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26355973


안녕하세요. Luantrix입니다.


전편에서는 전경후경과 우리가 느끼는 반발력이 서로 다른 힘이라는 것을 알아보았고
전경 후경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를 쓰게 되었을때의 반발력의 변화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전경 후경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조금 더 어렵고 복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2편에서는 1편의 반발력과의 구분에 이어서 전경과 후경을 또 다른 측면에서 2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 두 가지는 ‘행동’과 ‘자세’입니다.


1. 행동과 자세의 차이

행동과 자세가 무슨 차이가 있고 그것을 왜 굳이 구별해야 하는 걸까요.
일단 행동이라고 하면 우리가 몸을 움직여 동작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에 자세라고 하면 우리 몸의 정적인 형태나 모양을 말한다고 할 수 있죠.
즉 행동은 ‘동적이며 변화하는 것’, 자세는 ‘정적이고 유지하는 것’이 큰 차이이겠죠.

다른 운동과 달리 이것을 구분되는 이유는 보딩은 근본적으로 매우 수동적인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달리기나 다른 여타 운동과는 달리 보딩은 중력이라는 힘에 의해 수동적으로 끌려 내려가야 한다는 게 첫 번째 조건입니다. 때문에 이 끌어내리는 힘에 대응하는 방법인 정적인 형태의 자세가 중요해집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러한 중력을 다른 형태로 변화 시키거나 이용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몸을 움직여 힘을 발생 시키게 되고 그런 행동으로써 동작이 중요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보딩에서는 이 두 가지는 사뭇 다른 가치를 지니며 그 목적과 방법이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업다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업다운 역시 자세와 행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자세로서 바라본다면 ‘업’은 ‘높은 자세’, ‘다운’은 ‘낮은 자세’가 될 것이고
행동으로서 본다면 ‘업’은 ‘일어나는 행동’, ‘다운’은 ‘앉는 행동’이 될 것입니다.

자세로서의 업 다운의 가치를 들자면 높은 자세와 낮은 자세의 차이로 느껴지는 밸런스의 차이, 즉 균형적인 측면이 클 것이고,
행동으로서 업 다운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면 업 다운을 통해 생기는 가압과 감암, 즉 프레셔 컨트롤 측면이 클 것입니다.
때문에 이 두 가지는 충분히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2-1.jpg

마찬가지로 전경 후경역시 앞뒤 무게 배분이 다른 상태로 유지하는 ‘자세’로서의 측면과, 그러한 무게 배분을 옮기기 위하여 취하는 ‘행동’으로서의 측면을 각각 달리 보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2-2.jpg




2. 행동의 가치 vs 자세의 가치

그런데 실제 라이딩에서 이러한 행동과 자세의 중요성이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업다운의 경우 보통 ‘일어나는 행동’ 또는 ‘앉는 행동’처럼 ‘행동’에 치중해서 배우지 행동과 자세를 분리하여 배우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행동으로서의 업다운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업 자세를 취하는 것만으로 다운 자세보다 2만배쯤 효율적인 라이딩이 가능했다면 우리는 절대로 업다운이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자세의 차이가 중요하지는 않다 보니 우리는 업다운을 거의 대부분 행동으로서만 생각하거나 아니면 아예 그 차이를 염두에 두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경 후경의 경우는 어떨까요.
전경 후경을 처음 배울 때 우리는 ‘자세’로서의 가치에 집중하여 배우게 됩니다.
이유는 당연합니다. 보드를 처음 배울 때는 행동에 비해 자세로서의 전경후경, 특히 전경이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전경은 앞쪽을 누른 자세로 라이딩 하는 것, 후경은 뒤쪽을 누른 자세로 라이딩 하는 것, 이렇게 자세로만 전경 후경을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전경 후경의 행동은 업다운의 행동과는 달리 그 움직임이 매우 미세하고 또 업다운처럼 따로 연습해야 할 만큼 어렵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앞서 이야기 했듯이 단지 ‘중경’의 느낌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균형 잡힌 전경 후경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전경 후경이 행동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잘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3. 행동으로서의 전경 후경

하지만 전경 후경의 행동으로서의 가치는 사실 업다운 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첫째로 전경 후경은 업다운과 마찬가지로 ‘프레셔 컨트롤’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며,
둘째로 이러한 프레셔 컨트롤로서 전경 후경을사용할 때 ‘업 언웨이트’와 ‘다운 언웨이트’의 차이처럼 같은 행동으로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번 그림을 통해 이것을 살펴보기로 하죠.

전경과 후경을 행동으로서 생각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전경은 앞쪽으로 무게를 옮기는 행동, 후경은 뒤쪽으로 무게를 옮기는 행동이 됩니다.

2-3.jpg 

앞쪽으로 무게를 옮기게 되면 마치 앞 쪽을 다운하는듯 한 모습이 되어 앞쪽에 ‘가중’이 일어나고 (또는 뒤쪽의 ‘발중’)
뒤쪽으로 무게를 옮기게 되면 뒤쪽을 다운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 되어 뒤쪽에 ‘가중’이 일어나게 됩니다. (또는 앞쪽의 ‘발중’)

2-4.jpg 

따라서 행동으로서의 전경 후경은 이렇게 앞 뒤쪽이 분리된 업다운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업 다운의 행동은 그 타이밍에 따라 반대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ex.다운언웨이트)

그래서 전경이라 함은 앞쪽을 다운하는 동작으로써 앞쪽에 가중을 주는 행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앞쪽 데크를 당기는 동작이 되어 앞쪽의 압력을 빼는 발중의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후경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후경이란 노즈를 기준으로 ‘발중’이 되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발을 뻗는 동작으로 인해 노즈에 ‘가중’을 하는 것으로 사용 할 수도 있습니다.

2-5.jpg 


이런 식으로 전경 후경을 이해하게 되었다면 1편에서의 슬로프를 다음과 같이 타는 것이 가능해 집니다.


2-6.jpg



이는 앞서 살펴본 전경 후경과는 완전히 반대의 움직임 이지만, 앞 뒤쪽의 프레스 변화에 충실하게 대응하면서도 몸의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아 매우 역동적인 라이딩에 어울리는 방식이 됩니다.
(다운 언웨이팅이 주로 다이나믹한 턴에서 사용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전경 후경을 행동으로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라이딩 중 앞뒤 프레셔 컨트롤이 필요할 때 어떤 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좀 더 쉽고 직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전경과 후경을 ‘기울인다’ ‘누른다’ 이런 식으로만 이해한다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사실 우리는 이미 이 부분을 잘 알고 있기는 합니다.
파크를 둘러보면 이런 방식으로의 전경 후경이 충실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죠.
레인보우나 킨크 형태의 기물을 50:50으로 탈 경우에 우리는 다리를 뻗어서 가중을 하거나 당겨서 발중을 하는 ‘다운언웨이트’와 같은 방식의 전경 후경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면서 앞 뒤쪽 프레셔를 조절하게 되죠.

반대로 킥커에서 플립계열의 회전 스킬을 위해서는 몸을 적극적으로 이동시켜 회전을 하는 정상적(?)인 방식의 전경 후경을 사용하게 되고요.

이처럼 이미 잘 아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슬로프에서의 라이딩에선 우리가 익히 배워왔던 전후경의 협소한 정의에 발목이 잡혀 다이나믹한 전경 후경의 사용법을 놓치게 됩니다.

따라서 더 안정적이거나 더 강력한 라이딩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배운 전경 후경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방식의 전경 후경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단지 앞다리를 구부려 노즈를 누르는 것만이 ‘전경’이 아니라, 다리를 뻗는 것으로도 우리가 원하던 ‘전경’(사실은 프레셔 컨트롤)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행동에 관한 내용은 이것으로 마치고 자세로서의 전경 후경에 관한 내용으로 3편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ps. 칼럼 내내 전경 후경이라는 용어가 매우 불편하고 혼란스러우셨을 겁니다.

전경 후경 보다는 앞발 웨이팅이나 뒷발 웨이팅 또는 앞발 업, 앞발 다운....뭐 이런 식의 용어가 훨씬 매끄러운 표현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다보면 앞발&뒷발, 업&다운, 웨이팅&언웨이팅이 조합되어
앞발 업 언웨이팅, 앞발 다운 언웨이팅, 앞발 업 웨이팅, 앞발 다운 웨이팅, 뒷발 업 언웨이팅, 뒷발 다운 언웨이팅, 뒷발 업 웨이팅, 뒷발 다운 웨이팅.......................

무려 8가지 용어가 되어버리네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올바른 내용파악을 방해하는 것 같아 전경 후경으로 그냥 표현을 해봤습니다...
내용이 잘 이해가 안 가신다면 이 8가지 각각의 용어가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그리고 사실은 2개의 용어가 서로 짝을 이루고 있다는 것도요. 시소와 같이 말이죠)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26251546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저는 4시즌 정도 전에 자세나 턴의 구조에 대한 칼럼을 조금 끄적거려 보았던 언제나 10년차 독학보더입니다.

당시 제가 칼럼을 썼던 이유는 독학보더들이 보드를 배우기엔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강습을 받기 위해 실력이 검증된 강사들을 구하기엔 정보력이 없어 매우 어려웠고, 김현식 프로님의 강좌를 빼고는 독학보더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상 또한  전무 하다시피 했습니다. 거기다가 막 도입되기 시작한 일본라이딩과의 개념차이로 인해 서로 맞다 틀리다 아옹다옹 논란이 많던 시기였죠.

하지만 몇 시즌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틀려졌죠.
이제는 동영상을 통해 누구나 쉽게 최상급 라이더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졌고, 보더들의 전체적인 수준 역시 향상되어서 슬로프에서도 좋은 라이딩이 어떤 것 인지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헝그리보더 및 각 동호회들의 노력으로 최고 레벨의 강사진 에게 쉽게 강습을 받을 수 있는 토양 또한 마련되었죠.
이젠 보더들의 배움의 기회가 무척이나 넓어진 것이지요.

하지만 모든 보더들이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습을 받는다 하더라도 모든 것을 한번에 깨우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항상 라이더들은 자신의 라이딩에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13-14시즌 현재, 라이더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화두는 무엇일까요.


저는 ‘전경 후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경 후경은 사실 독학으로는 정말로 알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겉으로 보아서는 거의 티가 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고수의 동영상을 아무리 보아도 구분해 내기 쉽지 않으며, 애초에 전경 후경이 어떤 자세로 나타나게 되는지 조차 모르기 때문이죠.

게다가 전경 후경을 고민하게 되는 라이더의 레벨은 보통 중급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이 레벨의 라이딩은 개개인의 턴 운용에 따라 전후경 타이밍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라이더를 흉내 내어보아도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객관화된 전경 후경의 이론이 아직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는 업다운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업다운은 프레셔를 컨트롤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프레셔의 운용은 라이더의 턴 방식에 따라 사실 많이 달라지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형화된 타이밍과 동작을 배우기 위해 너비스턴을 연습하게 되죠.
이를 통해 프레셔 컨트롤을 고민하기 이전에 업다운이란 동작을 하나의 레슨 방법으로서 반강제적으로 익히게 됩니다.

하지만 전경 후경은 이러한 정형화된 습득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초보때 전경을 주기 위해 스케이팅과 같은 몇 가지 연습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 으로는 전경 후경을 제대로 배우기에는 부족하죠.

이런 기초적인 습득 과정없이 중급 라이딩에 이르게 되면 어느날 문득 전경 후경이 어떤 것인가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런 기초 이론이 없다 보니 그 부분을 느끼더라도 소홀해 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다른 라이더와 의견 교류를 하고 싶어도 빈약한 용어 때문에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조차 할 수 없는 게 지금의 상황이구요.
 
이런 상황을 타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최상급 라이더들이 주도하는 강습법의 확립이겠지요. 하지만 이것이 쉬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전경 후경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닌, 라이더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중상급의 노하우이고 또 스키와는 달리 보더들의 고유한 특징이 많기 때문에 이것이 정제되고 다듬어져 하나의 레슨법으로 인정받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이론이나 강습법이 나올 때까지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걸까요?

그 이전에 우리 같은 평범한 보더들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경 후경에 대해 최소한의 개념정도는 올바르게 확립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러한 전경 후경에 대해 저는 4년 전과 비슷한 입장을 한번 취해 보려고 합니다.
이럴 땐 전경을 써라,
이럴 땐 후경을 써라,
이런 방식이 아니라 전경 후경의 이론적 배경을 좀 더 디테일하게 분해해서 전경과 후경의 본질적인 가치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실제 라이딩에서는 각각의 라이더들이 그 장단점을 조합하여 전경과 후경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가능해 지지 않을까요.
물론 이 부분은 4시즌전에 진행한 칼럼보다 훨씬 더 실전적인 부분이라 단순한 역학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얼렁뚱땅 넘기거나 과한 비약이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무쪼록 그런 부분은 너그러이 눈감아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결론 부분은 최대한 전경 후경의 핵심에 근접할 수 있게끔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부족한 칼럼이지만... 시작해보도록 하죠.





1.전경,후경에 대한 오해


전경 중경 후경에 앞서 말했듯이 정형화된 이론이 없이 스스로 깨우치는 경우가 많다보니 서로간의 오해의 골이 깊습니다. 아니 오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전,중,후경은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조차 않습니다.
이 용어가 스키에서 왔음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행위나 결과에 대해서 정확한 정의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전,후경’이라는 하나의 용어에 너무 많은 것을 우겨 넣은 결과이지요.

따라서 전경과 후경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테두리를 확실히 정해 놓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 정의의 범위를 확실히 한 다음에 거기에서 파생되는 다른 것들이 대체 무엇이 있으며, 그것들은 또 어떻게 적절하게 표현할 지에 대해 차례대로 고민해 보도록 하죠.



2. 전경 후경이 넘지 말아야 할 정의



전경 후경은 사실 그 용어 자체로만 생각하면 아주 간단합니다.
글자 그대로 표현하면 기울 경傾이므로 앞으로 기울임, 뒤로 기울임이 되겠지요. 하지만 이를 좀 더 역학적인 면을 강조하여 표현을 한다면...
앞으로의 기울임은 앞쪽에 더 많은 무게 배분,
뒤로 기울임은 뒤쪽에 더 많은 무게 배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1-1.jpg 

전경 후경이란 용어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딱 여기 까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자세, 또는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다른 효과들이 많은데, 문제는 이 부분을 지칭하는 용어가 전혀 없다는 것이며 그러한 효과들을 전경 후경이란 용어 하나에 뭉뚱그려 한꺼번에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그런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표현하다 보니 각자 생각하는 전경과 후경의 자세나 느낌이 제각각 틀리게 되어 서로 간의 의견 교환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오해를 방지하고자 앞으로 이 칼럼에서 만큼은 앞서 정의한 뜻으로만 제한하여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전경 후경  vs  반발력



그렇다면 대체 어떤 현상을 우리가 전경 후경이라고 오해해 왔었다는 얘기일까요?
일단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착각 하는 것을 들자면 ‘반발력’이라고 하고 싶네요.
반발력은 다른 말로 수직항력이며 수직항력이란 물체가 바닥을 누르는 힘에 반해 바닥이 물체를 밀어 올리는 힘을 말합니다.

1-2.jpg 

우리 라이더는 데크 위에서 라이더의 체중(중력)만큼 슬로프를 누르게 되고 슬로프는 반대로 우리의 체중만큼 우리 몸을 밀어 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슬로프가 우리 몸을 밀어 올리는 힘을 느낄 수 있고 이것이 바로 반발력이라는 것이지요.

1-3.jpg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무게’와 ‘반발력’ 은 완전히 다른 힘이라는 것입니다.
흔히 이것을 작용 반작용으로 이해해서 두 힘이 언제나 평형을 이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두 힘은 완전히 별개로 작용하는 힘이기 때문에 두 힘이 평형을 이룰 수도 있고 이루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무게가 슬로프를 누르는 힘과, 슬로프가 우리를 밀어주는 힘은 같은 경우도 있지만 다른 경우도 있으며 두 힘은 각각 따로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전경 후경을 생각할 때 이것을 같은 힘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6:4의 무게배분, 즉 전경을 주게 되면 앞 뒷발에 6:4의 반발력을 느끼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힘을 받게끔 행동합니다.

후경이나 중경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반발력의 세기를 따져서 판단하게 되죠. 뒷발에 무게가 더 실렸다고 느끼면(=더 많은 반발력을 느끼면) 후경, 앞발과 뒷발에 동등한 무게감을 느끼면(=같은 반발력을 느끼면) 중경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4.jpg
사실 신체구조상 우리 몸이 어떤 식의 비율로 무게가 배분이 되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피드백이 전혀 없기는 합니다. 따라서 유일한 단서로써 이러한 반발력을 전경 후경의 척도로 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반발력이 전경 후경의 척도임에도 불구하고 <반발력 =  몸의 무게 배분>이라는 의미로 생각하는 것은 전경 후경을 완벽하게 틀리게 사용하게 만드는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이지요.

전경 후경을 정확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이 두 힘이 다른 것이며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1-5.jpg 

그렇다면 왜 두 가지가 다른 것일까요?
다음과 같은 슬로프를 생각해 봅시다.

1-6.jpg 

이 슬로프의 표면은 완벽한 경도를 가져서 절대 표면이 망가지지도 않으며 기울기 역시 완벽하게 일정하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이러한 슬로프를 중력과 마찰력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어서 가속되거나 감속되지 않은 체 등속도로 내려온다고 상상해보죠.

1-6a.jpg 

이러한 완벽한 균형 상태라면 무게와 반발력은 항상 일치하게 됩니다. 데크가 슬로프를 누르는 만큼 슬로프 역시 완전하게 데크를 밀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전경 후경을 반발력의 차이로 판단하여도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완벽한 상황에선 전경 후경이 필요가 없습니다.
전경을 주던 후경을 주던 어떤 차이도 없기 때문이죠.

1-7.jpg 


그러면 전경 후경은 언제 쓰이는 걸까요.
이상적인 슬로프에서는 전경 후경이 아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전경 후경은 이상적이지 못한 슬로프를 내려갈 때 쓰이게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즉 울퉁불퉁하거나 슬로프의 기울기가 다양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생기는 앞 뒤쪽의 반발력 차이를 조율하기 위해 전경 후경이 쓰이는 것이지요.

다음과 같은 슬로프를 가정해 보죠.

1-8.jpg

이 슬로프는 단순하게 보면 내리막 이후의 약간의 오르막 이라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자세하게 슬로프의 곡률 변화를 따져보면 다음과 같이 직선-내리막(A)-직선-오르막(B)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9.jpg

내리막이나 오르막이란 용어가 조금 어울리지는 않지만, 내리막 구간에서는 노즈가 아래쪽으로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보이고 오르막 구간에서는 노즈가 위쪽으로 솟구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는 데크가 사실상 ‘회전’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데크가 회전을 했다는 이야기는 데크의 노즈와 테일에 서로 다른 방향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즉 앞쪽과 뒤쪽의 반발력이나 무게배분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1-10.jpg

만약 위와 같은 슬로프를 5:5 중경 상태로 내려오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1-11.jpg

이때의 각 순간의 반발력은 역시 5:5일까요? 그렇지 않죠. 만약 그렇다면 데크가 회전을 하며 슬로프와 밀착하여 내려올 수 없죠.
때문에 실제 느끼게 되는 반발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1-12.jpg
이렇듯 5:5의 무게 배분으로 슬로프를 내려와도 반발력으로 따지면 A지점에는 뒤쪽 반발력의 증가로 ‘후경’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B지점에는 앞쪽 반발력이 커져 ‘전경’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실제 상황에선 속도와 경사에 따라 많이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상황의 슬로프에서 전경 후경을 사용하면서 내려온다면 어떨까요.

1-13.jpg

데크가 앞으로 곤두박질 칠 때는 적당히 노즈쪽으로 무게(프레스)를 옮겨주고 데크의 노즈가 위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선 적당히 뒤쪽으로 무게를 옮겨주니 반발력이 항상 5:5가 되었습니다. 즉 A에선 전경을 주고 B에선 후경을 주었더니 항상 중경과 같은 반발력을 받는 상태가 되어 라이딩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임을 상상할 수 있죠.

이렇게 적절한 전경 후경으로 슬로프의 변화에 대처하면 5:5의 중경과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전경 후경이 쓰였는지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반발력=전경 후경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정작 전경 후경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필요에 맞는 전경 후경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두가지를 각각 분리하여 전경 후경은 전경 후경대로 사용하고, 반발력은 항상 5:5가 느껴지도록 조절하는 것이 더 정확한 사용법 이라는 것이지요.



‘아닌데요. 전 내리막이나 오르막에서 충분한 반발력 차이를 느낄 수 있던데요.’

이런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그것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1-14.jpg

전경 후경을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다음과 같이 6:4의 반발력을 느끼게 되어서 마치 올바르게 전경 후경이 쓰였다고 착각하게 되죠. 하지만 사실 이때의 전경 후경은 6:4를 넘어서서 7:3또는 8:2 이상으로 훨씬 더 적극적으로 쓰인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반발력의 차이로 생각하는 전경 후경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전경 후경이 쓰이고 있다는 것이지요.
사실 이런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건 라이더가 의도했던 바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간결한 그림을 통해 대강의 모습만 표현하다 보니 비약이 심하긴 했지만 핵심은 충분히 이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우리 몸이 전경 후경 중경중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피드백은 사실상 없다.


그래서 보통 앞쪽 발과 뒤쪽 발이 느끼는 반발력의 차이로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 반발력과 전경 후경의 무게배분이 일치하는 경우엔 오히려 전경 후경의 의미가 없고


반대로 전경 후경이 의미있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반발력과 몸의 무게 배분이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발력의 차이로 전경후경을 판단한다면 슬로프가 요구하는 전경 후경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셈이며


오히려 항상 중경이 되는 듯한 느낌으로 라이딩을 하는것이 정확한 전경 후경을 사용하는 셈이 된다.



물론 이상적인 얘기이며 실전에서 이렇게 타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반발력이 곧 전경 후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임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경후경과 반발력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직 전경 후경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엔 반의반도 못 왔음에도 분량이 너무 많군요. ㅠㅠ 하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전경 후경의 모습을 더듬어 가는 게 이 칼럼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편에서는 이런 분석을 통해 나온 또 다른 전경 후경의 모습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2편에서 뵙겠습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5299309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전편에서 업 동작을 통한 엣지 체인지와 이를 위한 안정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런 방식의 엣지 체인지가 언제든지 엣지를 바꿀 수 있게 해주지만, 그런식으로 ‘언제든지’ 엣지를 바꾼다는 게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특히 힐→토 전환부에는 업을 통한 반발력을 얻기가 어려워 오징어 턴이 되기 쉽다는 것도 알아보았죠.
그렇다면 고수들처럼 빠른 엣지 체인지를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정화 과정이나 리바운드 조차 필요 없는 엣지 체인지 방법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이 마지막 뒤집기 힘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크로스 오버,쓰루,언더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이어서 2편 시작하겠습니다.



1. 크로스 오버, 쓰루, 언더


약간 올드(?)해진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 기술이 바로 이 크로스 오버,쓰루,언더 3종 셋트이다. 사실 이 스킬을 제대로 구사할 줄 안다면 이런 잡다구리한 이론은 알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 스킬은 이미 정답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느낌에만 의존하고 있는 용어이다 보니 제대로 이해하기도 무척 힘들고 아는 사람만 겨우 알아들을 수 있는 지경이어서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최근에는 별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 (라이딩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반면) 그저 그런 용어가 되어 버린 듯 싶다.
그렇다고 이 용어가 아주 올바른 표현인 것도 물론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엣지 체인지를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힌트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우선 이 스킬 부터 짚고 넘어가도록 해보자.


일반 적으로 이야기 하는 크로스 오버,쓰루,언더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21.gif




크로스 오버는 데크는 놔두고 상체(무게중심)가 넘어가는 모습이며
쓰루는 상체는 가만히 있고 데크를 끌어당겨 엣지를 바꾸는 것
언더는 좀 더 적극적으로 데크를 당겨 엣지를 바꾸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크로스 오버 쓰루 언더에 대한 설명 만으로 지금까지 쓴 글만큼 긴 글이 나올 수 있겠지만 길게 하지 않겠다. 이 개념을 잘 알면 물론 좋겠지만 몰라도 칼럼을 이해하는데 아무 상관 없다.)

그런데 이러한 표현 방식에는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크로스 오버에서는 엣지의 역전이 발생하지 않지만, 쓰루나 언더로 가게 되면 체인지 된 엣지가 이전 엣지를 역전하는 이상한 모습이 나온다는 것이다.


22.gif



하지만 그 어떤 라이더도 이렇게 엣지 궤적이 역전되는 라이딩을 하지 못한다. 만약 자기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아무리 엄청난 에어 투 카브를 한다고 해도 데크는 연어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로 바꾼 엣지가 이전 엣지보다 위에 박히는 기적은 일어날 수 없다. 
정말로 이런 현상이 가능한지를 간접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각 엣지 체인지 방법을 입체적으로 묘사해 보았지만 역시 큰 차이를 볼 수는 없다.


23.gif




이처럼 크로스 오,쓰,언은 원리만 생각했을 땐 엣지가 역전되는 큰 차이가 보일 것 같지만 막상 실제 모습은 그렇지 않고 모두 같은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아서는 절대로 구분할 수 없다. (물론 아는 사람 눈에는 그 ‘느낌’ 정도는 보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이 스킬을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해라’라는 방법론으로 바꿔주지 못하는 것이다. 분명히 느낌은 확실한데 그 차이를 모르니깐 뭐라 딱 찝어서 말해주지는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본인의 감각을 그대로 표현하게 되고 그래서 ‘몸은 그대로 두고 데크를 보내라’ 라거나, 반대로 ‘슬로프에 몸을 던져라’, 또는 ‘에어 투 카브로 엣지를 더 위에(??) 박아라’와 같은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느낌적인 느낌은 아무리 설명해도 정말 운이 좋은 몇몇 라이더들 빼고는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이 스킬이 매우 중요함에도 점차 잊혀져 가는 것 역시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핵심을 꿰뚫는 이론이 절실한 것이다.

다시한번 이 크로스 오,쓰,언의 모습을 살펴보자.
궁금한 것은 대체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라는 것이다.


21.gif




정말 이 그림이 진실이라는 가정 하에 세 경우를 극단적으로 단순화 한 뒤, 각각에 어떤 힘이 작용해야 그림과 같은 모습이 되는 지를 한번 생각해보자.


24.gif



이런 식으로 단순화 하자 힘의 작용을 알기가 무척 쉬워졌다. 그림과 같이 크로스 오버가 쓰루나 언더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데크를 밀어주는 또 다른 힘이 필요하고, 이 힘이 상체를 밀어주는 힘과 반대로 작용해야 쓰루나 언더 같은 뒤집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반대로 작용하는 힘이 지금까지 떡밥만 뿌리고 이야기를 미뤄둔 ‘크로스 힘’ 이다.



2. 뒤집기 힘 - ⓒ 크로스 힘



이런 힘은 어째서 생기는 것일까?
사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슬로프에서 이렇게 데크를 밀어 올리는 형태로 작용하는 힘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이런 힘이 존재한다면 당연히 데크는 슬로프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런 힘은 실존하는 힘이 아니며 단순히 라이더가 느끼는 ‘가짜 힘(관성력)’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가짜 힘이 생기는 이유는 라이더와 데크가 서로 다른 관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라이더와 데크가 턴 과정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한번 상상해보자.
보통 라이더와 데크를 한 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라이더가 그리는 궤적과 데크가 그리는 궤적은 일치하지 않으며, 엣지 체인지 순간에는 서로 크로스 되게 된다.


25.gif



즉 몸이 전진할 때 데크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게 아니라 약간 삐뚤게 나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궤적이 크로스 되면 당연히 토크가 발생하게 되고 라이더는 뒤집히게 된다. 이것이 크로스 힘의 정체이다.




26.gif



이 크로스 힘이 바로 엣지를 바꿔주는 궁극적인 힘이며, 크로스 언더나 크로스 쓰루를 가능케 해주는 힘이다. 이 크로스 힘이 없으면 크로스 오버가 될 것이고, 이 힘이 강력해질수록 크로스 언더에 가까워 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크로스 힘은 궤적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롱턴에서는 약하고 숏턴에서는 강력해진다. 따라서 롱턴은 크로스 오버에 가까운 엣지 체인지가 되고 (약한 쓰루) 숏턴은 크로스 언더에 가까운 (강한 쓰루) 엣지 체인지가 되는게 당연하다.



27.gif




이런 크로스 힘 개념의 핵심은, 올바른 엣지 체인지는 라이더 마음대로 수행하는 동작이 아니라는 것이다. 턴 도중 이 힘으로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지는 순간은 단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힘의 원천은 라이더가 억지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턴을 어떤 모습으로 운용했는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란 턴의 모습부터 세심하게 설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매우 제한적이고 계산된 작업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엣지 체인지 개념과는 아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 알고보면 매우 간단한 개념임에도 이렇게 길게 끈 이유 역시 이런 차이점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엣지 체인지를 바라보면 기존의 이론들은 모두 단편적인 방법론에 불과하다고 느껴지게 된다. 다운 언웨이팅이라던가, 크로스 언더라던가...또는 몸을 던지라는 말이나 데크를 보내라는 말들...이런 것들이 다 중요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딱 하나, 크로스 되는 순간을 어떻게 만들고 활용하느냐일 뿐이다.
크로스 되는 순간 낮은 자세로 지나가면 다운 언웨이팅이 될 것이고, 크로스 순간 상체가 넘어가는 느낌이면 몸을 던지는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데크가 지나가는 느낌이면 데크를 몸 아래로 보내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크로스 힘과 함께 엣지 체인지를 만드는 다른 두 힘들이 조합되어 많은 베리에이션을 낳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가지 방법론들은 이런 크로스 힘에 대한 이해 없이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굳이 종류를 나눌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 힘(중력, 업, 크로스 힘)을 잘 알고 상황에 맞게 활용할 줄 알게 되는 것이다.
(크로스 오버,쓰루,언더 이론이 부각되지 못한 이유 역시 이를 ‘스킬’의 범주로 설명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나누는 것은 라이더의 테크니컬한 움직임이 아니라 순전히 턴의 궤적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3. 다시 보는 턴에 대한 이해


크로스 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역시 이 힘이 실존하는 힘이 아니라 상황이 변하면서 만들어지는 가짜 힘(관성력)이라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힘을 만들거나 활용하기 위해서는 몸부림(?)이 필요한게 아니라 좋은 상황, 즉 세심하게 설계된 턴의 궤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수들의 몸 동작이 과장되지 않고 세련되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턴을 잘 하기 위해서는 크로스 힘이 필요하지만, 크로스 힘을 쓰기 위해서는 턴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역시나 복잡한 순환론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턴에 대한 시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턴을 C자형 반원의 연결이라고 보는 기존의 시각은 두 턴이 연결되는 순간의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기 어렵게 만든다.
더구나 C구간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두 턴의 연결부인 엣지 체인지 구간은 단지 엣지만 바꾸면 되는 (죽은) 구간이라고 여기게 된다.



28.gif



이런 생각 때문에 엣지 체인지는 턴을 끝내고 나서 아무 때나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고, 절대 넣어서는 안되는 안정화 과정을 넣게 되는 것이다. 안정화 과정을 거치면 데크와 라이더의 진행방향이 같아지기 때문에 크로스 힘이 완전히 없어져 버리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타면 엣지 체인지 자체는 신속해 보일지 모르지만, 턴의 궤적은 망가지게 되어 아무리 잘 타도 뭔가 한구석이 비어보이는 라이딩이 된다.


