호기심, 모험심, 활력을 얼마든지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시스템은 우리 학생들이 모두 똑같아지기를 요구하고 있읍니다. 모두가 표준화된 시험을 통화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고 있으며, 학교가 정한 룰에서 벗어나 색다른 시각을 가지는 학생들은 실패한 자들로 평가되고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읍니다
H.L. Mencken 은 1924년 4월, The American Mercury 에서 이렇게 얘기했읍니다." 공교육의 목적은 젊은이들에게 지식을 제공하고 지적 잠재력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공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가급적 많은 학생들을 안전한 수준으로 획일화시키고, 모범 시민이 될 수 있도록 훈력시키고, 불만의 요소들을 제거하고, 개성을 없애는 것이다. 이게 바로 미국 공교육의 목적이다.
(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네요. 혁신학교등이 요즘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기존의 획일화된 교육이 아닌 것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읍니다. 다들 "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들 강조하는데, 그렇다면 비판적이지 않은 사고도 존재한다는 겁니까? 사고라는 것은 정보를 처리하여 개인적인 의견을 형성한다는 뜻입니다.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걸 진정한 사고라 할 수 있읍니까? 단자 남의 의견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행위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 음 개인적으로 트윗등을 하면서 수많은 글들을 RT 하면서 정말 진정한 사고를 했는가 하는 자기 반성을 하게 했던 대목입니다 )
저도 이런 식으로 남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면서 살아왔읍니다. 하지만 10학년 때 Donna Bryan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 사고의 폭을 넓히고, 남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기 전에 스스로 질문해보는 방법을 배웠읍니다.Bryan 선생님을 알게 되지 못했더라면.. 생각만 해도 끔직합니다. 저는 예전에 비해 많이 깨어났지만, 아직도 제 정신은 약하게 느껴집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곳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얼마나 정신 나간 곳인지 매일 매일 스스로에게 다짐해야 합니다.
(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알게 해 주는 대목입니다. 저도 수많은 선생님들에게 배웠지만, 고등학교 때 한 은사님의 몸으로 보여주신 행동철학은 많은 것을 깨우치게 했지요..난 좋은 선생은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좀더 자신의 선생님들에 대해 깊이 있게 봐주었으면 합니다. 진정으로 교육자로서 홀로 서는 선생님이 이 세상엔 휠씬 많다는 것을 .. 그들을 좌절시키는 것은 바로 배우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
저는 이제 두려움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간직하고 있는 개성을 억누르는 세상 속으로 몸을 던져야 합니다. 기업과 물질주의가 요구하는 비인간적인 난센스에 순응하거나 아니면 변화를 요구하거나 둘 중 하나의 길을 택해야 합니다. 나중에 자동화될 수도 있는 일, 불필요한 일, 열정도 없고 의미도 없는 노역과도 같은 일을 하도록 학생들을 준비시키는 교육 시스템은 우리에게 열정을 불어 넣을 수 없읍니다. 돈이 동기부여가 되는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도 없읍니다. 열정이 동기부여가 되어야 하지만, 우리를 격려하기보다는 훈련시키려고만 하는 시스템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열정은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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