29.gif



하지만 이 엣지 체인지 순간을 자연스럽게 크로스 되는 순간에 가져다 놓는다면 설사 엣지 체인지가 느리고 턴이 다이나믹 하지 않더라도 훨씬 더 균형잡힌 턴을 하는 것으로 보이게 된다.
실제로도 이런 방식의 엣지 체인지는 체인지 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그 과정이 길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이 누울 수 있게 된다.
많은 라이더들이 엣지각을 더 세우기 위한 노력으로 엣지 체인지를 빠르게 해보려고 하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하는 것도 안정화 과정 이후 수행하는 빠른 엣지 체인지는 엣지각을 세우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안정화 과정을 생략하고 엣지 체인지 타이밍을 ‘일찍’ 가져가는 것이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30.gif



이런 관점으로 턴을 다시 바라보면 C자 형으로 턴을 잘라서 생각하는게 잘못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턴을 자른다면 오히려 옆으로 눕힌 S형태로 잘라 생각해야 하며, 이런 형태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이다.


31.gif




턴에 대한 시각을 이런 식으로 바꾼다면 턴을 수행하는 방식도 바뀌게 된다.
기존에는 길게 턴을 하고 그 사이에 짧은 엣지 체인지를 끼워 넣는 식으로 턴을 했다면, 이제는 긴 엣지 체인지 사이에 턴(?)이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라이딩하게 된다.
이 느낌은 <충돌하는 턴>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4. 크로스 힘을 위한 궤적 만들기


턴을 이런 식으로 봐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크로스 힘은 단순히 데크와 라이더가 크로스 되는 순간에만 작용하는게 아니라 데크와 라이더의 진행 방향이 다른 매 순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곡돌기와 산돌기 사이를 경계로 라이딩 내내 꾸준하게 작용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크로스 순간에 이 힘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궤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연속성의 확보가 필수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궤적이 크로스 되는 순간 라이더와 데크는 일종의 충돌을 경험하게 된다. (슬로프와 데크가 만나서 프레스가 생기는 것을 외부의 충돌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데크와 라이더가 크로스 하면서 생기는 충돌은 내부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이더는 이때 자연스럽게 데크를 타고 넘어가게 되고 이것이 엣지 체인지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32.gif



그런데 만약 라이더가 데크를 타고 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데크에는 급격한 프레스가 몰리게 되어 턴이 터지거나 몸이 확 접히게 된다. 턴 말미에 이런 급격한 프레스 증가는 아마 다들 겪어 보셨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충돌이 극대화 되면 라이더는 마치 데크에 걸려 넘어지듯이 폭발적으로 날아가 버리는데 이것이 바로 노즈 꽂힘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이다.



33.gif


34.gif


출처 : Japanese Alpine SnowBoarder FREE


라이더는 직진하려는데 데크가 갑자기 돌아 나오면 이 둘이 충돌하게 되고, 이 충돌이 노즈에서 이루어지면 노즈가 설면을 파고드는 동시에 라이더는 데크를 타고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카빙중의 노즈 다이브가 유독 토에서만 많이 생기는 이유 역시 신체 구조상 토턴이 충돌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물론 힐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생기긴 하지만 노즈가 파고들면서 테일 엣지가 털리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노즈 다이브를 막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그 원인은 궤적의 차이와 노즈에서의 충돌 때문 이므로,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취해 궤적 차이를 줄이거나 또는 턴 말미에 후경을 유지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타면 크로스힘이 테일에 충돌하면서 노즈가 하늘로 솟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두 방법 모두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항상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라이더만 낮아 지는게 아니라 도리어 데크를 턴 안쪽으로 당기는 모습이 되어서 데크가 급격한 호를 그리는 것을 막아 턴이 아닌 엣지 주행 (수박 턴이 아닌 참외 턴)이 되기 쉽다. 게다가 크로스 힘이 생기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과장된 업을 동원해야 하므로 항상 낮은 자세의 라이딩은 하기도 힘들고 썩 좋지 않은 방법임을 알 수 있다.




#여담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업 다운만 강조하는 연습법이 잘못된 이유를 여기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업 다운을 넣게 되면 슬로프와의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프레스가 분산되는 것도 있지만, 라이더와 데크의 궤적이 거의 일치하게 되면서 크로스힘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니 데크가 나를 강하게 밀어 올리는 듯한 크로스 힘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게 되고, 크로스 힘이 없으니 항상 업을 통한 엣지 체인지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크로스 힘이 없다 → 업이 필요하다 → 업을 위한 다운이 필요하다 → 다운을 하니 크로스 힘이 사라진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특히나 너비스턴에서의 무의식적인 다운은 원심력으로 만들어진 프레셔를 느끼고 관리한다는 다운의 본래 목적보다는, 프레셔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안정화’의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반복된 너비스턴 연습이 얼마나 두고두고 악영향을 미칠런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업다운을 하던 보더분들은 반드시 다운을 점차 생략해 가며 턴을 해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얼마나 프레스가 강력해지고, 턴 후반에 얼마나 데크가 나를 향해 죽일듯이 달겨드는 지(강력한 크로스 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턴 말미에 후경을 유지하는 것 역지 좋지 못한 방법이다. 많은 라이더들이 턴의 과정은 전경-중경-후경이라는 생각 때문에 턴 후반에 후경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후경으로 몸을 이동하고 나서 바로 안정화 과정에 들어가버리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테일에 눌러 앉아 버리게 된다.
하지만 전-중-후라는 말 속에는 전-중-후-전-중-후 라는 연속성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턴 후반부 후경을 취했다 하더라도 전경으로 이동하는 가속도를 잃으면 안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즉각적인 엣지 체인지가 뒤따라야 하며 그러려면 데크를 뛰어 넘는 듯한 크로스 힘의 활용이 필요하다.


aizawa.gif



이 힘을 살리지 못하고 안정화 과정을 넣게 되면 전-중-후-전-중-후 가 아니라 전-중-후-안정화-전-중-후-안정화가 되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테일이 라이더를 날려주는 힘(리바운드)도 같이 없어지기 때문에 전경으로 이동할 수 없고, 노즈가 완전히 탈출해 버려서 잘해봐야 중(후)-중-후-안정화와 같은 패턴이 되기 십상이다.
(좀 더 방법론으로 이야기 하면, 전-중-후 의 리듬 그대로 후경에서 전경으로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한다면 전-중-후의 의미도 없고 전-중-후를 만들기도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야 맞는 것일까. 크로스 힘과 노즈 다이브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에 크로스 힘이 커질 수록 노즈 다이브의 위험성 역시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크로스 힘을 잘 이해한다면 불필요하거나 실수에 의한 노즈 다이브의 발생 역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크로스 힘을 활용하기 위한 턴 궤적 만들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면, 왜 유독 노즈에서 강력한 충돌이 생기게 되고 또 왜 그렇게 타야 하는 것인지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다시 한 번 턴의 궤적을 살펴보자.


35.gif



데크와 라이더가 크로스 되는 모습에서 라이더는 데크보다 계곡쪽으로 더 많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데크는 라이더보다 더 많이 옆으로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딥-카브를 추구하는 최근의 라이딩에서는 턴 초반에 라이더보다 데크가 더 빠르게 옆으로 진행하게 되고, 결국 라이더는 후경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36.gif




턴의 후반부에는 반대로 라이더가 데크 앞에 서는 모습이 되며 데크는 적극적으로 라이더를 밀어 붙이는 모습이 된다. (기존의 전경 후경 방식으로 표현하면 전경의 모습이지만, 이때 라이더가 느끼는 프레스는 매우 복잡해서 아직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딱 집어 말하기 어렵다. 외부적인 충돌로 보면 테일 프레스가 되어야 하지만, 여기에 내부적인 충돌을 생각해보면 노즈에서도 강한 크로스 힘이 느껴져 복잡한 양상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37.gif




이러한 모습을 전체적인 턴의 궤적으로 표현하면 다음 그림과 같고, 이러한 궤적 차이는 강력한 크로스 힘을 낳는다는 것과 그 크로스 힘이 노즈에 집중 되기 쉽다는 것 역시 알 수 있다.
즉 딥-카브를 위해서는 궤적 차이를 유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턴 초반에는 후경,  턴 후반에는 적극적인 전경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강력한 크로스 힘이 순간적으로 노즈쪽에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노즈 다이브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예방 하려면 턴의 궤적을 한발 일찍 내다보고 크로스 순간에 부드러운 연속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후-중-전 의 자세 변화(=오쿠리다시)는 역시 지난 칼럼에서 다룬 바 있다.)


38.gif





5. 크로스 힘 개념의 확장


크로스 힘에 대한 시각을 좀 더 넓혀보면, 자연스러운 궤적 차이에 의한 엣지 체인지 뿐만 아니라 모든 엣지 체인지에 필요한 힘을 크로스 힘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력에 의해 당겨지는 뒤집힘이나, 리바운드나 업에 의한 뒤집힘 역시 라이더와 데크의 궤적이 크로스 되기 때문에 크로스 힘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그 힘이 턴의 궤적 차이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느냐, 아니면 억지로 만들어지느냐 의 차이일 것이다.


39.gif



다만 억지로 만들어내는 크로스 힘은 당연히 턴을 단절시키거나 왜곡 시켜 올바른 턴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만드므로 ‘크로스 힘’에 대한 정의는 ‘자연스러운 궤적 차이에 의해 생기는 뒤집힘’ 정도로 그 의미를 제한해 두는 게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스러운 크로스 힘은 비단 카빙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턴에 공통적으로 적용이 된다.
특히나 의외로 슬라이딩 턴에서 이러한 크로스 힘 활용이 중요해 지는데, 많은 라이더들이 슬라이딩 턴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안정화 과정을 넣기 때문이다.
슬라이딩 턴 자체가 한턴 한턴 끊어 가며 해야 되는 턴이라고 여기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궤적이 단절되고 연속적인 턴이 막히게 된다.
하지만 슬라이딩 턴 역시 턴과 턴이 연결되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화 과정없이 바로 데크를 뛰어 넘는 듯한 공격적인 라이딩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부분 슬라이딩 턴은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최고 경사에서 수행하다 보니 단순한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공포감까지 극복해야 하는 심리적인 문제점이 있어 개개인에 따라 매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이 이러한 크로스 힘을 충분히 이해하고 꾸준히 연습하여 익숙해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숏턴으로 오면 크로스 힘이 가지는 중요성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중요해진다. 
숏턴에서는 데크와 라이더과 완벽하게 교차하고 그 찰라의 순간을 어떻게 넘기냐가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숏턴에 대한 구체적인 이론이 나오지 않는 것 역시 숏턴은 턴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러한 크로스 힘을 활용하여 다음 턴에 넘어가는 과정의 비중이 훨씬 높음에도 여기에 대한 이론이나 기술적인 탐구가 그다지 이루어 지지 않고 개개인의 피지컬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러한 크로스 힘을 ‘리바운드’라고 착각하다보니 숏턴의 모습이 이상해지는게 당연하다. 물론 그 타이밍이 거의 같아서 두 힘의 경계가 약간 모호하긴 하지만, 리바운드는 데크가 위로 떠오르는 힘이고 크로스 힘은 라이더가 데크를 뛰어 넘는(또는 데크가 라이더를 통과하는) 힘이라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 
이것을 가장 잘 이해하고 수행하는 라이더는 단연코 中本優子(나카모토 유코)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반드시 中本優子의 숏턴 영상을 눈 여겨 보시기 바란다.

크로스 힘이 가지는 또다른 장점 한가지는, 이 힘이 진짜 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힘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라이더가 크로스 힘이 무엇이고 어째서 발생하는지 만 잘 이해하고 있다면 이 힘을 느낌으로서 자신의 턴 궤적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 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라이딩 궤적은 공중에 그려지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결코 알아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크로스 힘 개념의 도입으로 턴의 궤적은 물론 올바른 타이밍 까지 본능적으로 캐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크로스 힘의 근원

크로스 힘은 실제로 작용하는 힘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크로스 힘의 대략적인 느낌은 설명했으니 그 근원적인 원인에 대해서도 한 번 알아보자.

앞서 말한 크로스 오버, 쓰루, 언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오버의 경우에는 라이더가 데크를 넘어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데크가 덤비는 느낌, 즉 크로스 힘을 거의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언더로 갈 수록 마치 데크가 달려드는 느낌이 들게 되고 이것은 그만큼 크로스 힘이 강해졌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세 가지 방법 모두 엣지를 체인지 하는 방법이고, 엣지가 체인지 된다는 점에서 보면 라이더와 데크가 크로스(교차) 되어야 하는 것은 모두 같다. 그래서 겉보기로는 구분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가지 방법의 차이는 대체 무엇일까. 다시 한번 관성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관성은 진행되는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려는 습성이므로, 같은 현상에서(엣지 체인지) 관성(크로스 힘)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바로 이전의 상황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크로스 오버 쓰루 언더의 차이는 그 직전의 상황까지 생각해 보아야 답이 나온다.


40.gif




그림과 같이 오버의 경우 관성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크로스 되기 직전 라이더의 진행 방향이 데크의 방향과 같기 때문이다. 때문에 데크는 계속 직진을 하므로 관성력이 없고 라이더가 적극적으로 궤적을 수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데크를 넘어가는 느낌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언더의 경우는 반대로 크로스 되기 직전의 라이더의 방향과 크로스 되는 순간의 라이더의 방향이 변함이 없다. 따라서 몸은 직진 하는데 데크가 덤비는 느낌이 되는 것이고 이러한 차이가 몸을 뒤집어 주는 크로스 힘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쓰루는 이 중간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크로스 오쓰언의 차이는 그 직전 상황까지 생각해 보아야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고, 이러한 차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41.gif




이것을 좀 더 턴의 모양에 걸맞게 다듬으면 이와 같은 모습이 된다.


42.gif




이와 같은 모습을 통해 우리는 안정화가 많이 들어갈 수록 크로스 오버의 모습이 되며, 크로스 언더로 가기 위해서는 (=크로스 힘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정화 과정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엣지 체인지의 시작지점 역시 더 빨리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면, 많은 라이더들이 턴을 깊게 하기 위해 턴 후반에 몸을 일으키지 않고 버티면서 더 데크를 옆으로 잡아 끌려고 하지만 오히려 이런 행동이 안정화로 작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엣지 체인지 순간 몸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어 턴을 길게 끌고 간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다.
도리어 적당한 시점에서 (크로스 힘을 활용해서)빨리 일어나 주는 것이 데크를 더 옆으로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궤적 역전의 진실이 바로 이것이다. 크로스 언더의 경우에는 궤적이 역전되어 올라가는 느낌이므로 라이더가 낙하해도 궤적은 낙하하지 않고 옆으로 많이 유지되게 된다)
물론 빨리 일어난다는 말은 곡률이 줄어든다는 얘기가 되므로, 곡률이 줄어 폴라인으로 돌진하기 이전에 강하게 충돌해 나와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긴 한다. 이것 역시 순환논법이긴 하다. 그만큼 한번 망가진 횡력은 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곡률의 손해를 만회하고 좀 더 강력한 크로스 힘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턴 말미에 강력한 앵귤을 넣는 것이다. 이렇게 강력한 앵귤은 무게 중심을 미리 넘기게 되므로 턴을 끌고 가면서도 상체도 같이 끌려 올라가는 ‘안정화’에 돌입하지 못하게 막아 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엣지각을 끝까지 확보해서 곡률이 줄어들지 않게 한다. 이 방법이 바로 앞 칼럼에서 말한 오징어 턴의 고급 버젼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平間和徳(라마)가 이 스킬을 정말 멋있게 쓰는 것 같다)



6. 크로스 힘의 한계


지금까지 크로스 힘이 마치 만능인 냥 이야기 했지만, 이 힘에도 분명히 한계점이 있다.
사실 라이딩을 지배하는 유일한 힘이자 가장 강력한 힘은 ‘중력’ 단 한 가지 뿐이다. 크로스 힘 역시 이 중력의 영향을 피해갈 순 없다.
예전 ‘충돌하는 턴’ 칼럼에서 우리는 턴의 전반과 후반이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고, 그 이유가 중력의 작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아보았다.
엣지 체인지 역시 턴과 마찬가지로 체인지 과정에서 중력의 작용 방향이 바뀌게 되고 그로 인해 그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즉 엣지 체인지는 연속적인 과정이지만, 그 과정의 전반(릴리즈)과 후반(카도즈케)의 성격이 틀리다는 이야기이다.

그림을 통해 간략하게나마 그 개념을 알아보자.
엣지 체인지 전반부(릴리즈) 구간은 중력과 원심력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고, 엣징을 통해 이 두 힘에 모두 저항할 수 있는 구조이다. 이 이야기는 몸이 일으켜지는 힘(뒤집기 힘)을 라이더가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43.gif




하지만 후반부 (카도즈케) 구간에서는 중력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그래서 원심력과 중력이 반대로 작용하는데, 라이더는 원심력에는 저항할 수 있는 엣지 구조이지만 중력에는 저항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라이더는 중력에 고스란히 노출되게 되고, 몸이 넘어가는 힘(뒤집기 힘)을 컨트롤 할 수 없게 된다.


44.gif




(사실 이 부분은 기울기 변화와 그에 따른 곡률의 변화, 그리고 곡선운동에 의해 중력축이 변하는 모습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는 좀 더 단순화한 모델로 핵심적인 개념만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 과정은 전반부(릴리즈)는 통제 가능, 후반부(카도즈케)는 통제 불능의 특성을 가지게 되고 이 때문에 크로스 힘을 마음대로 쓸 수가 없는 것이다. 크로스 힘에 의한 뒤집힘은 궤적의 차이에 의해 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만들어진 힘이고, 라이더는 이 궤적을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뒤집어 지기 때문이다. (크로스 힘은 데크를 뛰어 넘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뛰어 넘는다는 것은 당연히 일단 뛰어 버리면 더 이상 무를 수 없는 낙장불입의 과정이고 크로스 힘에 의한 뒤집힘 역시 일단 넘어가 버리면 -잠깐 동안은- 통제 할 수 없다)
만약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거나 턴의 궤적이 적절치 않은 경우에는 카도즈케 구간에서 넘어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되고, 당연히 라이더는 크로스 힘을 줄이는 안정화 과정을 넣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본다면 어쩌면 넘어지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단순히 공포감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를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게 핵심이다)


더구나 카도즈케 구간이 통제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는, 이 구간의 엣지각 변화가 자동으로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되고 이는 <충돌하는 턴> 칼럼에서 말한 턴의 전반부 특징인 ‘라이더의 의지와 무관하게 턴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라는 이야기와 같은 말이 된다.
다시 말해서 턴의 전반부(카도즈케 구간)는 그 크기가 고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계곡 돌기 불변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턴의 크기를 늘리고 싶어도 이 구간은 잘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턴의 크기만 무작정 늘리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된다.


45.gif




이렇게 라이더는 컨트롤 불가능한 카도즈케 구간은 버리고, 컨트롤 가능한 릴리즈 구간에 손을 대게 되고 그 결과 안정화가 추가 되거나 엣지 체인지의 연속성이 사라져 크로스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속도를 늘이는 단 한 가지 방법밖에 없는데 이런 해결 방법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하지 실제로는 그 위험부담이나 실현 가능성을 볼 때 썩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속도가 느릴 수록>, <상급으로 갈 수록>, <턴이 커질 수록> 안정화 과정이 추가되어 동키콩 턴이 되는 것은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좋은 라이딩을 위해 노력한다면 당연히 지양해야 할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계곡돌기 불변의 법칙

라이더는 강력한 중력의 힘에 지배 받기 때문에 이 힘에 가장 크게 노출되는 계곡돌기 초입(카도즈케)부분에선 굉장히 무력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초급 슬로프에서는 중력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아래 방향으로 당겨지는 중력을 활용하면 이 부분을 안정적으로 탈 수 있지만, 상급으로 가면 아래로 당기는 중력은 줄어들고 라이더를 넘어뜨리는 중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기하급수적으로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카빙의 시작이자 끝이며, 근본적인 스킬업은 바로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다고 봐야 할 정도로 이 구간은 카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까지도 많은 라이더들이 턴에서 로테이션을 강조한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 구간은 떨어지는 힘이 너무 강하고 자동으로 회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최대한 회전에 저항하고 옆으로 가려고 해야 함에도 (물론 역엣지 상태로) 자꾸 로테이션(선행 로테이션)으로 데크를 돌리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로테이션이 적극적으로 쓰이면 당연히 카도즈케 구간은 더욱 짧아지고, 라이더는 그 짧은 구간에서 더 많은 엣지각을 주기 위해 몸을 더 빨리 낙하시키게 되고, 이런 낙하는 다시 또 카도즈케 구간을 짧게 만들고...그 결과 오이 턴 모습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이를 가리기 위해 또다시 사활강(안정화)이 추가 되는, 전형적인 동키콩 턴의 모습을 만들게 된다.




7. 크로스 힘과 기존 연습법


크로스 힘 관점으로 바라보면 기존에 높게 평가되던 연습법 들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을 가진 것은 역시 J턴이다.
J턴은 무척 재미있는 연습법이고 엣지감을 늘리는 동시에 엣지각의 변화를 경험하는데 좋은 연습법이긴 하지만 이 연습을 수행하는 구간에 큰 문제가 있다.
J턴의 업힐 구간은 신나는 구간이지만 실제 턴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형태의 구간이고 이 때문에 도리어 나쁜 습관만 심어주기 쉬워 카빙 연습에 독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오히려 카빙에서 엣지감이 가장 요구되는 순간인 턴 초입 역엣지 구간은 빼놓고 있기 때문에 이 연습은 알맹이가 완전히 쏙 빠진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J턴 과정 자체가 안정화를 강요하는 구조이므로 라이더에게 이런 안정화가 습관이 되도록 만든다는 문제도 있다.
엣지감을 늘리는 동시에 뒤집기 힘까지 동시에 이해하는 다른 연습법이 많이 있으므로 반복적인 J턴 연습은 개인적으로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크로스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오히려 만류하고 싶다. 물론 재미는 있지만...)



46.gif




롱턴 역시 약간 문제점이 있다.
당연히 롱턴은 필수적인 연습이지만, 그 포인트를 엉뚱한 곳에 두면 J턴과 마찬가지로 알맹이가 빠진 연습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롱턴은 위에서 말 했듯이 적절한 속도를 가지지 않으면 동키콩 턴이 되기 쉽기 때문에 자칫 안정화 구간만 열심히 연습하기 쉽다. 게다가 로테이션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턴 초입은 로테이션(=슬라이딩)으로 대충 비비고 이후에 길게 사활강(=안정화) 뒤에 다시 슬라이딩 하는 턴을 하기 쉽다.
정작 롱턴에서 배워야 할 것은 역엣지 구간을 버티는 균형감과 턴의 타이밍 익히기, 몸을 크로스 시키는 궤적을 만드는 법(시선), 데크가 돌면 상체도 맞춰줘야 하는 동조 로테이션(역시 시선)등등 굉장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완전히 엉뚱한 연습만 하는 것이다.
때문에 롱턴 연습을 위해서는 속도와 슬로프를 세심하게 골라서 각각의 변화에 따라 맞춰서 타야만 안정화 구간이 없는 턴을 할 수 있고, 때로는 안정화의 필요성 까지 느끼고 이해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기본 자세(중심축 변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앞서 말한 중심축 기울기를 고정한 채로(앵귤 없이) 타는 연습을 통해 각각의 힘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알아본 엣지 체인지의 3가지 힘을 적절히 섞어서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만 안다면 라이더가 원하는 다양한 턴을 구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마지막 크로스 힘은 실제 힘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세나 행동이기 보다는 턴의 궤적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끝-




지금까지 엣지 체인지, 그중에서도 크로스 힘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라이딩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격변을 가져다 준 개념이 바로 이 크로스 힘이었습니다. 이걸 깨닫고 나서는 라이딩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고나 할까요. 훨씬 더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고 턴의 모양 자체를 중요시 하고 세세한 자세에는 그다지 연연하지 않게 되었죠. 왜 고수들인 자연스럽고 중수들은 어딘가 어설픈지의 차이점과 완전히 막막했던 숏턴의 원리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일본 라이더들이 어째서 잘 타는지, 얼마나 이 힘을 충실하게 이용하고 있는지도 느낄 수 있었죠.

물론 이 크로스 힘은 실존하는 힘이 아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자세나, 리바운드처럼 쉽게 느낄 수 있는 힘과는 달라서 약간 막막한 개념이 될 수는 있습니다. 횡력과 조금 비슷한 포지션이라고나 할까요...
이론적인 배경만 풀어내기에도 버겁다보니 조금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예시를 들어드리지 못하는 제 실력이 원망스럽지만 ㅎㅎ 그래도 부디 이번 칼럼이 턴을 바라보는 시각에 도움이 되어서 충돌하는 턴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수행하게 되시기를 모든 보더 분들께 바랍니다. (자세로 시작한 칼럼이 이상하게 끝났네요 ㅎㅎ;;;;)

부족한 글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5243848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엣지 체인지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중심축 이론을 바탕으로 내용 전개가 이루어 지지만 엣지 체인지 과정은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마지막 결론은 꽤 거리가 먼 내용이 나올 듯 합니다.(대제목은 자세 탐구인데 정작 결론은 자세가 아니라는 거;;;;;)  
하지만 내용 전개를 위해 바닥에 깔려있는 개념들이 관련이 깊기 때문에 이번 편을 보시기 전엔 꼭 자세탐구 - 1. 중심축 이론을 심화과정 까지 읽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특히 중심축 이론의 핵심인 ‘인클’과 ‘앵귤’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받쳐줘야만 이번 편을 문제 없이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내용의 흐름이 꽤 길고 복잡한 관계로 천천히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0. 서론


엣지 체인지는 스노보드 라이딩에서 매우 특별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노보드 라이딩 (=턴)은 특정한 힘에 저항하며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정적인 자세가 주를 이루지만, 이 엣지 체인지 순간에는 매우 동적인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심력에 저항하기만 하면 되는 매우 간단한(?) 원리의 턴과는 달리, 엣지 체인지가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은 꽤나 복잡하고 이해하기가 무척 어렵다.
때문에 어떤 관점에서 보면 턴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엣지를 체인지 하는 과정은 매우 상반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엣지 체인지는 스노보드 라이딩이 상급으로 올라갈 수록 그 중요성이 증대되기 때문에 그 원리와 방법을 반드시 익히고 넘어가야 한다고 보지만, 생각만큼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있지는 않다.

그 이유는 첫째로 많은 라이더들이 ‘원심력’ 이나 ‘프레스’로 대변되는 ‘턴의 과정’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원심력이 소실되는 엣지 체인지 순간은 단순히 턴과 턴의 연결부위 쯤으로만 여기거나, 아니면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로 좀 더 근본적인 이유는, 엣지 체인지는 아주 쉽기 때문이다.
많은 라이더들이 라이딩중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대부분 ‘턴’의 구간이지 엣지 체인지 구간이 아니다. 엣지 체인지가 쉬운 이유는 우리 신체가 이렇게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이동하는 것에 매우 익숙 하기 때문이다. 이족 보행은 이론상 무척 복잡한 행동이지만 우리에게는 굉장히 쉬운 것 처럼 말이다.

따라서 초보시절 약간의 공포심만 극복한다면 엣지 체인지는 굳이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쉬운 과정이 되어버린다.
그러다 보니 그 중요성에 비해 이론의 깊이가 매우 얕고 라이더들 역시 엣지 체인지 이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사실 엣지 체인지는 단순히 턴과 턴의 연결 구간이 아니며, 오히려 다음에 이어질 턴의 모습을 좌우하는 굉장히 중요한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턴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턴을 잘 하는 것보다 오히려 이 엣지 체인지 구간이 더 중요해지게 되고, 나중에는 이 관계가 역전되어 ‘턴’보다도 엣지 체인지의 비중이 더 높아지면서 결국에는 ‘턴’을 바라보는 시각조차 바뀌게 된다.

하지만 엣지 체인지에 대한 이러한 시각은 좀처럼 발전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이 엣지 체인지는 ‘당연한’ 행동이지만 설명하기에는 ‘복잡한’ 과정이기 때문에 굳이 험한 길을 들어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잘못된 이론이나 시각들이 너무나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이를 뿌리부터 수정하지 않는 이상 올바른 이론의 정립이 힘들다.
<충돌하는 턴>칼럼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많은 독학 보더들이 느끼는 라이딩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세나 로테이션 등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 턴에 대한 시각 자체를 수정할 필요가 있고, 엣지 체인지에 대한 이해 역시 이러한 과정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1.엣지 체인지의 모습


서론에서 이야기 했듯이 엣지 체인지는 라이딩 중에 가장 역동적인 변화가 이루어 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라이더들은 엣지 체인지를 마치 야구에서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이나 축구선수가 공을 차는 동작처럼 여기게 되고, 라이더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인해 데크의 엣지가 바뀐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더구나 엣지 체인지의 포커스는 데크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라이더가 데크를 조작하여 엣지를 바꾸는 것이라는 발상을 하기가 쉬운 것이다.

1.gif




하지만 중심축 이론에 입각하여 좀더 엣지 체인지를 단순화 하면, 엣지 체인지에서 가장 크게 변하는 것은 데크가 아니라 라이더(라이더+데크)임을 알 수 있다.


2.gif




이처럼 라이더와 데크 전체가 넘어가는 것이 진짜 엣지 체인지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라이딩중 엣지를 체인지 해야 하는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뒤집힘’이야 말로 엣지 체인지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뒤집힘은 다른 말로 하면 급격한 인클리네이션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편 중심축 이론을 통해 우리는 인클리네이션의 변화는 자세의 변화가 아니며 라이더가 처한 상태가 변하는 것임을 알았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 역시 라이더가 의식적으로 지지고 볶아서 만들어내는 행동의 영역이 아니라, 라이더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태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게 엣지 체인지를 제대로 알기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물론 중심축 이동이라는 행동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인클의 변화는 자세의 변화이거나 라이더의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에서의 인클의 변화 역시 적극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슬로프에 몸을 던져라’와 같은 말이 나오게 되고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또 이런 얘기를 적극적인 행동의 차원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턴 위주로 라이딩을 바라보게 되면 엣지 체인지는 턴과 턴 사이의 연결 부분이 되고, 결국 이전 턴 과 다음 턴 에 의해 엣지 체인지 과정은 둘로 쪼개지게 되어 엣지를 빼는 동작(릴리즈)과 엣지를 넣는 동작(카도즈케)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엣지 체인지는 라이더가 넘어가는 뒤집힘이 필요하고, 이러한 뒤집힘은 라이더의 행동이 아니라 라이더가 처한 상태의 변환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은 분리하여 생각 할 수 없는 연속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결국 엣지 체인지의 핵심은 이러한 뒤집힘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그 뒤집힘을 만들어 주는 힘의 근원을 알아내는 것일 터이다.
그럼 이제부터 이 뒤집힘이 어떻게 발생 하는 지를 차근차근 따져보기로 하자.



# 엣지 체인지의 역설

아마도 많은 라이더들이 엣지 체인지 시점에서 엣지를 빼지 못한 경험이나, 또는 엣지 체인지를 시도했더니 도리어 턴이 말려 올라간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엣지 체인지를 위한 라이더의 자세 변화가 매우 역설적인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1편에서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는 <중심축 이동> 즉 ‘갈아타기’라는 자세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이러한 ‘갈아타기’를 위해서는 무게 중심의 이동이 필요한데, 이 <중심축 이동>을 위한 무게 중심의 이동이 사실 <중심축 기울기 변화>에 필요한 행동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이다.



3.gif




즉 라이더의 내부적인 움직임만 보았을 때엔 <중심축 이동>과 <중심축 기울기 변화>를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라이더가 자세의 변환(내부적인 움직임)을 통해 <중심축 이동>을 하려고 시도 했을 때, 자칫 이 행동이 <중심축 기울기 변화>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중심축 기울기 변화>는 앵귤을 뜻하므로 도리어 지금의 엣지각이 더욱 강화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4.gif



이런 실수 역시 내부적인 행동인 자세의 변화와, 외부 요인에 의한 상태의 변화를 구별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다.
1편에서 살펴본 이러한 자세의 변화는 라이더의 내부적인 움직임이기 때문에 그 기준점 역시 내부에 있다. 따라서 무게 중심의 이동이란데크를 기준으로 이동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심축 이동은 여기에 한 가지 다른 변화가 필요한데 바로 ‘지지점’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지점의 변화는 슬로프와 라이더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외부적인 변화이고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무게 중심이 슬로프를 기준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5.gif




좀더 쉽게 정리하면...
엣지 체인지를 위한 <중심축 이동>은 ‘데크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 이동’과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 이동’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데크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은 자세의 변환이기 때문에 라이더의 의지에 따라 간단하게 만들어 낼 있다. 하지만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의 이동’은 슬로프에 작용하는 또다른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약 라이더가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고 무작정 자세의 변환만 취한다면 <중심축 이동>이 아니라 <중심축 기울기 변화>, 즉 앵귤이 되어 오히려 엣지각이 강화되어 버린다.

1편에서 이러한 차이점을 굳이 이야기 하지 않은 이유는 1편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자세에 대한 이야기 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말하는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의 이동은 자세의 변환과는 다른 이야기이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부 힘에 의한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꼭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힘이 위에서 말한 뒤집힘을 만드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힘이다.
즉 뒤집힘에 대한 이해 과정 없이는 ‘중심축 이동’과 ‘중심축 기울기 변화’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라이더들이 이런 힘을 부지불식간에 이용하고는 있지만, 그 존재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를 자세 변환 만으로 이루려고 하고, 가끔 이러한 자세 변환이 앵귤로 작용하게 되어 더 엣지를 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엣지 체인지를 위한 자세 변화는 ‘중심축 이동’ 뿐이고, 기울기가 변하는 것은 자세의 변환이 아니라 상태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의 변환이 어떻게 작용하고 또 어디서 유발 되었는지 그 ‘뒤집힘’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이 엣지 체인지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엣지 체인지의 역설(엣지 체인지 자세 = 앵귤 자세)은 반대로 말하면 앵귤 자세를 통해 엣지 체인지를 만들어 낼 수 도 있다는 말도 된다.
이 내용은 이전 칼럼 <팔을 흔드는 이유> 에서 다뤘던 내용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전 턴의 앵귤 자세에 팔을 흔드는 힘을 더하면 더 쉬운 엣지 체인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 설명이 좀 난해하다고 느껴질 텐데...그 이유는 각각의 변화가 어떠한 기준점으로 이루어 지고 있으며 그 기준점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일일히 쪼개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반적인 언어 표현방식이나 사고방식은 이렇게 확고한 기준점을 시작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직관적인 표현이나 뭉뚱그린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기준점을 나누고 정의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렵고 때론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딩 이론에서 이러한 기준점 설정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필자의 다른 칼럼에서도 대부분의 분량이 이러한 기준점 설정에 할애 되고 있다는 것을 아마 느끼셨을 것이다. 
그 이유는 기존의 이론(로테이션, 전경후경, 업다운 등등)들이 이러한 기준점을 제대로 찍지 않고 일상적인 표현에 기대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만 디테일하게 들여다 보면 그 일관성을 잃어버리고 많은 모순들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원리에 대한 추론을 이어나가다 보면 기존 이론의 용어들을 활용하기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새롭게 기준점을 찍는 과정과 거기에 맞는 용어를 다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해 진다. 
칼럼을 쓰는 입장에서도 매번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야 하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피곤하지만,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이런 마구잡이식 이론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초급 보더들일 것이다.




2. 뒤집기 힘 - ⓐ 중력


드디어 본론 아닌 본론에 들어왔다.
엣지 체인지를 위한 뒤집기 힘의 가장 기본은 바로 중력이 당기는 힘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중력이 당기는 힘에 의해 라이더가 뒤집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1편에서 말한 “인클의 변화는 넘어지기와 같다”를 생각하면 더 이해하기 쉬워진다.
라이더 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은 균형을 잃는 순간 넘어지게 된다.
그럼 대체 균형은 무엇이고 넘어지기는 무엇일까?
균형이란 사물이 지면을 누르는(=사물이 당겨지는) 힘과 사물을 받쳐주는 힘이 평형을 이루는 상태라고 할 수 있고, 넘어지는 것은 이 두 힘의 평형이 깨져서 사물이 지면으로 당겨지는 힘에 노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6.gif





그리고 사물이 균형을 잃고 당겨지는 순간 그림과 같이 회전하는 (=뒤집히는) 토크가 발생하게 된다.
라이더 역시 균형을 잃는 순간 중력에 의해 잡아 당겨지게 되고, 이 힘으로 인해 토크가 발생하여 ‘뒤집히게’ 된다. 즉 인클이 변하고 그 결과 엣지각이 바뀌거나 엣지가 체인지 되는 것이다.


7.gif



여기서 핵심은 균형 상태가 뒤집힘(넘어짐)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힘의 평형을 깨뜨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바로 슬로프를 기준으로 한 무게 중심의 이동이다.


8.gif



그리고 이러한 무게 중심의 이동을 위해서는 무게 중심을 밀어주는 힘, 즉 슬로프에 대한 반발력이 필요한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넘어지는 과정’ 자체가 약간의 힘 만으로도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것을 촉발하는 초기힘은 무척 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주 높은 탑은 살짝만 건드려도 무너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우리 몸은 항상 긴장된 상태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보자면 균형을 유지하는 게 더 어렵지 균형이 깨지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다.

이 얘기는 엣지각 변경을 위해 필요한 초기 힘이 너무나 작고 더구나 그 과정이 자연스러워서 우리가 그런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의식하기가 힘들다는 말이 된다.
그저 기울인다 라는 생각 만으로도 균형이 깨지고 엣지각 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인클의 변화는 사실 앵귤에서 유발된다는 점, 그리고 그 앵귤이 매우 미세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런 방식은 지나치게 자연스럽다 보니 오히려 엣지 체인지를 심층적으로 들여다 보는 기회를 막아버리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엣지 체인지를 위해 필요한 각각의 요소들을 이해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이 동작이 너무 자연스럽다 보니 그 중요성이 저평가 되거나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게 되고 결국 엣지 체인지 동작이 그 중요성에 비해 이론적인 깊이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인클리네이션을 이용한 엣지각 만들기


1편에서 인클의 변화는 결국 미세한 앵귤레이션에서 비롯 된 것이기 때문에 <인클을 이용한 엣지각>, <앵귤을 이용한 엣지각>과 같은 기존의 구분법을 자칫 혼란 스러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엣지 체인지에 대한 이런 구분은 사실 잘못 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아주 중요한 구분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용어의 문제점 때문에 오해를 낳기 쉬울 뿐이다. 인클은 앵귤과는 엄연히 다른 차원의 개념인데도 동일한 관점으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인클을 사용하여 엣지각을 만든다는 얘기 역시 무의미한 동어반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용어는 어떻게 바꿔야 그 본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중심축 이론을 바탕으로 이 두 가지 엣징법을 이름 짓자면 각각
‘중심축 기울기가 고정된 상태에서의 엣지각 변화’ (=인클을 이용한 엣지각)
‘중심축 기울기를 활용한 추가적인 엣지각 만들기’ (=앵귤을 이용한 엣지각)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각 상태의 변화와 자세의 변화이기 때문에 서로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심축의 기울기 변화, 즉 앵귤에 의한 엣지각 만들기는 1편에서 이미 충분하게 설명했으니 넘어가겠다.
그렇다면 중심축 기울기가 고정되었을 때의 엣지각 변화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A.중심축의 기울기를 고정한다는 것은 라이더의 자세 변화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말이 된다.
B.인클(엣지각)이 변한다는 것은 라이더가 처한 상태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A와 B를 더하면 결국 자세 변화 없이 라이더가 처한 상황이 바뀐다는 말이 되고 이는 결국 전적으로 외부 힘에 포커스가 맞춰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이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엣지 체인지를 비롯한 모든 엣지각 변경은 결국 외부 힘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라이딩의 핵심적인 원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자세 변경이 없어도 엣지각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 방법이야말로 외부 힘의 존재를 문자 그대로 명약관화 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방법을 활용한 연습법인 ‘축을 이용한 카빙턴 (=기울기만 이용한 카빙턴)’은 정말 정말 중요해서 아무리 많이 수행한다고 해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 연습법을 카빙을 입문하기 위한 아주 기초 연습법, 또는 균형감을 익히기 위한 연습법 정도로 여기어 그 가치가 매우 저평가 되어 있는 것 같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비기너 턴이나 너비스 턴을 턴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반복 연습하며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이 축을 이용한 턴을 갈고 닦는게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테이션은 절대로 턴의 정수가 될 수 없고, 턴의 정수는 프레스의 활용이며 결국 인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인클과 인클이 만들어 지는 힘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울기만을 사용한 카빙턴은 이것이 가능해질 정도의 실력에 오른다면 대부분 쉽게 느껴지기 때문에 오래 붙잡고 연습할 이유가 없다고 여기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엣지각 변경은 굉장히 자연스럽고 익숙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연습법에서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고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까?
칼럼의 진행을 앞지르는 셈이지만 이 부분을 한번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첫번째 단계로 기울기만을 이용하여 (중심축을 고정한 채로, 또는 앵귤을 사용하지 않은 채로) 천천히 턴을 해보면,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는 억지로 몸을 넘기는 게 아니라 중력(+원심력)에 몸을 맡겨서 자연스럽게 쓰러져야 함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처음 이야기한 중력에 의한 뒤집힘이다. 
더불어서 이런 뒤집힘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세하지만 균형을 깨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 여기서 이 연습을 그쳐버리기 쉽지만, 조금 더 턴의 퍼포먼스를 올려보면 지금 방법의 한계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중력에 의한 쓰러짐은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기 때문에 더 높은 퍼포먼스에서는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턴의 퍼포먼스가 올라감에 따라 ‘새로운 뒤집기 힘’이 생기면서 이 한계를 넘을 수 있게 해준다. 이 단계에서는 이 힘의 존재를 느끼고 활용(또는 억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좀 더 강도를 올리게 되면 이때에는 위에서 말한 두 힘으로도 엣지 체인지가 어려워 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더 적극적인 제 3의 힘이 필요하게 되고, 만약 이 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다면 기울기 만으로도 상당히 퍼포먼스가 뛰어난 턴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앵귤이나 업 다운의 도움이 어느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결국 이 연습법으로 턴의 기본모습(베이스)이 마련이 되는 것이고 여기에 앵귤을 추가하고 업다운을 추가해서 더욱 다양하고 어그레시브한 턴을 만들 줄 알게 만드는 것이 진짜 턴을 배우는 순서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본 칼럼을 다 읽으신 뒤에는 반드시 이 기울기만을 이용한 턴을 해보면서 3가지 힘의 차이점을 느껴 보시길 적극 권해 드린다.




3. 뒤집기 힘 - ⓑ 데크의 반발력 (리바운드)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한번 정리해보자.

가장 기본적인 엣지 체인지 메커니즘은
중력이 당기는 힘이며 →
중력이 당기게 만들기 위해서는 균형을 깨야하고 →
균형을 깨려면 무게 중심이 슬로프 대비 이동해야 하는데 →
이를 위해서는 슬로프를 미는 반발력이 필요하다. →
다만 이 힘은 매우 미세하여 거의 무시된다.

라는게 지금 까지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좀 더 상급의 턴으로 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사실 중력을 이용한 엣지 체인지 방법은 그 스피드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턴의 시퀀스가 짧아지면 거기에 맞춰 엣지 체인지도 짧아져야 하는데, 몸을 당겨주는 중력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 시간이 빨라질 수 없고, 오히려 더 다이나믹한 턴으로 갈 수록 엣지각의 변화가 커야 하므로 엣지 체인지 시간은 더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조금 단순화 하였다.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한 문제이다)


9.gif



이 문제는 중급 이상의 라이더들에게 굉장히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되는데, 이처럼 길어진 엣지 체인지 시간이 턴 구간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더 상급의 턴을 못하게 가로막기 때문이다.
특히나 <충돌하는 턴>의 개념을 익히기 위해서는 턴의 전반을 살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엣지 체인지 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최상급 슬로프에서의 롱턴이나, 또는 중급에서 크고 느린 롱턴을 하면 이 중력이 너무 심하게 작용해서 턴 크기에 비해 너무 빠른 엣지 체인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엣지 체인지을 늦게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엣지 체인지 시간만 줄인다고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제로는 어느 타이밍에 엣지를 바꿔야 하고 턴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같은 많은 문제점들을 모두 생각해 보아야 한다.)
즉 이 단계부터는 엣지 체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이나 강습이 필요해지는 시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계에 이르게 되면 엣지 체인지를 도와주는 또 다른 힘이 등장하게 되고 이 힘으로 인해 어느 정도 느린 엣지 체인지에 대한 고민이 해소되게 된다. 나쁘게 말하면 엣지 체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다시 한번 막혀버리는 것이다.
그 힘이란 바로 리바운드, 즉 데크의 반발력이다.

턴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반경이 좁아지게 되면 자연히 원심력이 증가하게 되고 그로 인해 데크가 더 많이 눌리게 된다.
이렇게 눌린 데크는 엣지 체인지 구간에서 원심력이 해소되는 순간 펴지면서 라이더를 밀어 올리게 되는데 이렇게 데크가 눌렸다가 밀어 올리는 힘을 보통 리바운드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리바운드는 슬로프에서 부터 라이더를 밀어 올리는 모습이기 때문에 슬로프에 대한 반발력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이 반발력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엣지 체인지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10.gif




하지만 이 힘에도 단점은 있다.
일단 이 힘은 항상 같은 타이밍에 일정한 크기로 존재한다고 보장된 힘이 아니기 때문에 전적으로 이 힘만 믿고 사용하기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 힘은 위로 밀어 올려지는 힘이기 때문에 라이더를 뒤집어 주기 위해서는 어찌 되었건 중력과 함께 작용해야 되고, 그렇기 때문에 엣지 체인지 시간을 무작정 줄여주진 못한다. 리바운드가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뒤집기에 쓰이는 힘의 크기는 한계가 있고 그 나머지 힘은 데크를 띄워 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엣지 체인지가 빠르게 되지 않거나 라이딩이 불안정 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리바운드를 이용한 엣지체인지는 효과적이긴 하지만 그 특성상 제한적으로 사용되거나 때에 따라선 오히려 억제 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좀 더 상급의 턴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의 뒤집기 힘이 요구되게 된다.

문제는 라이더가 이 정도 수준에 오게 되면 약간의 요령을 통해 비교적 빠르고 쉽게, 그리고 아무 때나 엣지 체인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엣지 체인지에 대한 스킬업이 완전히 멈춰버리게 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업’동작 때문이다.
엣지 체인지에서의 업은 마치 반발력을 만들어내는 작은 점프과 같다고 볼 수 있고, 다시 말해 인위적인 리바운드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업 동작을 통해 라이더는 언제든지 리바운드와 같은 힘을 만들어서 빠른 엣지 체인지가 가능한 것이다.



11.gif



그러나 이 ‘언제든지 엣지 체인지가 가능하다’라는 것이 오히려 큰 걸림돌이 된다. 엣지 체인지 타이밍은 턴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큰 기준점이기 때문에 그 기준점을 정확한 장소에 찍어야 하지만 아무 때나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져 버리니 그 기준점을 아무렇게나 찍어 버리는 상황이 생기게 되고 더 이상의 턴의 발전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업의 정체


너비스턴 강습에서 우리는 업과 다운을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운은 프레스를 주는 것, 업은 프레스를 해제 하는 것이라고 배우게 되는데, 이 때문에 업과 다운은 서로 반대의 개념이라는 생각이 보더들에게 뿌리내리게 된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라이딩에서의 업과 다운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고 각각 상당히 다른 목적을 가지고 행해지는 것이다.
그중에 다운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 <업 다운> 칼럼에서 다룬 적이 있다. 즉 다운이 가중이냐 발중이냐의 논란 같은 건 중요하지 않으며, 실제로 다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충돌’로 만들어진 프레스를 관리하는 ‘쿠션’의 역할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칼럼에서 업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이유 역시 업 다운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어서 다운을 안다고 해서 바로 업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몇 가지 개념들을 꼭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칼럼에 와서야 비로서 업이 무엇인 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업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기존의 개념에서 업은 프레스를 해소하는 발중의 의미이며, 이러한 발중을 통해 엣지체인지를 쉽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얘기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업은 단순히 자세가 높아지는 것 뿐인데 왜 발중이 되는 것일까?’
‘업과 같이 몸을 펴는 행동은 데크를 밀게 되는데 오히려 가중이 되어야 맞는게 아닐까?’
이와 같은 의문점들이 끊임없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업을 하면 분명히 엣지 체인지가 쉬워지는게 맞다. 대체 왜 그럴까?


첫째, 업을 하면 자세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은 자세는 발중이나 프레스와는 아무 연관이 없고 단지 높은 자세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높은 자세는 필연적으로 불안정해지기 마련인데 이로 인해 낮고 안정적인 자세보다 더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12.gif




그림과 같이 높은 자세에 비해 낮은 자세는 뒤집어 지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엣지 체인지를 하기 쉬운 높은 자세로 이동하는 것이 바로 업 동작인 것이다.


(※이해 하기 쉽도록 직관적으로 설명했지만 높은 자세에서의 엣지 체인지가 쉬운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자세가 높을수록 ‘온순하게’ 넘어지기 때문이다.엣지체인지 순한맛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자세가 높을 수록 무게 중심의 이동 거리에 비해 인클의 변화량이 적다는 뜻이다. 이 말이 더 어려운가;;;; 쉽게 말해서 업 자세는 넘어지는 과정이 매우 둔해서 컨트롤이 쉬운 반면, 다운 자세는 넘어지는 과정이 굉장히 민첩해서 오히려 더 컨트롤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야구배트를 손바닥 위에 세워보는 놀이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두꺼운 부분이 아래로 가야 안정적이므로 더 쉽게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두꺼운 부분이 위로 가야 훨씬 세우기(=컨트롤 하기) 쉽다. 
엣지 체인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높은 자세에서 넘어지는 것이 더 컨트롤 하기 쉽기 때문에 초보때는 업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신속한 엣지 체인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다운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둘째,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는 반발력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뒤집어 지기 위해서는 무게 중심이 슬로프를 기준으로 이동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슬로프를 밀쳐내는 힘이 필요하다. 업은 단순히 위로 몸을 일으키는게 아니라 살짝 기울어진 방향으로 슬로프를 밀어 냄으로써 이러한 반발력을 쉽게 얻어낼 수 있다.


13.gif




그렇다면 업은 가중이 맞는 것일까? 밀쳐낸다는 관점에서 보면 업은 가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밀쳐낸 결과 몸이 들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발중이라는 이야기도 맞게 된다.
즉 업은 가중이면서 발중도 되는, 정확하게 말하면 ‘가중 이후 발중’ 이라는 것이다.
내가 지면을 밀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점프 동작을 한번 생각해보자. 점프는 지면을 밀어내서 몸을 띄우는 것이다. 이 점프는 가중과 발중의 양면성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점프가 가중이냐 발중이냐로 고민하지 않는다.
만약 점프 동작을 에어쿠션과 같이 지면이 물렁한 곳에서 하면 몸은 그대로이고 다리가 펴지면서 지면이 눌릴 것이다. 즉 가중의 측면이 더 커진다. 하지만 바닥이 딱딱해 질수록 지면은 ‘가중’되지 않고 반대로 몸이 떠올라 ‘발중’될 것이다. 즉 발중과 가중의 비율은 상황에 따라 바뀌게 되며 이 역시 기준점이 어떻게 변하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발중이냐 가중이냐라는 고민은 별 의미가 없다.

이처럼 업을 해서 엣지 체인지가 쉬워지는 것은 ‘발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기존의 강습이론에선 업을 발중, 다운을 가중이라고 가르치면서 마치 이 두 가지가 상대적인 개념인냥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에 혼란이 오는 것이다.
다운이 가중이라고만 가르치는 것도 라이딩을 망치는 주범이고, 업이 발중이라는 이야기 역시 포인트를 완전히 빗나간 이야기이다. 업 동작을 하는 타이밍에 프레스가 해제되는 이유는 단순히 그 구간에서 곡률이 줄어듦에 따라 원심력이 없어지기 때문이지 몸을 일으키는 동작 때문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다운은 프레스를 만드는 것(가중)도 있지만, 관성(충돌힘, 또는 원심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프레스를 관리하는 수단이라는 것.
업은 프레스를 해소하는 것(발중)이 아니라, 몸을 넘기기 쉬운 자세를 만들고 그 몸이 넘어가도록 밀쳐주는 행동이라는 것.



## 다운 언웨이팅


업 언웨이팅(?) 이야기를 했으니 다운 언웨이팅도 뺴놓을 순 없겠다.
다운이 발중이냐 가중이냐라는 논란에서 다운이 발중이라는 증거로써 대부분 다운 언웨이팅을 예로 든다.
다운을 하면 발중이 되고 이러한 발중 덕분에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 진다는 이야기이다.
이 말처럼 분명히 다운 언웨이팅은 발중으로 작용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실제 라이딩에서의 다운 언웨이팅 목적은 발중과는 약간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업 언웨이팅(?) 방식의 엣지 체인지에서 업이 발중으로도 작용하긴 하지만 사실 발중이 목적이 아닌 것 처럼, 다운 언웨이팅 역시 그 동작이 발중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위해 이런 동작을 취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운을 하면 엣지 체인지가 굉장히 신속하고 빨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운 언웨이팅을 좀더 노골적인 표현으로 바꿔본다면, ‘빨리 무너지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동작은 다리를 끌어올려 데크에 몰린 압력을 해소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던 신체의 한쪽 면을 신속하게 무너뜨려서 엣지 체인지 힘을 만들어 내는 게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조물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14.gif


이 구조물의 인클이 변하기 위해서는 (=넘어지기 위해서는) 한쪽 기둥을 들어 올려 넘어뜨리거나, 또는 다른 쪽 기둥을 무너뜨려서 넘어뜨리는 방법이 있다.


15.gif



앞서 살펴 보았듯이 한쪽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 바로 업 언웨이팅(이제는 이 언웨이팅이라는 표현이 조금 어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방식이며, 다른 한쪽을 무너 뜨리는 방식이 다운 언웨이팅 방식이라는 것이다.

즉 다운 언웨이팅은 발중을 만드는게 목적이 아니고 단순히 몸을 한쪽으로 빠르게 무너뜨려서 ‘뒤집기 힘’을 만들어 내는게 목적임을 알 수 있다.
그 증거로서 다운 언웨이팅에 발중의 효과를 완전히 삭제한다고 해도(오히려 가중이 된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다운 언웨이팅 행동으로 빠른 엣지 체인지가 가능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4. 안정화


이처럼 업을 통한 가짜 리바운드를 만들어 냄으로써 라이더는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지긴 했지만 여기엔 한 가지 제약이 따르게 된다.
작은 점프와 마찬가지인 업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안정적인 상태가 필요하게 되고, 이를 위해서 원심력(프레스)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는 ‘안정화 과정’이 필요해 진 것이다.
특히나 엣지 체인지 구간은 턴이 끝나가는 구간이기 때문에 프레스의 변화가 많아 매우 불안정하며 강력한 리바운드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안정화 과정이 없으면 업 동작을 통한 가짜 리바운드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안정화 과정은 때론 속도를 조절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턴의 완급을 조절하는 (다음 턴의 준비를 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 모든 라이더들이 이런 안정화를 경험해보거나 또는 습관적으로 턴에 집어넣고 있을 것이다.

라이딩이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다시 정리하여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몸을 쓰러뜨리는) 엣지 체인지 방법을 배운다.
                          ↓
업을 하면 몸이 더 쉽게 쓰러지는 것을 배운다.
                          ↓
단순히 쓰러지는 것은 느리다는 것을 깨닫는다. (문제 발생)
                          ↓                   
리바운드를 통해 이런 반발력이 더 빠른 엣지 체인지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경험한다. (PROFIT!)
                          ↓
리바운드를 써먹는 게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문제 발생)
                          ↓
과장된 업 동작이 리바운드를 대신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 (PROFIT!)
                          ↓
과장된 업 동작을 위해서는 프레스의 변화가 없는 안정된 상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문제 발생)
                          ↓
턴의 끝부분에 안정화 과정을 넣어서 편안함이 오래가는 상태를 만든다 (PROFIT!)


과정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 이런 테크 트리를 타게 된다.
그리고 아마 여기까지 오게 되면 왠지 턴을 막 잘하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급격한 프레스 변화를 안정화 과정을 통해 진정 시키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이후에 매우 다이나믹한 몸동작을 통해 빠른 엣지 체인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화 과정은 라이딩을 완전히 망쳐버리게 된다. 더 빠른 엣지 체인지는 이러한 안정화 과정 이후 과장된 업 동작이 아니라, 애초에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만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꾸 뜸 들여서 죄송하다;; 충분히 설명 한 뒤에 이 힘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겠다) 그래서 이러한 안정화 과정을 넣는 순간 라이딩의 발전이 가로 막히게 된다.

게다가 안정화 과정의 애초 목적인 빠른 엣지 체인지는 안정화 과정이 추가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느린 엣지 체인지와 다를 바 없게 되어 버린다.
아이러니 하지만 엣지 체인지를 빨리 하려고 안달일 수록 더 안정적인 상태를 요구하게 되고, 더 긴 안정화 과정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동키콩 턴을 하게 된다.
라이더 스스로는 재빠른 엣지 체인지를 했기에 다이나믹한 턴이라고 여기겠지만 실상은 안정화가 거하게 들어간 동키콩 턴이 되어 전혀 다이나믹하지 않은 턴이 되는 것이다.


16.gif




결국 안정화 과정은 턴의 품질을 올려주는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하게 되고 다만 라이더의 공포감이나 안정감에만 영향을 주는 심리적인 효과만 낳게 된다.
(깡이 부족한 평범한 라이더들은 대부분 이 함정에 걸리게 된다)



#오징어 턴 (끌어차기, 또는 템XXX턴)의 정체


일부 깡 좋은 라이더들이 아닌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한 번쯤 이런 함정에 걸리게 되어 이상한 몸 동작을 보이게 된다. 속칭 오징어 턴이라고 하는데 그 원리상 매우 적절한 묘사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상한 몸동작이 나오는 이유 역시 ‘뒤집기 힘’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습관적인 안정화나 기다림으로 인해 엣지를 체인지할 원동력이 없어져 버리다 보니 과장된 몸 동작을 통해서 라도 이런 힘을 쥐어 짜내는 것이다.

이 몸 동작은 특히나 힐→토 전환구간에서 주로 나타나게 되는데,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상체를 미리 앞으로 넘긴 뒤에 데크를 당겨서 뒤로 차는 모습과 같다. 그래서 필자는 끌어차기라고 부르고 있다.
이 방법은 뒷발차기와 마찬가지로 교정이 필요한 모습이지만, 그 교정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많은 라이더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비슷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끌어차기의 구체적인 모습은 (*2015.12 기준) 구글에서 스노우보드배우기, 보드동영상, snowboarding  이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아예 어떤 곳에서는 이러한 방법에 요상한 스키 용어를 붙여서 활용하고 있는데, 스노보드의 발전을 좀 먹는 행태이지만 한편으론 그 고충이 약간은 이해가 간다. 그만큼 스노보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겁이 많으면 더 쉽게 빠지게 되는 주화입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런 모습이 토→힐에선 안보이고 유독 힐→토에서만 보이는 것일까?
끌어차기의 원리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면 그 이유도 쉽게 알 수 있다.
끌어차기는 기본적으로 엣지를 바꾸기 위한 몸부림인데, 이렇게 엣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몸이 폴라인 아래 방향(계곡 방향)으로 넘겨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지탱하고 있는 엣지를 사용해 몸을 밀어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 몸의 관절 구조는 앞 뒤로 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
토엣지에서 몸을 미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신체 구조상 토 엣징 상태는 ‘앞으로 구겨져 있는 상태’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 엣징 자세는 사실상 다운 자세와 비슷하다. 토엣징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도 온 몸이 앞으로 눌려져 있는 듯한 긴장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목만 살짝 펴도 몸은 등 뒤로 넘어가게 된다.


17.gif



하지만 힐 자세는 완전히 반대로, 힐 엣지를 밀기 위한 방법이 없다. 이미 힐 자세는 ‘등 뒤로 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 엣지와는 다르게 앞으로 몸을 넘길만한 원동력이 없다.


18.gif




그래서 나온 고육책이 바로 고관절(또는 허리)을 구부려서 억지로 상체를 넘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엣지가 더 서면서 데크가 말려 올라가는데, 이때 살짝 데크를 당겼다가 다시 뒤로 밀어버리면 엣지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말로 설명하려니 무척 어렵다--;; 사실 보기와는 다르게 매우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상체를 구부리는 힘으로 데크를 끌어와서 뒤로 차는 것이다.


19.gif

20.gif



이 끌어차기는 분명히 나쁜 습관이긴 하지만, 오히려 고수들은 그 메커니즘을 일부 이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 원리를 알아두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마치 초보들의 뒷발차기와 고수들의 스윙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눈치채셨겠지만 이 끌어차기의 원리가 앞서 말한 다운 언웨이팅이과 팔 흔들기의 원리가 혼합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


분량이 많이 길어진 관계로 다음 편에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옥같은 댓글들]


[레벨:7]숏턴의달인∂

2016.01.14 12:25:56
*.219.154.178

늘 좋은칼럼 감사해요
오징어턴 끌어차기가 이게맞나요?

http://youtu.be/rlecK67XmzM

[레벨:23]id: 조로아찌

2016.01.29 00:07:18
*.171.125.56

알고싶어했던 그것을 정확히 알려주시는 루나님의 칼럼~!

추천 찍어요~

 

p.s 제가 올린 칼럼의 주인공이 끌어차기 연속동작의 시범을 보여주시네요... ㅎㅎ

      궁금하신 분들은 구경 한번 하고 오세요.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Colum&page=2&document_srl=34673503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3952983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이전 칼럼에서 말씀 드렸던 중심 축 이론을 좀 더 확장하여 자세의 또 다른 의문점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사실 지금부터 다를 주제는 제 부족한 실력으로는 미처 경험해 보고 검증해 보지 못한 부분이 꽤 많은데다가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칼럼의 모토인 <이론을 바탕으로 한 라이딩>이 아닌 약간 실전에 가까운 부분이 많다 보니 걱정이 앞서긴 합니다.
특히나 논란의 여지가 생길만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터라 조금 망설여지는 내용이지만, 앞으로 진행될 칼럼의 바탕이 되는 부분이며 많은 고수분들의 라이딩 영상을 보고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터 놓고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골반은 지붕, 다리는 기둥


지난 칼럼에서는 축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하여 왔다. 그럼 이 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리 몸을 아주 약간 더 복잡한 구조로 들여다 본다면 골반과 골반을 버티고 있는 2개의 다리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골반이라는 지붕을 2개의 기둥인 다리가 지지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지붕 위에는 상체가 얹혀져 있기 때문에 상체를 구성하는 관절의 쓰임도 중요하겠지만, 전체적인 무게 중심 이동의 시작은 골반 이동에 의해 발생 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일단은 골반까지만 생각해 보도록 하자.

1.gif


다크포탈고인돌 
이런 구조로 몸을 생각한다면 무게 중심의 이동 = 골반의 이동이고, 이러한 이동은 기둥이 되는 다리의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이루어짐도 알 수 있다.
그래서 토엣징과 힐엣징에서의 골반의 위치를 보면 다음과 같다.

2.gif



이것이 바로 앞 칼럼에서 말한 ‘갈아타기’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모습을 통해 갈아타기를 위해서는 발목의 관용도가 확보되어야 함도 알 수 있다.

문제는 라이딩중에는 로테이션이 쓰이게 되고 이 로테이션으로 인해 골반이 회전 하면서 기둥이 되는 다리의 구조를 변형 시킨 다는 것이다.
이런 로테이션에 의한  구조적 변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토턴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2. 토턴에서의 골반 회전


과거에는 논란이 되었던 부분이지만 이제는 토턴에서 역로테이션을 쓰는 것에 아무도 태클을 걸지 않을 것이다. 즉 토턴에서 어깨를 활짝 여는 자세가 (아직 정석 까진 아니지만) 올바른 자세의 하나로 받아들여 지고 있으며 이것이 훨씬 효과적인 라이딩 방식이란 것도 이미 실전에서 증명 되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어깨를 여는 역 로테이션을 사용하게 되면 다리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3.gif




이렇게 골반 역시 회전하면서 뒷발 쪽에 프레스를 주기 쉬운 자세가 된다.
왜 뒷발에 프레스가 몰리는지 잘 이해가 안되는 분들은 실제 자세를 취해보고 골반을 앞 뒤로 이동 시켜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역 로테이션이 걸린 상태에서 골반이 앞(노즈)으로 가면 앞발 발끝이 아니라 뒤꿈치가 눌리면서 토 엣지에 지지점을 유지하기가 조금 곤란해 질 것이다. (억지로 앞발 발끝을 누르려고 시도하면 발목에 힘을 줘서 버텨야 하거나-하드한 부츠가 필요- 아니면 골반이 다시 닫혀야 한다)
반대로 살짝만 골반을 뒤로 빼면 발끝이 눌리면서 토 엣지 위에 무게를 완전히 실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조금 더 알아 보기 쉽게 표현하면 양 다리가 받는 힘은 이 다리가 받치고 있는 골반의 위치에 영향을 받는다 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토턴에서 역 로테이션을 사용하면 앞 골반과 뒤쪽 골반의 위치에 의해

앞발이 버텨주는 힘은 약해지지만
뒷발이 버틸수 있는 힘은 강력해지는 구조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뒷발 주도의 라이딩은 대부분의 카빙 턴과 슬라이딩 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뒷발 엣징이 좋지 않으면 테일의 그립력이 나빠지고 이로 인해 테일이 슬립나거나 채터링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물며 슬라이딩 턴에서 조차 뒷발의 컨트롤을 위해서 이와 같은 뒷발 위주의 엣징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왜 그럴까’이다. 왜 노즈보다 테일 그립력이 더 중요한 걸까?
안타깝지만 여기에 대한 답을 내리기엔 필자의 능력이 턱없이 부족해서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경험상 카빙턴에서 중경이나 후경은 그립력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전경이 되는 순간 턴이 쉽게 터진다는 것 만으로도 뒷발 엣징의 중요성은 간접적으로 증명된다고 할 수 있겠다.



#테일 엣지의 중요성

테일 엣징을 위해서 뒷발 쪽에 주도적인 프레스(또는 프레스 컨트롤)를 넘겨준다는 이 얘기는 사실 초보들에게 강조하는 ‘전경’과 상충하는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때문에 그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면서도 이를 남에게 자신 있게 말하거나 설명하기에는 주저함이 들게 된다.
다만 초보들에게 강조되는 ‘전경’과 여기서 말하는 ‘뒷발 주도의 프레스’는 약간 바라보는 측면이 다르지 않나 생각할 뿐이다.
그럼 대체 왜 테일 엣징이 중요할까?
여러가지 발상이 가능하겠지만 일단은 보드의 구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5.gif



엣지의 활용도 면에서 데크의 앞쪽 엣지보다는 당연히 뒤쪽 엣지가 훨씬 중요하고 더 강한 접촉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속 라이딩 일수록 테일쪽(뒷발)이 라이딩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데크의 구조는 셋백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솔직히 필자도 셋백이 왜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는 모른다. 단지 설면의 구조라던가 (입자구조, 저항, 부력 등등) 다른 어떤 요인들에 의해 셋백이 중요해진게 아닐까라는 상상만 할 뿐이다.
하지만 셋백처럼 라이더가 약간 뒤에 선다는 얘기는 결과적으로 테일쪽에 치중한 프레스를 말하는 것이며 이는 테일 엣지의 중요성과도 연관 되어 생각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턴의 구조로 생각해 보자면 노즈가 떨어지는 턴의 전반의 프레스 크기와 테일이 떨어지는 턴의 후반의 프레스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란 설명도 가능할 것이다.
턴의 후반에서는 중력과 원심력이 합쳐져서 프레스의 크기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칼럼에서 말한 턴의 전반과 후반의 차이점으로도 이해가 가능하다.
턴의 전반은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되지만 턴의 후반은 라이더가 반드시 의식하고 설면에 저항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쪽 프레스가 중요한 턴 전반보다 뒤쪽 프레스가 중요한 턴 후반의 비중이 커지므로 테일이 더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충돌하는 턴’에서 말한 전경 후경 역시 테일 엣징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는 설명해준다.
충돌하는 턴의 초반부에 발생하는 노즈 프레스는 라이더가 억지로 누르는 게 아니라 ‘충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라이더가 노즈로 옮겨 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강력한 충돌을 위해서는 노즈를 지속적으로 찍어 눌러서는 안된다. 돌핀턴이 왜 노즈를 띄우는지, 왜 노즈 컨택후에 바로 테일로 옮겨 타야 하는지 상상해보자.)
게다가 후반부에 발생하는 테일 프레스는 중력과 원심력에 버티는 과정이고 이때의 프레스는 테일쪽에 더 강력하게 작용하므로 테일쪽 엣지가 좀 더 중요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이 테일쪽에 프레스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행동을 표현한 것이 바로 ‘후경 축’이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후경과 후경 축은 사실 그 차이를 이해하기가 어려운 표현이지만 프레스를 뒤에 싣는다는 의미의 후경과는 달리 후경 축은 프레스의 주도권을 뒷발로 넘긴다는 의미라고 본다.
따라서 후경 축이란 말보다는 뒷발 축이란 말이 좀 더 어울릴 수 있겠다.


6.gif



다만 뒷발 축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후경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반드시 뒷발 축이 후경인 것은 아니다.
뒷발에 축을 두고 상체를 활용하게 되면 프레스를 받는 축이 그림처럼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7.gif



이렇게 되면 중경이지만 후경인 듯 한 오묘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한 것은 프레스를 받아내는 축은 여전히 뒷발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골반이 확실하게 뒷발 축을 유지하는 지점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이는 턴이라는 충돌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충격량을 뒷발 위주로 받아내고 처리한다는 식으로 표현 할 수도 있고 이를 간단하게 말하면 뒷다리가 숔업소버가 된다라고 할 수 있다.






##왜 상체가 앞을 보는가

토턴에서 어깨를 여는 이유는 뒷발 축을 만들기 위해서 라는 게 이번 칼럼의 요지이지만, 이 외에도 긍정적인 효과들이 여럿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어깨를 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장점은 어깨를 엶으로써 토턴을 하는 동안 항상 시야가 확보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야 문제는 자세를 생각할 때엔 약간 부차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숏턴으로 갈 수록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상체를 열면 골반의 가동 범위가 비스듬하게 노즈 쪽을 보게 되고, 이로 인해 토 엣징에서의 앵귤레이션에 골반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골반을 힐쪽으로 꺾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이때 골반은 완전한 옆이 아닌 옆-뒤 방향으로 접히게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득은 골반의 가동 범위가 노즈쪽을 보게 됨으로서 발목-무릎-골반을 조금씩 사용해서 라이딩 중에 항상 낮은 자세를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골반의 가동 범위가 앞쪽이 아닌 옆쪽(엣지쪽)을 바라본다면 골반을 접는 순간 앵귤이 발생하게 되어 특정한 순간에만 낮은 자세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관절들을 모두 앞을 보게 만들면 앵귤의 변화 없이 언제든지 이 관절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항상 낮은 자세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장점은 전향각 스탠스의 장점과도 일맥상통한다. 무릎, 발목, 골반이 앞을 보게 만듦으로써 원하는 자세에 좀 더 쉽게 가까워 질 수 있는 것이다.



3. 힐턴에서의 골반 회전


토턴에서는 골반의 역 로테이션으로 인해 토 테일 엣지쪽에 집중된 프레스를 만들기가 쉬워지고 그렇기 때문에 라이딩에 유리해 진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럼 힐턴에서의 로테이션을 살펴보자.
힐턴에서는 토턴과는 달리 순純 로테이션을 취하라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즉 로테이션으로 턴을 리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대로 힐턴에서 순로테이션을 쓰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골반이 토턴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게 되면서 앞발과 뒷발에 실리는 프레스는 각각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된다.


8.gif



그림에서 보듯이 앞발 힐쪽에 프레스가 집중되기 쉽고 뒷발 힐은 프레스가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즉 토턴과 회전 방향은 같지만 지지점이 반대편이기 때문에 토턴과는 반대로 앞발 힐이 강화되고 뒷발 힐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로서 힐턴에서 강하게 로테이션을 넣으면 전경이 되기 쉽고 뒷발의 그립력도 낮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테일이 슬라이딩되면서 감속되는 반쪽 짜리 카빙이 되거나 아니면 아예 턴이 터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쉽게 전경을 취할 수 있어서 턴의 진입이 부드러워 지기는 한다)
때문에 힐턴에서의 순로테이션이 썩 좋은 방법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힐턴은 어떻게 해야할까?
만약 힐턴에서도 토턴과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당연하게도 힐턴 역시 역로테이션을 쓰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렇게 함으로써 테일 쪽에 더 강한 그립력이 확보됨으로서 턴이 터지거나 슬라이딩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 강한 순 로테이션

재미있는 것은 힐턴이 터지는 것을 해결하겠다고 더 강한 로테이션을 넣으라는 주장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지만 어째서인지 이 방법이 통한다는 라이더도 분명히 존재한다. (필자 역시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는 애초에 데크의 회전과 동조하는 로테이션이 부족했었다던가...아니면 더 강력한 로테이션으로 인해 어쩌면 앵귤이 강화되지는 않았는지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상상해본다.


그리고 힐턴과 토턴의 발목 구조의 차이점으로도 약간은 설명이 가능할 듯 싶다.
발목은 구조상 살짝 힐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에, 힐턴에서 강력한 로테이션을 넣는다고 해서 완전히 뒷발 힐 엣징이 빠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발목 관절이 여전히 힐 부분을 눌러주기 때문에 하이백에 의해 강제로 엣지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토턴에서는 힐턴 수준의 과감한 순 로테이션을 쓰지 못하게 된다. 힐턴처럼 완전히 몸을  돌리면 테일 엣지가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역시 발목 관절이 좀 더 힐쪽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뒷발 힐쪽으로 프레스가 몰려 토쪽에 힘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9.gif



실제로 항상 순 로테이션을 쓰는 턴인 비기너턴을 보자면 토에서의 로테이션이 힐에서의 로테이션보다 타이밍이 훨씬 늦고 로테이션의 정도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토에서 강력한 로테이션을 쓰게 되면 뒷발 프레스가 풀리면서 100% 스윙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힐 턴에서는 강한 로테이션을 넣어도 뒷발 엣지가 그렇게 쉽게 풀려버리지는 않는다.
따라서 ‘강한 로테이션을 했더니 힐턴이 좋아졌어요.’ 라는 상황이 꼭 이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란 것이다.
(여담으로 이러한 비기너 턴에서의 로테이션 불균형만 보아도 로테이션으로 턴을 가르친다는 논리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4. 로테이션 분석



그렇다면 힐에서 역로테이션을 쓰게 되면 어떤 모습이 나올까.


10.gif




그림처럼 역로테이션을 넣으면 너무나 간단하게 뒷발 엣지가 강화됨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심하게 돌리지는 못한다. 실제로는 어깨를 완전히 닫는 수준까지 밖에 돌리지 못한다. 위 그림은 이해를 위해 과장된 표현일 뿐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힐턴에서 역 로테이션을 사용하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 소리를 공개적으로 했다간 별 소리를 다 듣게 될 것이다. 뭐 몰래몰래 구전되는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힐 턴에서는 순 로테이션이 올바른 방법으로 여겨져 왔으며 감히 역 로테이션을 쓸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많은 라이더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힐턴에서 역로테이션을 쓰고 있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는 로테이션의 개념이 약간 두루뭉술하기 때문에 이를 잘 알아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힐턴에서의 역 로테이션이 어떤 식으로 쓰이고 있는 지를 알아보려면 그보다 먼저 로테이션에 대한 확실한 정의와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선 이미 예전 칼럼에서 어마무시한 분량으로 밑밥을 깔아두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공들인 칼럼이었는데 반응이 그다지...ㅠㅠ) 이제 와서 그걸 또 보고 오시라 할 수는 없기에 다시 한번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겠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로테이션 (또는 비기너 턴에서 강조하는 로테이션)은 아마 이런 형태일 것이다.


11.gif



이런 로테이션은 슬로프 대비 지속적인 몸의 회전, 그것도 턴의 움직임과 같은 방향의 회전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고 때문에 “로테이션으로 턴을 리드한다 ”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로테이션 모습을 슬로프가 아닌 데크(하체)를 기준으로 다시 바라보면 이런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을 알 수 있다.



12.gif



이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한 방향의 로테이션이라고 생각했던 움직임이 사실은 <꼬임>과 <풀림>이란 2가지 회전이 쌍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로테이션이라는 하나의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상반된 움직임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로테이션’에만 해당 하는 얘기가 아니라 ‘역 로테이션’에도 해당되는 얘기이며 역 로테이션으로 오게 되면 <꼬임>과 <풀림>이 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에 또 다른 표현상의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꼬인다’, ‘풀린다’, ‘로테이션이다’, ‘역 로테이션이다’, 이런 얘기는 용어의 탄생부터 잘못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쓰임새와 이해 방법 역시 총체적으로 모두 잘못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럼 로테이션은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맞을까?
여기서 필자가 과거에 대안으로 제시한 3가지 용어가 있다. (좀 유치하지만--;;)

데크(하체)보다 먼저 상체가 도는 것은 선행 로테이션.

13.gif



데크(하체)와 상체가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동조 로테이션.

14.gif



데크(하체)가 돌지만 상체는 돌지 않아서 반대로 도는 듯한 모습을 반대 로테이션.


15.gif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이러한 용어들은 단 하나의 기준 만을 가지고 있다.
바로 하체 대비 상체의 움직임이 어떠한가 이다.
몸이 꼬이냐 풀리냐 이런 게 아니라 상체가 하체보다 빨리 가느냐, 동시에 가느냐, 늦게 가느냐 오직 이것 만을 본다는 것이다.
그럼 로테이션을 바라보는 시각을 대충 정리했으니, 토턴과 힐턴에서의 로테이션을 각각 분석해 보기로 하자.




5. 토턴 로테이션 분석



우리가 역 로테이션이라고 부르던 토턴에서의 상체 로테이션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익히 알고 있듯이 턴 초반에는 상체를 반대로 돌려 몸이 열리게 된다. 즉 반대 로테이션이 쓰이게 된다.

16.gif




이후에는 이렇게 열린 어깨를 유지하면서 데크와 함께 회전을 하게 된다.(뒷발축 유지)
대부분 이 과정도 ‘역 로테이션’이라고 도매금으로 넘겨버리고 말지만, 실제로는 상체와 하체가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서로 동조하는 모습이라고 봐야 한다.
즉 턴의 중반엔 동조 로테이션이 쓰이는 것이다.


17.gif



턴의 후반에 들어오게 되면 약간의 선택이 가능하다.
열렸던 상체를 닫아주거나, 아니면 그대로 밀고 나가 연 채로 힐턴에 진입하던가 이다.
상체를 연 채로 들어간다면 끝까지 동조 로테이션을 유지했다고 할 수 있고, 만약 상체를 닫아주었다면 이는 후반부에 선행 로테이션을 했음을 알 수 있다.


18.gif



결국 토턴에서의 로테이션 모습을 도식화 하면, 이 세가지 로테이션을 다음과 같은 순서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gif



물론 라이더에 따라 초반부 반대 로테이션을 느리게 처리한다던가, 반대로 빠르게 한다던가 이런 차이가 나뉘기는 한다. 후반부 역시 선행 로테이션을 하는 라이더가 있고 거의 하지 않는 라이더가 있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각각의 비율은 라이더의 운용에 따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20.gif



이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막연하게 불러 왔던 토턴에서의 ‘역 로테이션’이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로테이션이란 한 단어로 이런 과정을 뭉뚱그려 표현하는 게 얼마나 큰 잘못인지 알 수 있다.
(게다가 기존의 로테이션 이론은 회전의 정도, 방향, 타이밍에 대해 어떠한 코멘트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당연하다. 그것에 대해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6. 힐턴 로테이션 분석


길고 긴 과정을 통해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왔다. 과연 우리가 힐턴에서 보여주는 로테이션은 어떤 모습일까.
그동안 옳다고 믿어져 왔던 힐턴에서의 ‘순 로테이션’ 모습은 다음과 같다.



21.gif



사실 이 그림만 봐도 턴 후반부에 반대 로테이션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긴 하다.
기존 표현 대로라면 이 부분은 ‘역 로테이션’이지만 어째서 인지 아무도 이 부분을 역 로테이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기존 로테이션 이론이 아무런 성찰도 고민도 없어왔다는 증거다)
때문에 이를 근거로 힐턴에서 ‘역 로테이션’이 쓰인다고 주장한다면 별 의미는 없을 것이다.
지금 칼럼의 요지가 이러한 로테이션법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이므로 더욱 더 그럴 것이다.

그럼 힐턴에서도 ‘역 로테이션’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듯이 실제 라이더들의 힐턴 모습을 살펴보자.


22.gif



FREE RIDING DVD KAGAYAKING 8 PV公開 에서 나오는 中本優子의 영상이다. 

여기서 中本優子는 완전히 상체를 열고 힐턴에 돌입하지만, 힐턴이 1/3이상 이루어지는 순간까지도 상체가 열리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순 로테이션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며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로테이션이 적다’ 라는 식으로 밖에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을 하체 기준으로 본다면 데크는 도는데 상체는 돌지 않고 있으므로 분명히 반대 로테이션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힐턴 초반부에는 토턴과 마찬가지로 어깨를 닫는 (토턴에선 어깨를 열겠지만 힐턴이므로 닫아야 한다) 반대 로테이션, 시쳇말로 하면 ‘역 로테이션’이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비단 특정 라이더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일까? 그렇지 않다.


23.gif



동일 영상의 渡會那央의 힐턴 영상이다. 여기서는 어깨를 매우 과격하게 닫기 때문에 확실하게 ‘역 로테이션’(반대 로테이션)이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어깨를 닫는 모습은 일본 테크니컬 라이딩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4.gif



말이 필요없는 레전드, 시기 그라브너의 최근 영상중 한 부분이다.
"The Edge is our Home" - Sigi Grabner & FULL CARVE 

역시나 힐턴 진입시에 어깨가 닫히는 모습을 볼 수있다.
오히려 이렇게 뒷 어깨를 뒤로 돌리는 ‘역 로테이션’은 일본 테크니컬 라이더 보다 알파인 라이더들 에게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2af_YXQy9w

슬라럼 대회중인 프로 알파이너 역시 예외가 아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u7XWK0o4pM

힐턴 초반에 ‘역 로테이션’이 쓰인다는 사실에 대한 예는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다가 이러한 움직임이 뭔가 특별한 스킬이거나 비장의 기술인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라이더가 힐턴 초입이 매끄럽지 않았을 때 이런 식으로 순간적으로 어깨를 닫아 테일 쪽 엣지를 빨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즉 힐턴의 ‘역 로테이션’(반대 로테이션)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힐턴 초반에 나타나는 반대 로테이션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25.gif



그리고 이와 같은 반대 로테이션 이후엔 어떤 움직임이 보일까.
토턴의 중반부와 마찬가지로 힐턴에서도 중반부에는 어깨를 (약간) 닫은 채로 동조 로테이션을 하게 된다.


26.gif



그리고 후반부에는 이렇게 살짝 닫혀있는 상태로 토턴까지 그대로 진입하는 동조 로테이션을 쓰거나, 좀 더 어깨를 열어주는 선행 로테이션으로 라이더의 선택이 갈린다.


27.gif



이 얘기는 토턴과 힐턴의 로테이션이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 된다.


28.gif





7. 힐턴 역 로테이션의 특징



토턴과 힐턴의 로테이션은 이처럼 뒷발 축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위해 사용되다 보니 매우 흡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긴 하지만, 신체의 구조는 앞 뒤로 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들 때문에 쉽게 구분하기 어려워지기도 하는 것이다.

일단 토턴에서의 반대 로테이션은 어깨를 열어 몸을 앞을 보게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강한 뒷발 축이 형성되는 장점 외에도 몸이 앞을 보게 됨으로서 생기는 여러가지 이득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힐턴에서의 반대 로테이션은 어깨를 닫는 형태인데, 스노보드의 기본 스탠스 자체가 이미 어깨를 어느 정도 닫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어깨를 닫아야 하는 반대 로테이션을 쓰기가 어려워진다.
만약 반대 로테이션을 과하게 주게 되면 등을 돌리는 형태가 되어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하면 더 강력한 뒷발 축이 가능해 진다. 한 번쯤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
더군다나 몸이 닫히게 되면 발목, 무릎, 골반 관절이 앞이 아닌 옆을 보게 되면서 자세를 만들기가 조금 더 부자연스러워지게 된다.

결국 토턴에서의 반대 로테이션은 득+득 이라면, 힐턴에서의 반대 로테이션은 득+실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힐턴에서는 토턴만큼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반대 로테이션을 쓰지 못하고 매우 작은 폭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다.

토턴과 힐턴의 차이점은 타이밍과 기본자세의 차이에서도 드러난다.
토턴은 몸을 반대로 돌리는 반대 로테이션 모습이 매우 잘 보인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로 ‘몸을 닫고 토턴에 진입하기 때문’, 둘째는 ‘몸을 빨리 열기 때문’이다. (물론 토턴에서의 로테이션은 그 운용의 폭이 넓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하지만 힐턴의 반대 로테이션은 이 두 가지 조건을 한꺼번에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힐턴에서도 토턴처럼 눈에 잘 보이려면 ‘몸을 열고 힐턴에 진입’ 해야 하고, 또한 ‘몸을 빨리 닫아야’ 한다. (渡會那央의 라이딩 모습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몸을 빨리 닫을 필요 없이 그냥 방치해 두기만 하면 하체의 로테이션에 의해 자동으로 몸이 닫히게 된다. 때문에 반대 로테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몸을 꼬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中本優子의 라이딩 모습이 이와 흡사하다)


29.gif




더군다나 개중에는 힐턴에서 몸을 닫지 않고, 토턴 마무리 단계에서 몸을 닫아버리는 라이더들도 있다. 즉 몸을 닫은 채로 힐턴에 돌입하는 것이다.
특히 이런 방식은 마지막 단계 선행 로테이션 부분을 좀 더 위까지 끌어올릴 경우 마치 ‘순 로테이션’을 하는 것 처럼 보이기 쉽다.



30.gif



하지만 시야를 힐턴에만 국한하지 않고, 로테이션이 턴을 만드는게 아니라 뒷발 축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이런 힐턴의 움직임도 올바르게 해석 할 수 있을 것이다.



※ 물론 여기서 각 턴의 시작지점에서 ‘열고 진입’할 것이냐 ‘닫고 진입’할 것이냐 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는 각 라이더가 턴의 마지막 부분에 얼마나 많이 선행 로테이션을 넣는가 에 따라 틀려지는데, 이 마지막 동작에 의해 여러가지 로테이션의 변형이 나온다.
지금 설명하고 있는 구조가 나오려면  토턴에서는 닫고 진입, 힐턴에서는 열고 진입이 되어야 한다.

사실 방법론적으로 접근하자면 이런 마무리 선행 로테이션과 그로 인해 달라지는 다음 턴의 진입 모습이 로테이션을 설명할 때 굉장히 핵심적인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보았을 때는 이러한 로테이션의 모습이 어떠냐 보다는 왜 그런 로테이션이 생기냐가 더 중요하고, 그 이유가 바로 뒷발 축을 쉽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위 모델의 진짜 숨은 의미는 다음과 같다고 볼 수 있다.


31.gif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조금 더 첨언하자면, 힐턴이나 토턴에서 반대 로테이션을 사용한다고 해서 동조나 선행 로테이션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데크는 턴을 하는 과정에서 항상 돌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상체를 맞춰주는 동조 로테이션 개념은 언제나 중요하다.
따라서 동조를 강조하는 의미로서 ‘순 로테이션’이란 용어를 사용한다면(썩 합리적인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순 로테이션’은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순 로테이션으로 턴을 리드한다’ 라는 수준까지 사고를 확장하고 싶다면 그 근거나 실효성에 대해 당연히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8. 힐턴의 문제점을 꼭 반대 로테이션으로 해결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힐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반대 로테이션만이 답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실제 경우를 보더라도 정말 유명한 최상급 라이더들 중 몇몇은 아무리 열심히 보아도 힐턴에서 반대 로테이션을 쓰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라이더들은 선행 로테이션 역시 쓰지 않고 힐턴 대부분을 동조 로테이션만으로 끝내버린다. 카빙에는 회전을 위한 상체의 로테이션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로테이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32.gif



그리고 일반 라이더들 역시 굳이 어깨를 닫지 않아도 힐턴을 나쁘지 않게 할 수 있으며, 만약 어깨를 닫는다 해도 토턴처럼 극적으로 힐턴의 품질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힐턴에서의 반대 로테이션은 득+득이 아니라 득+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러한 힐턴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반대 로테이션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꽤 많았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타는 라이더들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시도 중에는 납득할 만한 방법도 있고 틀려 보이는 방법도 있다. 흔히 회자되는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자.


일단 힐턴 문제의 근원은 뒤쪽 골반이 지나치게 토 쪽으로 옮겨가서 제대로 힐을 눌러주지 못하게 되면서 전반적인 프레스가 앞발로 옮겨가 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뒤쪽 골반을 어떻게든 힐쪽으로 돌려놓던가, 아니면 억지로라도 뒷발을 밟을 수 있다면 해결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강제로 뒷발을 밟게 되면 토쪽으로 쏠린 골반은 앵귤로 작용하게 되므로 골반을 ‘제대로 누를 수만 있다면’ 매우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33.gif



① 앞 무릎을 편다


보통 앞 무릎을 펴면 골반이 데크 안쪽으로 들어와서 무게중심이 데크 위에 놓인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뒷발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이것이 사실 불가능 함을 알 수 있다.
골반을 데크 안쪽으로 들여보내면 뒷발 힐을 밟고 있기가 정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릎을 펴면서 테일 엣징을 유지하기 위해선 골반을 오히려 바깥으로 빼야 한다.
이런 골반 빠짐은 당연히 역앵귤로 작용하게 되지만, 무릎을 펴는 만큼 고관절이 접혀 상체가 수그려지기 때문에 앵귤이 발생하여 상쇄시켜 준다.
사실 앞무릎을 펴고 뒷무릎을 접는 행동은 힐턴에서의 오묘한 고관절 움직임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딱 집어서 어떤 목적이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34.gif



ⓑ 엉덩이를 데크 안으로 넣기 위한 노력


엉덩이를 넣어 뒷발쪽에 앵귤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인지 아니면 데크 위에 무게 중심이 존재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러한 노력 역시 상상으로만 가능하다. 힐턴에서 엉덩이를 데크 안으로 넣기 위해서는 엄청난 앵귤레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힐턴의 지지점은 데크 중앙이 아니라 실제로는 힐 엣지이므로 데크 안으로 엉덩이가 들어오게 되면 배꼽 근처에 있는 무게 중심은 거의 토 엣지 바깥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강력한 앵귤레이션이 가능하려면 엄청난 발목의 서포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정도로 강한 앵귤이 라이딩 중 꼭 필요하냐는 질문 이전에 과연 이런 자세가 실제로 가능하냐는 의문이 생기는게 맞다.
왜 엉덩이를 넣으라는 말이 나왔는지 구체적인 연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축 이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토턴과 힐턴의 자세를 동일시하여 토턴에서나 볼 수 있는 어그레시브한 자세를 흉내 내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토턴의 지지점은 토 엣지이기 때문에 토턴에서 엉덩이가 데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힐턴의 지지점은 힐 엣지이므로 엉덩이가 데크 밖으로 나가는게 당연하다.


35.gif




③ 하이백 포워드 린을 강화한다.


뒷발의 앵귤을 강화시켜 주는 셋팅 방법이다. 치트키나 다름 없는 초강수이고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때문에 지나친 변형이라고 보거나, 반대로 그만큼 필수적인 셋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건 개인적인 견해 차이니 둘 다 맞다고 생각한다.)
뒷 무릎을 강제로 굽히게 해서 테일에 집중하게 해주고 앞 무릎을 펴게 할 뿐만 아니라 엉덩이도 덜 빠지게 한다.







이 외에도 무릎을 비튼다던가 하는 여러가지 노력들은 고관절을 접는 앵귤레이션과 맞물려 굉장히 다양한 자세를 만들어 낸다.
토턴의 경우 어느 정도 정형화된 자세를 취하는 것에 반해 힐턴의 자세는 라이더마다 천차만별인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우리들은 어떤 방식으로 타는 게 맞는 것일까.
반대 로테이션을 쓸 것인지, 아니면 위와 같은 노력에 힘을 쏟을 것인지 정답은 나와있지 않다고 본다.
힐턴의 반대 로테이션이 아직 덜 완성된 라이더의 꼼수일 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 로테이션 없이 해보려는 노력들이 토턴에서 굳이 순 로테이션을 고집하던 것과 같은 경직된 사고 방식일 수도 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로 굉장히 존경하는 라이더분들의 성향이 여러가지로 갈리는 것을 보고 매우 혼란스럽긴 하다.


물론 이중에 어느 쪽을 선택하던 개인의 자유이다. 다만 힐턴에선 꼭 ‘순 로테이션’을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선택의 기회조차 박탈 당하거나 지레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다.


------------------------------------------------------------------------------------



지금까지 중심축을 활용한 로테이션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 다룬 카빙중의 로테이션은 제가 보드를 타면서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많이 고민해 오던 화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주제지만 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실 많은 다른 독학보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문제 해결을 위한 단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렵게 글을 올려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턴과 턴을 잇는 엣지 체인지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상 라이딩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역시나 제가 다루기엔 좀 버거운 부분이긴 하지만 나름 생각하던 바를 최대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ps. 이번 칼럼에서 다루는 개념을 굳이 ‘로테이션’이라고 불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로테이션이라는 표현은 ‘일정 방향’, ‘지속적인 회전’ 이라는 키워드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로테이션이 이런 의미를 가지게 된 이유는 턴 도중에는 상체의 회전도 따라와야 한다는 동조 로테이션을 턴의 근본 원리인것 처럼 지나치게 확대 재생산 해 온 업보이기도 하죠.
때문에 일정한 방향성이 없고 매우 즉각적으로 회전과 멈춤을 반복하는 고수들의 움직임을 설명하기가 어려운 용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칼럼의 핵심은 오히려 상체의 회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뒷발 축과 같은 ‘세분화된 프레셔 컨트롤’의 영역으로 봐야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상체가 뒤쳐지게 하지 않는 ‘동조 로테이션’은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긴 합니다.
다만 동조는 동조로서의 가치가 따로 있기 때문에 분리해서 설명하고, 축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움직임은 또 다른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네요.



ps2. 지금까지 얘기한 내용을 ‘토션’이라는 관점에서 바라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발 뒷발의 힘의 불균형은 필연적으로 데크의 비틀림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디테일한 프레스 컨트롤의 모습이지 데크의 비틀림이 아니기 때문에 비틀림을 강조하고 또 그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토션 이론과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토션 이론은 데크의 모양이 핵심이지만 여기서는 데크의 모양은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 ‘토션 이론’은 ‘로테이션 만능론’과 놀랄 만큼 닮아있습니다.
그 방법론이 매우 구체적이고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 그 이론을 뒷받침 해주는 실체나 근거가 하나도 없다는 점,
‘순 로테이션’ ‘정 토션’등을 항상 강조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들여다 보면 ‘역 로테이션’이나 ‘역 토션’도 많이 쓰이고 있으며 그 이유와 차이점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 등이 말입니다.

물론 라이딩 도중에는 외부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토션이 항상 발생하게 마련이고, 라이더의 자세에 따라서도 데크의 비틀림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라이더가 스스로 토션을 사용한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로테이션을 사용하는 게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 처럼요.
하지만 정확한 근거 없이 끼워 맞추기 식으로, 또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무언가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스포츠 과학에서 얼마나 위험하고 또 그 스포츠의 발전을 저해해왔는가 는 그동안의 많은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과거 국내 투수들이 경기 후 몸을 풀겠다며 시행한 온찜질로 인해 몸을 망치고 결국 짧은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했던 사례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원하는 부위 살을 빼 준다는 스팟 리덕션 이론은 아직도 사기꾼들 입에 회자되며 수많은 다이어터들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죠. 달리기 할 때 더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땅을 뒤로 밀쳐내며 달려야 한다고 트레이너조차 입을 모아 말하지만 이 역시 스포츠 과학의 발전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운동 직전 준비운동은 부상을 예방할 것 같지만 정적 스트레칭은 오히려 운동 능력을 떨어뜨리고 더 많은 부상을 유발한다는 믿기 힘든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토션 역시 직관적으로 보았을 때 당연히 사용하는게 맞는 거 같고 상급 라이딩의 핵심적인 이론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느낌에만 의존한 이론 덕분에 로테이션이나 업 다운에 대해 온갖 썰들만 난무하고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는 것 처럼 토션 역시 데크의 비틀림이라는 목적을 위해 라이더가 행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라는 것이지요.

보드를 시작하고 얼마 뒤에는 로테이션이라는 함정에 빠져 고통 받고, 그 뒤엔 곧바로 업 다운의 마수에 걸려들어 또 고통 받고...이제 좀 잘 타지려나? 했더니 이제는 토션이라는 끝판왕이 등장해서 또 라이더를 괴롭히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쯤 되면 정말 몰라서 생기는 과실이 아니라 미필적 고의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신개념이 등장해서 라이더들을 고민하게 만들고 괴롭힐지는 모르겠지만 보드가 좀 더 재미있고 신나고 누구나 편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이런 악순환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칼럼을 시작했던 이유와 궁극적인 목표 역시 그것이고요.

물론 로테이션이나 토션이 무시할 만한 내용은 절대 아닙니다.
트릭이나 파크의 에어동작, 그라운드에서의 롤링, 라이딩 중에 변칙적인 스위치를 위한 엣지 활용 등에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고 더 나아가 라이딩중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토션을 제어하는 측면에서도 많은 연구할 거리가 남아있으며 굉장히 고급 스킬임에는 분명하다고 봅니다.
다만 토션에는 그 변수가 너무나 많고 외부 힘에 의해서도 의도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에 라이더가 아무리 열심히 사용한다고 해도 실제 데크가 라이더의 의도대로 비틀리는지 조차 알 수 없다는 점, 게다가 결정적으로 라이더가 ‘사용하고 있다’라는 느낌은 실제 데크에 가해지는 힘이 정확하게 피드백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전 전경 후경 칼럼에서 우리가 느끼는 프레스(반발력)는 데크에 가해지는 힘과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이미 드린 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션 이론은 매우 신중하게 전개해 나가야 하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측정이나 관찰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옥같은 댓글들]


[레벨:4]오뎅과닥깡이만났을때

2016.01.01 23:13:43
*.212.255.233

하.... 엄청 긴 칼럼이네요.

 

길어서 안읽을려다가 영상도 나오고 해서 6번 힐턴로테이션 분석편 위주로 읽어봤습니다.

 

글쓴이가 이 칼럼에서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구요.

 

힐턴에 있어서 역로테이션이라.... 글쓴이는 딱히 역로테이션을 하므로써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이야기를 하지 못하더군요. 단지 영상에 잘타는 라이더들이 타는 모양새만 분석해서, 그 모양을 의도된 역로테이션이라고 설명할 뿐....

 

아! 나중에 엣징을 위해서 역로테이션을 한다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저는 글쓴이의 생각과 다른데요...

 

글쓴이님이 보신 渡會那央, 시기 그라브너 영상들의 로테이션? 동작은 이 라이더들에 의해서 의도된 동작이 아닙니다. 역로테이션이 아니라는 거지요.

 

자기들도 어쩔 수 없이 오른쪽(레귤러기준) 팔이 뒤로 흩날리는 겁니다.

 

저는 힐턴을 할 때, 엣지체인지의 자세는 기본 자세인 뉴트럴 포지션인 상태에서 엣지를 바꿔 엣징을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상체의 로테이션을 사용하는 게 아니고 기본 자세에서 에지만 체인지 해주면 되는데, 오른쪽 팔(레귤러기준)이 뒤로 날리는 건 보드의 진행방향과 팔의 진행방향이 다른데서 나오는 결과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토턴 끝마무리 할 때 즈음에는 몸의 진행방향(반원을 그린다고 가정했을 경우)이 폴라인을 향하게 되는데, 힐 엣지로 체인지가 되면 데크와 몸체는 다시 반원을 그리며 아래쪽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때 오른쪽 팔은 갑자기 진행방향이 바뀌게 되어(데크방향을 따라가는 몸체가 오른쪽 팔을 잡아 당기므로) 뒤로 확 흩날리게 됩니다.

 

 

갑자기 오른쪽 팔이 뒤로 확 흘날리면 오른쪽 어깨도 오른쪽 팔이 날린 방향으로 틀어지게 되고, 오른쪽 어깨가 틀어지면 왼쪽 어깨도 위쪽으로 틀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글쓴이가 말하는 역로테이션의 자세가 되는 거죠. 이건 라이더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 없는 동작입니다.(단지 라이더의 경험에 의해서 그렇게 될거라고 단지 예상만 하는 거죠.) 어쩌면 필요 없는 동작이죠.

 

 

하지만 다행인 건, 뒤로 흩날린 오른쪽 팔은 금방 제 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글쓴이님이 잘 생각해보시구요.

 

본문에 있는 渡會那央, 시기 그라브너와 더불어

 

몽키D루퓌 (심훈필름)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_filter=search&mid=Movie_data&search_keyword=%EB%AA%BD%ED%82%A4&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29874801

 

 히로유키시미즈, 마츠모토수구르  (심훈필름)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Movie_data&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C%8B%AC%ED%9B%88Film&document_srl=34191569

 

이 사람들의 라이딩을 관찰해보세요.

 

공통적으로 힐턴할 때 오른쪽 팔이 뒤로 날렸다가 금새 리커버리 됩니다.

 

토턴에서도 마찬가지구요. 제대로 들어간다면 토턴에서도 왼쪽 팔이 뒤로 흩날리게 되어 있습니다. 토턴의 경우에는 히로유키시미즈을 영상 참고하시구요.

 

위 라이더들의 힐턴할 때 오른쪽 팔이 뒤로 날릴 때의 공통점은 토턴에서 힐턴으로 체인지 되면서 힐 엣지가 설면에 닿자마자 오른쪽 팔이 뒤로 날리는 겁니다.

 

역로테이션을 취한 상태로 엣지 체인지를 한다는 글쓴이의 말과는 순서가 다른거죠.

 

제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저 위 라이더들에게 직접 물어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한국 라이더들도 잘 타시는 분들이 있지만 제가 바로 영상을 찾지를 못하겠네요.)

 

저는 카빙에서의 로테이션이란? 필요없는 동작이라 생각합니다. 한 때는 저도 카빙에서 로테이션이 필요하다 생각했었는데 어떤 분의 말을 들으니 필요한 게 아니더군요.

 

가장 이상적인 카빙은 인클리네이션과 앵귤레이션 이 두가지 뿐이라 생각합니다.

[레벨:4]군지

2016.01.03 08:15:50
*.62.229.252

몸이 뒤틀리지 않은 자연스러운 자세에서 가장 큰 프레스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견딘다는 의미일지도..) 후 로테이션은 데크의 선행을 따라가며 뉴트럴 포지션으로의 복귀와 프레스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레벨:3]마지막화랑

2016.01.18 12:41:10
*.133.176.4

제생각도 같습니다. 

언더 크로스의 개념으로 보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역로테이션을 사용한다기보다 상체의 로테이션 전에 엣지체인지를 해버리는 거라고 봅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3690867


안녕하세요. 만년 10년차 독학보더 Lunatrix입니다.


5시즌 쯤 전에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 본격적인 칼럼 연재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꽤 많은 시일이 흘렀지만 아직도 자세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네요. 그만큼 인체의 조화로운 움직임은 이해하기 어렵고 또 한편으로는 스노보드 라이딩의 개념 역시 조금씩 달라지고 있으며 이에 맞추어 자세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 한 번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지난 칼럼의 재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응??) 정리된 내용을 통해 고급이론 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그럼 이번 칼럼도 모쪼록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ps.분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앞으로는 반말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ps2. 색글씨로 쓴 내용은 칼럼을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심화 과정입니다. 
칼럼의 온전한 이해를 원하신다면 꼭 보셔야 할 내용이지만, 너무 깊게 들어가다 보니 내용의 맥이 끊기는 느낌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적절히 필터링 해가며 읽어 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자세 좀 봐주세요.”



자세에 대한 고민은 모든 라이더들의 숙명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라이더들이 공개된 장소에 자신의 영상을 올리는 수고와 부끄러움(?)을 감수하면서 까지 그 해답을 구하고자 애쓰는 것일 터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근본적인 질문 역시 생기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 중에 어떤 것이 과연 옳은 지에 대한 의문은 일단 재껴 놓더라도, 과연 그 중에 정답을 찾는다 하더라도 내가 그것을 소화할 능력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관절을 접으세요.’ ‘무릎을 펴세요.’ 이러한 조언을 듣는다고 해도 내가 이런 조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따라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잘못된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자세가 이상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강사가 직접 손으로 만져가며 자세를 잡아준다고 한들 그런 움직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삽시간에 본래의 습관으로 돌아오게될것이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스노보드를 타던 간에, 자세의 기본 틀을 이루는 이론은 필수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알게 된다면 상황에 따라 필요한 자세 역시 그리 어렵지 않게 유추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2. 버티는 운동에서의 자세



그렇다면 스노보드에서 자세라 함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스노보드라는 스포츠의 특징은 ‘버티는 자세’가 많다는 것이다. 달리기나 수영, 테니스 등은 역동적인 몸의 움직임이 주를 이루게 되고 당연히 자세를 얘기 할 때에는 팔이나 다리를 돌리고 휘두르는 모습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스노보드의 시작단계에는 역동적인 움직임의 비율이 작고 주로 원심력이나 중력에 대해 견디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스노보드에서는 이러한 힘에 대해 버티면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정적인 자세’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정적인 자세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몸에 흩어진 무게중심들을 정렬시켜서 중력이나 원심력과 같은 힘을 받아내게끔 하는‘축’과 그러한 축을 효과적으로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각 관절의 꺾임(‘관절의 형태’)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노보드의 자세의 기본적인 개념은 관절을 돌리고 움직이는 동적인 모습이 아니라 관절을 활용하여 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다시 말해 앵귤레이션의 활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실제 자세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점


문제는 실전에서 자세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런 기본적인 개념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실전에서 바라보는 자세는 어떤 모습일까.


01.jpg



대부분의 라이더가 생각하는 자세란 이런 모습이다.

이는 지면을 기준점으로 라이더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는 매우 자연스러운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지면을 기준으로 자세를 바라보게 되면 정작 힘을 버텨주는 몸의 ‘축’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앵귤레이션)를 알아보기가 무척 어렵다.
축의 형태보다 축의 기울기가 지나치게 부각되어 이 부각된 인클리네이션이 앵귤을 가려버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노보드의 자세에서 ‘축’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우리는 자세를 바라볼 때 지면을 기준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힘을 버텨주는 중심축을 기준으로 자세를 보는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02.jpg 

물론 누군가의 자세를 보고 이렇게 중심축으로 정렬하여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 무척 어렵고 눈썰미가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원래 자세란 게 그만큼 알아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여기는 게 옳은 생각일 것이다. 오히려 기존의 인클 위주의 시각(지면 기준의 시각)이 너무 안일하게 자세를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면 기준의 시각으로 자세를 평가하게 되면 인클과 앵귤의 명확한 구분 없이 뭉뚱그려 자세를 바라보게 되고 결국 ‘엉덩이가 빠진다’라는 식의 애매한 표현이 나오게된다. 힐턴에서 엉덩이가 빠지는(듯한) 모습은 사실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표현은 자세를 수정하는데 필요한 기준점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지 못한다.
하지만 중심축 기준으로 자세를 평가한다면 이런 뜬구름 잡는 얘기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그만큼 자세를 훨씬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중심축 기준으로 자세를 이해하는 법을 배우면, 최소한 자신의 자세 정도는 매우 순간적이고 직관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의 자세도 곰곰이 뜯어보면 어느 정도 까지는 판단 가능하다)




#어째서 우리는 지면을 기준으로 자세를 바라보는가?


실제로 관측 가능한 사실과는 다르지만, 우리가 느끼는 우리 주변의 세상은 편평한 모습이며 모든 구성원들은 이 편평한 세상에서 중력이라는 힘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 중력은 우리들에게 위-아래 라는 개념을 만들어 주었으며, 때문에 중력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은 날 때부터 죽을 때 까지 위-아래에 대한 동일한 시각을 공유하며 살게 된다.
(이러한 시각은 생각보다 견고해서 사람들은 좌-우의 변화에는 관대하지만, 위-아래의 변화에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거울에 비치는 우리 모습은 왜 좌-우만 바뀐다고 생각할까? 사실은 위-아래도 바뀌지만 우리의 굳어진 사고방식은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만약 당장 내일부터 중력의 방향이 30도 쯤 기운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물체들은 기울어서 떨어지게 될 것이고 모든 나무나 구조물들 역시 30도 기운 채로 생겨야 할 것이다. 사람 역시 평생 지면과의 기울기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태어나는 세대들의 위-아래의 개념은 기존 세대의 위-아래의 개념과 분명히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들에게 ‘위’라는 방향은 지면과 30도 기울어진 방향이 당연하겠지만, 평생을 지면과 수직한 중력을 경험해 왔던 구세대들은 여전히 ‘위’의 개념은 지면에 수직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라이딩을 할 때에는 이와 같이 중력 축의 기울기(인클리네이션)가 변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중력축이 변한다면 당연히 ‘위-아래’의 방향 또한 바뀌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이러한 중력축의 기울기를 경험하는 것은 지극히 찰나이며 매우 특별한 순간이기 때문에 평생을 살아온 ‘위-아래’의 개념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따라서 중력축이 변하는 상황에서조차 기존의 중력 축을 기준으로 한 시각을 절대로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타인의 라이딩을 바라 볼 때는(또는 자신의 라이딩 영상을 볼 때는),라이딩 중인 라이더가 느끼는 중력 축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측자가 느끼는 중력 축이 다르기 때문에 관측자는 자기 기준의 중력 축을 대입하여 자세를 바라보는 잘못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라이딩 장면을 라이더의 기울기에 맞춰서 촬영한다면, 훨씬 정확한 라이딩 자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칼럼을 통해 계속 살펴 볼 중력 축을 기준으로 한 시각이다.

(물론 이 기울어진 중력축은 중력+원심력의 합력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기울어진 축에 버틴다는 생각보다는 원심력과 중력-이 두 가지 분력을 따로따로 버티는 이미지의 라이딩도 가능하다. 이러한 개념의 접근 또한 라이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03.jpg




4. 인클리네이션을 버려라 


그럼 축의 변화는 어째서 생기는 것이고, 그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사실 축의 변화라고 하면 대부분은 ‘인클리네이션’이 변하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인클리네이션이 변하는 이유는 우리 몸에 작용하는 힘의 균형에 따라 변하는 것일 뿐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몸이 원래는 지면서 수직한 힘으로 당겨지고 있는데, 이 당기는 힘의 방향이 변하면서 (턴으로 인한 원심력) 중력축의 방향도 함께 바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클리네이션의 변화는 ‘신체 축의 변화’라고 말 할 수 없으며, 역시 자세의 변화는 아닌 것이다.


04.jpg



보드에서도 이와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서 힘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중력축의 기울기도 끊임없이 변하게 된다. 이렇게 변한 중력축의 기울기로 인해 인클리네이션이 발생하게 되고, 지면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기울어진 모습으로 라이딩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기울어진 라이더가 (인클리네이션 상태의 라이더가) 관절을 꺾어서 신체 구조를 바꾸게 되면 (앵귤레이션을 쓰게 되면) 몸 전체의 기울기(인클)와 몸 전체의 모양(앵귤)이 혼합된 형태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중력축의 기울기 변화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면 (지면 기준의 시각) 자세를 제대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자세를 평가하기 위해선 이러한 기울기의 변화, 즉 인클리네이션을 완전히 배제하고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05.jpg



#인클은 어떻게 변하는 것일까?


‘Motion is created by the destruction of balance.’ - Leonardo Da Vinci


인클을 무시하라고 했을 때 라이더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인클의 변화 역시 라이더가 의도한 것이므로 인클 또한 자세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함부로 무시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은 엣징을 ‘인클’와 ‘앵귤’로 나누어 가르치는 강습법에 의해서 더욱 견고해진다. 그래서 많은 라이더들이 인클 역시 자세의 일부라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다. 결국 “엣지각을 더 만들기 위해서는 인클을 사용해야 한다.” 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누누이 말하지만 인클은 라이더의 독립적인 행동이 아니며, 인클과 앵귤은 절대로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없는 완전히 차원 자체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인큘과 앵귤은 짜장면과 짬뽕과 같은 관계가 아니고, ‘짜장면’과 ‘내일 아침 뉴스’처럼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의 개념이다.)


왜 라이더들은 이런 착각을 하게 된 것일까?
그것은 <인클리네이션>과 <인클리네이션을 변하게 만드는 것>을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인클리네이션을 변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개념 자체가 아예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클리네이션을 변하게 만드는 것>이란 무엇일까.
인클이 변한다는 이야기를 잘 생각해보면 이것이 결국 ‘넘어진다’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넘어질까? 넘어지는 이유는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인클리네이션을 쓴다”라는 얘기는 몸이 넘어지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균형을 깨는 동작이 반드시 필요해 진다.

이러한 균형의 깨짐은 동작 자체가 너무나 미세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의식하거나 묘사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이 동작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칭하는 용어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손을 놓고 자전거를 탈 때 의도적으로 몸의 균형을 깨뜨리는 동작을 통해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는 모든 종류의 탈 것에 해당되는 이야기임에도 이런 동작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행동이다 보니 이를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특정한 용어나 개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드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카도즈케角付け라는 용어가 있긴 하지만 제가 이 단어의 뉘앙스를 전혀 모르는 터라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그래서 이 동작을 일반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넘어지기’ 또는 ‘기울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인클을 변화 시키는 행동을 ‘기울이기’라고 하고 인클리네이션 자체를 ‘기울기’라고 나누어서 표현해보면 비로서 이 두 가지의 차이점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기울기’는 완벽하게 균형이 잡혀있는 상태에서 그 ‘기운 정도’를 말하는 것이라면
‘기울이기’는 그러한 균형을 깨뜨리는 미세한 ‘행동’을 말한다.

‘기울기’는 눈으로 인식할 수 있고 계량이 가능한 ‘값’이지만
‘기울이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동작이어서 계량이 불가능하다.

‘기울기’는 중력축의 기울기에 맞춰 무게 중심이 기운 정도를 말한다. (=인클리네이션)
‘기울이기’는 균형을 깨기 위한 무게 중심의 이동을 말한다 (=앵귤레이션)



                기울기                                  기울이기


 균형 유지                                    균형을 깸

 몸의 상태                                    몸의 행동

 계랑 가능 ex)30도 기울었다           계랑 불가능 ex) X의 크기로 기울인다

 눈에 보임                                    눈에 안보임

 인클리네이션                               앵귤레이션



따라서 ‘기울기(인클)를 사용한다’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우리가 그동안 쉽게 얘기해 왔던 “인클을 더 준다”라는 말은 사실 인클리네이션과는 아무 연관도 없으며 오히려 균형을 깨뜨리고 회복하는미세한 앵귤레이션의 연속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균형을 깨뜨리지 않으면 절대로 움직임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기울기를 더 줘야지’ 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내부적으로 어떤 미세한 움직임을 취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그럼 우리가 생각해왔던 인클의 사용이라는 개념이 사실은 앵귤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기울기’가 자세라는 생각도 틀린 생각임을 알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울기가 아닌 기울이기 행동이 자세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울이기 행동은 스스로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다는 것이 또 문제다.)
따라서 자세를 볼 때엔 인클리네이션은 당연히 생략할 수 있고, 또 생략하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첨언하자면 인클리네이션, 즉 기울기는 우리가 ‘유도’하는 것이지 ‘주도’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인클이 결정되는 것은 라이더의 속도, 슬로프의 기울기, 데크의 radius등에 의해 결정되는 최종 결과물이기 때문에 라이더의 신체 구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다. 따라서 인클을 ‘자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순간 많은 문제점이 생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남기는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동안 인클, 앵귤로 구분해 왔던 엣징 방법이 근본부터 틀렸다는 것인가?
인클의 사용도 사실은 앵귤레이션이고, 앵귤의 사용도 앵귤레이션이니 결국 두 가지 방법엔 차이가 없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는 않다. ‘인클리네이션을 이용한 엣지각 만들기’와 같은 개념은 자세를 바라보는데 오해를 낳기는 하지만 실전 라이딩에서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개념이다. 그 이유는 몸을 기울게 만드는 균형의 깨짐을 익히는 아주 기본적인 연습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노보드 라이딩에서 균형을 깨뜨리는 외부 요소는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인클만 이용한 엣지각’이란 개념은 필수적으로 익힐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엣지 체인지와 관련하여 설명해야 하지만 매우 방대한 내용이므로 차후 칼럼에서 진행해 보도록 하겠다.




5. 중심축의 변화 - ⓐ축의 이동


인클을 빼버리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축의 미세한 변화를 캐치할 수 있게 된다.
그럼 이 축이란 대체 왜 변하는 것이고 그 변화로 인해 어떤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이런 축의 변화중에 가장 먼저 접하는 부분이 바로 축의 이동이다.


‘축이 이동한다고? 축은 데크 위에 고정되어야 안정적인 거 아닌가요?’


흔히 하는 말로 ‘축은 항상 데크 위(중앙)에 위치해야 한다’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 몸의 축은 데크 위에서 끊임없이 이동하게 된다.
이미 우리는 이런 축의 이동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바로 전경 후경이다.


07.jpg



전경과 후경은 중심축이 앞에 있냐 뒤에 있냐를 말하는 것이다.
때문에 축이 이동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우리 몸의 형태를 바꿔야 한다.
즉 전경 자세와 후경 자세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축의 이동은 앞-뒤 뿐만 아니라 좌-우 로도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08.jpg



토 엣징 상태에서 우리 몸은 완전히 토 엣지 위에 실리게 된다 (절대 데크 중앙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힐 엣징 상태에서 우리 몸은 힐 엣지 위에 실리므로 중심축은 힐 엣지 위에 형성된다.

따라서 엣지 전환시에는 이러한 중심 축이 토에서 힐로, 또는 힐에서 토로 이동하게 된다.


09.jpg



결국 전경과 후경의 자세가 각각 다르듯이, 토엣징과 힐엣징의 자세 역시 축이 이동하게 되면서 달라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후, 토-힐 의 수많은 조합에 의해 중심축은 이동하게 되며 그 이동으로 인해 자세가 변한다는 것이다.



#토-힐의 축 이동을 깨닫지 못하는 이유



우리는 전경 후경을 통한 노즈-테일 방향의 축 이동에는 매우 익숙한 반면, 토-힐 간의 축 이동은 잘 깨닫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노즈-테일 간의 축 이동은 100%자세의 변화로만 가능하지만, 토-힐간의 축 이동은 ‘인클리네이션’의 변화로도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0.jpg



게다가 이런 기울기 변화는 턴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라이더에게 굉장히 익숙한 일이다. 
결국 의도적으로 축을 이동 시키지 않아도 몸이 기울면 알아서 축 이동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연속턴이 가능해지는 단계에 이르면 토-힐간의 축 이동을 자세 변화가 아닌 기울기 변화로 이해하고 또 수행하려고 한다.



11.jpg



사실 초보때는 프론트사이드 사이드슬립과 백사이드 사이드슬립을 통해 토엣징의 자세와 힐 엣징의 자세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좋은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라이딩의 수준이 조금 높아지면 오히려 이런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방식의 축 이동이 잘못된 것일까?
이론적으로 보자면 잘못되었다고 딱 잘라 말할 순 없다. 기울이기를 통한 축 이동도 크게 보면 자세를 변화 시킨 축 이동에 포함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라이딩 측면에서 보자면 이런 기울기를 통한 축 이동 개념이 미치는 나쁜 영향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 부분은 조금 아랫부분 ‘10.기울이기와 갈아타기’ 에서 다루어 보겠다.
(실제로는 100%기울기만 이용해 축 이동을 하는 라이더는 없다. 필연적으로 자세 변화가 동반되어야 하지만 잘 깨닫지 못할 뿐이다)




6. 중심축의 변화 - ⓑ 축과 데크가 이루는 각도


축의 이동과 더불어 또 다른 축의 변화는 바로 축과 데크가 이루는 각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역시 ‘몸의 중심은 항상 데크에 수직으로 위치해야 한다’ 라는 기존의 법칙과 완전히 배치되는 이야기이다.

그럼 왜 축과 데크가 이루는 각도는 달라지는 것이고 또 달라져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똑같은 균형 상태라고 하더라도 (같은 기울기를 가진 상태) 이 중심축과 데크가 이루는 각도에 따라 최종적인 엣지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2.jpg



이렇게 똑같은 기울기 상황이지만 중심축의 각도 변화를 통해 엣지각 또한 변화를 줄 수 있고, 이로 인해 턴을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필수적으로 중심축과 데크의 각도를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앵귤레이션을 통한 엣지각 확보’의 정확한 개념이기도 하다.



#왜 앵귤을 쓰면 엣지각이 증가하는가?


이 부분은 예전 칼럼에서 진행 했던 부분이지만...워낙 난잡하게 써 놓아서 여기서 다시 설명 드려야 하겠다.

앵귤로 인해 엣지각이 증가하는 이유를 간단히 말하면, 우리 몸의 무게 중심을 ‘특정한 방향’으로 치우치게 보낼 경우 데크를 포함한 라이더의 모양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양이 바뀌게 되면 균형을 잡기 위한 형태 역시 바뀌는데 이로 인해 엣지각이 들리게 (바뀌게) 되는 것이다.

테트리스의 I 모양 블록과 L 모양 블록을 세운다고 가정해 보자


13.jpg



이 블록의 바닥에 데크가 달려 있다고 가정한다면, L형태의 블록에서는 데크가 들리게 되는데 이는 두 블록이 같은 균형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형태에 따라 설면과 접촉하는 엣지각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두 블록의 무게 중심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몸의 관절을 이용하여 무게 중심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들면 균형을 잡기 위한 모습이 틀려지면서 엣지각 역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같은 속도에서 똑같은 턴을 한다고 해도 더 강한 엣징, 또는 반대로 더 약한 엣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4.jpg



여기서 엣지각이 증가하는 방향의 관절 사용이 바로 보통 말하는 ‘앵귤레이션’이며 다른 말로는 ‘린 아웃’, ‘외경’ 등으로 표현된다.
반대의 경우는 ‘린 인’으로 표현되지만(개인적으로는 역逆 앵귤레이션으로 부른다) 스노보드에서 ‘린 인’은 거의 쓰지 않는 표현이다.
웃긴 것은 ‘내경’이란 표현인데, 이 내경은 외경의 반댓말이 아니란거다. 보통 내경은 린 인이 아니라 린 위드(=인클리네이션)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




7. 중심축 변화를 깨닫지 못하는 이유


이러한 중심축의 이동과 각도의 변화는 사실 이미 모른 라이더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중심축의 변화 없이는 라이딩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중심축’이라는 통합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없어왔기 때문에 (이는 인클리네이션의 완전한 배제를 전제로 하므로 처음엔 이해하기 어렵긴 하다) 중심축의 개념이 하나로 정립되지 못하고 무수히 파편화되어 소위 ‘원포인트’로 포장된 채로 많은 라이더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츠 텅에 정강이를 기댄다’, ‘투명 의자에 앉는다’ 이런 얘기는 모두 토-힐 간의 축 이동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
‘배를 내민다’, ‘고관절을 접는다’ 이런 것은 중심축의 기울기 변화를 꾀하기 위함이란 것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물론 이런 말들은 매우 직관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실력 있는 강사의 지도와 함께 이루어 진다면 빠른 이해와 성장을 도와주는 좋은 도구가 된다.

하지만 이런 도구들이 따로 떨어져 나와 띄엄띄엄 구전된다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나 독학보더들에겐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8. 축의 변화에 집중하면 자세는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런 파편화된 개념들과 지나치게 인클리네이션에 종속된 시각에서 벗어난다면 고수들의 자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왜냐하면 데크와 중심축이 이루는 기울기는 그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아서 각도기를 들이대기 이전에는 거의 알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 라이딩 도중에는 인클리네이션이 이를 알아보기 어렵게 만들어버려서 누군가의 라이딩을 보면서 이러한 축의 기울기 변화(앵귤 사용법)를 캐치하기는 정말 어렵다.


따라서 누군가의 자세를 따라하는 행동이나, 자세의 모양을 묘사해 놓은 방법론들은 생각만큼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배를 내밀라거나 고관절을 접으라는 이야기를 쉽게 이해 시키기 어려운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모양을 따라하는 시도 대신 중심축 이론을 먼저 알게 되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자세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 눈에는 각도기가 달려 있지 않지만, 우리 몸에는 아주 정교한 각도기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인의 자세 변화는 캐치하지 못할지라도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매우 정밀하게 캐치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축의 이론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관절이 어떤 것 인지를 (무릎인지 고관절인지)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필요한 자세를 이론적으로 유추 해 낼 수 있다.




9. 우리 몸의 관절들


그렇다면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생긴다. 바로 우리 몸의 관절이 어떻게 생겼냐라는 것이다.
일단 대표적으로 사용 가능한 관절은 발목, 무릎, 고관절이다.
좀 더 나아가면 발바닥, 요추, 흉추, 경추, 그리고 팔까지 쓰이지만 일단 큰 그림을 위해 배제해 보자.



15.jpg



이 발목, 무릎, 고관절은 이와 같은 위치와 가동성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축을 기울이기 위한 무게 중심의 이동을 상상해 본다면 쉽게 자세를 유추할 수 있다.




16.jpg



이와 같이 ‘중심 축’만 생각해도 배 내밀기 자세나 고관절을 접는 자세 정도는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엔 배내밀기 자세가 거의 없어지긴 했다. 적극적으로 어깨를 열고 앞을 보는 자세 때문인데 이때의 자세 역시 중심축 이론으로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다.



17.jpg



이렇게 각 관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 가동 범위를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통해 꾸준히 단련한다면 상황에 맞는 자세를 만드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공부 열심히 하면 서울대 갑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이상적인 자세를 만들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가동 범위의 제한 때문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셋팅을 시도하고 바꿔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되겠다.
그리고 셋팅법에 따라 가동 범위 역시 달라지기 때문에, 원리는 같지만 모습은 다른 여러가지 자세들이 파생되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세는 수많은 베리에이션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어떤 정답이 없기 때문에 그 안에 숨어있는 이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애초에 피지컬이 훌륭하다면 다양한 자세를 소화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자세를 따라하는 것 만으로도 큰 실력 향상이 가능할 것이다) 



#어째서 발목이 아닌 고관절을 쓸까?


테크니컬한 라이딩의 세계로 오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바로 ‘고관절을 접어라’는 말일 것이다.

왜 하필 고관절일까?

사실 몸의 각 관절을 유심히 바라본다면 발목, 무릎, 고관절 중에 가장 축의 기울기를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관절은 다름 아닌 ‘발목’이다. 발목은 데크와 가장 가까운 관절이기 때문에 약간의 가동 만으로도 강력한 무게 중심의 이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20.jpg



따라서 발목만 잘 활용해도 엄청나게 다이나믹한 라이딩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왜 발목을 쓰기는 커녕 아예 쓰지 못하게 딱딱한 부츠를 신는 것일까.
약간의 움직임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쉽게 말해 민감도가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민감도가 높다는 얘기는 돌려 말해서 제대로 컨트롤 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발목은 무게 중심과의 거리가 가장 멀기 때문에 가장 큰 부하가 걸리게 되고 이런 큰 부하를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연약(?)한 관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츠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관절은 어떨까.
고관절은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관절이다. 그리고 위치 역시 무게중심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큰 부하가 걸리지도 않는다. 물론 이는 고관절이 쓰기에는 좋지만 효과는 그다지 좋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앵귤’은 엄청난 각도 변환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인클이 조금만 방해해도 완전히 묻혀 버릴 정도로 작은 변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감하고 연약한 발목보다는 고관절(또는 무릎)을 사용 하는 게 당연한 선택이다.

(물론 앞을 바라보는 최신 라이딩 트랜드에서는 고관절의 사용이 앞 뿐만 아니라 옆으로도 접히기 때문에 실전에서의 고관절 활용은 로테이션과도 연관해서 생각해야 하고 여기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그럼 발목은?
발목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발목은 소프트 부츠를 통해 구속되어 있기 때문에 완전히 가동성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는 발목이 움직이게 되는데 이를 발목의 ‘관용도’라고 하자.
부츠를 신지 않은 발목의 ‘관용도’를 10, 석고로 고정한 발목의 ‘관용도’를 0이라고 한다면 아무리 하드한 부츠를 신어도 1이상 의 관용도는 확보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우리가 생각하는 자세는 알게 모르게 발목의 활용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발목 접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난번 자세 칼럼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사이드 슬립 연습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부츠를 신은 발목의 관용도가 적절치 않을 경우 사이드 슬립 연습이 거의 불가능하다. (정강이를 텅에 기댄다라는 표현 역시 발목의 활용이다)

이처럼 발목은 비록 구속되어 있지만, 고관절과 무릎간의 협응을 통해 자세를 이끌어내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발목의 관용도 차이는 결과적으로 ‘자세의 다양성’을 좌우한다.
발목의 관용도가 높아질수록 더 자연스러운 축 이동과 더 큰 폭의 축의 기울기가 가능해져서 자세의 다양성도 높아지지만 더 높은 균형감과 발목 힘이 요구되는 문제도 더불어서 생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딩의 발전과 함께 부츠의 트렌드 역시 미칠듯한 딱딱함과 발목의 유연함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10. 기울이기와 갈아타기


그렇다면 라이더들은 이런 관절을 잘 사용하고 있을까?
여기서 축 이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기는 관절 사용의 차이를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앞서 토-힐간에 축 이동은 자세의 변화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론상 자세를 바꾸지 않아도 몸이 기울게 되면 자연스러운 축 이동이 발생하게 된다. 


21.jpg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울기 변화는 라이딩 중에 턴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축의 이동이 라이딩 중에 생기는 기울기의 변화에 의한 당연한 현상이라고 여기거나 또는 기울기의 변화를 통해서만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엣지 체인지>와 <엣지각 증가>를 하나의 연속 동작으로 수행하게 된다.



22.jpg



이렇게 되면 라이딩 전반을 인클리네이션으로만 이해하게 되고 결국 몸의 기울기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고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엣징을 위해서 더 많이 몸을 기울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 결과 상체를 ‘휘두르게’ 된다. (앞서 심화과정에서 인클을 바꾸려는 행동은 결국 앵귤임을 밝혔다)



23.jpg 

더 많은 기울기를 위해 상체를 더 많이, 더 빨리 넘기게 되지만 이렇게 상체가 기울기보다 더 많이 넘어가게 되면 몸의 무게 중심이 안으로 쏟아져서 역逆앵귤레이션으로 작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엣지각이 도리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울이기’ 방식은 전적으로 발목의 딱딱함에 의존하게 된다. 상체가 넘어가는 힘으로 데크를 넘기기 때문에 그 힘을 전달해주는 발목이 딱딱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발목이 충분히 딱딱하지 않다면 이 힘이 늦게 전달되어 엣징은 늦어지고 몸은 더 쉽게 넘어가서 역앵귤이 심해져 엣지각은 더 확보 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이런 식의 ‘기울이기’ 라이딩을 하는 라이더들은 점점 더 딱딱한 부츠를 찾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축 이동을 제대로 이해해서 엣지에서 엣지의 전환은 자세의 변화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른 방식의 라이딩을 하게 된다.
바로 ‘갈아타기’ 방식이다.
갈아타기 방식은 엣지 전환이 적극적으로 자세를 바꿔서 엣지에서 엣지로 ‘갈아 타는 것’임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엣지 전환 이후의 엣지각 확보 과정을 크게 달라지게 만드는데, 상체를 먼저 넘겨서 엣지각을 확보 하려는 기울이기 라이딩과는 달리 갈아타기 라이딩은 갈아탄 엣지를 눌러(밟아) 주는 것만으로 엣지각을 확보한다.



24.jpg



즉 인클리네이션을 억지로 만들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타나도록 유도하는 라이딩이라고 할 수있다.
이러면 상체를 휘두르지 않게 되고, 상체가 자유롭기 때문에 앵귤레이션 역시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앵귤이 0이 되게끔 사용하는 (소위 ‘기울기만 이용한 카빙 턴’) 턴도 오히려 더 쉽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이 차이를 좀 더 구조적으로 설명하면
기울이기 라이딩은 상체를 넘기고 하체가 따라오게 만드는 상체 위주의 라이딩이며
갈아타기 라이딩은 하체를 넘기고 상체가 따라오는(?) 하체 위주의 라이딩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갈아타기 방식은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극명하게 표현 할 수 있다.


25.jpg



이렇게 갈아타기 라이딩은 하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울이기 라이딩과는 정 반대로 발목이 부드러운 부츠를 선호하게 된다.

(사족을 달자면, 보통 하체 로테이션을 사용하면 라이딩이 더 어그레시브 해진다고 한다는 이 이유도 로테이션 때문이라기 보단 하체 로테이션을 쓰는 과정에서 하체가 적극적으로 사용되어 ‘기울이기’ 라이딩이 ‘갈아타기’라이딩으로 바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체 로테이션은 로테이션 자체를 간결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엣지 체인지와는 별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기울이기 라이딩은 잘못된 것일까



기울이기 라이딩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이미 기울이기 라이딩은 상상속의 모습일 뿐이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

100% 자세 변화 없이 기울기 변화 만으로 엣지 전환을 하는 라이더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말한 발목의 관용도와도 연관이 있다. 100% 기울기 만으로 축 이동이 되려면 발목의 관용도가 한없이 0에 가까워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울이기 라이딩은 갈아타기 라이딩과 대립하는 라이딩의 모습이 아니라, 단순히 라이딩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서 생기는 잘못된 습관일 뿐이다. 넓게 보면 ‘잘못된 갈아타기 라이딩’이라고 해야 맞다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잘못된 라이딩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갈아타기 방식은 어느 정도 라이딩이 완성된 숙련자들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드를 처음 접하거나 초보 보더들은 축의 이동이나 무게 중심 변화를 이해하기는 커녕 균형을 잡기에도 급급하기 마련이고,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상체를 중점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원심력 때문에 인클리네이션이 발생하는 순간에도 균형을 잡기 위한 상체의 주도적인 움직임은 계속될 수 밖에 없고, 결국 인클의 변화과정을 상체 위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숙련된 라이더의 경우 인클이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균형감을 유지할 수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상체보다 하체를 먼저 넘겨서 강력한 엣지을 유도하는 앵귤레이션이 가능해 진다.
또한 발목의 관용도가 높아야 이러한 적극적인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라이더의 높은 균형감이 요구되므로 무조건적으로 갈아타기 라이딩을 적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초급 보더들은 기울이기 방식의 라이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이 기울이기 라이딩이 미완의 방법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시키는 과정 역시 필요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두 방식의 라이딩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 차이를 간결하게 정리하면,

기울이기 라이딩은 라이더의 구조를 ┴ 구조로 이해하고 이 수직 구조가 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고,
갈아타기 라이딩은 라이더의 구조가 ┘ 또는 └ 이며 이 수직 구조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차이가 있다.

결국 중심축의 이동과, 중심축과 데크가 이루는 각도(중심축의 기울기)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가 이를 가른다고 할 수 있다.





11. 앵귤레이션의 쉬운 이해


축 이동에 이어서 축의 기울기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지금까지 중심축의 기울기 변화, 즉 앵귤에 대해서(중심축의 기울기 변화가 왜 앵귤이지? 하시는 분은 수고스럽지만 다시 처음부터 읽어 주시길) 이야기를 했지만, 이러한 앵귤을 라이딩 중에 머릿속으로 즉각적으로 떠올리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라이딩 중에 앵귤을 반대로 쓰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좀 더 앵귤을 빠르게 이해하기 위한 2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 방법을 쓰면 타인의 자세는 몰라도 자신의 자세는 순간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데크를 기준으로 무게중심이 어느쪽으로 치우치는가를 보는 것이다.

만약 힐 턴일때 무게중심이 힐 엣지쪽으로 가면 <역逆 앵귤레이션>이다.
반대로 힐 턴일때 무게중심이 토 엣지쪽으로 가면 제대로 된 <앵귤레이션>이다.



26.jpg



즉 무조건 지지점 엣지의 반대쪽으로 무게 중심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둘째로 데크와 중심축이 이루는 형태를 보는 것이다.

데크와 중심축이 뭉툭한 둔각을 이루면 <역逆 앵귤레이션>이다.
데크와 중심축이 날카로운 예각을 이루면 <앵귤레이션>이다.



27.jpg



이렇게 내 몸과 데크가 이루고 있는 각도가 뾰족한지 뭉툭한지만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이는 위 방법보다 조금 더 직관적이여서 라이딩 중에도 쉽게 지금의 앵귤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더 간단하게 생각하면 토 턴에서는 발가락을 찔러 넣어 토엣지를 뾰족하게 만든다는 느낌, 힐 턴에서는 뒤꿈치를 세워 힐엣지를 뾰족하게 만든다는 느낌이다.
앞서 말했듯이 만약 발목의 관용도가 높고, 발목힘이 충분하다면 이런 느낌만 으로 엄청나게 강력한 앵귤을 사용할수있긴하다.(하지만 굳이 이런 발목 위주의 라이딩이 필요한가는 의문이다. 발목은 사용의 개념보단, 관용도를 높여서 자세의 폭을 넓이는 쪽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지금 말한 이 느낌이 바로 하이백 린의 필요성과 중요성 또한 설명해 주고 있다.



#데크의 수직 위에 몸을 유지하라는 말


중심축 이론에 따르면 토 엣징 상태에서 우리의 무게 중심은 토 엣지 위에 위치하는 게 기본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앵귤을 쓰기 위해서는 지지하는 엣지의 반대쪽으로 무게 중심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토 엣지 위에 있던 무게 중심을 힐쪽으로 보내야 한다.
결국 무게 중심은 점점 데크의 중앙으로 가까워 지게 된다.



28.jpg



따라서 앞서 틀렸다고 얘기한 ‘몸의 중심은 항상 데크의 수직 위에 둬라’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틀린 개념에서 출발한 틀린 해석이 결과적으로 (얼추)맞았다고 해서 이게 올바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봐주기엔 이 말은 핵심을 너무 많이 빗겨 가고 있다.

이런 표현을 올바르게 받아들이려면 기본 포지션의 개념부터 제대로 확립해야 하고 (지지점이 데크의 중앙이 아닌 엣지라는 것), 데크의 수직 위에 몸의 무게 중심을 유지 한다는 것이 앵귤을 강화하는 행동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이런 표현이 실전에 적합하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쓰여서는 안될 것이다.




12. 중심축 이론의 변화



지금까지 자세를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한 중심 축 이론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 중심 축 이론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중심 축’을 잘못 설정하는 순간 이론이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중심 축’이라는 개념은 굉장히 헷갈리기 쉽다. 

‘중심 축’이란 신체에 작용하는 힘의 방향을 나타낸 임의의 축인데, 이러한 임의의 축은 스노보드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점이 아닌 바인딩(데크중심)을 시작으로 축을 만들 수도 있고, 또는 지면에 수직한 축을 세울 수도 있고 때로는 데크에 수직한 축을 만들 수도 있다.
한마디로 ‘축’이란 만들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29.jpg



때문에 중심 축 이론은 ‘중심 축’이라는 가상의 개념보다는 누구나 쉽게 인식할 만한 간결하고 실용적인 기준점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심 축 이론을 다시 돌아보면, 중심 축 이론은 <중심 축>과 <데크>간의 기울기 차이(각도)가 핵심이기 때문에
(※축의 이동은 말했다시피 이미 모든 라이더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으므로 단순히 발상의 전환만이 필요할 뿐이다.)
<축>을 고정하고 <데크>를 바라보던 시각을 바꾸어서, <데크>를 고정하고 <축>을 바라보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축>의 형성은 무게중심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축은 ‘지지점’과 ‘무게중심’을 잇는 선인데 지지점은 이미 정해진 상태이므로고정이다)

‘데크’와 ‘무게중심’을 키워드로 중심축 이론을 다시 수정하면


데크 위 무게 중심의 위치가 자세를 결정한다


라는 굉장히 뻔한 이야기로 결론이 나온다.
물론 이 뻔한 결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지지점에 대한 이해, 각 관절의 쓰임새, 인클리네이션에 대한 올바른 개념 확립 등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뻔하지만 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이 이론을 활용하여 “힐턴 상황에서 강력한 엣징이 필요하다” 라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30.gif



그림과 같이 지지점은 힐 엣지에 있어야 할 것이고 무게 중심은 토 쪽으로 넘어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위치에 맞추기 위해서 우리 몸의 관절이 어떤 식으로 쓰여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관절에 대한 이해가 필요)

어떤 자세가 나올 것인가는 쉽게 예측 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나온 자세에 마지막으로 인클이라는 양념만 추가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라이딩 모습이 나오게 된다.


물론 부가적으로 머리가 지면에 수평으로 놓인다던가, 팔을 어떻게 위치 시킬 것인가와 같은 좀 더 넓은 범위의 자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실용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인클리네이션은 여전히 고려할 가치가 있겠다.

그럼 이것으로 중심축 이론 편을 마치겠다.




-------------------------------------------------------------------------------------





지금까지 스노보드의 자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원래 2편으로 나누어 진행 하려던 것을 한편에 우겨 넣었더니 분량이 장난이 아니게 되었네요.
그래도 쓸데없이 나누어 놓는 것 보다는 좀 길더라도 한편에 집중해서 보아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러한 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그리고 로테이션이 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0123705


안녕하세요.Lunatrix입니다.


토션 2편 시작하겠습니다.


이전 칼럼에서 토션이란 변형된 엣징을 사용하는 것, 그리고 이러한 변형된 엣징으로 인한 미끌림 차이를 이용해 데크를 회전시키는 것이 토션의 사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굳이 토션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까지 내보았죠.

하지만 토션에 대한 궁금증은 아직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하나는 미끌림이 없는 카빙턴에서의 토션의 사용,

또 하나는 ‘사용하는 토션’이 아닌 ‘발생하는 토션’에 대한 이야기


이 두 가지 입니다.


둘 다 어려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딱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까지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카빙턴에서의 토션



토션은 엣징을 변화시킵니다.

따라서 사이드컷 모양도 바뀌게 되죠.


9변형된사이드컷.jpg


‘정 토션’ (=앞쪽 엣지각이 크고 뒤쪽 엣지각이 작은 상태)에서는 이런 식으로 변하게 됩니다.

토션이 없는 데크와 비교하자면 앞쪽의 곡률은 작고 뒤쪽의 곡률은 오히려 더 커지게 됩니다.


10원래사이드컷.jpg


그럼 이렇게 토션으로 인해 변형된 상태로 카빙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앞뒤 곡률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쪽을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 ‘작은 턴’이 아니라 그림과 같은 ‘굵은 턴’을 하게 됩니다.

11굵은턴.jpg


따라서 이 경우 토션으로 인해 턴이 작아지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중경을 취해서는 안되고 곡률이 작은 앞부분을 이용하기 위한 전경을 취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전경을 취한다면 턴이 작아지기는 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괘적을 그리게 될 것입니다.


12테일끌림.jpg


이처럼 턴의 크기는 작아졌지만 전경으로 인해 테일에 걸린 압력이 작아질 뿐만 아니라 미세하게 슬라이딩 되어서 전체적으로 테일쪽의 그립력이 매우 약해질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주 잘못된 카빙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론이 아닌 실제 라이딩으로 오게 된다면, 이런 턴이 맞는지 틀린지를 함부로 논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 이유는 토션의 ‘발생’ 측면에서 본다면 라이딩중에 토션은 언제나 생기기 마련이고,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카빙이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턴이며 어쩌면 우리가 항상 해오던 카빙이 사실은 이처럼 ‘굵은 턴’이나 ‘테일이 살짝 슬라이딩 되는 턴’, 또는 반대로 ‘노즈가 슬라이딩 되는 턴’의 모습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사실 토션에 의한 사이드컷의 변화는 굉장히 미세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사이드컷의 변화를 알기 쉽게 과장하여 그렸더니 너무 심각한 그림이 나와버렸네요;;;;;;


때문에 지금 생각하는 이런 간단한 이론 만으로는 토션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기가 무척 어려워지며, 반대로 실전의 느낌 만으로 살펴보는 것 역시 토션의 진짜 모습을 말한다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카빙턴을 하면서 생기는 전경 후경의 변화까지 생각해 본다면, 실제 턴에서 토션을 따져보는 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죠.



2. 토션? 린 아웃?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보죠.


이처럼 ‘더 작은 카빙턴을 위해 토션을 쓴다(그리고 전경을 준다)’ 라는 개념은 그로 인한 턴이 올바른 카빙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한가지 근본적인 의문점이 나옵니다.


만약 카빙턴에서 더 ‘작은 턴’을 위해 토션을 쓰는게 맞다면,

어째서 린 아웃 (앵귤레이션)이 아니라 토션을 써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죠.


방금 알아본 토션은 결국 노즈쪽에만 ‘린 아웃’을 하고 테일쪽에는 ‘린 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린 아웃을 위해 토션을 쓸 바에야 차라리 그냥 린 아웃을 해버리는게 더 낫지 않냐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토션이 사실은 ‘사이드 컷을 줄여서 더 작은 턴을 하기 위해서이다.’ 와 같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그럴바엔 그냥 린아웃을 해버리면 되는데 어째서 토션을?) 사실은 더 깊이 숨겨져 있는 어떤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라는 것이지요.


그런 이유를 따져보려면 라이딩 중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의도하지 않은 토션’에 대해서 까지 사고를 확장해 보아야 합니다.



3. 피할 수 없는 토션


이러한 불가피한 토션,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토션은 어떤게 있을까요.


첫번째는 자세로 인한 토션입니다.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로테이션을 하는데 이런 로테이션 자세는 토션을 만들게 됩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로테이션으로 인한 회전과, 로테이션 자세가 만드는 토션으로 인한 회전 방향이 대부분 일치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을 자꾸 혼동해서 로테이션이 결국 토션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론적으로 이 두 가지는 분명히 구분지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튼 로테이션 자세를 취하면 로테이션으로 인해 데크가 회전하기도 하고, 또한 로테이션 자세가 만드는 토션으로 인해서도 회전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죠.


하지만 모든 로테이션 자세가 회전을 위해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어깨를 여는 역방향의 로테이션 자세가 쓰이는 일본 스타일 토 카빙의 경우에는 로테이션과 데크의 회전이 반대방향일 뿐더러, 그러한 역 로테이션 자세가 데크의 회전을 위해 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경우의 역 로테이션 자세도 필연적으로 토션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회전 방향과는 무관하게 ‘역 토션’이 걸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jcc.jpg


*JOINT CREW presents フリーカービングスタイル dvd 에서 遠藤 雄三 (엔도 유조)


결국 턴과 토션의 관계가 반드시 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거나, 어떤 인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보다는 라이딩중 특정한 자세를 취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토션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겠고, 따라서 토션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에는 그로 인해 변형되는 라이더의 자세가 과연 좋은 자세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토 카빙을 위해서는 역 토션이 필요하므로 역 로테이션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분은 약간 너무 나간 해석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라이딩의 도입으로 대부분의 라이더가 토 카빙에서 역로테이션 자세를 취하는 시대가 오기는 했지만, 왜 이런 자세가 효과적이냐에 대한 논의는 본 칼럼의 주제와 상관없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여기서는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이론상으로는 힐 턴도 마찬가지여서 어깨를 닫는 것을 넘어서서 완전히 반대로 돌리는 역방향 로테이션이 좀 더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힐턴에서 순 로테이션을 더 주는게 힐 카빙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여겨지고 있는게 현실이지요. 물론 거기에는 납득할 만한 다른 이유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슬로프에서 라이더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힐턴에서 어깨가 닫히는 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알파인의 백사이드에서는 이런 느낌을 잘 볼 수 있죠.)


따라서 단순히 라이딩 자세를 취하는 것 만으로도 의도치 않은 토션이 생긴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토션을 ‘사용’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로 데크와 슬로프의 힘관계로 인해 생기는 토션을 생각해 봅시다.


대부분의 턴에서 턴 시작에는 노즈쪽에 더 압력을 가하게 되고(전경), 턴 후반에는 테일쪽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게 됩니다(후경).


그래서 턴 시작에는 노즈에 압력이 몰려서 노즈쪽 엣지가 테일쪽 엣지보다 더 눌려서 노즈의 엣지각이 작아질수 있죠.

이는 바로 역토션의 모습이 됩니다.


13전경토션.jpg




반대로 턴 후반에는 테일쪽 엣지가 눌려서 테일의 엣지각이 작아지는 정토션이 되기 쉽습니다.


14후경토션.jpg



이런 토션은 라이더의 의지나 자세와는 무관하게 슬로프와의 관계로 인해 생기는 토션이며 스키나 다른 스포츠에서도 생기는 토션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햇듯이 프리는 토션에 대해 좀 더 예민하기 때문에 이러한 토션이 생기게 하는 압력의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턴 시작부분 노즈의 강한 진입시에 노즈의 엣지각이 죽어버린다는 사실을 프리는 쉽게 느끼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턴이 시작하는 시점에서 노즈의 엣지각을 살리기 위한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이것은 사실상 노즈의 엣지각을 더 만드는 ‘정 토션’의 행동과 같기 때문에 우리는 턴을 하기 위해서 토션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은 앞서 말한 ‘토션은 데크를 비트는게 아니라 비틀리는 데크를 원래대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라는 관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15상쇄.jpg


대부분 토션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순간이 턴 중반이나 턴 후반이 아닌, 턴 초반 노즈가 슬로프와 컨택하는 순간인 점을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턴 집입때 발을 내밀어 확실한 노즈 컨택과 엣지각 확보를 도모하는 스킬인 오쿠리다시(送り出し)나, 힐 턴 진입시 노즈의 엣지각 확보를 위해 앞발의 하이백 린을 강화하는 행동, 또는 앞 무릎부터 턴안쪽으로 먼저 집어넣어 노즈 쪽 엣지각을 빨리 확보하는 행동(혹자는 무릎 스티어링이라고도 하지만 다른 개념입니다. 무릎을 돌리는게 아니라 앞 무릎부터 먼저 넘기는 것입니다.)들이 모두 이러한 턴 초반부 역토션 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있죠.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서 카빙턴에서의 토션에 대해 다시 해석을 해본다면,


카빙턴에서 토션이라는 행동을 취함으로써 앞부분의 곡률이 작아지고, 따라서 전경을 주면 턴이 더 작아질 것이다.


라는 해석이 왜 앞뒤가 잘 맞지 않고 이해하기가 힘든지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런 해석보다는


카빙턴에서 노즈가 컨택하는 순간에 데크에 부분적인 압력이 가해져서 비틀림(역 토션)이 발생하는데, 여기에 대응하는 행동(부분적인 프레셔 컨트롤, 또는 정 토션)을 취하여 앞부분 곡률이 커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정도의 해석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4. 정리


두 편의 내용을 대강 정리해보겠습니다.



#토션을 사용한다는 개념은 프리데크의 특이한 구조로 인한 특성.


#이러한 토션을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데크의 회전을 이끌어 낼 수 있어 스키어는 상상하기 어려운 버터링과 같은 트릭을 할 수 있게 해주지만, 이는 데크 회전에 대한 장점일 뿐이지 턴을 하는 과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토션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쉬운 슬라이딩턴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턴 역시 좋은 턴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따라서 토션에 대해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세 변화를 동반하여 사용하기가 어려운 ‘사용하는 토션’보다 ‘발생하는 토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발생하는 토션은 라이더의 자세로 인한 토션이 있고, 슬로프가 주는 압력에 의한 토션이 있다.


#라이더의 자세로 인한 토션이라 함은 토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세를 바꾸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런 행동이 과연 옳은가(라이딩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자세인가)에 대한 논의가 먼저 필요하다.


#슬로프의 압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토션은 데크가 비틀린다고 이해하기 보다는 데크가 부분적으로 압력을 받고 있고 여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즉 부분적인 프레셔 컨트롤로서 접근할 수 있다. 그 얘로는 오쿠리다시, 앞발 하이백 린, 앞 무릎 먼저 넣기 등이 있다.

(다른 말로는 비틀림을 상쇄시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지나치게 비틀림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


#따라서 이상적인 라이딩은 오히려 토션이 없는 라이딩이고, 이는 하이 토션 데크가 만들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션은 라이딩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게 되므로,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라이딩 자세가 필요하다.



이상입니다.


2015년 새해가 밝았네요.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시즌 항상 안전보딩 하시길...



[주옥같은 댓글들]


dsungk

2015.01.02 16:11:05
*.226.207.16

안녕하세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궁금한점이 있는데요~ 보통 프리데크로 카빙턴을 시도하면 토턴시 역로테이션, 힐턴시 뒷발 무릎을 어깨에 최대한 붙이는 동작을 취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테일쪽의 엣지각이 더 커지는 느낌이 종종 발생하고 이런경우의 턴이 뒷발을 축으로 진행되며 반경이 조금더 급격히 돌아간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이런부분이 토션에 의한 각도 변화일까요?

Lunatrix

2015.01.03 00:29:04
*.237.143.233

칼럼에 설명드렸다시피 턴 진입시 전경일 경우, 노즈에 토션을 주는 듯한 방식으로 노즈 엣지각 확보를 꾀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논리로 턴 마무리시 후경인 경우, 테일에 토션을 주는 이미지로 테일 엣지각을 확보 할 순 있겠죠.

하지만 그 결과 엣지각이 '더' 확보가 될지 아닐지는 단순하게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는게 칼럼의 결론이구요.


다만 말씀하신 자세는 이런 토션의 의미보다는 다른 복합적인 이유가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션의 이미지로 이런 자세를 만드는게 썩 좋을런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네요. 특히 테일의 경우엔 말이죠.


턴이 급격하게 돌아갔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그런 자세가 '라이딩이 좋은 자세'이기 때문이라고 퉁쳐서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부분에 대해선 저도 잘 모르지만 언젠가 한번 정리해볼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naskl

2015.01.02 17:40:17
*.236.80.34

그 얘로는 오쿠리다시, 앞발 하이백 린, 앞 무릎 먼저 넣기 등이 있다. << 이거 좀 자세히 설명 가능한가요?? 보통 힐턴 슬립을 피하기위해 뒷발 하이백을 포워드린 하는분들이 많이 있던데 앞발 하이백 린을 하면서 이득볼 수 있는게 무엇인가요? 작성하신 칼럼에도 나와있듯이 데크에 토션이 생기게 된다면 노즈쪽 엣지가 더 큰 토션보다는 테일쪽 엣지가 더 큰 토션이 주어지는게 카빙에 유리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엣지각 확보가 상대적으로 힐턴이 힘들고 일본식 카빙의 정면을 보는 자세에서도 토턴에서는 역토션이 걸려 테일의 밀림현상이 거의 없지만 힐턴에서는 뒷발 슬립이 매우 심한편이죠.. 그런데 앞발 하이백을 더 기울인다는게 무슨 뜻이죠??

Lunatrix

2015.01.03 01:03:33
*.237.143.233

오쿠리다시는 저도 참 이해하는데 오래 걸린거라...글로 설명드리긴 어려운데 그냥 앞발을 뻗어서 노즈 쪽 엣지를 먼저 컨택시키는 거라고 보시면 되구요.(전진 업과 자세는 반대지만 목적은 비슷합니다. 그래서 그냥 뻗는건 아니구요... 요령이 좀 필요하죠.)


앞발 하이백 린을 강화하는 이유는, 하이백 린이 강할 수록 앞발을 펴서 노즈를 닿게 하는 순간 엣지가 더 서게 되고 노즈에 강한 압력이 걸려도 하이백 덕분에 노즈 엣지각이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 무릎 먼저 넘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앞무릎을 먼저 넣으면 노즈쪽 엣지가 더 강하게 들어간 상태로 턴에 진입하게 되죠.


세 가지 모두 노즈가 컨택하는 턴 초반에 집중한 스킬입니다.

말씀하신 뒷발 하이백 린은 노즈보다는 테일의 엣지각에 집중한 셋팅이고 따라서 턴 후반부에 집중한 셋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뒷발목이 항상 앞발목보다 더 굽혀진 라이더가 많기 때문에 그 형태에 맞게 뒷발쪽을 더 굽혀 줄수도 있구요. 일종의 칸트의 개념이랄까요.


어떤 셋팅이 옳은가는 라이더마다 턴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턴을 운용하는 방법이 틀리기에 딱 잘라 말할 순 없겠네요.

다만 힐턴에서 쓸리는 이유는 '정 토션'으로 인해 엣지각이 풀어지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에, 뒷발 하이백 린으로 턴을 잡는 것은 턴을 잘 만들고 난 이후에나 고민해볼 일인것 같습니다.

naskl

2015.01.02 17:41:24
*.236.80.34

일본식 카빙 선수들이 강습할 때 힐턴에서 앞발은 펴고 뒷발은 접어서 테일쪽 엣징을 주면서 중경을 유지하기 위해 노즈쪽으로 몸을 기울이라고 가르치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제가 알고있는것과 좀 달라서 혼동이 오네요

Lunatrix

2015.01.03 09:25:14
*.237.143.233

힐턴에서 앞발을 피면 뒤꿈치를 꽂아 넣는 형태가 되서 노즈 엣지각이 더 서게 됩니다. 반대로 뒷발을 접으면 테일 엣지각이 더 죽는게 맞죠.

반대로 이해하고 계신 이유는 앞발은 까치발 형태로 펴고 뒷발을 발 끝을 드는 방식으로 타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뒷발 하이백 린이 필요하신 거고 앞발 하이백 린이 이해가 안되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자세는 사실상 노즈는 거의 안쓰고 테일 위주로 타는 방식이거나, 노즈 컨택 이후 후경으로 옮겨 타고 난 이후의 자세입니다.

앞발을 피는 이유는 노즈를 빨리 붙여서(전경) 엣지각 확보를 많이, 빨리 하기 위함이며
뒷발을 접는 이유는 뭐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턴으로 만들어진 프레스를 배분해주는 프레셔 컨트롤 용도라고 봅니다.
따라서 앞발을 피는건 필수적이지만, 뒷발을 접는 건 턴의 운용에 따라 하지 않을수도 있다고 보구요. 

게다가 힐턴에서 '앞발은 펴고 뒷발은 접고' 이걸 동시에 취하는 자세가 아니고, 앞발을 펴고 들어간 뒤에 뒷발을 접는...시간차가 느껴지는 행동의 묘사라고 전 생각하구요.
때문에 막상 턴에 들어가고 나면 힐턴의 자세는 프레스의 이동과 함께 조금씩 바뀌게 되고 라이더마다 자세의 종류가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합니다.


힐턴을 한가지 자세로 (일종의 버티기 자세) 생각하는 주된 이유는, 턴의 프레스 운용이 잘 안되서 후반부에 아래쪽으로 엄청난 프레스가 몰리는 것에 버티는 라이딩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0081428




안녕하세요. 만년 10년차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토션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1.토션의 가치


토션이란 데크가 비틀리는 것을 말하죠.

데크가 비틀리는 것은 슬로프와 데크가 만나는 과정에서 특정 부분만 먼저 접촉한다던가 하는 식의 ‘불균형한 힘의 작용’으로 인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키나 알파인에서도 이런 토션이란 개념이 존재하죠.

하지만 프리보드의 경우, 토션에 대해서 매우 특별한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프리보드는 데크의 폭이 매우 넓고 스텐스의 방향도 스키와 달라서 토션을 매우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고,

그런 구조로 인해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라이더 스스로 데크에 불균형한 힘을 가함으로써 자체적인 토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1스탠스특성.jpg

따라서 프리보드에게 토션은 단순히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 적극적인 스킬의 한 범주로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프리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토션을 라이딩에 이용하려고 노력하거나, 또는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왕왕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라이딩의 스페셜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 스키나 알파인은 (‘발생’하는 토션에 대해 고민은 하겠지만) 토션을 인위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은 별로 하지 않습니다. 아니 못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딩에서 만큼은 프리보다 우위에 서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해본다면 라이딩 중 토션의 사용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그 필요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성이 생깁니다.



2. 토션의 모습


그렇다면 토션으로 인해 달라지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토션은 토션 자체만으로는 큰 변화를 주지 못합니다.

데크가 비틀린 상태라 하더라도 슬로프에 균등하게(플랫 상태로) 접촉하고 있다면 라이딩에 별다른 차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지요.


토션이 라이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토션으로 변형된 구조가 부분적으로 슬로프에 접촉해서 그로 인한 차이점이 라이딩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데크의 변형된 형태가 적극적으로 슬로프에 접촉하게 하는 일종의 쏠림이 필요하고 다시 말해 전경-후경, 또는 토엣징-힐엣징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이중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토션의 효능(?)은 주로 엣징이 동반되었을 때 나타납니다.


2토션작용.jpg


이처럼 토션으로 변형된 데크에 엣징을 가하고, 엣징에 수직한 방향으로 힘을 가해본다면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익숙한 형태의 토션의 효과, <데크가 회전하는 모양>이 나타나게 되죠.


즉 토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데크의 불균형한 힘을 가하기 위한 내부적인 자세 변경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 쓰임새를 고려하여 외부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는


토션,

엣징,

엣지에 수직한 힘,


이 3가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결국 토션과 엣징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는, 토션으로 변형된 엣징을 한다는 말과 같으므로


라이딩중 토션의 사용 = 변형된 엣징


이 됩니다.


그리고 변형된 엣지가 수직한 힘을 만나면서 만들어 내는 차이는 결국 미끌림의 차이이므로


변형된 엣징+수직한 힘 = 미끌림 차이


가 됩니다.


즉 토션이 만들어 내는 것은 변형된 엣징으로 인한 수직힘에 대한 미끌림 차이 라는 것이지요.




3. 미끌림 차이를 이용한 회전


이런 미끌림 차이, 즉 토션을 이용하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사이드 슬리핑중 토션을 사용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됩니다.



3사이드슬립.jpg


A구간은 변형된  엣지에 수직힘인 중력이 작용하여 여기에 대한 미끌림 차이가 생겨 회전하며

B구간에서는 변형된 토 엣지에 수직힘인 중력이 작용하면서 미끌림 차이가 생겨 회전하는 모습이 됩니다.


따라서 토션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수직힘에 대한 (또는 수직한 진행 방향에 대한) 데크의 회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로테이션과 매우 유사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로테이션(회전) 효과는 턴 중에 다음과 같이 나타납니다.



4턴.jpg


A에서처럼 사활강중 토션을 사용하면 중력에 대한 힐 엣지의 미끌림 차이가 발생하여 데크가 회전하게 됩니다.

B에서는 회전한 데크가 원래의 진행방향에 대해 저항력(원심력)을 가지므로 엣지가 체인지 되어야 하고, 여기서 토엣지의 미끌림 차이로 인해 데크가 회전하게 되죠.

C에서는 원심력에 대한 미끌림과 중력에 대한 미끌림이 모두 작용하여 데크가 회전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얼핏 보게 되면 마치 토션으로 인해 턴이 되는 것으로 착각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이전 칼럼에서 로테이션이 반드시 턴을 만드는 힘은 아니라는 사실을 살펴보았습니다.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Colum&document_srl=28969440 )

따라서 턴을 하는 것과 데크가 회전하게 만드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데크가 회전하게 만드는 것은 말 그대로 데크가 돌아가게 하는 것이며, 데크가 턴(방향 전환)을 만드는 것은 적절한 저항력(외부 힘)의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토션은 외부 힘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외부 힘은 토션으로 인해 만들어 진게 아니기 때문에 토션이 턴을 만든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턴을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요.

앞서 말했듯이 토션에는 반드시 엣징이 필요하게 되고, 사실 턴을 하게 만드는 요인은 이러한 엣징으로 인해 만들어진 저항력 (또는 구심력=원심력)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토션은 ‘변형된’ 엣징이지만 턴을 하게 만든 것은 ‘엣징’ 이기 때문에 토션의 유무는 턴의 가부와는 큰 상관이 없으며, 단지 턴이 이루어진 뒤에 생기는 저항력(원심력)을 이용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토션이 턴을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은 턴 시작부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부분이 턴의 시작은 아니기도 하지만요)


5턴전반전경.jpg

A부분에서 토션을 줄때 대부분 ‘전경’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토션은 변형된 엣지의 ‘모양 차이’로 인한 미끌림 차이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중경이 더 좋습니다.

(데크 양쪽에 무게가 모두 실려야 양쪽의 차이점이 더 극대화되겠지요.)

만약 전경을 주거나 후경을 준다면 한쪽에만 하중이 몰려서 미끌림 차이라는 게 잘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전경을 강조할까요.

그것은 턴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경사도 및 중력의 변화로 인한 노즈드랍이 필연적이기 때문이고, 사실 턴을 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더 중요하지 토션의 유무는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턴을 더 쉽게 만들어 주기는 하지만요.

(노즈드랍과 턴의 관계는 예전 비기너턴 칼럼에서 설명 드렸습니다.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Colum&document_srl=28643700 )


그래서 A부분에서 ‘토션은 선택’이지만 ‘전경은 필수’가 되므로, 토션에는 중경이 더 좋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전경을 강조하는 것이지요.


만약 A부분에서 토션과 함께 강한 후경을 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데크 양쪽의 미끌림 차이가 반영되지 않아서 회전이 잘 일어나지도 않을뿐더러, 노즈드랍이 억제되어 턴도 역시 이루어 지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토션이라는 것은 턴을 만들어 내는 힘이 아니라


턴으로 인해 만들어진 힘(수직한 외부 힘)을 이용하여 데크를 돌리는 것


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4. 슬라이딩 턴에서의 토션


이처럼 토션이 턴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고는 하지만, 토션에 의해 매우 쉽게 만들 수 있는 턴이 있습니다.

바로 슬라이딩 턴이지요.


슬라이딩 턴은 토션의 유무에 따라 그 모습이 하늘과 땅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스키어가 생각하는 슬라이딩 턴과 (테일 슬라이드) 프리보드가 생각하는 슬라이딩 턴은 그 모습이 무척 다릅니다.


프리의 경우 토션이 많이 개입함으로서 슬라이딩 턴이 무척 쉽습니다.

<토션을 만들기 위한 내부적인 자세> = <로테이션을 위한 자세> 임을 생각하면, 턴 중에 단순히 로테이션 동작을 취하는 것 만으로도 토션+로테이션+전경이 모두 작용하면서 테일이 쉽게 미끄러지게 됩니다.

(이런 장점은 카빙턴에서는 반대로 작용하려 라이더가 조금만 실수하거나 자세가 올바르지 않으면 바로 슬라이딩이 되어버린다는 단점이 됩니다)


6프리슬라이딩.jpg


하지만 스키는 테일쪽만 슬라이딩 시키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토션이 없어서 테일과 노즈의 미끌림 차이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스키는 단순히 테일을 미끄러뜨리는 데에도 전경-후경 컨트롤이 필요하게 됩니다.

전경을 통해 테일의 압력을 줄여 미끌림을 만들어 낸 후, 이어 후경으로 미끄러진 테일을 눌러 슬라이딩 시키는 것이지요.


7스키슬라이딩.jpg


이는 알파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프리 역시 40도에 가까운 전향각을 취해본다면 토션을 만들기 어려워져서 슬라이딩턴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슬라이딩턴을 할 때 테일이 걸리는 느낌이 나게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테일을 살짝 띄우는 느낌의 컨트롤이 필요하게 되죠.

마찬가지로 라이딩용의 하이 토션 데크 역시 슬라이딩턴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데크를 타고 아무리 강하게 로테이션을 준다고 한들 적절한 전경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데크는 돌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토션의 사용으로 쉽게 슬라이딩을 하는 것이 결국은 장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스키던 알파인이던 프리스타일이던, 상급의 라이딩을 위해서는 전경 -> 후경 컨트롤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데 프리는 이러한 장점(?)때문에 전경 후경 컨트롤의 필요성을 초 중급 단계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프리는 턴의 발전이 늦을 수 밖에 없습니다.

스키의 경우 간단한 테일 슬라이드를 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프리는 단순히 로테이션만 해도 테일이 쉽게 돌기 때문에 턴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슬라이딩 턴의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렇게 ‘토션’이나 ‘적극적인 로테이션’을 이용한 슬라이딩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됩니다.

스키어가 테일을 미끄러뜨리고 그로 인해 강력하게 걸린 테일 압력으로 다음 턴을 진입하는 것 처럼, 프리 역시 과감한 전경으로 테일을 밀 준비를 한 후 후경으로 자연스럽게 옮겨 타면서 테일을 밀어주고 그 테일의 반발력으로 다음 턴을 진입하는 요령이 필요해집니다.

(마치 둥그런 사발에 진입한 뒤 빠져 나오는 느낌이지요.)


게다가 이와 같은 수준의 슬라이딩 턴에 이르게 되면 오히려 토션이 역으로 걸리는 소위 ‘역 토션’ 상태가 더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라이딩중 토션의 사용을 강조하는 것은 이론상 앞뒤가 안 맞는 강습법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설사 행동론적 측면에서 보아서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라이딩의 한계를 긋는 것이므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테이션만 강조하는 강습법 역시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고요.)



지금까지 토션에 대해 살짝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아본 것은 프리데크에서 나타나는 ‘만들어낸 토션’이고 또 그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일 뿐이지, ‘발생하는 토션’에 대해서는 아직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토션을 말할 때는 이 부분이 더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이며 고민할 가치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다음 편에 진행하도록 하죠.




ps.


앞에서 말한 ‘역 토션’ 상태에 조금 부연설명을 하자면,

슬라이딩 턴을 빠르게 치는 경우 상체는 폴라인을 바라보고 데크만 돌게 되는데 이는 결국 역 로테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의 모습은 (토턴의 경우) 마치 제식동작의 ‘뒤로 돌아’ 자세와 비슷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런 역 로테이션 순간의 앞 뒤 발바닥 차이를 잘 본다면 왜 ‘역 토션’이 생기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8제식동작.jpg

힐 슬라이딩 턴의 경우도 마찬가지 원리이긴 하지만, 프리의 자세가 좀 특이하고 힐 턴의 경우 라이더마다 뒷발을 밀어주는 정도가 많이 틀리기 때문에 이런 ‘역 토션’ 상황이 잘 띄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숏 슬라이딩에서는 역 로테이션이 더 자주 쓰이고 따라서 ‘정 토션’을 사용할 수 없고 오히려 ‘역 토션’이 자주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역 토션’의 모습을 실제로 캐치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라이더의 자세로 ‘만들어진’ 토션과 슬로프와 데크의 접촉으로 ‘발생하는’ 토션이 서로 상쇄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특정한 타입의 토 슬라이딩턴에선 뒷발의 엣지가 더 강하게 서는 ‘역토션’이 생기는게 맞지만, 이때 뒷발을 밀어 슬라이딩 시키는 과정에서 슬로프가 뒷발 토엣지를 강하게 밀기 때문에 이 두 힘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데크가 전체적으로 플랫해진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토션이라 함은 데크를 비트는 관점이 아니라 비틀리는 데크를 원래대로 만드는 관점으로 바라보거나, 아니면 부분적으로 발생하는 압력에 부분적으로 대응하는 미세한 프레셔 컨트롤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게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좀 더 얘기하자면 슬라이딩 턴에서의 역 로테이션 모습은 마치 뒷발 차기와 같고, 뒷발 차기를 넓게 정의한다면 슬라이딩 숏턴은 뒷발 차기로 하는 턴이라고 보아도 맞습니다.

그래서 뒷발 차기가 절대 틀린 스킬이 아니라는 것이며 그것을 터부시 하거나 기피할 수록 라이딩의 발전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실 로테이션의 올바른 이해(결국 몸이 도는 순간은 역 로테이션이라는 것)를 위해서도 올바른 뒷발 차기는 초보단계에서 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1556321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업 다운’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업 다운 역시 턴을 충돌이라는 개념으로 따져보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잠시 접어두고...업 다운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부터 해야겠죠.
바로 다운의 목적입니다.


1.다운은 가압? 감압?



다운 하면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 바로 가압이냐, 감압이냐 일 것입니다.
사실 다운은 가압도 맞고 감압도 맞습니다.

다운이 감압이라는 생각은 매우 간단한 이론에서 출발합니다.
다운이라는 행동은 몸을 움츠리는 행동이 되므로 이렇게 몸이 수축하게 되면 당연히 수축이 일어나는 주변부(데크)에서는 감압이 일어나게 되죠.
업은 반대로 펴는 행동이므로 몸이 팽창하게 되면서 데크를 밀어내게 되어 가압으로 작용하게 되고요.


1.jpg


하지만 이는 매우 단편적인 모습일 뿐입니다.
조금 더 복합적으로 다운을 들여다 보면 왜 다운이 가압으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죠.

업 다운이란 행동을 단순히 몸의 수축이나 팽창이 아닌 무게 중심의 이동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다운이란 행동은 무게 중심을 데크 쪽으로 ‘낙하’시키는 행동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운으로 인해 낙하한 무게중심은 데크 위로 떨어져서 데크와 ‘충돌’하게 되죠. 이 때 데크에는 압력이 가해지게 됩니다.
즉 다운이 가압이 되는 것이지요.



2.jpg


이 차이는 무게중심의 이동에 의해 결정되므로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3.jpg




2. 다운의 세 번째 목적


하지만 사실 다운은 더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다운은 우리 몸과 데크의 ‘충돌’이라고 말씀드렸었죠.
충돌이라 함은 두 물체가 부딪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충돌에서 간과하기 쉽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충돌하는 시간’이죠.
즉 두 물체가 ‘얼마나 오랫동안 충돌하고 있는가’가 충돌에 있어서 핵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날달걀을 2층에서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봅시다.
날달걀을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리면 당연히 박살이 나게 되죠.
하지만 푹신한 쿠션에 떨어뜨린다면 온전한 형태를 유지할 것입니다.

같은 높이에서 떨어져서 같은 충격량을 가지지만 쿠션 위에 떨어진 달걀이 깨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오랫동안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즉 달걀에 가해지는 충격의 총량은 둘 다 같지만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지는 달걀과는 달리 쿠션 위에 떨어지는 달걀은 충돌하는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 충격력이 분산 되어 달걀을 깨뜨리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복잡하게 말하면 충격량이 같을 때 충돌 시간이 길수록 충격력은 작아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종류의 충돌에 해당되는 이야기 이지요. 그래서 적당히 찌그러지는 차가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것이나, 우리가 엉덩이 보호대를 하는 이유 모두 이런 충돌 시간의 연장으로 인한 충격력 감소와 연관이 있습니다.




다시 다운 이야기로 돌아와 보죠.
다운이 충돌이라는 것을 먼저 이해한다면, 다운이 이루어지는 시간 = 충돌이 이루어 지는 시간임을 알 수 있죠.

만약 다운을 아주 빠르게 수행한다면 어떨까요. 데크와 몸이 충돌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충격력이 강해지고, 데크에는 강하고 순간적인 가압이 이루어지겠죠.
그래서 데크는 순간적으로 많이 휘게 될 것입니다.
(※실제 라이딩에선 빠른 다운이 무게 중심의 낙하를 동반하지 못해 감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하지만 여기서는 단지 이론적인 모습을 다룰 뿐이니 몸의 무게 중심이 아주 빠르게 낙하했다고 가정하죠.)

4.jpg


다운을 천천히 한다면 반대가 됩니다. 데크와 몸이 충돌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데크에는 약한 충격력이 길게 전해지게 되고, 데크는 약간 휘겠지만 오랫동안 휘어 있겠지요.


5.jpg



즉 다운은 라이더의 무게중심을 데크에 충돌시키는 행동임과 동시에, 이러한 충돌 시간을 조절하는 ‘쿠션’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러한 쿠션 효과(쇽 업쇼버)를 감압이라고 생각하여 다운 언웨이팅의 감압과 혼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운 언웨이팅으로 인한 감압은 수축을 통해 프레셔의 총량이 감소되는 마이너스 행동이기에 ‘진짜’ 감압을 일으키는 행동이지요.
반면에 지금 말하는 쿠션 효과는 프레셔의 총량은 감소 시키지 못하고 단지 충돌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므로 다운 언웨이팅의 감압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이 두 가지의 차이점은 확실히 구분하여야 하죠.

날달걀에 비유 하자면
다운 언웨이팅은 달걀을 위로 당겨 올려 충격량을 줄이는 진짜 감압,
다운으로 인한 쿠션 효과는 달걀 밑에 쿠션을 까는 충격력 분산,
이렇게 설명이 가능할 것입니다.




3. 충돌하는 턴에서의 다운


다운이 결국 충돌이고 턴 역시 충돌이라는 점,
이 공통점을 통해 다운의 진짜 역할이 어떤 것인지 드러나게 됩니다.

턴이란 횡력을 활용해 ‘충돌하여 프레스를 만들어 내는 행동’
다운은 충돌 시간을 조절하여 ‘프레스를 나누어주는 행동’

이 두 가지 개념을 합하면

횡력으로 만들어낸 프레스을 턴 전반에 걸쳐 나누어 주는 것이 다운의 역할이다.

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프레스는 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턴 중에 데크에 가해지는 프레스는 우리에게 더 많은 기울기를 가능하게 해주고 또한 데크를 더 강하게 눌러주어 사이드컷의 변형 정도를 크게 만들어 줌으로서 턴의 사이즈가 더 작아지게끔 해주죠.

이 과정은 사실 복잡한 역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는 감각적으로 프레스의 크기에 의해 턴의 모양과 크기가 결정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충돌에 의해 발생한 프레스를 다운을 통해 턴의 각 부분에 나눠줄 수 있다는 얘기는 ‘다운으로 충돌의 정도를 조절하여 턴을 컨트롤 할 수 있다.’ 는 얘기가 됩니다.
줄여서 말하면 ‘다운을 통한 프레스 운용’이 되겠죠.

때문에 길게 다운을 한다면 푹신한 쿠션이 되어 프레스가 약하고 길게 가해져서 롱턴이 될 것입니다.
짧게 다운을 한다면 딱딱한 쿠션이 되어 프레스가 강하고 짧게 가해져서 숏이나 미들턴이 되겠지요.
아예 다운을 안한다면 쿠션효과가 사라지면서 프레스는 아주 강하고 정말 순간적으로 가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다운의 역할을 깨닫는다면 턴에서의 다운이 감압이냐 가압이냐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됩니다.
어디까지나 턴 중의 다운은 턴을 하는 도중에 압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초기에 횡력으로 인해 이미 만들어진 프레스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강한 횡력으로 만들어진 프레스는 체중을 낙하 시켜서 만드는 프레스나, 몸을 움추려서 만드는 마이너스 프레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크기(총량)가 크기 마련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프레스를 분산시키는 다운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수축이나 낙하의 다운으로 만들어내는 프레스는 그 크기가 작고 순간적이어서 프레스를 운용하는 차원까지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충돌하는 턴이 아닌 낙하하는 턴을 하고 있는 이상에는 다운의 진짜 목적을 알기가 어렵죠.


6.jpg




4. 너비스 턴의 한계


그런데 우리가 초보때 배우는 너비스 턴은 대표적인 낙하하는 턴의 한 종류이지요.
보통 너비스 턴으로 업다운을 배운다고 하지만 사실 너비스 턴으로 업다운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너비스 턴에서 수행하는 업다운은 명확한 목적의식이 있어서 한다기 보다는, 단순히 숙련된 라이더의 업다운 타이밍을 따라해 보고 그때 생기는 프레스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 즉 ‘흉내내어 경험하기’ 차원의 연습법인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라이더들은 ‘너비스 턴은 비기너 턴에 업 다운을 추가한 것이니 여기서는 업 다운을 배울 수 있을 거야’ 라는 생각에 업 다운에 뭔가 목적성을 애써 부여하려 하거나 그 행동의 가치가 무엇인지 해석하려 들죠.
하지만 너비스턴에서는 관리해야할 프레스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운의 진짜 목적은 알기 어렵고, 다만 다운이 가압이 되기도 하고 또는 감압이 되기도 한다는 이상한 경험만 하게 될 뿐입니다.
때문에 비기너 턴의 업다운에 목적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다운의 목적이 감압이냐 가압이냐에 대한 의문점만 남길 뿐이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비기너 턴은 단순한 흉내내기에 가깝기 때문에 이것이 연습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려면 오히려 다양한 슬로프에서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다운이 가지는 3가지 경우를 모두 느껴보고 구별할 수 있게 되겠지요.
하지만 대부분 항상 같은 슬로프에서 같은 방식의 너비스 턴을 반복하면서 업 다운을 다듬으려고 노력합니다. 당연히 이런 연습은 스킬 업에 큰 도움이 될 수가 없죠.
‘업 다운을 완성 시켜주는 너비스턴’같은 건 애초부터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얼마나 잘 흉내내느냐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라이더의 현재 수준을 평가하는 데에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다운의 진짜 목적인 프레스의 운용을 알기 위해서는 오히려 너비스 턴보다는 하키 스탑과 같은 연습 방법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건 아주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가 사이드 슬립으로 멈춰보는 것이지요.
이때 부드럽게, 또는 급하게 멈추는 변화를 통해서 짧지만 프레스의 운용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연습을 통해 라이더가 맹렬한 기세로 슬로프과 충돌할 때 적절한 다운이 없으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프레스가 가해져서 턴이 터진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운을 통한 쿠션 효과가 필요해진다는 것, 그리고 그런 쿠션 효과(프레스 컨트롤)가 진정한 다운의 목적이라는 것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이 하키 스탑을 엣지를 바꿔가며 연속적으로 해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여러 변화를 주면 다양한 프레스 컨트롤 연습이 가능해지지요.



5. 부가적인 다운의 이득


다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프레스의 운용이긴 하지만 이 외에도 여러가지가 효과가 있습니다.

-다운을 하면 관절의 구조상 앵귤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엣지각이 증가하거나 또는 감소한다 거나...

-다운을 하면 상체가 그리는 회전 반경이 커지면서 더 강한 원심력이 발생해서 프레스가 조금 증가한다 거나...

-또는 낮은 자세 만으로도 더욱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하다 거나...

이런 부가적인 효과들이 많기 때문에 다운을 했을 때 라이더가 가지는 느낌은 굉장히 복합적이어서 다운을 정확히 이해하기가 더욱 어려워 지는 측면이 있죠.
이 부분들은 앞선 칼럼들에서 대부분 설명했던 부분이므로 넘어가겠습니다.

한 가지 다운이 더 어려워지는 이유를 말씀드리면,
앞서 말했듯이 다운은 자체적인 몸의 낙하로 약간의 프레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프레스는 횡력과는 전혀 무관하게 정지상태에서도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레스이며, 비록 그 크기가 제한적이지만 이를 턴 중에 활용하여 더욱 적극적인 프레스 운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프레스 활용법은 라이더가 취할 수 있는 ‘다운 자세’를 한꺼번에 소모해 버리기 때문에 지나칠 경우 다운의 원래 목적인 프레스 운용이 불가능해 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조금씩 나눠 써야 할 연료를 한번에 태워버려서 더 이상 사용할 연료가 없어져 버린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이러한 프레스 운용은 라이더가 느끼기에 굉장히 액티브 하기 때문에 ‘다운을 했더니 프레스가 생겼구나’라는 착각에 쉽게 빠진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래서 턴중에 필요한 프레스를 항상 다운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게 되고, 그 결과 과장된 업다운을 반복하는 오징어 턴이 되게 되죠.
이는 턴 중의 프레스는 몸의 낙하가 아닌 충돌하는 턴에 의해 생긴다는 것과, 따라서 턴의 모양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절대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탓입니다.



6. 업은 다운에 이어지는 연속 동작


그렇다면 업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업은 그냥 다운의 연속동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업도 독립적인 가압의 용도로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다운을 쿠션으로 사용한다면 업은 다운으로 압축되었던 쿠션이 회복되는 과정이 될 수 밖에 없으므로 결국 다운의 연속 동작이라고 할 수 있죠.

때문에 업은 '다운으로 인해 배분된 프레셔에 의해 변형되었던 데크가 회복되는 순간 쿠션을 복원하는 과정...'


7.jpg


;;;;;;;;...........이런 의미이기 때문에 다운과 마찬가지로 프레스를 배분하는 행동의 연속으로 이해하여야 하죠.
(그런데 이 복원과정은 다운과 다운사이, 즉 턴의 전환부에 굉장히 교묘하게 끼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업타이밍은 여러가지 베리에이션이 가능합니다. 업을 언제 끼워 넣을지, 순전히 복원과정으로만 수행할지 약간의 가압 요소를 넣을지 등등 라이더마다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죠.)


이러한 다운-업의 연속 동작을 좀 더 알기 쉽게 설명 드리면 ‘탄력을 흉내’ 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돌하는 턴은 마치 벽면에 던져서 튕겨 나오는 고무공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때 고무공이 충돌하는 순간 찌그러졌다가 펴지듯이 다운-업 역시 찌그러졌다가(다운) 펴진다고(업) 할 수 있습니다.


8.jpg



만약 이런 찌그러지는 과정, 즉 탄력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전혀 찌그러지지 않는 단단한 쇠공이 벽면과 충돌 한다면 충돌하는 시간이 0에 수렴하기 때문에 충격력은 반대로 무한대로 올라가게 되고 결국 벽은 박살이 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적절한 탄력 행동(다운-업)이 없다면 설면과의 충돌이 격렬해지면서 지나치게 큰 충격력이 전달되어 턴이 터질 수 있겠지요. 반대로 너무 물러도 찰지게 튕겨 나오지 못할 것이고요.

이 얘기는 결국 얼마나 적절한 다운과 업을 하느냐가 카빙턴에서의 그립력을 좌우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런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슬로프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 그립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턴을 프레스드-턴, 또는 슈퍼 카빙이라고 부릅니다. (업 다운을 통해 찰떡같이 슬로프에 들러붙는 느낌이죠)



7. 다운의 핵심은 ‘얼마나’, ‘언제’


지금까지 알아 본 다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언제’ 다운을 시작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다운을 하느냐 일 것입니다.

때문에 다운은 절대로 무작정 빨리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다운 자세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쿠션이 수축하듯이 항상 변화하는 자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중에 ‘얼마나 오랫동안’ 다운을 할 것이냐는 사실 턴의 모양과 크기, 테크의 특징, 라이더의 속도, 설면의 성질 등등 수많은 요소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매우 감각적인 부분이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다만 한 가지 강조해야 할 점은 다운은 고정된 자세가 아니라 항상 변화하는 모습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운은 ‘언제’ 시작하는게 맞는 걸까요.
대부분 턴을 들어가면 무조건 다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다운의 시작은 데크와 라이더가 충돌하는 시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것은 마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지면에 착지할 때의 모습과 같죠.
우리는 착지 할 때에 땅에 닿기도 전에 무작정 무릎을 구부리진 않습니다. 일단 지면과 접촉한 후에 충분히 발 끝에 프레스가 걸리고 나서 서서히(?) 몸을 수그리며 충격을 분산시키는게 맞죠.

턴에서의 다운 역시 무조건 수그리는게 아니라 데크에 확실한 프레스가 걸리는 순간부터 수행하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프레스가 강할 수록 다운은 자동적으로 이루어 지게 되죠.
즉 횡력이 강할수록 다운의 시작은 ‘하는’ 게 아니라 ‘하게 되는’ 것이 됩니다.


때문에 무작정 다운 타이밍을 올릴 것이 아니라, 어떤 턴이냐에 따라 다운 타이밍은 달라져야 합니다.
초반 프레스가 걸리지 않는 낙하하는 턴(너비스턴 같이)을 할 때에는 당연히 프레스가 후반에 걸리므로 다운 타이밍이 늦어지는게 맞습니다. 이런 턴은 퍼포먼스를 늘리겠다고 다운을 빨리 해봤자 의미도 없고 필요도 없다는 것이지요.
심지어 횡력이 큰 충돌하는 턴에서도 상체를 어떤 방식으로 던지는가에 따라 라이더와 데크가 충돌하는 시점(프레스가 걸리는 시작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운 타이밍이 생각보다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잘 느끼고 캐치하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빨리 누르는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당연히 턴을 ‘충돌’하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다운을 '착지한다' 라는 느낌으로 수행하면 기존처럼 허공에 삽질하는 느낌이 아니라 확실하게 슬로프에 밀착하는 느낌이 나게 되죠. 처음에는 타이밍이 조금 느려서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턴이 아주 재미있어집니다.

(첫 칼럼에서 말씀드린 3시에서 점프하여 9시에 착지한다는 얘기가 바로 이런 뜻입니다)


ps. 심화과정


-데크의 탄성-

지금까지 얘기한 업 다운은 사실 딱 쪼개서 이해하기가 어렵고...수준이 올라갈수록 매우 감각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는게 사실이죠.
이건 데크의 탄성이 개입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데크의 탄성까지 생각해서 업 다운을 생각해 본다면, 업 다운이란 스프링보드위의 다이버의 모습과 같습니다.
다이버가 스프링보드위에서 도약을 할 때의 각각의 움직임 (몸의 신장과 수축)은 스프링보드와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매우 감각적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지 각각의 업, 다운이란 행동이 뭔가 특별한 목적을 지닌 것은 아니지요.
마찬가지로 라이딩 중의 업 다운은 테크와 설면의 조화를 통해 감각적으로 행하는 것일 뿐입니다. 때문에 업 다운을 분리하여 설명하면 그러한 연속성이 사라져서 더욱 이해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이 칼럼에서도 업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이런 연속성을 빼놓고선 이야기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리는 다운 언웨이트 턴에도 적용됩니다. 기본적인 다운 언웨이트 턴의 이론은 수축으로 인한 감압을 이용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실제 다운 언웨이트 턴을 수행할 때에는 단순한 감압 뿐만이 아니라 데크의 복원력을 이용하게 되고 그로 인해 다이버와 스프링보드와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라이더와 데크가 서로간에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때의 업 다운 역시 감압이냐 가압이냐 딱 잘라 구분하는 것 보다는 연속된 프레스 컨트롤로서 바라보아야만 하는 것이지요.


-앵귤과 업다운-

앵귤과 다운은 같은 관절을 거의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다 보니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트랜드에서는 겉보기 자세 만으로는 두 가지 구분이 정말 어려워졌죠.
그러다 보니 앵귤과 다운을 제대로 구분해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모든 턴이 다운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라이더들의 대부분이 다운 강박증에 시달리다 보니 머리만 낮아지면 무조건 다운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다이나믹한 턴에서는 단지 앵귤만으로도 머리는 낮아지게 마련입니다.


9.jpg



이렇게 앵귤만 사용한 턴도 머리는 낮아지게 되므로 단순히 머리가 낮아진다(=자세가 낮아진다)는 것 만으로 다운이 사용되었다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10B.gif



위에서 보이는 유코의 숏턴 처럼 다운을 하지 않고 앵귤만을 이용하여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프레스를 가해야 하는 턴도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발목의 움직임 때문에 100% 앵귤은 아닙니다)
하지만 턴을 하면 반드시 다운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다운을 하면 가압이 될거라는 잘못된 기대, 이런 것들 때문에 오히려 무의미한 다운을 함으로서 프레스가 분산되어 버려 강력한 프레스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특히나 충돌하는 리듬이 강한 턴에서는 숏턴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폭발적인 프레스가 좀 더 중요해지는데 이때 지나치게 다운을 해버리면 턴이 느슨해지게 되죠.

이런 부분을 잘 구분해서 사용한다면 좀 더 라이딩이 매끄러워지고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힐턴은 이것이 앵귤인지 다운인지 구분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자세만 따라하려고 노력하는 것 보다는 의식적인 앵귤로 엣지각을 확보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강력한 프레스에 의해 자세가 낮아진다는(다운이 이루어지는) 식으로 하나하나 의식하며 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옥같은 댓글들]

[레벨:4]알나슬

2015.02.25 00:36:24
*.223.38.190

1
-1
잘못된 가설을 기반으로 이론을 너무 확장하신 듯 합니다. 서두에 다운 동작 자체는 감압을 업 동작 자체는 가압을 데크에 행사한다는 말씀은 맞는 얘기입니다 이는 벤딩턴 등 다운 언웨이티드턴이나 보드/스키의 전진업 동작에서 활용되는 가압 방식이죠 하지만 일반적인 업언웨이티드 턴의 가압 방식은 무게 중심을 낮은 곳 즉 원의 가능한 바깥쪽에 두어 가압을 하는 것입니다. 회전운동 중에만 가능한 가압 방식이죠. 말씀하신 '무게중심의 낙하'라는 설명은 저울위에 올라가서 직접 업다운을 해보시면 생각과 같이 가압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발견하실겁니다.

[레벨:11]Lunatrix

2015.02.26 00:24:30
*.237.143.233

2
-2

제대로 된 다운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가장 대표적인 착각이죠.
체중계 위에 라이더가 올라가 있는 모습은 사실 뉴트럴 상태가 아닙니다. 라이더와 체중계가 서로 경쟁적으로 서로를 밀어내고 있는 긴장 상태지요.
이때 체중계는 강한 복원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라이더가 힘 평형 구조를 깨고 다운을 시작하는 순간 바로 밀어올려지게 되죠.

이순간 줄어드는 체중계의 눈금을 단순하게 해석하여 다운이 감압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라이딩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운이 시작하는 순간에는 이러한 강력한 복원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죠.
때문에 라이더가 다운을 한다고 해서 체중계가 줄어들듯이 감압이 되는 일은 없습니다. 설사 데크의 복원력을 고려한다고 쳐도 업-다운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리듬으로 인해 다운이 시작하는 뉴트럴 포지션에서는 완벽한 언웨이팅이 되기 때문에 다운은 복원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독립적인 힘이 됩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다운은 '절대로' 감압으로 작용하지 않고 100% 낙하로만 작용하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업 다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턴을 아우르는 리듬감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분석적인 너비스턴 때문에 이와같은 업 다운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형성되었고 그 여파가 상당히 오래가는것 같네요.
체중계 위의 라이더의 모습이 다운의 시작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라이딩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착각일뿐입니다.

[레벨:7]백만송이장미

2015.02.28 01:48:02
*.159.56.87

0
-3

다운동작 자체는 감압을, 업동작 자체는 가압작용을 하지만..

일반적인 턴인 업언웨이티드턴에서 다운은

무게중심을 턴호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지게 함으로써

가압작용을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회전운동과 곡선운동은 다릅니다.

회전운동은 토크(회전력)를 필요로하고, 곡선운동은 구심력을 필요로합니다.

회전하고 있는 물체는 외부 힘이 없어도(토크가 없어도) 회전관성에 의해서 회전운동이 지속되고

곡선운동하고 있는 물체는 외부 힘이 없으면(구심력이 없으면) 관성에 의해서 직선운동하게 됩니다.

천체의 자전은 회전운동, 천체의 공전은 곡선운동이지요.


회전체 내의 질(량)점들은 회전축으로부터 거리가 멀수록 원심력이 크게 작용합니다.

원심력은 회전축으로부터의 거리에 반비례하지만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회전축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속도는 각속도는 같지만, 선속도는 거리에 비례합니다.)

회전축으로부터의 거리가 두 배라면 원심력은 두 배, 거리가 세 배라면 원심력은 세 배로 커지게 됩니다.

회전체 내에 있는 사람은 무게중심이 회전축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더 큰 원심력을 받게 되지요.

지구에서 극지방은 자전축에 가깝고 적도지방은 자전축으로부터 거리가 멉니다.

극지방에서는 원심력이 작고 적도지방에서는 원심력이 커서

적도지방으로 갈수록 체중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 차이가 얼만큼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물체를 줄에 매달아서 수평으로 돌리다가 줄의 길이를 늘리면

지면으로부터 물체까지의 높이는 낮아집니다. 원심력이 작아진다는 의미이지요.

또, 줄을 잡은 손과 줄 끝에 매달린 물체와의 중간에 또다른 물체를 위치시키고 돌리다가

돌리는 와중에 중간에 있는 물체를 줄 끝으로 이동시키면(무게중심을 곡선운동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면)

이 또한 두 물체의 높이는 낮아집니다. 원심력이 작아지는 거지요.

공전하는 행성은 공전의 중심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공전속도가 빨라지고, 거리가 멀어지면 공전속도가 느려집니다.

거리가 가까워지면 구심력인 만유인력이 커지는데 그만큼 원심력도 커져야하므로 속도가 빨라지고

거리가 멀어지면 구심력이 작아지므로 원심력도 작아져야 하고 속도가 느려지는 거지요.


보드와 라이더가 턴호를 그리며 나아가는 움직임은 회전운동이 아니라 곡선운동입니다.

물체의 운동방향을 바꾸어주는 힘 즉 구심력을 필요로하는 운동입니다.

업언웨이티드턴에서 다운으로 무게중심이 턴호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면

원심력은 작아집니다.

프레스가 작아지는 거지요. 감압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보드를 당기는, 다시 말해서 무게중심을 보드에 가까이 가져가는 플렉션은

플렉션하는 동안은 언제나 감압입니다.

하지만 라이딩에서 다운하는 동안에 플렉션만 행하는 것은 아니지요.

업언웨이티드턴에서 다운은 엣지를 더 세우는 앵귤레이션도 같이 이루어지고

다운언웨이티드턴에서 다운도 시작은 엣지를 더 세우는 앵귤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턴은

기울기를 만들고서

엣징(앵귤레이션)으로 기울기를 조절하다가

엣징(앵귤레이션)으로 기울기를 세우고

이어서 기울기를 넘겨서 다음턴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와중에 익스텐션과 플렉션은 ...


:

하기 글은 헝그리 보더의 Lunatrix 님이 헝글 누구나 칼럼에 올리신 글로써 Lunatrix님께 퍼가는 것을 

허락받고 옮겨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퍼가실 때는 헝글 Lunatrix 님께 허락을 받고 퍼가시기를..


원본 주소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31383860


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전편에서 말한 ‘충돌하는 턴’을 위해 필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전경 후경’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전경 후경은 이전 칼럼에서 떡밥을 깔아 놨듯이 단순하게 전경 후경으로만 표현하면 무척 혼란스러운 개념입니다.
전경 ‘자세’이지만 후경 ’효과’를 볼 수도 있고, 반대로 후경 ‘자세’이지만 전경 ‘효과’가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칼럼을 쓰다 보면 이 부분이 큰 문제가 됩니다.
전경 후경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앞발 축 노즈 프레스’ 또는 ‘앞발 다운 웨이팅’ 뭐 이런 식으로 자세와 행동, 효과를 한꺼번에 묘사 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복잡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전경 후경이라는 용어가 가진 느낌을 그냥 그대로 쓰고, 꼭 필요한 부분에서만 부연 설명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전경 후경의 자세와 효과의 차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시면 이전 칼럼(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Colum&document_srl=26355973 )을 참고해주세요.




1.전경 후경이 필요한 여러가지 이유


이전 칼럼들에서 전경 후경이 필요한 이유를 몇 가지 설명 드렸습니다. 간략하게 다시 설명 드리자면,

첫째로 턴 시작 부분은 노즈가 드랍 하므로 전경이 필요하고, 턴 마무리엔 반대로 테일이 드랍 하므로 후경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

둘째로 슬라이딩에서 턴 초반 테일의 압력을 줄이기 위한 전경이 필요하고, 턴 후반 테일을 눌러 슬라이딩을 시키기 위한 후경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 외에도 전경 후경은 턴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쓰이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기도 어렵고 라이더의 취향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턴이 ‘가상의 벽에 충돌하는 것’임을 이해한다면 기본적인 전경 후경의 쓰임새 정도는 비교적 직관적인 모습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jpg



이처럼 턴을 충돌하는 모습으로 이해한다면 턴을 진입할 때에 노즈가 먼저 ‘가상의 벽’에 충돌하게 되고, 턴을 빠져나올 때에는 테일이 남아서 튕겨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상의 벽’은 엣징으로 인한 설면과의 저항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므로 턴 초반에 생기는 가상의 벽은 바로 데크의 노즈 부분이 되며, 턴 후반에 라이더를 튕겨주는 가상의 벽은 데크의 테일 부분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턴의 진입에는 노즈쪽에 프레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며 - <전경>
턴을 빠져나올 때에는 테일쪽에 프레스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후경>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자세’가 아니라 ‘프레스의 위치’ 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흔히 말하는 턴 초반에 ‘전경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말은 살짝 포인트가 어긋나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노즈 쪽에 프레스를 만들어야 한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턴 후반에는 ‘후경 자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테일 쪽에 프레스가 집중되어야 한다’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즉 라이더가 박차고 나올 수 있는 ‘가상의 벽’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지를 말해 주는 것이 바로 전경 후경의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충돌하는 턴에 대한 설명 없이 단순히 라이딩 중에 전경 후경 자세를 취하라고 하는 것은 라이더들, 특히나 독학 보더들에게는 전혀 의미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2. 가상의 벽이 있는 턴과 없는 턴


그렇다면 가상의 벽은 어떻게 만들까요.
우리가 턴을 진입하는 순간 생기는 가상의 벽은 바로 ‘노즈쪽 엣징’에 의해 생기게 됩니다.
즉 데크의 노즈부분 부터 설면에 파고들면서 라이더를 받쳐주는 벽이 되고 이로 인해 프레스가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이때 충돌하는 턴과 낙하하는 턴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생깁니다.


a.강력한 횡력으로 진입하는 턴 (충돌하는 턴)의 경우

이런 턴은 턴 시작부분에서 노즈를 슬로프에 정확하게 컨택 시키는 것 만으로도 노즈에 강한 저항(프레스)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턴 초반에 굳이 전경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노즈 프레스가 확보 된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앞발을 뻗는 느낌으로 ‘후경 자세’를 취해 노즈를 슬로프에 좀 더 일찍 가져다 놓는다면 훨씬 더 빨리 노즈가 컨택하면서 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즉 이 순간의 자세는 앞발이 펴지는 후경이지만 (앞발 뻗기,오쿠리다시), 반대로 라이더가 느끼는 프레스는 테일 프레스가 아니라 노즈 프레스에 가깝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노즈 프레스는 이전 칼럼에서 설명한 ‘후경이지만 전경 효과’ (앞발 업 웨이팅)로 인해 발생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앞발을 뻗어 눌러주는 것이 후경 자세임에도 결국은 전경 효과를 낸다는 것이지요.



2.jpg



이후에 턴을 진행하면서 뻗었던 앞다리를 수습하면서 자세는 점차 후경에서 중경으로 회복되지만 라이더가 느끼는 프레스는 반대로 전경에서 중경으로 이동하게 되고, 막판에 데크를 좀 더 밀어줌으로써 완전한 테일 프레스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자세는 후경-중경-?경(테일을 미는 방법에 따라 다름)이지만 프레스는 노즈-센터-테일이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정답은 아닙니다. 라이더의 운용에 따라 다르겠죠.


3.jpg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자세와 프레스의 위치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과, 턴을 하는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자세도 변하고 프레스의 위치도 변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라이더가 선택적으로 프레스를 운용한다고 볼 수 있죠.

이어서 턴을 마무리하고 다음 턴에 진입 할 때의 자세 전환은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되게 됩니다. 이 부분을 빠르게 처리하면(테일에 압력을 모았다가 해방) 마치 데크를 앞으로 발사하는 듯한 느낌이 나죠.


3-1a.jpg



b.횡력이 없는 턴 (낙하하는 턴)의 경우

낙하하는 턴은 당연히 충돌이 없는 턴이므로 약간 ‘후경 자세’의 턴을 말합니다.

이전에는 공격적인 전경 자세가 안 나와서 자기도 모르게 후경이 되어 낙하하는 턴을 했다면, 최근에는 일본식 후경 축 라이딩 자세를 흉내내다 보니 지나치게 후경으로 타게 되는 경향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프레스 전환이 없는 후경 일변도의 라이딩이 되면 노즈 프레스가 생길 일이 없기 때문에 충돌이 아닌 지속적으로 낙하하는 턴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라이더가 느끼는 프레스도 항상 후경이거나 약간의 중경 느낌으로 타게 되지요.
때문에 프레스의 이동이 거의 없고 자세 역시 항상 고정된 자세로 타게 됩니다.


4.jpg




이런 턴은 완만하고 느긋한 턴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퍼포먼스를 키우거나 공격적인 라이딩을 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테일이 항상 눌려있긴 하지만, 횡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강력한 프레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고각으로 가거나 턴이 어려워질수록 문제가 생기기 쉬움에도 불구하고 겉보기 자세는 얼추 a와 비슷하기 때문에 잘못된 점을 캐치하기가 어렵죠.
때문에 자세에 치중한 라이더들이 흔히 취하는 라이딩 형태가 되며, 이런 경우 설사 자세는 a와 유사하더라 할지라도 근본적인 턴의 구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스킬 업이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턴을 구별하는 한 가지 방법은, 턴 마지막에 업이 얼마나 자연스러운가를 보면 됩니다.
막판에 끌어차듯이 일어나야 한다거나, 프레스가 모자라 엣지를 박차면서 일어나야 한다면 잘못된 것입니다. 제대로 된 a와 같은 턴은 억지로 일어날 필요가 없이 데크가 밀어주듯이 업을 할 수 있습니다.



3. 가상의 벽을 만드는 2가지 방법


그럼 b와 같은 턴은 어떻게 타야 옳은 방법일까요.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강력한 횡력을 갖춘 뒤에 a와 같은 충돌하는 턴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 칼럼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강력한 횡력을 갖추는 게 마냥 쉬운 일 만은 아닙니다.

때문에 횡력을 갖추는 단계 이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은 b턴 처럼 아주 작은 횡력만 가진 상황에서도 전경 후경의 프레스 컨트롤을 사용하여 가상의 벽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횡력이 작은 경우에도 충분히 충돌하는 턴을 해낼 수 있으며 그런 충돌을 통해 다음 턴에서의 횡력을 확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턴 처럼 데크를 밀어주는 힘이 크진 않기 때문에 발을 뻗거나 노즈를 컨택 시키는 행동으로는 노즈 프레스를 만들 수가 없죠.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전진 업이라고 불리는 ‘전경 자세’입니다. 좀 더 풀어 쓰면 ‘앞발 다운 웨이팅’이 되겠지요.

이것은 턴 진입 동시에 노즈로 몸을 던져서 앞발로 노즈를 밟아주는 것을 말합니다.
비록 횡력이 작아서 느리게 진입하였지만 노즈를 강하게 밟아주면 가압이 이루어지면서 노즈가 슬로프와 충돌하게 되고 결국 튕겨 나올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죠.


5.jpg




이러한 전진 업 이후에는 자세를 중경->후경으로 이동시켜 가면서 차례로 밟아주는 과정을 통해 노즈에서 만들어진 프레스가 중경->후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축적된 프레스를 이용하여 턴을 강하게 탈출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더 많은 횡력이 확보되고 이를 이용하여 다음 턴부터는 더욱 선택의 폭이 넓어진 턴을 할 수가 있습니다. (횡력을 활용하여 다이나믹하게 탈 것인가 말것인가)


6.jpg




즉 b와 같은 턴에서는 a와는 달리 앞발을 뻗는게 아니라 앞발을 밟는 방식으로 프레스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노즈 프레스를 만드는 방법은

a턴 처럼 횡력이 충분할 때에는 앞발을 뻗어서 노즈가 눌리도록 하는 방법
b턴 처럼 횡력이 없을 때에는 앞발을 밟아서 노즈를 눌러주는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두 방법은 자세가 완전히 반대이기 때문에 턴을 자세로만 이루려고 한다면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두 행동의 목적이 모두 ‘노즈에 프레스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각각을 구별하여 라이딩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되죠.

두 턴이 가지는 차이점을 이미지로 형상화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7.jpg




이 그림 속에는 리바운드가 발생하는 원리와 돌핀턴이 가능한 이유까지 모두 표현되어 있습니다.



4. ‘전진 업’의 함정


b턴에서 보여준 전진 업은 사실 단순한 동작임에도 제대로 수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전진 업이 자세를 바꾸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너무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몸을 앞으로 보내면 전진 업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자세를 바꿔 몸을 앞으로 보내는 것 자체가 처음에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작용 반작용에 의해서 몸을 앞으로 던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데크가 뒤로 당겨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8.jpg


사실 데크는 라이더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에 전진 업 동작을 취한다면 라이더가 전진하기 보다는 데크가 잡아 당겨지는게 맞고, 따라서 ‘전진 업’이란 말 보다는  ‘데크 뒤로 당기기’가 더 바른 표현이 되죠.
그렇다면 왜 ‘데크 당기기’가 아니라 ‘전진 업’이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그것은 전진 업을 통해서 만들어낸 프레스를 테일까지 전달해주게 되면, 이 프레스가 턴 후반에 해방되면서 몸을 앞으로 튕겨주게 되고 이때 튕기는 힘으로 ‘진짜’ 전진 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9.gif

테일에 축적된 프레스로 전진업을 하는 모습 (相沢盛夫★スノーボードトレーニングマニュアル 아이자와 모리오★스노보드 트레이닝 메뉴얼)


따라서 <‘전진 업’이 제대로 완성 되어야 ‘전진 업’이 가능해진다>는 알쏭달쏭한 순환고리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전진 업이 자세의 변화라고만 생각하는 독학보더들은 데크를 당겨야 한다는 것(또는 당겨진다는 것)을 모르고 몸 만 앞으로 던지려고 노력하게 되지만 몸을 앞으로 던져줄 만한 힘(턴을 통해 모아진 테일 프레스)이 없기 때문에 전진 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턴 초반 적극적이면서도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전경을 포기해 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지속적인 전경을 줘버림으로써 프레스의 전환이 안되어서 테일이 터져버리게 됩니다.

전진 업이 어렵거나, 전진 업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지 못하신 분들은 엣지 체인지 순간에 데크를 살짝만 당겼다가 턴 후반에 민다는 느낌으로 전경->후경을 취해보시면 그 변화가 확실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다만 공포의 노즈 다이브가 기다리고 있으니 습설이나 고속 라이딩에서는...)



조금 사족을 달자면


이러한 전진 업, 그리고 테일로 프레스가 옮아가는 과정은 사실 매우 복잡하고 감각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턴의 <전반> <중반> <후반>에서 나타나는 ‘3가지 자세’만으로 설명하려고 하거나, 또는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연속적이고 통합적인 움직임으로 이해해야 하는게 사실 맞습니다.
단순히 자세 3종 셋트로 이를 이해하려는 것은 마치 복잡한 덤블링 동작을 찍은 사진 3장을 보여주면서 똑같이 따라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 지금까지 나온 그림들 역시 사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100% 이해하기도 어렵구요.
이러한 전경 후경, 즉 프레스 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턴의 전반에 흐르는 지속적인 움직임의 리듬감과 타이밍이 훨씬 중요하지 순간적인 자세가 어떻게 나오냐는 단지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5. 노즈 프레스가 테일 프레스로 전환 되어야 하는 이유


전진 업이나 앞발 뻗기 등으로 만들어낸 노즈 프레스는 턴 전반에 걸쳐 활용, 또는 소비된 뒤에 테일쪽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프레스를 테일로 옮겨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단순히 말해서 충돌 이후 턴 마지막 순간에 테일이 라이더를 튕겨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테일이 라이더를 튕겨주게 되면 라이더는 ‘전진 업’으로서 이 힘을 사용할 수도 있고 아니면 튕기는 힘을 데크쪽으로 흘려주어서 데크가 앞으로 날라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앞발 뻗기’또는 ‘오쿠리다시’이죠.
사실 이 두 가지는 복합적으로 일어나게 되고요.

그리고 이 힘을 이용하여 다음 턴에서 노즈 프레스를 만들고, 만들어진 프레스를 다시 테일로 보내주고...
이러한 반복을 이용하여 턴을 하는 것이 바로 턴에서 전경 > 후경 전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처럼 턴을 단순히 둥글게 곡선을 돌아나오는 행위가 아니라, 충돌하는 행위란 걸 이해하는 순간 턴에서의 전경 후경 역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6. 노즈 컨택이 가져오는 또 하나의 장점

이런 이유 외에도 빠른 노즈 컨택이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가 타는 슬로프는 기본적으로 경사가 있기 때문에 턴 초반에는 몸이 폴라인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굉장히 두렵습니다.
이때 전경(노즈 컨택)은 이 부분을 그나마 쉽게 만들어 주지요.

턴 시작시 노즈쪽 엣지를 컨택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몸이 완전히 넘어가야 합니다.
몸이 넘어가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노즈를 찔러 넣어봐야 컨택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노즈 컨택에 집중하는 것 만으로도 몸은 적극적으로 넘어가게 되어 턴의 품질이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엣지 전환시 몸을 넘기는게 두려운 이유는 그 순간은 완벽하게 역엣지 상태가 되므로 몸이 붕 뜬다는 느낌, 또는 붕 뜰 것이라는 상상 때문이지요.
하지만 몸을 넘기는 동시에 강하게 노즈를 찔러넣으면 엣지가 설면과 닿으면서 프레스가 생기게 되고 데크 역시 즉각적으로 턴이 시작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몸이 강제로 슬로프에 눌리게 되는 동시에 턴 안쪽으로의 기울기가 형성이 됩니다.
따라서 폴라인으로 몸을 넘겼다는 느낌이 별로 안나게 되지요.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말 처럼 강하게 몸을 넘길수록 오히려 몸을 넘긴 느낌(붕 뜬 느낌)이 덜 난다는 것입니다.
뭐 그렇다고 안무섭다는건 아니구요....ㅎㅎㅎ;;;

이런 적극적인 몸 넘김과 이로 인한 노즈 컨택은 후경으로만 타는 라이더들은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후경 라이딩은 항상 고각이 무섭고 두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턴 시작 전경(노즈 컨택)은 더 높은 수준의 라이딩을 위해 반드시 배우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ps. 심화편...이라기 보단 잡설


이런 턴 초반 전경은 카빙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충돌하는 턴’과 이로 인한 전경 후경의 변화는 모든 다이나믹한 턴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이야기이지요.

이런 전경 후경을 극단적으로 사용한 턴이 바로 돌핀 턴입니다.
돌핀 턴은 강한 노즈 컨택으로 만들어내는 기울기 확보(완벽한 크로스 언더이지만 강한 노즈 프레스가 생겨 넘어지지 않는 모습) 부터 시작해서 테일에 몰린 프레스를 순간적으로 해방하여 만들어 내는 점프까지, 그야말로 전경 후경의 정수가 담겨있는 턴이지요.
때문에 돌핀 턴은 단순히 묘기가 아니라, 어렵지만 응당 익혀야 할 기본 스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슬라이딩 턴의 경우... 기본적으로 충돌하는 이미지가 조금 약하긴 하지만 전체적인 틀은 같습니다.

게다가 다른 의미에서 전경 후경이 매우 중요하죠.
사실 슬라이딩턴의 경우 정말 많은 라이더들이 후경 위주로 타게 됩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평소 타던 슬로프보다 훨씬 고각에서 주로 수행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전경이 무서운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항상 후경을 주게 되고 그로 인해 테일이 항상 슬로프에 비벼지면서 공격적인 슬라이딩턴을 못하게 됩니다.

슬라이딩턴을 잘하기 위해서는 로테이션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로테이션으로 인해 테일이 빠르게 회전할 수 있도록 테일을 완전히 띄우는것, 즉 테일 점프 수준으로 완벽하게 전경을 줄 수 있는 과감함이 최우선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후경으로 옮아가서 테일을 확실하게 슬라이딩 시켜 주어야 하고요.

따라서 로테이션 보다는 전경 후경과 같은 양발의 적극적인 프레스 운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며, 오히려 로테이션을 신경 쓰지 않아도 이러한 앞 뒤 프레스 운용이 로테이션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더욱 자연스러운 로테이션이 이루어지게 도와 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얘기는 결국 슬라이딩턴에서 토션을 이용한다는 것은 완전히 포인트를 잘못 짚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데크를 비틀어서 뭔가를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얻기 위한 행동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데크가 비틀리는 것일 뿐이지요. 이것을 본말전도하여 토션을 이용하겠다고 슬로프에 테일을 비비고 있는 이상 슬라이딩턴은 절대로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순전히 제 상상이지만, 이론적으로 더욱 상급 라이딩이 된다면 데크 전반에 걸친 프레스는 점점 증가하게 되고 따라서 ‘가상의 벽’을 만들기가 무척 쉬워진다는 얘기가 됩니다.
결국 라이딩이 이 수준에 이르게 되면 굳이 노즈를 찔러 넣어 노즈에 벽을 만들고...이런 자잘한 과정이 없어도 순간적으로 엄청난 충돌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중-후경의 이동이라는 프레셔 컨트롤의 한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지 않나 하는게 생각입니다.

때문에 턴 초반 데크의 접촉을 완전히 생략해버리는 턴도 가능해 지는 것이구요. (히로유키의 힐턴이 그런 예죠)

흔히 말하는 후경 축 라이딩, 전경 축 라이딩 역시 아마 이런 수준의 얘기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주옥같은 댓글들]

[레벨:4]wintermocha

2015.02.19 00:14:30
*.85.75.237

추천! 

올려주시는 컬럼 항상 정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턴 후반에 테일쪽으로 프레스가 옮겨가고, 테일에서 오는 반동으로 몸을 앞으로 보내거나 데크를 앞으로 보내 다음 턴에서 노즈의 프레스를 확보하는데 이용이 된다고 이해를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데크 특성상 리바운딩이 강한(?) 데크가 이런 프레스를 느끼고 활용하기 위한 연습에 더 좋을까요?



[레벨:11]Lunatrix

2015.02.24 11:04:59
*.237.143.233

아무래도 탄성이 잘 느껴지는 데크가 그런 탄성을 활용하는 연습에도 좋겠지요.

다만 그런 프레스의 운용은 탄성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제어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생각해 봐야할 문제겠죠.


사실 애초에 리바운딩이 강하다 라는 말 자체가 객관적인 기준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어찌보면 본인 라이딩 스타일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얘기가 되므로 리바운딩이 강한데크=나에게 좋은 데크 가 어느정도 성립한다고 봅니다.

[레벨:16]id: 해일로

2015.02.19 23:55:41
*.132.122.238

제프.jpg


좋은 칼럼 감사 합니다.

루나 트릭스님이 말씀하신 슬라이딩 턴에서 강한 회전은 아마 이 이미지와 비슷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